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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도 교과서도 편집이 조심스러워야 하는 까닭

 

인터넷으로 방영된 편집되기 전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보지 못한 터라 이은결이 했다는 그 국정교과서 풍자 마술이 어떤 것이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기사에 나온 내용을 보면 이 마술이 직접적으로 국정교과서를 표적으로 삼았는지는 알 수 없어도 꽤 의미심장했다는 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영국의 역사학자 케이스 젠킨스가 쓴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라는 책을 들고 나와 방송작가에게 책의 페이지를 임의로 고르게 한 후 책을 덮는다. 그 때 옆에 있던 보조 마술사 두 명이 책을 펼쳤다 덮었다 하면서 그 와중에 작가가 고른 페이지를 찢으려 한다. 이은결은 이들을 제지하며 이런 거 함부로 바꾸면 안 된단 말이야라고 말한다. 나중에 다시 책을 확인한 작가는 자신이 골랐던 페이지가 찢겨져 보조마술사들의 오리가 낳은 알 속에 구겨진 모습으로 들어있는 걸 알게 된다.

 

이 편집된 방송분량을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풍자로 해석했다. 따라서 이런 편집이 현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공식 논평했고 국정교과서 풍자로 이은결의 마술이 편집된 것이라면 이제 정부는 시청자들이 보고 즐기는 예능 프로그램의 국정화에도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MBC는 이런 주장이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MBC이은결 씨의 마술이 담긴 해당 영상은 책의 페이지를 알아맞히는 것으로, 보는 사람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하고 즐길 수 있는 장면이었고 따라서 유독 국정교과서 풍자로만 해석돼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영상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MBC의 공식입장에도 애매한 점이 있다. ‘역사책이 아닌 이라고 표현된 점은 아무래도 이 마술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풍자로 비춰지는 걸 저어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MBC도 이 마술이 국정교과서 풍자로 비춰질 수 있다는 걸 단호하게 부정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즉 공식입장의 내용은 국정교과서 풍자가 아니라는 얘기가 아니라 유독 국정교과서 풍자로만해석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데 유독 국정교과서 풍자로만몰아가는 것에 유감을 표한 것이다. MBC의 입장대로 그 마술을 굳이 국정교과서 풍자로만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것은 또 거꾸로의 논리도 타당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즉 왜 그 마술을 국정교과서 풍자로 보면 안 되는가. 그렇게 보면 큰 일 날 일이라도 있는가.

 

MBC는 편집의 이유에 대해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느냐 아니냐에 따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편집문제를 제기한 시청자들은 거꾸로 생각했을 수 있다. 그 편집된 부분이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장면을 통편집한 것이 의아해서 문제제기를 했을 수 있다.

 

 

결국 이것은 방송이 결국 누구의 것인가의 문제일 수 있다. 물론 <마이 리틀 텔레비전>MBC의 프로그램이니 그 편집권은 MBC의 고유권한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그런 권한이 주어졌다고 해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편집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사 그걸 원하는 시청자가 소수라 편집했고 그래서 그들의 문제제기가 나왔다고 해도 그것 또한 수용해야 하는 게 방송사가 해야할 일이 아니냐고.

 

그래서 사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이은결 방송 분량 편집 그 자체는 그리 중요한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 편집에 의해 나타나는 반응들과 그 안에 담겨져 있는 대중들의 우려, 그리고 나아가 편집이라는 권력이 어떻게 작동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더 중요하다.

 

흥미로운 건 이 사안에서 우리는 세 가지 종류의 편집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그 첫 번째는 이은결의 마술 속에 등장하는 특정 페이지를 사라지게 하는편집이다. 두 번째는 이 교과서 국정화를 풍자했다고 얘기되는 장면의 통편집이다. 세 번째는 이 사안의 밑바탕을 제공하고 있는 국정교과서가 갖고 있는 편집의 이미지다.

 

안타깝게도 인터넷 방송에서는 분명히 나왔던 그 역사책을 갖고 하는 이은결의 마술 분량을 많은 이들은 보지 못했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풍자를 어떤 방식으로 담은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러자 오히려 이야기가 분분해진다. 왜 그걸 편집했냐는 말들이 나온다. 하나로 국정화하며 편집될 수 있는 어떤 것들은 결국 이번 <마리텔> 사안이 보여주는 것처럼 오히려 많은 말들과 대결들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이것은 방송 프로그램이든 교과서든 편집이 조심스러워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마리텔' 출연하기만 하면 왜 뜨거운 화제가 될까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나오기 전까지 백종원은 그리 뜨거웠던(?)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EBS 음식 다큐 프로그램에 나와 꽤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푸근한 백주부의 인상이 만들어진 건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였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단지 쿡방의 주인공이 아니라 '소통의 달인'으로 등극했고 대세 방송인으로 자리하기도 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발굴해내는 스타들은 그러나 백종원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와 함께 출연한 기미작가는 웬만한 방송인보다 더 큰 존재감을 만들었고, 국가대표 코치 예정화는 이 방송을 통해 대중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으며, 그와 함께 '극한직업'을 보여줬던 모르모트PD 역시 주목받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명물이 되었다.

 

이은결은 그저 마술사가 아니라 웬만한 개그맨 뺨치는 연기력과 끼를 가진 인물로 새롭게 포지션을 만들었고,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은 2030세대의 추억을 방울방울 만들어내면서 코딱지들(?)을 위로해 주었다. 백종원이 잠시 하차한 1위의 빈자리를 김영만과 이은결이 새롭게 채우는 동안에도 새로운 인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복면가왕>의 가면을 디자인하는 패션 디자이너 황재근은 독특한 캐릭터로 조금씩 그 대체불가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고, 에이핑크 김남주의 게스트로 출연한 이른바 '마리텔 교수'라고도 불리고 '풍차교수'라는 닉네임까지 얻은 김현아 교수는 독특한 '화술수업'으로 웬만한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한 웃음 폭탄을 만들었다. 호흡과 발성이 중요한 화술에서 몸을 풀어내며 하는 발성 연습은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며 김현아 교수를 화제의 주인공으로 세워주었다.

 

김구라의 '트루스토리'에 출연한 전직 형사인 김복준 교수 역시 의외로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다. 형사다운 부리부리한 눈빛을 가진 김 교수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직접 수사했던 인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갑자기 범인에 영상편지를 쓰라는 얘기에 공소시효가 지났어도 "내가 꼭 널 잡겠다"고 말해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형사들끼리 쓰는 은어 이야기나, 사실은 충()이라고 가슴에 새긴 문신이 살이 늘어져 중심(中心)이 된 사내의 이야기는 같이 출연한 김새롬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무엇이 이렇게 나오기만 하면 화제의 중심을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단지 그들의 독특한 매력 때문만은 아니다. 프로그램이 그들의 매력을 포착해 증폭시키는 연출이 덧붙여지지 않았다면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예를 들어 새롭게 쿡방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오세득 셰프가 기미작가 대신 음식 맛을 본 작가의 무반응 리액션을 극대화해 '로봇작가'로 이름붙이는 식이다. 이것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교수에 형사에 디자이너, 종이접기 아저씨, 마술사, 요리사 등등.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만들어내는 스타들의 면면은 과거 우리가 봐왔던 방송인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들은 자기만의 직업적 경험들을 방송을 통해 전해주고 있는 것이지만 그것은 이 프로그램만의 독특한 연출로 인해 하나의 캐릭터로 세워지고 있다. 만일 이런 흐름이라면 그 어떤 직업인이 등장해도 흥미진진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누가 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만의 대체불가 스타들. 아마도 이러한 무한한 가능성과 확장성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더키앙

<마리텔> 새 인물들의 활약, 그래도 느껴지는 백종원 빈 자리

 

백종원이 잠정적으로 하차한 후 <마이 리틀 텔레비전>1위 자리를 거머쥔 인물은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이었다. 그는 추억이 방울방울 돋는 어린이 방송에서 익숙했던 종이접기로 2030의 취향을 저격했다. 과거 김영만과 함께 방송을 하기도 했던 신세경의 출연과 뚝딱이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당대를 살았던 세대들에게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 같은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하지만 신세경이 전반전에서 빠져나가고 김영만과 뚝딱이의 만담으로 이어진 후반전 종이접기 방송은 결국 이은결의 마술방송에 1위 자리를 물려주었다. 김영만과의 추억이 즐겁기는 하지만 콘텐츠적으로만 보면 종이접기라는 아이템은 지속적인 재미를 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눈앞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마술의 세계와 그것을 웃음 코드로 전화시키는 이은결 특유의 재치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이미 백종원이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을 때에도 이은결의 마술방송은 거의 유일한 대항마가 될 거라고 판단될 정도로 흥미로웠다. 백종원의 기미작가에 대적하는 초딩작가가 이은결의 마술방송을 통해 등장했고, 이은결 특유의 끼와 연기력은 각종 패러디를 선보이며 이 방송만의 재미요소들을 덧붙였다. 어찌 보면 백종원의 하차 후 이은결의 1위 탈환은 어느 정도 예상되는 그림이었다.

 

백종원의 빈 자리를 채우는 새로운 인물들도 속속 등장했다. 에이핑크 김남주는 의외로 털털한 모습을 보여주며 노래와 춤으로 시선을 잡아끌더니 후반전에 들어서 화술수업 게스트로 출연한 김현아 교수와 함께 그 어떤 개그프로그램보다 더 웃긴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발성 연습을 위해 옆으로 덤블링을 하며 시낭송을 하고, 입으로 독침을 쏘고 피하는 연기를 하면서 김남주와 모르모트 PD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연기와 발성을 위해 몸을 풀어주는 것은 분명 화술수업에 중요한 것들이다. 그러니 교실에서 만일 그 수업을 한다면 자못 진지한 장면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웃음의 무대 위에서 권위 따위는 내려놓은 듯한 깨는동작을 보여주는 당사자가 교수라는 사실은 빵빵 터지는 웃음을 만들어냈다. 그녀가 저 박사 받은 교수예요라고 진지하게 얘기할 때마다 웃음은 더 터질 수밖에 없었다.

 

<복면가왕>의 가면을 만든 인물로 유명한 황재근은 앞치마를 리폼한 옷을 만들어 기미작가에게 입히는 것으로 의외의 웃음을 만들었다. 너무 꽉 끼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는 기미작가가 변명하듯 백종원의 음식을 많이 먹어서 살이 쪘다고 말하는 장면은 그 방송의 백미가 되었다. 여성스런 말투로 내뱉는 의외의 독설은 황재근의 반전 매력을 돋보이게 해주었다.

 

백종원의 독주체제가 깨지고 새로운 인물들이 만드는 새로운 이야기와 재미들이 훨씬 많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백종원의 공백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 현실은 시청률의 추락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그가 하차한 후 <마이 리틀 텔레비전> 시청률은 7.2%로 떨어졌고 그 시청률은 다시 6.0%까지 떨어졌다. 다양한 재미들이 많아졌지만 백종원처럼 묵직한 한 방이 부재하다는 얘기다.

 

일단 보면 빵빵 터질 수밖에 없는 웃음의 강도와 밀도를 보여주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대감을 갖고 채널을 고정시키게 해줄 수 있는 백종원 같은 인물을 찾아내는 일은 인터넷 방송이 아닌 지상파 프로그램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이 프로그램의 숙제가 되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마리텔' 김영만, 조용히 고개 드는 백종원 대항마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확실히 미래의 콘텐츠 지형도를 상당부분 앞당겨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로 순위를 매기지만 그렇다고 그 순위가 프로그램을 수직적인 체계로 만드는 건 아니다. 여러 개의 분할 화면들이 각각의 출연자들을 출연시켜 저마다의 방송 재미를 동시간대에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콘텐츠들은 항상 수평적이다. 거기에는 쿡방도 있고 마술쇼도 있으며 노래방(?)도 있고 종이접기처럼 향수를 건드리는 취향저격의 방도 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백종원은 물론 신드롬이다. 그러니 그를 다른 평민들과 비교대상에 놓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백종원의 분량을 다른 출연자들의 분량보다 월등하게 많이 채워 넣는 꼼수를 쓰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의 분량은 훨씬 줄어든 듯 하고, 대신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과 그들이 보여주는 새로운 방송들에 더 무게중심이 이동한 느낌마저 준다.

 

이은결은 그 첫 출연에 놀라운 밀도의 마술쇼를 보여줬다. 마술쇼가 갖는 그 신기한 스펙터클을 기반으로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이어지고 그 위에 이은결 특유의 유머까지 곁들여지면서 단박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가 기다란 젓가락을 코에 집어넣는 마술을 가르쳐준다며 마술의 기술보다는 연기를 선보인 사실은 우습기도 했지만 동시에 마술의 기본이 바로 그 연기에서 나온다는 걸 알려주는 정보이기도 했다.

 

기미작가와 대적할만한 이은결과 함께 하는 초딩작가의 등장은 이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성공 공식 중 하나로 굳어지고 있는 중이다. 초딩작가는 머리만 뚝 떼낸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머리 돌리기 기술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끌었다. 초딩작가에 이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제작진은 모르모트 PD. 예정화와 커플 스트레칭을 하며 주목됐던 이 PD는 솔지와의 노래방 레슨을 통해 확실한 캐릭터를 세웠다.

 

고음 불가인 모르모트 PD의 배를 솔지가 척척 만지고 또 그녀 또한 자기 배를 허용(?)하며 발성연습을 시키는 모습이나 고음을 지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자세가 의외로 효과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들은 모르모트 PD의 존재감은 물론이고 솔지가 하는 개인방송의 가능성도 엿보게 만들었다. 그간 걸 그룹 아이돌들이 주로 춤을 선보이거나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는 정도였다면 솔지는 확실한 콘텐츠를 들고 온 것. 그녀가 모르모트 PD와 펌핑 대결하는 장면 역시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시청자들의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이제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이 그 백종원 대항마의 대열에 뛰어들었다. 1988KBS <TV유치원 하나 둘 셋>에서 어린 아이들의 시선을 강탈했던 그 인물은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추억과 향수어린 취향을 저격했다. “친구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 하나만으로도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인물. 그는 종이접기라는 자기만의 독특한 콘텐츠와 특유의 소통력에 추억까지 장착한 강력한 인물로 자리했다.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에 대한 주목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가진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그간 지상파라는 틀이 바로 그 보편적이고 넓은 시청층 때문에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인물군들을 인큐베이팅 하는 성격이 짙다. 도대체 아이들 프로그램을 빼놓고 어디서 종이접기 아저씨가 이토록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리틀에 걸맞는 작은 취향들을 슬쩍 끄집어내 보편적 틀로 소구할 수 있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것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향후 우리네 예능계에 파급할 변화의 징후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백종원이라는 예능의 기대주를 끄집어낸 것처럼,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그래서 더 많은 새로운 기대주들이 등장할 수 있는 독특한 무대를 마련해 놓고 있다. 세상은 넓고 숨은 고수들은 넘쳐난다. 다만 지상파가 그 거대한 틀에만 집착하면서 그 고수들을 잘 보여주지 못했을 뿐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그 틀을 작게(리틀)하는 대신 더 다양하게 꾸려 보여주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스타들을 발굴하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은 확실히 갖춰진 셈이다



Posted by 더키앙

<마리텔> 백종원 독주체제가 갖는 이중성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백종원은 연전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5연승을 거머쥐었고, 그것도 늘 전체 출연자들 중 절반 이상의 시청률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독주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백종원의 이러한 승승장구는 초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화제성과 시청률 양면을 모두 견인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던 게 사실이다. 그가 한 레시피는 단박에 인터넷에 화제로 떠올랐고 그가 방송을 통해 보여준 소통의 면면들은 불통의 시대의 판타지처럼 읽히기도 했다. 50대라는 나이와 게임에 빠진 적이 있어 익숙한 인터넷 소통은, 지상파 본방 시청층인 중년들은 물론이고 인터넷 방송이 지상파보다 오히려 더 익숙한 젊은 세대들까지 끌어 모으는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백종원의 독주체제가 점점 길어질수록 <마이 리틀 텔레비전> 제작진의 고민도 깊어진다. 백종원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만 맹활약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tvN <집밥 백선생>8회 만에 7% 시청률을 이끈 괴물 방송인이다. 프로그램의 형식상 <집밥 백선생>은 백종원에 의한, 백종원을 위한, 백종원의 프로그램이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다르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방송을 하는 여러 출연자들이 공존하는 프로그램이고, 형식적으로만 보면 백종원은 그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인터넷 개인방송을 지상파 버전으로 끌어 모은 데도 불구하고 시청률을 8% 정도 내고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백종원 독주체제에 상당 부분 빚지고 있다는 건 아슬아슬한 일이다. 그에 대적할만한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할 시점이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그 가능성을 보인 인물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은 콘텐츠나 소통에 있어서 상당부분 백종원의 대항마가 될 거라 여겨졌던 인물이다. 백종원이 요리라는 콘텐츠를 충청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백주부의 소통법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았다면, 이은결 역시 마술이라는 콘텐츠를 특유의 경망스럽기까지 보이는 다양한 연기와 스토리텔링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음식이든 마술이든 둘 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슬쩍 공개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은결은 백종원의 산을 넘지 못했다. 근접하기라도 했다면 좋았을 텐데 역시나 백종원은 절반 이상의 시청층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마력을 선보였다.

 

백종원 독주체제가 제작진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화제성과 시청률이 상당 부분 프로그램의 다양한 인물군들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백종원 개인에게 집중되는 양상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칫 프로그램의 인기가 아닌 백종원의 인기에 얹어지는 형국이 만들어진다.

 

물론 대체제는 의외로 많을 수 있다. 이미 화제가 되고 있는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의 출연 소식은 그래서 기대감을 한층 높여 놓는다. 지금껏 이 프로그램이 보여준 바에 의하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개인방송 콘셉트의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되고 시선을 잡아끄는 스타군은 기성 연예인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개인기가 좋거나, 입담이 좋고, 이미 톱 연예인이라고 해도 이 방송에 들어오면 어딘지 어색한 느낌이 만들어진다. 그것은 방송 형식이 기존 지상파의 틀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그라는 말은 이 프로그램이 캐스팅에서 고민해야할 경구다. 기성 연예인을 얹어봐야 그다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백종원은 이 프로그램에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주목받는 방송인은 아니었다. 세상은 넓고 인물들은 넘쳐난다. 콘텐츠시대에 인물은 콘텐츠 그 자체다. 그러니 백종원이 그랬듯, 불을 켜고 이 새로운 콘텐츠 형식에 걸 맞는 인물들을 찾아봐야 할 때다. 그것이 백종원 독주체제가 갖는 달콤함을 넘어서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Posted by 더키앙

소통과 참여의 용광로, <마리텔>의 인기 비결

 

기미작가에 이어 이젠 초딩작가다? ‘초딩작가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야유회 버전 방송 대결에서 새롭게 참여한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미녀 도우미로 쓴 막내작가의 캐릭터다. 이은결이 키가 초딩이라고 소개한 이 막내작가는 억지로 끌려나와 목을 몸과 분리된 것처럼 빙빙 돌리는 모습을 보여줘 보는 이들을 폭소케 만들었다. 단 몇 초의 등장일 뿐이었지만 그 존재감은 여느 출연자 못지않은 반응으로 이어졌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이런 반응은 이미 백종원 셰프의 음식을 맛보는 인물로 등장했던 기미작가에게서도 발견됐던 일이다. 음식을 맛보고 그 놀라운 맛에 동공이 커지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그 특유의 동작은 프로그램의 과장된 편집을 통해 캐릭터화 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날 야유회 버전 방송에서 백종원은 기미작가가 광고제의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했다.

 

기미작가와 초딩작가. 이밖에도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는 극한직업 PD’로 불리는 PD의 존재감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예정화 코치와 기묘한 커플 요가 자세를 선보이고, 안 되는 굳은 몸을 억지로 펴는 고통을 감수하는 이 PD극한직접 PD’라는 캐릭터로 자리했다. 다시 돌아온 예정화 코치가 이 PD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그래서 그 날 방송에서는 또 어떤 고통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분명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주인공들은 아니다. 단 몇 초 등장해 잠깐 맛을 보거나 보조를 해주는 역할을 할뿐이다. 그런데 왜 이토록 이들의 존재감은 웬만한 게스트들보다 더 주목받을까. 바로 여기에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것은 이 프로그램이 소통과 참여라는 보이지 않는 두 축의 힘이 열광의 진원지로 자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반응과 그 리액션이 가장 중요한 방송이다. 백종원이나 이은결, 예정화 같은 메인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방송 콘텐츠가 반이라면 그 콘텐츠를 보는 네티즌들의 리액션이 나머지 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짧은 한 줄로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댓글은 기발하기 이를 데 없고 때로는 출연자들의 콘텐츠보다 더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예정화 코치가 아이유의 좋은 날을 키를 낮춰 부르자 흐린 날’, ‘경상도 민요’, ‘고막아 미안해같은 댓글들이 따라붙는다. 워낙 노래를 못하자 카메라맨이 투입되고 현란한 카메라 워크가 보여지자 붙는 카메라맨 재능낭비, ‘고막에 근육생김’, ‘첫 운동 고막 강화운동같은 댓글들은 방송 장면 위에 덧붙여지며 입체적인 웃음을 만들어낸다.

 

야유회에 어울리는 음식을 물어보는 백종원에게 캠핑엔 역시 남의 살이라는 댓글이 붙고, 설탕을 많이 넣는다는 지적에 대해 백종원이 자가 붙은 건 다 설탕으로 만든 것이라는 걸 설명하며, “매실에 넣으면 매실청. 포도에 녹이면 포도청(?)”이라고 하자 붙는 마음에 녹이면 심청...’이라는 댓글은 이 프로그램에서 댓글이 가진 웃음의 지분이 얼마나 큰 가를 잘 보여준다.

 

결국 댓글이 이렇게 방송 출연자들과 어우러지는 그 소통과 참여의 현장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가진 진짜 힘이다. 방송은 출연자들만이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이제는 방송인들과 그걸 보는 시청자들이 함께 만들어간다는 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방송 화면을 통해 보여준다.

 

이 관점으로 보면 왜 기미작가나 초딩작가 그리고 극한직업 PD가 그렇게 짧은 순간 등장하고도 강렬한 존재감을 만드는 지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사실상 저 일반인들의 댓글 참여와 비슷한 차원으로 방송에 들어가는 것이다. 기미작가는 댓글의 리액션 같은 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인물이고, 초딩작가는 댓글이 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그대로 해주는 인물이다. 또 극한직업 PD는 네티즌들이 가진 로망(?)과 따라잡기 힘든 고통을 동시에 대변해 보여준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작게 시작한 듯 보여도 그 파괴력이 커진 것은 이처럼 출연자와 제작진의 소소한 접근처럼 보이는 작은 창들이 저 무한하게 열려진 소통과 참여의 장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프로그램을 키우는 건 규모 그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건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성공은 그걸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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