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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9천억 비자금보다 소중한 행복한 기억의 가치(‘눈물의 여왕’) ‘눈물의 여왕’, 9천억과 행복한 기억의 대결구도가 말해주는 것“평생을 악착같이 돈을 모았고 모은 돈 안 뺏기려고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발악을 했지. 그러느라 내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써버렸어. 그래서 무엇이 남았나. 나는 내가 잘못 살았다는 이 고백을 너희에게 유산으로 주고 싶구나. 너희는 나와는 다른 삶을 살기 바란다. 그리하여 허무하지 않은 마지막을 맞이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홍만대(김갑수) 회장은 홍해인(김지원)이 남겨 둔 녹음기에 유언을 남겼다. 그런데 그 유언을 통해 홍만대 회장이 유산으로 남긴 건 재산 같은 돈이 아니다. 자신이 ‘잘못 살았다는 고백’이다. 퀸즈가 저택 지하의 비밀 공간에 9천억이나 되는 비자금을 현금으로 쌓아뒀지만 그는 재산이 아.. 더보기
우는 남자 김수현, 홍수철이 보여주는 눈물의 가치(‘눈물의 여왕’) ‘눈물의 여왕’, 울지 않는 마녀 이미숙과 우는 남자들 김수현, 홍수철 홍만대(김갑수) 회장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휠체어를 몰아 계단 끝에서 자신을 죽음을 향해 내던지기 전, 그는 마지막으로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자신이 죽어야 모슬희(이미숙)라는 마녀의 손아귀에 들어간 퀸즈 그룹의 모든 것들을 다시 가족들에게 되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왜 미소를 지으며 끝을 맺었을까. 복수의 의미도 담겨 있을 테지만, 가족들에게 보내는 따스한 마음의 의미도 있지 않았을까. 극단적인 선택을 결행하기 전, 그가 홍해인이 두고 간 녹음기에 남겨뒀을 메시지가 궁금해진다. 거기에는 아마도 그 미소의 의미를 이해하게 해줄 그의 마음이 담겨 있을 테니.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 더보기
김지원이 탈탈 털어 알게 된 김수현의 진심은(‘눈물의 여왕’) ‘눈물의 여왕’, 김지원과 김수현을 응원하게 만드는 거짓과 진실의 대결 “털어도 10원 한 장이 안 나온답니다. 로펌 자문비부터 소송 비용 집행 내역까지 샅샅이 뒤졌는데 전혀 오차가 없었답니다. 저도 카드랑 계좌 좀 살펴봤는데요. 놀랍도록 소비가 없으세요. 세차장을 좀 자주 가신다는 것 정도? 그런데 간헐적으로 수백만 원 단위의 현금을 인출하실 때가 있었어요. 또 하나 이상한 건 현금을 인출하시는 날엔 꼭 물랑루즈에서 30만원 상당의 카드 결제를 하셨다는 거예요.”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나비서(윤보미)는 홍해인(김지원)에게 회사 내 감사를 통해 회계자료부터 카드 내역까지 탈탈 털어낸 백현우(김수현)에 대해 보고한다. 백현우가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자신을 속여왔다고 생각한 홍해인은 그런 .. 더보기
'돈꽃' 장혁·이미숙 더 빛낸 김희원 PD, 연출력 어땠기에 '돈꽃' 명작으로 만든 김희원 PD, 특급 드라마 연출자가 나타났다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은 막장이 아니냐는 의심에서 시작해 명작으로 끝을 맺었다. 사실 우리가 막장이라고 부르는 드라마의 범주는 애매모호하다. 지나치게 자극을 추구한다거나 혹은 만듦새가 엉성해 도무지 개연성을 찾을 수 없는 드라마를 흔히 막장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그저 ‘기업극화’나 ‘복수극’ 혹은 ‘출생의 비밀’ 같은 코드들을 무조건 막장이라는 선입견으로 치부하기도 한다.하지만 작품을 막장과 명작으로 가르는 건 결국 소재 그 자체가 아니라 만듦새에 있고, 또 그 만듦새가 지향하는 일관된 메시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그 흔한 복수극과 기업 내의 권력 투쟁 같은 흔한 소재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명작이 된 이유를 .. 더보기
무엇이 '돈꽃'을 비장미 넘치는 서사시로 만들었나 많은 드라마들이 배워야할 ‘돈꽃’의 미학도대체 이 그리스 비극을 연상케 하는 비장미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이제 2회만을 남긴 MBC 주말드라마 을 되돌아보면 이 작품이 현재의 드라마 현실에 있어서 독특한 아우라를 남기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세태를 담는 가벼운 소품들이거나 고유의 문법을 따라가는 장르물이거나 혹은 자극적인 코드들로 버무려내는 뻔한 막장극 같은 것들이 안타깝게도 지금의 드라마 세상을 채우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간간히 명작들이 등장하고, 그래서 더더욱 그런 명작들이 소중하게 다가오지만.은 오랜만에 보는 정통 비극이다. 이 드라마의 서사구조는 그리스 비극의 그것을 거의 닮았다. 세상 밖으로 내쳐진 주인공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오는 과정이고, 자신을 버린 자들에 대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