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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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그 때는 몰랐던 엄마, 아빠의 마음이 된다는 건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5. 3. 17. 08:39
간만에 드라마 보며 펑펑, 무엇이 눈물 버튼을 눌렀나“다른 사람을 대할 땐 연애편지 쓰듯 했다. 한 자 한 자 배려하고 공들였다. 남은 한 번만 잘해 줘도 세상에 없는 은인이 된다. 그런데 백만 번 고마운 은인에겐 낙서장 대하듯 했다. 말도 마음도 고르지 않고 튀어 나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에서 대학생이 된 금명(아이유)이 엄마 애순(문소리)에게 전화통화하며 유학 문제로 괜스레 화를 내는 대목에는 이 같은 내레이션이 흐른다. 유학 장학생으로 뽑혔지만 형편이 되지 않아 못가게 되자 담당 교수가 사비를 털어서 보내주겠다 한다. 거절했지만 그 마음이 너무 고마운 금명은 교수에게 마음만도 너무 감사하다며 “일본 갔다 온 거 같다”고 예쁘게 말한다. 금명의 내레이션이 말하듯, 그 표현은 마치 ‘연애편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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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세월 버텨낸 위대한 삶에 대한 헌사(‘폭싹 속았수다’)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5. 3. 11. 09:34
‘폭싹 속았수다’, 고되지만 위대한 모든 삶에 전하는 위로“무쇠도 닳네. 닳아.” 손 꼭잡고 경사진 골목길을 내려가며 애순(문소리)은 절뚝거리는 관식(박해준)에게 말한다. 애순의 말처럼 어려서는 무쇠 소리 듣던 관식이었다. 하지만 어디 사람 몸이 세월에 장사 있을까. 게다가 열 살부터 지게를 지며 살았던 관식의 삶이라면 무쇠라도 당할 수 없었을 게 분명하다. 특히 애순을 위해서라면 어려서부터 따라다니며 몸이 부서져라 일해왔던 관식이었다. 그럼에도 관식은 걱정말라며 애순보다 더 오래 살거라 말한다. 두고가는 것보다 잘 보내고 따라가는 게 마음이 편해서란다. 넷플릭스 드라마 는 무쇠 같던 관식의 몸처럼 한 때는 힘이 넘치는 봄날이었던 청춘이 모진 세월을 겪으며 닳고 닳아 이제 삐거덕 거리며 걸어가는 지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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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응원하고 공감하게 되는 이효리의 용감한 마음옛글들/이주의 방송 2024. 6. 3. 10:28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이효리가 껴안은 건 엄마만이 아니었다“이런 강도 보고 저런 산도 보고 들판도 보고 이러면서 힐링이 되는 거야. 여행이라는 건.” 이효리의 엄마 전기순씨가 그렇게 말할 때 그에게서는 순간 소녀 같은 설렘이 느껴졌다. “저런 산만 쳐다보면 산이 너무 좋은거야 엄마는. 저런 데서 막 누비고 다니며 버섯도 따고 고사리도 꺾고 도라지도 캐고...” 엄마는 그런 산 같은 자유로운 삶을 꿈꿨던 모양이었다. JTBC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를 통해 함께 경주로 여행을 떠난 이효리와 엄마는 어딘가 그런 일이 낯설고 어색해 보였다. 그런 여행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취향도 너무나 달라 이효리가 뭘 하자고 해도 이런 저런 이유로 싫다고 말하는 엄마였다. 야경이 좋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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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의 엄마 고래 이야기가 특히 슬펐던 건(‘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옛글들/동그란 세상 2022. 7. 19. 12:40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의 부모가 그려낼 장애에 대한 두 시선 “고래사냥법 중 가장 유명한 건 새끼부터 죽이기야. 연약한 새끼에게 작살을 던져 새끼가 고통스러워하며 주위를 맴돌면 어미는 절대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대. 아파하는 새끼를 버리지 못하는 거야. 그 때 최종 표적인 어미를 향해 두 번째 작살을 던지는 거지. 고래들은 지능이 높아. 새끼를 버리지 않으면 자기도 죽는다는 걸 알았을 거야. 그래도 끝까지 버리지 않아. 만약 내가 고래였다면 엄마도 날 안 버렸을까?” ENA 수목드라마 에서 우영우(박은빈)는 함께 탈북자의 폭행상해 사건을 맡은 동료 변호사 최수연(하윤경)에게 엄마 고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남다른 고래에 대한 애정을 보이고 그래서 업무 중에도 불쑥 고래 이야기가 튀어나오곤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