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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들로 시즌2 꼭...‘삼시세끼’ 산촌편이 전한 온기들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이 종영했다. 종영과 동시에 여기 출연했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으로 꼭 시즌2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애초 <삼시세끼>가 다시 돌아온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은 또 같은 콘셉트 아니냐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종영에 이르러 생각해보면 그것이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이번 산촌편은 지금까지 했던 <삼시세끼>와는 또 다른 이야기와 행복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 새로운 이야기는 어디서 가능했을까. 사실 콘셉트가 달라진 건 없다. 처음 <삼시세끼>가 시작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산골에 들어가 삼시 세 끼를 챙겨먹는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달라진 건, 그 산골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염정아,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껏 남성 출연자들로만 구성하던 <삼시세끼>가 여성 출연자들로 채워지면서 이야기는 사뭇 달라졌다. 그건 맏언니 염정아와 둘째 윤세아 그리고 막내 박소담이 나이차에 의한 언니 동생은 있지만, 이들이 산촌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그런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솔선수범하고, 보이지 않게 도와주며,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챙기고 아끼는 모습들이었다. 시청자들은 다른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도 그저 그들이 그렇게 함께 일하고 함께 식사를 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빠져들었다.

 

힘쓰는 일에 몸 사리지 않고 나서고, 밥을 좋아하며, 불 피우는데 도사가 된 데다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언니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밖에 없었던 귀여운 박소담과, 보이지 않게 묵묵히 일을 도와주면서 흥이 넘치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랑스럽고 세심한 윤세아. 그리고 맏언니로서 마치 자식 챙기듯 정성을 쏟아 부어 맛있는 매 끼니를 만들면서 모든 일에 진지하고 열정을 다 쏟아 붓는 모습으로 엉뚱한 웃음까지 준 정 많고 인간미 넘치는 염정아. 다름 아닌 이들이었기 때문에 <삼시세끼> 산촌편은 특별해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즐기는 모습은 명절 시댁 풍경으로 대변되는 독박 가사에 지친 많은 분들에게 그 풍경 자체로 큰 위로를 주었다. 한 사람이 빠진 노동은 누군가 채워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은 함께 해야 일도 수월하고 즐거워질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 이보다 더 큰 위로가 있을까.

 

<삼시세끼> 산촌편은 마지막에 모두가 떠나고 난 뒤 텅 빈 산촌의 세끼 하우스를 되짚어 보여줬다. 왁자지껄한 수다가 오가고,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와, 식사 자리에서 “너무 맛있다”며 반색하던 그 자리는 조금은 쓸쓸한 고요만 가득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산촌의 쓸쓸함은 그래서 정반대로 사람의 온기가 얼마나 우리를 살만하게 만드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곳에서 함께 온기를 피워냈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과 그 곳을 찾아줬던 정우성, 오나라, 남주혁, 박서준이 만들어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그리고 모두가 떠난 그 자리에서도 여전히 다시 싹을 틔우며 누군가 다시 찾아올 걸 기다리는 산촌의 넉넉함은 마치 고향집 어머니 같은 잔상을 만들었다. 언제든 지치면 찾아오라고 손짓한다. 그 곳에 가서 지내다보면 다시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되찾아줄 것 같은 모습으로. 그래서 <삼시세끼> 산촌편이 지금 멤버 그대로 시즌2로 돌아오길 바란다. 가끔 지친 마음에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 간절하기에.(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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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PD도 당황하겠네.. 냉장고 옆구리 터지는 '삼시세끼'라니

 

저건 일일까 아니면 놀이일까.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다보면 헷갈린다. 오자마자 갑자기 시작된 세끼 하우스 리모델링은 척 봐도 힘들 것 같은 노동이지만, 일을 진두지휘하며 솔선수범하는 염정아와, 사려 깊은 시선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근히 일을 척척 해내는 윤세아, 그리고 힘쓰는 일에서부터 불 피우는 일 같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 일을 배시시 웃으며 묵묵히 하는 든든한 박소담이 함께 움직이자 순식간에 일이 끝나 버린다.

 

특히 이들은 미리미리 다가올 일들에 대비하는 게 거의 몸에 익어있다. 그래서 손 큰 염정아는 미리미리 앞으로 쓸 국물요리에 들어갈 육수를 액기스로 만들어 냉장고에 쟁여두고, 윤세아는 닭들이 추울까봐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그래야 알을 잘 낳는단다) 비닐을 가져와 염정아와 함께 닭장의 바람을 막아준다. 박소담은 평상에서 밥 먹을 때 너무 햇볕이 뜨겁다는 걸 경험한 후, 게스트로 키 큰 남주혁이 오자 평상 위로 차양을 씌운다.

 

아마도 나영석 PD는 그간 <삼시세끼>를 해오던 풍경과 너무나 다른 이들의 모습에 적이 당황했을 듯 싶다. 이서진은 끊임없이 나영석 PD에게 투덜대면서 일을 했고, 차승원과 유해진은 서로에게 투덜대며 부부 케미를 보여주곤 했다. 그래서 그런 소소한 갈등들이 있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세 끼만 챙겨먹는다는 어찌 보면 단조로울 수 있는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을 꽉 채워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삼시세끼> 산촌편은 그런 갈등이라는 걸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이 한 몸처럼 보일 지경이다. 밥 하나를 차려도 시키는 사람을 볼 수 없고, 알아서 교신하는 무언가를 장착한 것처럼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을 척척 해나간다. 그러니 집에서 해먹기는 너무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일 수밖에 없는 만두전골을 하는데 있어서도 저마다 할 일들을 해냄으로써 뚝딱 요리가 나오는 놀라운 광경을 연출한다.

 

어려서 할머니가 직접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어주신 칼국수며 만두를 먹었었다는 박소담은 직접 손으로 반죽을 만들고, 뭘 해도 엄청난 양의 요리를 만들어내는 큰 손 염정아는 만두에 들어갈 갖은 재료들을 다져 준비를 해놓는다. 박소담이 만두피를 밀기 위해 맥주를 가져와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밀대를 만들기 위해 맥주를 마시는 소소한 즐거움을 더해주고, 윤세아는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손놀림으로 만두를 예쁘게도 빚어낸다. 커다란 솥단지 안에서 뜨거운 김을 쐰 만두를 꺼내 나눠 먹는 모습이 너무나 뿌듯하게 여겨지고, 그걸 넣고 끓여낸 엄청난 양의 만두전골의 시원함이 시청자들에게까지 느껴지는 건 그들이 그걸 함께 했다는 즐거움이 더해져서다.

 

그래서 어느 새 냉장고는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을 만큼 꽉꽉 채워져 있다. 산골에 앉아 어디를 쳐다봐도 녹색인 자연 속에서 든든히 채워진 냉장고가 주는 푸근함은 <삼시세끼> 산촌편이 가진 특별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지만, 그 곳에서 너무나 마음 잘 맞고 일에 있어서도 손발이 맞는 세 사람이 조금씩 그 빈 공간을 채워나가는 그 정서적 포만감이 점점 커져간다.

 

지난번 그들이 심었던 배추가 어느새 커다란 잎사귀를 뽐내며 자라나는 걸 보고는 염정아와 박소담은 마치 한 목소리처럼 이렇게 말했다. “캐고 우리가 수확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심은 게 자라나는 걸 보는 건 진짜... 최고다.” 세 사람이 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그 일이 일 같지 않은 놀이로 여겨질 정도로 즐거워지며, 자연의 삶이 주는 풍족함을 새삼 느끼는 것. 그 속에서 일과 놀이는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냉장고 옆구리 터질 정도로 풍족함을 선사하는 <삼시세끼>라니. 늘 밥 차리는 일을 고민하고 버거워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던 <삼시세끼>와는 또 다른 묘미가 아닐 수 없다. 마침 추석에 방영된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다 보니 그래서 절로 이런 말이 떠오른다. 더도 덜도 말고 <삼시세끼> 산촌편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추석이 누군가에게만 부여된 노동이 아니라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원한다면.(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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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엄마 같은 염정아·세심한 윤세아·듬직한 박소담

 

어쩌면 이렇게 사람들이 모두 호감일까. tvN 예능 <삼시세끼>에서 음식만 하면 엄청난 양을 만들어내는 손 큰 염정아를 보면 인심 넉넉한 엄마들이 떠오른다. 자신도 자신이 하는 양이 무섭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빵 터지지만, 그렇게 많이 만들어놓으면 이상하게도 그 집이 더 푸근하고 풍족하게 느껴진다. 엄마들이 집에서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푸근함의 정체가 그게 아닐까.

 

윤세아는 세심한 끝판을 보여준다. 누군가 그냥 지나치는 소리로 하는 한 마디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오자마자 염정아가 동선을 줄이겠다고 찬장과 테이블 그리고 아궁이의 위치를 바꾸는 리모델링(?)에 들어갔을 때 누구보다 열심히 일에 뛰어든다. 테이블 위에 깔 비닐이 무거워 들지 못하고 “힘 소담!”을 외치는 자신이 어딘가 “슬프다”고 슥 말하는 염정아에게 윤세아는 진짜 걱정하는 얼굴로 “슬퍼? 왜?”하고 묻는다. 그 질문에 윤세아의 세심함이 한 가득 묻어난다.

 

비빔밥에 들어갈 계란 프라이를 하지 않은 걸 뒤늦게 알고 다시 불을 피워 윤세아와 박소담이 일을 하게 만든 염정아가 너무나 미안하다며 후회를 한 가득 늘어놓을 때, 윤세아와 박소담은 괜찮다며 금방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불을 피운 김에 생두도 볶아 놓자는 박소담의 말에도 염정아를 마음 편하게 해주려는 따뜻함이 묻어난다.

 

뭐든 힘쓰는 일이면 나서서 척척 해내는 박소담은 언니들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미리미리 세팅을 해놓는 센스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보는 이들조차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로 잘 먹어주는 박소담은 언니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워낙 밥을 좋아하는 박소담이 밥을 퍼먹고 국을 마시는 모습은 이름처럼 소담스럽다. 엄마들이라면 아마도 이런 밥 잘 먹는 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지 너무나 잘 알지 않을까. 염정아가 만든 음식이 그 입에 쏙쏙 들어가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삼시세끼> 산촌편이 남자들 대신 여자들로 출연진들을 바꿔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그래봐야 똑같은 이야기의 반복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이 그 자리에 있어 <삼시세끼> 산촌편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상대적으로 집안 일이 익숙해 그런 것이겠지만, 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척척 일을 분담해서 해낸다. 염정아가 전체 요리를 구성하고 지휘한다면, 윤세아는 촘촘히 손과 발이 되어 주고, 박소담은 불을 피우고 힘쓰는 일들을 전담한다. 그러니 굉장히 많은 일을 하는데도 꽤 짧은 시간에 일이 척척 마무리된다. 집안 일이라는 것이 내가 하지 않으면 누군가 해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자그마한 도움이나 배려가 얼마나 일을 수월하게 해주는 지를 이들은 모두 체득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산촌의 세끼 하우스에 도착하면 마치 오래도록 그 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처럼 일하고 웃고 떠들고 맛있게 밥을 챙겨먹는다. 무엇보다 공감과 배려가 얼마나 함께 하는 사람들을 힘나게 하는가를 이들은 보여준다. 누가 한 마디만 해도 호응해주고,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고 배려하는 모습이라니.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고 있으면 배우로서만 봐왔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에 대한 또 다른 호감이 새록새록 피어난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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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자연보다 사람이 주는 힐링이 더 크다는 건

 

이번 tvN <삼시세끼> 산촌편은 마치 잔칫집 같은 분위기다. 매 끼니가 풍성하다. 그런데 그 풍성한 잔칫집을 더 풍성하게 하는 건 함께 잔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은 이제 척척 손발이 맞아 돌아간다. 누가 뭘 시키지 않아도 먼저 알아서 불을 피우고 솥단지를 걸고 텃밭에 야채들을 따온다. 염정아가 야채들을 차곡차곡 썰어 놓으면 불담당 박소담은 불을 피우고 윤세아는 양념장을 만든다. 염정아가 요리를 하면 박소담은 옆에서 돕고 그 와중에 나오는 설거지감들은 윤세아가 미리미리 닦아 놓는다.

 

하나하나 몸을 놀려 챙기는 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 이들은 마치 합창하듯 “너무 맛있다”를 외친다. 박소담은 이게 진짜 맛있는데 너무 맛있다고만 하니까 연기라고 하실 것 같다며 ‘맛있다’는 또 다른 표현을 더한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자기가 잘해 맛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소담이가 불을 잘 피워서, 세아가 양념을 너무 맛있게 만들어서, 정아 언니가 요리를 잘해서 맛있다며 서로에게 공을 돌린다.

 

두 번째 게스트로 온 오나라로 JTBC <스카이캐슬>이 순식간에 <삼시세끼>와 겹쳐지는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지만, 그 분위기는 드라마와는 정반대다. 드라마에서는 서로 으르렁대며 “아갈머리를...”했던 그들이지만, 여기선 서로 토닥이며 친자매들 같은 끈끈함을 보여준다. 게스트라는 위치가 조금 익숙하지 않을 법도 싶지만, 염정아와 윤세아, 박소담은 그런 낯설음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옆으로 다가와 눈에 보이지 않게 오나라를 편하게 해주려 애쓴다. 그래서일까. 금세 적응한 오나라는 불편한 수도호스를 밴드로 고정해 편하게 만들어내는 ‘맥가이버 능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의 요리 실력 같은 걸 애써 포장하려 하지 않는다. 주부로서 어느 정도의 요리실력을 갖추고 있을 테지만, 염정아는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며 그 원인이 가마솥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다 맛있을 리가 없거든. 저거 하나 해야겠어 집에다.” 그리고 윤세아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냐고 묻는 제작진에게 “(사실상) 대장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알고 보면 거의 모든 일에 관여해 척척 일을 돕지만 티는 거의 내지 않는 윤세아에 대한 염정아의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박소담도 계란 10개를 털어 넣은 계란말이를 척 해놓고는 별 생색이 없다. 그 와중에도 케첩을 넣어도 되냐고 묻는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까지 잊지 않는다.

 

아마 혼자서 라면 조금 당황했을 지도 모르지만, 세 사람이 빈틈없이 쉬지 않고 제 자리에서 역할을 해주니,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당혹감이나 허둥댐 같은 것들이 주는 재미의 포인트는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 맞는 이들이 서로를 세심하게 챙기고 배려하며 함께 일하고 먹는 그 과정을 보는 맛이 의외로 괜찮다. 그건 아마도 집안일을 해왔던 이들만이 아는, ‘내가 안하면 누군가 힘들다’는 걸 이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게다.

 

사실 도시에서 우리를 힘겹게 하는 건 일 자체가 아니라 사람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가는 건 자연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사람을 피해서인 지도 모른다.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면 자연보다 사람이 주는 힐링이 더 크다는 걸 알게 된다. 너무나 따뜻한 배려와 나눔이 오고가는 걸 이들이 삼시 세 끼를 챙겨먹는 그 과정 속에서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프로그램을 보면 나도 저런 곳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그 녹음 짙은 자연이 주는 힐링만큼 더 우리를 힐링시켜주는 저런 사람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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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에 이은 오나라, ‘삼시세끼’ 게스트가 만드는 힘

 

역시 나영석 PD는 다 계획이 있구나.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의 출연자들과 게스트를 보면 그저 산골에 들어가 삼시세끼 챙겨먹는 걸 담는다는 단순한 듯 보이는 이 프로그램에 얼마나 세심한 계획과 배려들이 담겨 있는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을 이번 편의 주인공으로 세운 건 그간 예능계에서 여성 주인공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걸 여러모로 염두에 둔 기획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출연자 선정에 있어서 이미 어느 정도의 편한 관계를 가진 이들을 함께 출연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하는 건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바로 그 ‘편안함’에 있기 때문이다. 출연자들이 이미 사전에 친숙한 관계를 가진 이들이라면, 그 관계까지 프로그램이 끌어오는 것. 이건 여러모로 자연스러운 친숙함을 끄집어낼 수 있는 포석이다. 알다시피 염정아와 윤세아는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통해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로 언니 동생하는 케미를 이미 갖고 있는 인물들이다. 여기에 최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막내 박소담이 합류했다. 이 만만찮은(?) 언니들 속에서 싹싹함으로 귀여움을 오히려 독차지할 인물.

 

박소담은 염정아와 같은 소속사라는 점이 더 편안함을 만들어줬을 거라 여겨지는 캐스팅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염정아에 박소담까지 출연하고 있으니 같은 소속사 이사인 정우성에 이정재까지 관계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래서 첫 번째 게스트로 정우성이 등장한 것도 사실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를 만나는 대목에서 나영석 PD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함께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다. 딱 봐도 도시에 어울리는 두 사람이 산골에서 삼시 세끼 해먹는 광경만 나와도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정우성은 하룻밤의 <삼시세끼> 게스트 출연으로 “적성을 드디어 찾았다”고 말할 정도로 이 산골의 체험이 괜찮았다는 걸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돌아갈 때는 나중에 다시 찾아오라는 나영석 PD의 제안에 “생각해보겠다”는 식으로 선을 그었지만.

 

하지만 계획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첫 번째 산촌에서의 하룻밤이 낯설었다면, 두 번째 찾아온 이들은 너무나 죽이 척척 맞아 돌아가는 ‘일개미’들의 면면을 보여줬다. 손 큰 맏언니의 포스를 보여주는 염정아가 전체 일을 진두지휘한다면, 윤세아와 박소담은 든든한 양팔로 음식을 만드는 일이나 비를 피하기 위한 천막을 치는 일도 척척 해냈다. 먹거리는 갈수록 풍성해졌다. 수제비 떡볶이에 비빔국수, 제육볶음에 아욱된장국까지 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너무 맛있어”가 될 정도.

 

이렇게 관계도 또 산골 살이에도 익숙해지는 건 출연자들만이 아니다. 그걸 바라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까 싶지만, 역시 이 부분에서 나영석 PD의 ‘계획’이 또 등장한다. 다음 게스트로 오나라가 출연한다는 것. <스카이 캐슬>의 염정아, 윤세아, 오나라가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박소담이 이런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 하고 말하는 대목은 아마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이런 방식의 게스트 활용은 처음 <삼시세끼>를 시작할 때 시도됐던 것들이다. 당시 이서진을 중심으로 옥택연, 김광규, 최화정, 김영철, 윤여정, 류승수, 김지호까지, KBS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 출연했던 이들이 <삼시세끼>에 출연했던 것. <삼시세끼> 산촌편에는 이제 <스카이 캐슬>의 케미들이 다시 산골에서 어떻게 또 다른 모습으로 보여질 지에 대한 기대감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별한 일이 전혀 벌어지지 않는 것 같아도 나름 모든 계획이 있다는 게 엿보이는 대목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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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정우성이 산골에서 발견한 불편한 과정의 즐거움

 

커피 한 잔을 내려 먹기 위해 정우성은 아마도 이런 불편한 과정을 감수하지는 않았을 게다. 어쩌면 버튼 하나 누르면 뚝딱 만들어지는 에스프레소를 편안히 아침마다 즐겼을 지도. 하지만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에서 정우성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먼저 장작으로 불을 피워야 했다. 그렇게 피워놓은 불 위에 솥뚜껑을 뒤집어놓고 그 위에 생두를 부어 검게 익혀질 정도로 손수 로스팅을 하고, 만들어진 원두를 식힌 후 맷돌에 갈아 가루를 냈다. 그리고 면포를 놓고 그 위에 갈아놓은 원두를 넣은 후 끓인 물을 주전자로 조금씩 흘려 커피를 내렸다.

 

버튼 하나면 뚝딱 마실 수도 있는 도시에서의 커피와 일일이 생두를 원두로 만들고 이걸 갈아서 물로 내려 마시는 산골에서의 커피. 그 맛의 차이를 경험해보지 않아도 시청자들은 알 것 같다. 그렇게 공을 들였는데 맛이 없을 리가. 얼음을 가득 채운 컵에 담아 아이스커피로 마시는 그 맛은 입보다 몸이 반응할 것 같다. 설사 전문 커피숍에서 사 먹는 커피보다 맛이 떨어질 진다해도 체감하는 맛은 더 좋을 게다. 왜? 그 하나하나의 과정을 직접 경험한 맛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이건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이 애초 시작될 때부터 갖고 있던 기획의도다. 뭐든 사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것들도, 하나하나 직접 따거나 키우거나 만들어서 해먹는다는 것. 사실 산골에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에 정우성 같은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삼시세끼’만 챙겨 먹으라는 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인다. <1박2일> 시절 무수한 복불복을 통해 끼니를 거르거나 야외취침을 해오던 미션 홍수와 비교해보면 이건 차라리 휴양에 가까워 보이니까.

 

하지만 그 삼시세끼를 산골에서 장작으로 불을 직접 피워가며 솥에 밥을 하고 찌개를 만들어먹는 일은 의외로 쉽지 않은 미션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너무나 편리하게 완비되어 있는 주방 시스템에 적응해 있고, 필요하면 뭐든 사다 먹거나 배달해 먹는 데 익숙해져 있어서다. 그래서 염정아도 윤세아도 말한다. 여기서는 아침 먹으면 점심 뭐 먹을까 고민하고, 잠자기 전에 아침에 뭐 먹을까를 고민한다고. 그것만 내내 고민하다 보니 다른 고민은 없어지더라고.

 

생각해보면 <삼시세끼>는 도시에서의 우리의 삶이 편리하고 빨리 모든 걸 처리함으로써 여유 시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착각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만 같다. 사실 우리는 그 편리한 시스템이 만들어낸 여유를 생각보다 즐겨본 적이 있었을까. 빈 시간들은 무언가 또 다른 일과 고민으로 채우기 바빴고, 편리함의 이유로 과정이 사라진 결과만 경험하는 삶은 어딘가 우리를 소모되게 만들진 않았는지.

 

밭에서 감자를 잔뜩 캐서 한 박스 당 1만5천 원씩을 받아 번 6만 원으로 장터에 나가 장을 보는 마음도 그래서 다르게 다가온다. 카드로 척척 그어 먹고 싶은 걸 마음껏 사서 먹던 도시에서의 생활과 달리, 노동으로 땀 흘려 번 6만 원은 천 원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물론 도시에 적응되어 있는 우리의 입맛이 나영석 PD가 <삼시세끼>의 기획의도로 생각한 것과는 다른 도회적인 음식들에 출연자들을 빠뜨리곤 하지만, 소시지 하나를 먹어도 직접 숯불에 구워먹는 맛이 같을 수는 없다.

 

이 <삼시세끼>의 본래 본질에 충실한 이번 산촌편을 보다보면 염정아나 윤세아, 박소담, 정우성 같은 누가 봐도 도시남녀의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이 어째서 이 산골과 의외로 잘 어우러지고 남다른 재미를 만들어내는가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너무나 도시적인 이미지의 그들이 산골에서 밥 한 끼를 해먹는 일은 그 과정들을 하나하나 경험하는 새로움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들은 재미요소로만 머무는 게 아니다. 몸소 키우고 재배해 만들어 먹는 과정들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잃고 있던 것이 바로 그 과정이었다는 걸 깨닫게 만드는 면이 있어서다. 비가 촉촉하게 내린 산골에서 가마솥에 밥만 해놓고 깍두기 하나만 놔도 얼마나 기분 좋은 한 끼가 될 수 있을까. 노동의 과정을 경험하는 일은 그 결과를 만끽하게 만든다. <삼시세끼> 산촌편은 그걸 보여주고 있다. 염정아와 정우성 같은 배우들이 산골에서 밥을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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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부터 정우성까지 화려한 출연진... 하지만 너무 익숙한 형식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은 출연자들의 면면이 기대감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지금껏 남성 출연자들 중심으로 이끌어왔던 프로그램에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을 투입했다. 염정아와 윤세아는 JTBC <스카이캐슬>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고 여기에 척 봐도 싹싹하고 귀여운 막내 박소담이 더해졌다. 어딘지 허당기가 엿보이지만 시원시원한 성격의 염정아와 다정다감하고 유쾌한 윤세아 그리고 어리지만 의외로 이 시골살이가 더 익숙해 보이는 박소담의 조합은 나쁘지 않다.

 

이번 <삼시세끼> 산촌편을 떠나기 전 사전 미팅 자리에서 나영석 PD는 이 프로그램의 ‘본래 기획의도’를 강조했다. 그건 이 곳에서 나는 작물들을 직접 수확해 음식을 해먹는다는 그 취지를 이번 편에서는 제대로 살려보겠다는 의미다. 다른 말로 하면 도회적인 방식의 요리나 식사는 잠시 접어두라는 나영석 PD의 은근한 엄포(?)다.

 

세 명 중 그나마(?) 요리를 하는 염정아가 메인셰프가 되었지만, 이 산골집에서 아궁이도 직접 만들고 솥을 걸어 불을 피워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은 주부9단이라도 허둥대게 만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식재료들을 텃밭에서 직접 가져와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솥밥에 콩나물국을 끓여먹으려던 식단은 만들면서 콩나물밥에 이상하게도 매운탕 맛이 나는 된장찌개(혹은 국)로 변신한다.

 

불 하나 피우는 일이 어렵고, 솥단지를 세워 요리를 하는 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것도 금세 익숙해진다. 염정아는 반나절만에 자신이 마치 그 곳에서 오래 산 사람처럼 밥을 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감자를 잔뜩 캐와 부쳐 먹고 삶아먹고, 야채들을 가져와 즉석에서 겉절이를 무쳐 먹는 맛은 비가 촉촉한 산골 풍경과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허기(정신적 허기까지)를 돋운다. 저런 곳에서 하루만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지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하룻밤을 지내고 아침으로 전날 남은 밥을 볶아 만든 볶음밥을 쌈으로 싸먹는 아침도 식욕을 돋운다. 박소담이 좋아하는 계란국은 속은 뜨듯하게 데워준다. 실로 <삼시세끼>의 본래 취지에 맞는 그림들이 나온다. 모난 인물 하나 없이 모두가 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끼니를 챙겨먹는 풍경. 하지만 처음 당황했던 상황에서 금세 적응해 너무 척척 잘 맞아 돌아가는 세 사람의 모습은 프로그램으로 보면 다소 심심하게 다가온다.

 

굳이 비교할 일은 아니지만, <삼시세끼>는 지금껏 ‘아무 것도 안하고 세 끼만 챙겨먹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그 안에 인물들끼리의 툭탁거림이나 투덜댐이 예능적 재미를 부여했던 프로그램이다. 이서진은 계속 투덜댔고, 심지어 이 프로그램은 망했다고 선언했던 인물이고, 유해진과 차승원은 살가우면서도 툭탁대는 부부케미를 보여줬다. 아직 진면목이 드러난 건 아니지만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은 이들과 비교하면 너무 ‘평화로운’ 정경을 보여준다.

 

그 어딘지 심심함을 나영석 PD가 가만 놔둘 리가 없다. 그래서 슬슬 고기반찬으로 유혹해 감자 한 상자에 1만5천원을 쳐주겠다며 노동을 부추긴다. 이렇게 키워낸 욕망은 향후 장터에서 의외의 재미를 만들어줄 것이고, 거기서 사온 재료들이 식단 또한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게다가 서둘러 정우성 같은 초특급 게스트를 투입한다. 정우성의 등장은 프로그램 초반부의 심심함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놓는다.

 

<삼시세끼>를 워낙 다양한 버전으로 다양한 인물들과 해왔기 때문인지 나영석 PD는 캐스팅부터 과정까지 능수능란하게 어떤 흐름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마음을 열고 들여다보면 이번 편에서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이라는 새로운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흡족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여러 번 반복되어 갖게 된 익숙함과 능숙함은 이 프로그램의 최대 난적이다. 시청자들은 이미 그런 자연이 주는 힐링의 시간들을 그간의 <삼시세끼>를 통해 익숙하게 경험해왔다. 그래서 인물은 바뀌었지만 비슷한 패턴으로 보여지는 풍경들은 예전만큼의 감흥을 주기가 어렵다. <삼시세끼>는 여전히 재밌다. 하지만 그 반응은 예전만큼 100%의 호평으로만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건 어쩌면 나영석 PD가 지금 처한 가장 큰 난제가 아닐까 싶다. 그는 이제 베테랑이고 자기만의 세계를 확고히 갖고 있지만, 그것이 이제는 대중들에게도 너무 익숙한 세계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 이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재밌지만 앞으로도 계속 더 재밌어지려면 나영석 PD가 반드시 넘어야할 산으로 보인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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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학부모와 아이들의 피눈물로 세워진 피라미드 사회

매 회 피눈물의 연속이다. 아마도 이건 어쩌면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이 초반에 보여준 영재네 집안의 비극에서부터 이미 예고되었는지도 모른다. 서울대 의대에 들어갔지만 부모와의 연을 끊어버린 영재(송건희) 때문에 그 엄마 명주(김정난)가 자살하고 아빠인 박수창(유성주)은 거의 폐인이 된 바 있다. 그리고 그 뒤에는 김주영(김서형)이라는 괴물 입시 코디네이터가 있었다.


이제 그 피눈물은 한서진(염정아)의 집안으로 들이닥쳤다. 김주영을 자신의 딸 예서(김혜윤)의 입시 코디네이터로 붙이게 되면서 한서진은 조금씩 자신의 욕망이 자신을 지옥 속으로 밀어넣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됐다. 딸 예서를 서울대 의대에 반드시 보내야 한다는 욕망과 집착은 김주영이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는 인물이라는 걸 알면서도 딸을 맡기게 만들었다. 결과는 파국이었다.

예서를 전교 1등 만들어준 것이 김주영이 시험지를 빼돌렸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혜나(김보라)가 이를 갖고 협박하자 김주영은 혜나를 살인교사했고 대신 황우주(찬희)를 용의자로 만들어버렸다. 그 사실을 알았지만 한서진이나 예서는 김주영의 덫에 걸려버렸다. 사실을 밝히면 시험지 유출 사실도 발각되게 되고 그러면 0점 처리 될 성적과 쏟아질 비난이 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혜나가 자신의 숨겨진 딸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분노한 강준상(정준호) 역시 김주영을 찾아갔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차마 딸 예서까지 비극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딸이 지옥 속에 빠져버렸다는 걸 알고는 예서 앞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한서진. 자신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우주가 용의자로 몰려 구치소에 있다는 사실과 시험지 유출이 드러날 경우 매장될 수 있다는 공포 속에 피눈물 흘리는 예서. 자신의 권력욕 때문에 혜나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고 예서 또한 위기로 몰아넣은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며 피눈물 흘리는 강준상.

그런데 그 피눈물은 이미 윗대에서부터 시작됐던 것이었다. 강준상의 어머니인 윤여사(정애리)가 강준상을 그렇게 키웠던 것. 서울대 의대에 보내기 위해 어떤 짓이든 했던 윤여사의 그 과거는 마치 예서를 서울대 의대에 보내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한서진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뒤늦게 예서가 잘못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강준상이 윤여사에게 서울대 의대니 병원장 같은 허울 대신 “그냥 엄마 아들”이면 안되냐고 묻는 대목은 그래서 뼈아프다.

<SKY 캐슬>의 피눈물은 노승혜(윤세아)와 차민혁(김병철)의 집안에서도 쏟아져 내렸다. 아이들에게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서야 한다고 강변하며, 폭력적인 훈육을 일삼았던 차민혁은 결국 노승혜의 이혼 서류를 받게 됐다. 아이들과 집을 떠나버린 노승혜는 마지막으로 차민혁에게 남긴 반성문에서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그로부터 아이들을 힘겹게 한 자신을 반성한다는 글을 남겼다. 피라미드 조형물만 남견 텅 빈 집에서 차민혁은 피눈물을 쏟아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학부모와 아이들이 흘리게 된 피눈물은 무엇 때문에 생겨난 것일까. 김주영이라는 절대 악역이 촉매제로 들어가 있지만, 실상 그 피눈물의 연원은 자신들이 가진 엇나간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피라미드 경쟁사회에서 꼭대기에 서기위해 아이들에게 가해진 폭력적인 일들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며 자행된 불법적인 행위들이 결국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자신들의 파국을 만들었던 것.

<SKY 캐슬>은 치열한 입시 경쟁에 뛰어든 대한민국 0.1% 부모들의 사교육 전쟁을 소재로 했지만, 어느새 우리네 사회 전체의 시스템이 어떤 욕망으로 굴러가고 있고, 그것이 어떤 파국을 예고하는가를 냉엄한 목소리로 꾸짖고 있다. 매회 이어지는 학부모와 아이들의 피눈물을 통해. 도대체 무엇을 위해 우리는 이런 바보 같은 피라미드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을까.(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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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아이들 지옥으로 내모는 어른들

“내 딸 손대지 마!”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참다못한 노승혜(윤세아)는 결국 폭발했다. 그리고 하버드대에 입학했다는 게 거짓이었다는 게 밝혀진 딸 차세리(박유나)의 뺨을 때린 남편 차민혁(김병철)을 막아섰다. 노승혜는 자신의 속이 텅 빈 것 같은 허탈감에 비통해했지만, 곧 그것이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라는 걸 깨달았다.

쌍둥이를 키우느라 힘들었던 그는 언니가 세리를 맡아주겠다는 말에 13살의 어린 나이에 딸을 미국으로 보냈고, “성적이 잘 나온다”는 말에 좋아하기만 했었다는 것. 결국 딸이 거짓말까지 하게 된 건 차민혁의 지나친 기대 때문이었다. 항상 피라미드를 보여주며 그 꼭대기에 서야한다고 말해왔던 아빠를 기쁘게 해주겠다며 했던 거짓말은 결국 눈덩이처럼 커져 이 가족의 불행으로 되돌아왔다.

이수임(이태란)과 진진희(오나라)에게 심경을 토로하며 눈물 흘리는 노승혜는 딸의 거짓말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잖아도 쌍둥이들을 직접 가르친다며 감옥이나 다름없는 스터디룸에 가둬두고 체벌까지 해가며 몰아세우는 걸 안타깝게 봐온 노승혜였다. 그는 아이들을 좋은 대학을 보내려는 남편의 말을 따르고는 있었지만, 그만큼 아이들을 사랑하는 엄마였다. 그는 부모의 자랑거리가 되기 위해 아이들이 희생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노승혜의 각성이 시청자들을 공감시킨 건,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바로 거기에 담겨 있어서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산다는 SKY캐슬이라는 곳에는 끊임없이 놀라운 사건들이 터진다.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지만 부모와의 연을 끊으려한 아들 때문에 엄마가 자살하고, 하버드대학에 들어갔다고 거짓말을 한 아이는 1년 동안이나 가짜 대학생으로 살아가다 발각된다. 상상할 수 없는 금액으로 초빙된 입시 코디네이터는 아이의 최고 성적을 끌어내는 대신 그 영혼까지 갉아먹어 그 아이는 물론이고 그 가족까지 파괴한다.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은 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선택도 불사한다. 김혜나(김보라)가 자신이 강준상(정준호)의 핏줄이었다는 걸 알고 그 집으로 들어와 강예서(김혜윤)와 각을 세우는 상황은 아이들의 경쟁을 좀 더 극대화해 보여주는 면이 있다. 툭하면 유전자가 다르다는 식으로 말하며 아빠 없이 자란 김혜나를 자극하자, 결국 김혜나는 자신이 강준상의 딸이라는 사실을 강예서에게 폭로한다. 그리고 그 사실은 강예서를 극단으로 몰아넣는다.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겠는 그는 김주영(김서형)과 전화통화를 하며 “선생님 나 진짜 김혜나 죽여버리고 싶어요”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한다.

그리고 이어진 난간에서 떨어진 김혜나가 피를 흘리고 쓰려져 있는 장면으로 끝나는 엔딩. 누가 살해했는지, 혹은 그것이 진짜인지 누군가의 상상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 장면이 보여주는 건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살의를 품을 정도로 망가져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어른들이다. 아이들에게 꿈과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자신들의 욕망 때문에 아이를 파괴하고 있는 어른들.

<SKY 캐슬>은 이 특별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극화된 사건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풍자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물론 거기에는 과장된 이야기들이 담기지만, 아이들이 겪는 불행만큼은 결코 과장이라 말하기 어려울 게다. 어쩌다 우리는 스스로 아이들을 지옥 속으로 밀어 넣게 되었을까. 그것이 우리들의 지옥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그래서 참다못한 노승혜가 일갈하는 “내 딸 손대지 마!”라는 한 마디가 주는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그건 당장 눈앞에서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들어 올리는 손찌검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어른들이 교육이란 허울로 자행하는 갖가지 학대 행위들에 대한 최소한의 부모로서 갖는 감정이 묻어나는 말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쩌다 우리는 이 지경에까지 오게 됐을까.(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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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잠시 화장실도 가지 못할 긴장감 얼마 만인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반전이다. tvN 주말드라마 <비밀의 숲>이라는 드라마는 그래서 예측을 하다보면 그 예측이 빗나간 자리에 어김없이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자리한다. 그러면서 그 반전은 의혹을 증폭시킨다. 윤과장(이규형)의 어깨에 새겨진 알파벳 글자 DJ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가영이 말한 0과 7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어째서 그가 가영을 납치했고, 또 그런 인물이 어째서 특임에 들어와 황시목(조승우)을 돕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비밀의 숲(사진출처:tvN)'

이런 식의 반전은 이미 매회 거의 반복되었다고 보인다. 황시목을 돕는 것처럼 보인 영은수(신혜선)가 박무성(엄효섭)이 살해당하는 날 만났던 인물이라는 게 밝혀질 때도 그랬고, 간신히 살아남은 가영이 병원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할 뻔한 순간에 이창준(유재명)의 아내이자 이윤범(이경영) 회장의 딸 이연재(윤세아)가 현장에 있었다는 게 드러날 때도 그랬다. 그래서 이연재가 범인이 아닌가 의심하게 했지만, 그것 역시 사실이 아니고 진범은 김우균(최병모) 경찰서장이라는 게 밝혀졌다. 

<비밀의 숲>은 이처럼 황시목과 특임 팀이 추적하는 진실에 대해 끊임없이 시청자들이 추리를 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추리는 번번이 빗나간다. 그리고 의외의 인물이 범행을 했다는 것이 밝혀지는 것으로 충격을 주고 그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게다가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욕망이 어디로 튈지 전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서동재(이준혁)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그는 황시목을 돕기도 하지만 이창준 밑으로 들어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윤범에게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면서 그의 비리를 캐고 다닌다. 그는 한 마디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어떤 일이든 하는 인간이다. 서동재 같은 자기 욕망에 충실한 인간들이 득시글대고 있기 때문에 <비밀의 숲>의 이야기는 예측불가능한 생동감이 생겨난다. 

반전의 반전, 게다가 끊임없이 던져지는 떡밥. 그래서 <비밀의 숲>은 자칫 그 미로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는 복잡성을 갖는다. 너무 많은 인물들의 감정들이 디테일하게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잠시 화장실도 가지 못할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그 장면 장면들이 전하는 이야기들을 들여다봐야 한다. 보통 이런 정도의 복잡함과 디테일은 시청자들이 몰입의 피곤을 느낄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청자들은 <비밀의 숲>의 복잡함을 즐기고 있는 눈치다. 시청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것은 검찰 내부에서 벌어진 비밀스런 이야기들의 숲이 끊임없이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목표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비밀의 숲’으로서의 진실이 가려진 검찰이라는 공간은 그 자체가 엇나간 세계다. 그러니 그 진실을 파헤치고 숲의 전모를 드러내는 과정들은 쉽지는 않지만 드라마가 추구하는 목표와 맞닿아 있다. 복잡함이 있지만 그걸 풀어나가는 과정 자체에 이미 이 드라마의 메시지가 녹아 있다는 것. 

그래서 황시목이 그 무심한 얼굴로 자신을 회유하고 때론 협박하는 권력자들 앞에서 자신이 갈 길을 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어떤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비밀의 숲>의 이야기는 이제 정치권력과 대기업 그리고 외국기업까지 연루된 방산비리 이야기로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어딘지 우리에게 익숙한 이런 사건들에서 대중들은 아마도 누구나 분노의 감정을 느낄 것이다. 비밀로 자꾸 덮으려는 것들 속에서 그것을 걷어내려는 황시목의 행보가 특별히 사이다로 여겨지는 이유다. 

그리고 이런 현실 정서가 반영된 시청자들의 욕망은 이 복잡한 미로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만드는 힘이 된다. 충격적인 반전이 계속 벌어지고, 너무 많은 반전이 등장해 머리가 복잡해져도 결국 그 과정들이 숲의 비밀을 드러내기 위한 통과제의라는 데 공감한다. 황시목에 의해 모든 것들이 투명하게 밝혀질 그 끝을 기대하며.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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