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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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세상, '허준' 같은 심의가 필요한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6. 22. 08:09
병든 세상까지 고치는 심의(心醫), 오로지 올곧은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얼마나 힘겨운 일일까. 이 그려내는 이른바 심의(心醫)의 길에 어떤 감동이 느껴졌다면 그것은 아마도 허준(김주혁)의 그 고군분투가 지금 현재 우리네 현실에 어떤 울림을 던져주기 때문이었을 게다. 오로지 병자만을 바라보는 심의의 길은 부조리한 세상에서는 그 자체로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길을 통해 허준은 아픈 병자들만이 아니라 아픈 세상까지 고쳐나간다. 혜민서(惠民署). 말 그대로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곳이지만, 부패한 관리들이 있어 이 곳 역시 병이 들었다. 순번을 바꿔주는 식으로 백성들의 돈이나 뜯어내고, 약재나 빼돌려 착복하는 곳이 되어버린 것. 허준은 이를 엄금하려 하나 서리들의 만만찮은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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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 '허준'이 요즘 의사들에게 전하는 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4. 20. 08:02
허준이 ‘동의보감’을 낸 뜻을 요즘 의사들은 알까 에서 허준(김주혁)의 스승 유의태(백윤식)는 병자가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에도 그가 백정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물러가라는 유도지(남궁민)를 보고는 혀를 차며 그 병자의 집을 찾아 나선다. 헐벗고 가난에 찌든 아이들이 다 쓰러져가는 집 앞에 나와 유의태와 허준을 맞이하는데, 유의태는 똥오줌도 가리지 못해 냄새가 진동하는 병자의 욕창에 난 고름을 입으로 빨아낸다. 허준은 그걸 보고 비로소 심의(心醫)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또 목을 맨 딸을 살려달라며 애원하는 가난한 노부부에게 자신은 의원이 아니라며 극구 거부하는 허준이 결국 그 딸을 시술해주는 장면도 그렇다. 자신이 아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 딸을 살려내자 고마운 마음에 내미는 가락지를 극구 거부하며 “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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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 허준', 왜 재미있는데 안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4. 6. 08:24
'구암 허준'에 구침지희가 주는 교훈 허준을 소재로 한 드라마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소재 중 하나는 이른바 구침지희(九針之戱)가 아닐까 싶다. 즉 아홉 개의 침을 침머리가 보이지 않도록 닭에게 찔러 넣어도 닭이 아파하거나 죽어서는 안 되는 침술 경지를 대결하는 장면이다. 후한 시대 명의 화타의 전설적인 이야기지만 에서는 이 구침지희가 최고의 실력을 갖추었으면서도 낙방한 유의태가 자신을 떨어뜨린 침술의 대가 양예수를 찾아가 벌이는 대결로 그려진다. 의 원작인 이은성이 쓴 에서는 이 구침지희를 ‘다섯 침까지가 범의, 여섯 침이 교의, 일곱 침이 명의, 여덟 번째 침은 대의, 마지막 아홉 침을 다 쓸 수 있으면 이미 침 하나로 모든 병을 다 볼 수 있는 태의’라 설명하고 있다. 허준 소재의 드라마에서 구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