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억 들인 '극한직업', 코미디의 진수이지 진수성찬

제작비 65억을 들인 영화 <극한직업>이 157억을 투입한 <스윙키즈>나 160억을 쏟아 부은 <마약왕>보다 더 잘 나간다. <스윙키즈>는 기대와 달리 140만 관객에 머물렀고, <마약왕>도 180만 관객에 그쳤다. 하지만 <극한직업>은 단 6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항간에서는 1천만 관객 영화가 탄생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영화의 완성도로 흥행이 갈렸다고 말하긴 어렵다. 장르 자체가 다르고 흥행에서는 저조했지만 <스윙키즈>나 <마약왕>도 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건 지금의 관객들이 원하는 코드가 무엇인가다. 관객들은 웃음을 원했고, <극한직업>은 말 그대로 웃음을 주기 위해 대본, 연출, 연기 모두가 혼신의 힘을 다한 면이 있었다. 그러니 잘 될 수밖에.

<극한직업>은 일단 마약반 5인방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웃음기를 머금고 있다. 어딘지 짠내 나는 가장 고반장(류승룡)은 뭘 해도 잘 안되는 그 현실감으로 웃음을 주고, 뭐 하나 잘 하는 것 없어 보이지만 의외로 다방면에 능력이 좋은 마형사(진선규)는 그 반전매력의 웃음을 준다. 미모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망가짐으로 지금까지 봤던 모습을 모두 잊게 만드는 이하늬가 연기하는 장형사 캐릭터나, 항상 진지한 모습으로 이 엉뚱한 팀원들을 황당해하며 바라보는 영호(이동휘) 그리고 열정만 좋은 막내 재훈(공명) 모두 웃음 폭탄이 준비된 인물들이다.

게다가 재기발랄하기로 이미 유명한 각본가이자 연출자인 이병헌 감독은 잠복수사를 위해 인수한 치킨집이 의외의 대박을 친다는 상황으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제공한다. 마약반 형사로서 별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그들이 마형사의 집안 레시피라는 갈비양념을 더한 치킨으로 대박을 내는 상황이 벌어지고, 그래서 형사인지 치킨집 종업원들인지 헷갈리게 되는 그 반전의 코미디를 그려낸 것.

수원의 왕갈비 레시피와 통닭을 섞어 ‘수원왕갈비통닭’이 탄생하는 것처럼, 영화는 언뜻 비슷한 듯 다른 것들을 섞음으로써 만들어지는 재미와 흥미를 뽑아낸다. 마약반이 등장하는 형사물에 치킨집을 소재로 하는 창업 성공담을 더함으로써 잠복근무하는 형사들이 가진 긴장감과 진지함은 번번이 이를 배반하는 멘트와 행동, 상황들로 반전의 코미디를 연출한다. 치킨집 프랜차이즈를 통해 마약을 전국적으로 운반하려는 이야기는 황당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맛있는 음식에 ‘마약 치킨’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의 풍자적 코드라는 걸 알아차리면 웃음이 나는 식이다.

빵빵 터지는 웃음에 후반으로 가면 액션이 더해져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극한직업>은 무엇보다 이 코미디 연기에 마치 목숨을 건 듯한 연기자들의 명연기가 더해져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코미디 연기란 울면서 웃길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정확히 보여주는 류승룡이나, 웃길 수 있다면 미모 따위는 던져버린 이하늬, 무엇보다 이 작품을 통해 그 다양한 진가를 발견하게 만든 진선규, 진지한 실제 형사 연기로 웃음을 만드는 이동휘와 과장된 캐릭터를 선보인 공명이 그 주인공들이다.

참 웃을 일 없는 현실이라, 진지하기보다는 한 두 시간 정도 아무 생각 없이 웃고픈 관객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극한직업>은 이런 관객들의 정서를 정확하게 짚어냄으로써 남다른 ‘웃음의 강도’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다고 보인다. 물론 영화 전편에 깔려있는 소상공인들의 ‘목숨 걸고 영업하는 절박함’이 경제도 어려운 지금 같은 시기의 관객들에게 따뜻한 공감대를 주고 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의 이유가 아닐 수 없다.(사진:영화'극한직업')

'서치'와 '상류사회' 희비쌍곡선, 좋은 영화는 관객이 먼저 알아본다

변혁 감독의 영화 <상류사회>는 시작 전부터 시끌시끌했다. 19금이니, 일본 AV배우까지 등장한 역대급 노출이니 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변혁 감독 스스로 영화가 가진 의미를 이야기하는 인터뷰까지 더해졌다. 논란에 대한 해명의 뉘앙스를 가진 인터뷰였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것 역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종의 홍보 마케팅처럼 여겨졌다. 논란과 19금이 버무려진 형태의 홍보 마케팅.

물론 홍보 마케팅이 잘못된 건 아니다. 영화가 그만한 완성도를 갖고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상류사회>는 감독까지 나서서 그 작품이 가진 의미들을 세세히 설명했어도 관객들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완성도도 떨어졌고, 새로움은 찾기 어려웠다. 결국 남은 건 노출뿐이었다. 관객들은 외면했고 주말 이틀 간 20만 관객을 동원해 누적 50만 관객을 기록했지만 주말 박스오피스 3위로 밀려났다.

<서치>가 미국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리가 하루 종일 들여다보며 살아가는 SNS 세계만으로 구성된 영화라는 게 일단 관객에게 참신하게 다가온다. 그게 한 편의 영화가 될까 싶지만,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는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네 삶이 얼마나 이 새로운 세계에 포획되어 있는가를 깨닫게 만든다.

이 작품에서 아빠 역할을 연기한 존 조는 시종일관 얼굴 표정을 통해 그 깊은 감정과 아픔들을 연기해냄으로써 한국 관객들에게도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우리에게는 <아메리칸 파이2>와 <스타트랙>의 술루 역할로 기억에 남겨진 배우다. 한국에서 태어나 6살 미국으로 이민해 성장한 한국계 배우다.


'돈꽃' 명작으로 만든 김희원 PD, 특급 드라마 연출자가 나타났다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돈꽃>은 막장이 아니냐는 의심에서 시작해 명작으로 끝을 맺었다. 사실 우리가 막장이라고 부르는 드라마의 범주는 애매모호하다. 지나치게 자극을 추구한다거나 혹은 만듦새가 엉성해 도무지 개연성을 찾을 수 없는 드라마를 흔히 막장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그저 ‘기업극화’나 ‘복수극’ 혹은 ‘출생의 비밀’ 같은 코드들을 무조건 막장이라는 선입견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을 막장과 명작으로 가르는 건 결국 소재 그 자체가 아니라 만듦새에 있고, 또 그 만듦새가 지향하는 일관된 메시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돈꽃>이 그 흔한 복수극과 기업 내의 권력 투쟁 같은 흔한 소재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명작이 된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그건 바로 이 작품이 가진 완성도 높은 만듦새와 일관된 메시지에 있다.

<돈꽃>의 완성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김희원 PD의 연출이다. 김 PD는 여타의 막장 드라마들이 하는 ‘속도’에 대한 강박 같은 걸 애초부터 벗어버렸고, 그래서 느릿느릿 읊조리듯 이어지는 대사들에 대한 집중력을 만들었다. 이 부분은 <돈꽃>이 시청자들을 조금씩 빨려들게 만든 가장 큰 힘이다. 막장드라마들의 경우 그 허술한 개연성을 가리고 자극적인 전개를 앞세우기 위해 빠른 속도의 연출을 보이기 마련이었다. 그러니 인물들에 깊게 몰입할 수 없는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돈꽃>은 아주 천천히 장면들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인물들이 던지는 대사들이 그 인물의 어떤 감정을 드러내는가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바로 이점은 시청자들이 꽤 많은 <돈꽃>의 인물들에 몰입하게 만들었고, 따라서 각각의 인물들이 가진 감정들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대립구도 속에서도 단순 선악구도로 빠지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해주었다.

<돈꽃>의 연출에서 큰 역할을 한 건 배경음악이다. 조금씩 깔리는 선율의 리듬감은 일관된 연출의 묘를 만들어냈고, 드라마에 비장미를 더해줬다. 자본의 세상에서 좋아 보이기만 하는 행복의 실체가 결국 돈으로 좌지우지된다는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드러내는 이 작품은 그래서 이러한 비장미가 더해져 비극의 형태를 가능하게 했다. 현대판 비극이 어쩌면 자본이라는 새로운 신에 의해 축조된 욕망이 만들어내는 거라는 걸 드라마는 메시지를 통해 보여줬고, 거기서 장중하고 일관된 배경음악은 그걸 드러내는데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돈꽃>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이러한 쉽지 않은 작품을 잘 소화해낸 연기자들의 공이다. 장혁은 자신까지 파괴해가는 복수극으로 비극의 주인공이 전하는 처연함 같은 걸 제대로 표현해냈고, 이미숙과 이순재는 역시 베테랑 연기자로서 드라마의 극적 갈등을 만드는 양대 기둥을 세워주었다. 이 바탕 위에서 박세영이나 장승조 같은 젊은 연기자들은 물론이고 임강성, 박정학 같은 배우들까지 어느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촘촘한 연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들의 연기에 시청자들이 감정이입할 수 있게 해준 건 역시 김희원 PD의 연출이다.

지금껏 우리는 드라마가 작가의 작품이라고만 생각해온 경향이 있다. 물론 지금도 작가는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또 연출자 중에도 몇몇은 작가보다 더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돈꽃>의 김희원 PD만큼 작품에 있어서 연출의 힘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연출자는 흔해 보이지 않는다. <돈꽃>이 명작이 된 데 있어서 그의 연출은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 면이 있다.(사진:김희원 PD, MBC)


‘돈꽃’, 연출·연기·대본 뭐하나 빠지는 게 없는 보기 드문 수작

MBC 주말드라마가 그간 방영해왔던 드라마들의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돈꽃>은 시작부터 막장드라마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았다. 여기에는 제목도 한 몫을 했다. ‘돈’이라는 단어를 직설적으로 붙여 ‘돈꽃’이라 붙인 제목은 이 드라마에 ‘속물적인 뉘앙스’를 선입견으로 갖게 만들었다. 그리고 실제 방영되면서 초반부터 등장하는 기업극화적 분위기와 복수극의 틀은 그런 선입견을 확증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이건 완벽한 선입견으로 인한 오해다. <돈꽃>은 막장드라마가 아니고 오히려 촘촘하게 얼개가 짜여진 완성도 높은 드라마이며, 특히 놀라운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드라마다. 물론 이 드라마 속에는 우리가 막장드라마에서 흔히 봐왔던 출생의 비밀이나 성공을 위한 이전투구와 복수극 코드가 들어있다. 하지만 <돈꽃>이 이런 소재들을 담는 방식은 실로 진지해 막장과는 너무나 다른 깊이를 획득하고 있다. 마치 같은 코드들을 썼어도 삶의 비의를 담아내곤 했던 그리스 비극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돈꽃>의 주인공인 강필주(장혁)는 친구이자 보스인 장부천(장승조)을 청아그룹 회장에 앉히려는 인물. 그래서 그는 차기 대통령감으로 지목되는 나기철(박지일) 의원의 딸 나모현(박세영) 모르게 모든 걸 꾸며 장부천과 정략결혼시킨다. 하지만 청아그룹 회장 자리를 노리는 장여천(임강성)과의 대결과정에서 청아그룹과 나기철 의원의 유착이 폭로되면서 청아그룹의 실권자인 장국환(이순재) 명예회장의 권유에 의해 나기철 의원이 자살을 시도하면서 쉽게 흘러갈 것 같은 상황들은 모두 뒤집어진다. 

강필주는 사실 장부천의 모친인 정말란(이미숙)에 의해 강물에 던져졌던 장씨 가문 후처의 아들 장은천이다. 그래서 그는 복수를 위해 정말란이 욕망하는 것처럼 장부천을 회장에 앉힌 후 그 꼭대기에서 밀어내버리려 한다. 그것이 가장 처절한 복수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부천 역시 출생의 비밀이 있다. 그는 자신에게 장씨 가문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정말란의 운전기사인 오기평(박정학)이 그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모르는 그는 강필주가 사실 장은천으로 장씨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는 걸 알고는 자신이 그의 꼭두각시였다는 걸 알아차린다. 

<돈꽃>은 굉장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은 저마다의 비밀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인물의 내면과 심리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진짜 맛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대사도 굉장히 절제되어 있고, 오히려 영상 언어를 통해 인물의 내적 감정을 표현해내는 방식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못 어려운 드라마의 선택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건 놀라운 연출력이다. 

막장드라마의 연출들이 빠른 속도에 집착하고 기관총처럼 쏘아대는 대사에 기댄다면, <돈꽃>의 연출은 그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간다. 속도는 유려하게 흐르는 클래식 배경음악에 맞게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대사도 쏟아내기 보다는 한 마디 한 마디를 음미하듯이 끊어서 전달한다.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마치 연극대사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유려함과 절제미 그리고 여유 있게 움직이는 영상들은 시청자들이 충분히 그 장면과 대사를 음미할 시간을 준다. 깊이는 그래서 만들어진다. 

또한 이 작품이 마치 그리스 비극을 보듯 비장미를 갖게 되는 건,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 선이 굉장히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인 강필주만 봐도 그렇다. 그는 다름 아닌 정말란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 가문의 개를 자청한 것이지만, 오랜 세월 함께 지내오면서 그들 사이에 다른 끈끈한 관계들이 이어진다. 즉 정말란과는 애증이 결합된 내연관계의 모습을 보이고, 장부천에게도 친구로서의 우정 같은 것들이 슬쩍슬쩍 드러난다. 

정말란은 자신의 아들인 장부천의 며느리로 들어온 나모현이 그의 아버지의 자살시도로 그 정략결혼 자체가 쓸모없어지자 아들에게 이혼을 하라고 종용하지만, 나모현이 강필주와 남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자신이 준비하던 이혼서류를 찢어버린다. 아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과 강필주에 대한 자신의 욕망이 혼재하는 그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 

겉으로는 인자한 경영자의 탈을 쓰고 있지만 실상은 살벌한 늑대의 실체를 숨기고 있는 장성만 회장(선우재덕)이나, 그저 자수성가해 뒷방으로 물러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말 한 마디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무서운 얼굴을 숨기고 있는 장국환 명예회장, 하다못해 그저 운전기사인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강필주를 어린 시절 강물에 던진 해결사였고 또 장부천의 숨겨진 친아버지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오기평조차 그 캐릭터가 복합적이다. 그래서 이런 복합적인 감정들을 섬세하게 연기해내는 연기자들이 새삼 돋보이게 되는 것도 이 작품의 큰 미덕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결국 <돈꽃>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어째서 이런 속물적인 느낌마저 드는 제목을 달아놓은 걸까. 만일 특별한 주제의식이나 메시지가 부재하다면 이 작품은 그저 그런 기업극화 복수극에 머물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은 최근 들어 보기 드문 날카로운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그것은 겉보기에 꽃처럼 화려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자본의 세상이 사실 한 꺼풀을 열어보면 그 실체가 돈이라는 욕망의 자본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거나 조작된 것들이라는 이야기다. 

이러한 주제의식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인물은 바로 나모현이다. 그는 장부천을 만나(물론 강필주가 뒤에서 조작한 것이지만) 사랑에 빠져 결혼하는 그 과정들을 스스로 피어난 ‘꽃’으로서의 진정한 사랑의 결실로 여겨왔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과 장부천이 결혼 전부터 알고 있던 여자와 아이까지 있다는 사실을 통해 그 ‘꽃’이 ‘돈꽃’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보다 강렬한 주제의식이 있을까. <돈꽃>은 우리가 지금껏 그 많은 자본의 환상을 판타지로 그려내던 드라마들에게 그게 ‘꽃’이 아닌 ‘돈꽃’이라 말하고 있는 중이다. 

<돈꽃>은 깊이와 심도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연출력과 복합적인 감정들이 교차되는 캐릭터를 내놓은 대본, 그리고 그런 인물들을 제대로 소화해내는 연기가 결합된 보기 드문 수작이다. MBC 주말드라마가 만들어냈던 ‘막장’의 이미지 때문에 늘 존재해왔던 그 선입견을 깨줄 만큼 충분히 완성도 높은.(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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