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억지 사이다보다 현실 공감 택한 검사드라마

 

학교폭력에 자식이 휘말렸다. 그런데 그 부모가 검사다. 과연 그 검사는 자식을 위해 아는 연줄의 힘을 쓸까. 대부분의 검사가 등장하는 드라마에서라면 그 부모는 자식을 위한답시고 할 수 있는 모든 연줄을 다 동원해서라도 그 사건을 무마하려 했을 게다. 하지만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은 다르다.

 

이선웅 검사(이선균)는 자식이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된 사건에 자신의 힘을 쓰지 않는다. 조민호 부장(이성재)과 홍종학(김광규) 수석검사가 관할서에 연줄이 있다며 도와주겠다 했지만 그 도움을 받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한 경찰서에서 직업을 묻는 경찰관에게 이선웅은 검사가 아닌 “회사원”이라고 말한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일선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해 지울 수 없는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을 봤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은 쉽게 사죄하고 용서를 이야기하지만 피해자는 결코 그걸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이선웅은 보게 된다. 그러니 자식의 잘못을 덮기보다는 그 잘못이 얼마나 피해자들에게 상처가 됐는지를 아이가 알기를 바란다. 그는 아이에게 경찰서에 들어가기 전 이렇게 말한다. “쉽지 않겠지만 아빤 지훈이가 뭘 잘못한 건지 그리고 그 친구한테 어떻게 해야 했었는지 깨달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꼭 그 친구 입장에서 생각했으면 좋겠고.”

 

<검사내전>은 자식문제나 육아문제 같은 현실문제들에 있어서 검사도 예외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워킹맘 오윤진(이상희)이 육아에 일에 치여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상황은 여성이어서 감당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차별적 구조를 드러낸다. 점심시간에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남자들의 농담이 가진 성차별적 인식은 검사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그가 맡은 성폭력 사건이 무죄 판결나자 심지어 같은 여성인 차명주(정려원) 또한 차별적인 발언을 한다. “애 키우면서 공판검사 하는 거 힘들면 하기 힘들다고 하세요. 내가 감안하고 볼 테니까.”

 

이선웅이 맡은 사내 성폭력 사건 또한 여성을 바라보는 차별적 시선을 드러낸다. 우연히 복도에서 부딪칠 때 스킨십이 있었다는 이유로 홍종학(김광규)이 마치 피해자를 ‘꽃뱀’보듯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완전히 달랐다. 뒤늦게 취직해 성공하고 싶었고 그래서 남자들의 커뮤니티에 들어가기 위해 담배도 배우고 함께 술도 마셨지만 그러면서 남자들이 조금씩 선을 넘기 시작했다는 것. 피해자의 진술은 우리네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천장을 뚫어야 하는 여성들이 겪는 적나라한 현실을 드러낸다.

 

<검사내전>에는 엄청난 연쇄살인이나 납치사건 같은 사건들이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런 사건들도 적지 않겠지만 이 드라마가 짚어내는 건 그런 사건들만큼 우리네 일상에 닿아있는 학교폭력이나 성폭력 같은 사건들이 결코 작은 사건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건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슬며시 들어와 우리네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중대한 일들일 테니 말이다.

 

<검사내전>은 이런 사건들을 검사들이 다루는 저 바깥의 일로 치부하지 않고 그들 역시 겪는 사건으로 그려낸다. 법을 집행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 똑같은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때론 흔들리면서도 지켜야할 것들을 지키려 애쓴다는 것.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정당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드라마다. 억지 사이다보다는 현실 공감을 택한 검사 드라마라고나 할까. <검사내전>이라는 작품의 가치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사진:JTBC)

검사판 ‘삼시세끼’?, ‘검사내전’의 소소함이 더 끌리는 건

 

이건 검사판 <삼시세끼>를 보는 듯하다. 검사라고 하면 드라마에서 지나치게 극화된 면이 있다. ‘정의’와 ‘적폐청산’이 시대의 소명이 되어버린 요즘, 드라마에 등장하는 검사들은 양극단으로 나뉜다. 정치와 결탁해 비리를 저지르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적폐 검사거나, 세상의 부정과 범죄에 맞서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사이다 검사거나. 하지만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에서 그런 검사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어깨에 힘을 쭉 빼놓는다. 어느 섬의 군사지역에 들어가 여유롭게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선웅(이선균)과 김인주 지청장(정재성).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를 읊조리는 이선웅에게 김인주는 말한다. “낚싯대만 보고 있기에는 아까운 날이지요. 우리도 돌도 보고 물도 보고 또 달도 봅시다.” 검사가 등장하는 드라마의 첫 장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한가롭고 평화로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김인주 지청장의 말은 <검사내전>이 앞으로 어떤 검사들의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암시한다. 낚싯대가 상징하는 누굴 잡을 것인가 잡힐 것인가 같은 치고받는 권력과의 치열한 싸움이 아니라, 돌, 물, 달이 뜻하는 우리의 주변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들여다보겠다는 것. 이건 여기 등장하는 검사들이나 검찰총장조차 ‘깜박 잊고’ 찾는 걸 잊어버릴 정도로 남해안 구석에 자리한 진영지청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갑자기 등장한 경찰들에 의해 군사지역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들이 붙잡히게 될 위기에 처하자 지청장이 과감하게 물로 뛰어들어 몇 킬로나 되는 거리를 수영해 뭍으로 빠져나오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인물들이 무엇에 목숨을 거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건 출세도 아니고, 굉장한 정의감도 아니다. 그저 ‘쪽팔림’을 면하기 위한 사투일 뿐.

 

그리고 진영지청 형사2부의 검사들의 면면이 이선웅의 목소리로 소개된다. 돌싱남 조민호 부장검사(이성재)는 젊어지려 안간힘을 쓰고, 한 때 조폭도 때려잡던 오윤진 검사(이상희)는 이제 조폭보다 무서운 육아와 사투를 벌이는 열혈 워킹맘이다. 복권에 집착하는 홍종학(김광규) 수석검사나 SNS에 사진을 올리는 일에 집착하는 ‘요즘애들’ 막내 김정우(전성우). 어느 누구 하나 우리가 봐왔던 검사 드라마에 어울리는 인물들은 없다.

 

이들이 맡게 되는 사건도 너무나 일상적인 사건이다. 첫 케이스로 등장한 ‘200만 원 굿 값 사기사건’은 무속인이 굿값만 받고 굿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소된 사건이지만, 기가 막히게 맞추는 점 때문에 형사2부 사람들은 무속인을 점점 신뢰하게 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늘 힘을 빼고 있어 무슨 능력이 있을까 싶던 이선웅은 의외로 사건에서는 예리한 면을 보여준다.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재조사를 통해 무속인이 자신이 맞췄던 갖가지 사건사고들이 그의 자작극이었다는 걸 밝혀낸 것.

 

TV 뉴스에서는 2,000억 원이 오가는 비리를 캐는 검사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이 처리하는 일들은 200만 원짜리 사기극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TV 속에 등장하는 2,000억 원짜리 사건보다 이들이 맞닥뜨리는 200만 원짜리 사건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건 왜일까.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2,000억 원이 저들의 이야기라면 200만 원은 우리들의 이야기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한 때 예능 프로그램들은 한껏 어깨에 힘이 들어가 출연자들을 가만 놔두지 않고 이런 저런 미션 속에 연달아 빠뜨리곤 했다. 그러다 갑자기 <삼시세끼> 같은 하는 것보다는 안 하는 예능이 등장했지만 대중들은 의외로 거기에 빠져들었다. 이유는 저 치열한 세계가 주는 피로감이 컸고 나아가 너무 남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비현실감 때문이었다. 차라리 소소해도 현실감이 느껴지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훨씬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검사내전>은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검사 소재의 장르물의 정반대로 방향을 잡고 있다. 한껏 어깨에 들어가 있던 힘을 빼고 거대한 악과 싸우는 검사가 아니라 작아도 서민들에게는 더 치열한 현실일 수 있는 생활밀착형 사건들과 싸우는 검사. 물론 대단한 정의감보다는 그들 역시 일상인으로서 때론 작은 범법 행위들을 저지르지만 그래도 하는 일에 있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검사들의 이야기. 이러니 그 소소한 이야기에 더더욱 끌릴 수밖에.(사진:JTBC)

 

‘벌새’, 이 작은 영화가 세계를 쏜 까닭

 

벌새는 현존하는 새 중 가장 작은 새들로 가장 작은 건 몸길이가 5cm에 몸무게는 2.8g에 불과하다고 한다. 가만히 보면 마치 헬리콥터처럼 정지해 서 있는 것처럼도 보이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이 가능한 건 엄청난 속도의 날갯짓 때문이다. 빠른 벌새는 초당 55회의 날갯짓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영화 <벌새>에는 벌새가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제목을 단 건 아무래도 여기 등장하는 14살 중학생 은희(박지후)라는 인물과 그 인물을 들여다보는 카메라가 마치 벌새와 그 벌새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선을 닮아 있기 때문일 게다. 아주 작은 존재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날갯짓을 하며 세계와 대결하고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그런 위대한 존재.

 

<벌새>가 다루는 이야기의 시공간은 1994년 대치동이다. 이 영화에서 이 시공간이 중요한 건, 그 시점에 벌어진 성수대교 붕괴 같은 거대한 사건과 은희가 대치동 아파트에서 당대의 가부장적 집안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그 일상이 중요한 사건으로 다뤄지기 때문이다.

 

그 일상은 사실 영화가 주로 다루는 극적인 사건 같은 것들을 끌어오지는 않는다. 방앗간을 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때론 지나치게 권위적인 남편과 맞서기도 하지만 결국은 순종적인 어머니, 동생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는 오빠와 그런 집안에서 탈출하듯 부모가 원하는 반대방향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언니.

 

어찌 보면 당대의 여느 집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 집안 풍경들은 그러나 은희라는 섬세한 인물의 시선으로 아주 자세히 천천히 들여다보자 무수한 감정들을 품어낸다. 관심 밖으로 밀려난 은희가 남자아이와 연애를 하고 유일한 친구인 지숙과 때론 탈선을 하기도 하며 자신을 따르는 여자 후배와도 연애 감정을 갖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자잘하게 보여진다.

 

그 평이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 사건이랄 수 있는 건 힘겨워 하는 은희가 자신을 이해해주고 지지해주는 유일한 어른 영지 선생님(김새벽)을 만난 일이다. 마음을 다치고 찾아온 은희에게 항상 따뜻한 차를 대접해주며 “누가 널 때리면 어떻게든 맞서 싸워”라고 말해준 인물. 영지라는 인물의 존재는 이 평이해 보이는 일상과 대비되면서 그것이 평범하지 않은 폭력적인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준다.

 

디테일이 클리셰를 극복하게 해준다는 건 영화를 안다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이야기다. <벌새>는 평이한 일상들에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좀 더 오래도록 들여다봄으로써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것 같은 인물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감정 같은 것들을 찾아내게 해준다. 그건 마치 멈춰서 있는 것 같지만 무수한 날갯짓에 의해 버텨지고 있는 것들이라는 걸 카메라의 ‘오래 들여다보는’ 시선이 보여준다.

 

이 부분은 <벌새>라는 작은 영화가 외국 영화제에서 20여개가 넘는 상을 받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한 사람의 작은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기 하나의 세계가 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 세계는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세상에게 잔잔하지만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는 사건일 수 있다는 걸 영화는 은희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준다.

 

그래서 1994년의 성수대교 붕괴 같은 사건 또한 당대의 가족과 사회의 공기로 자리 잡던 가부장적 세계관이 만들어낸 결과처럼 여겨지게 된다. 그 거대한 사건이 사실은 우리의 이런 작은 날갯짓들이 전하는 항변과 버텨냄을 무시함으로써 생겨난 비극이라는 것.

 

요즘처럼 현란하고 빠른 속도감의 영상들이 마치 콘텐츠의 금과옥조처럼 되어 있는 시대에 <벌새>는 그래서 정반대로 가는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수하고 너무나 느려 심지어 정지된 영상이 아닐까 여겨지기도 하는 장면들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는 재미가 의외로 쏠쏠하다는 걸 이 영화는 보여준다. 여백이 많은 만큼, 그 영상을 통해 저마다의 추억과 생각들이 더해지면서 더더욱 풍부해지는 영화. 역주행하며 10만 돌파를 눈앞에 둔 <벌새>의 작은 날갯짓이 의외로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다.(사진:영화'벌새')

‘유퀴즈’, 보통사람들이 원하는 건 그저 평범한 일상인데

 

“해방되던 날은 동네사람들이 다 나와서 춤추고 그랬어요..” 어느덧 1주년이 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신당동에서 만난 오갑수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연세가 무려 90세였지만 정정한 모습에 귀엽기까지 한 미소를 던지며 “수박이라도 갖고 올까?” 할 정도로 따뜻함이 묻어나는 어르신. 같이 앉아 있는 장남 69세 임공혁씨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며 “결혼하고 지금까지 40년 동안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고 했다. 정작 시어머니는 방값을 마련해 분가하라 했지만 며느리가 같이 산다 했다고 한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지만 부모 자식 그리고 며느리 사이에도 끈끈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유재석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할머니는 자식 자랑하기에 바빴다. 특히 미국 사는 둘째 아들이 용돈을 붙인 이야기나 또 오라고 연락이 왔다는 이야기를 질문과 달리 엉뚱하게 계속 얘기하셨다. 얼마나 자랑스러우면 그럴까. 하지만 할머니는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장남에 대한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놓으셨다. 무일푼으로 분가를 나와 학교 보낼 형편도 안돼 첫째를 제대로 공부시키지 못했다는 것. 둘째는 대학에 유학까지 보내고 미국에 살고 있지만.

 

그게 항상 마음이 아프다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아들은 애써 고개를 숙이며 겸연쩍어 하셨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시대의 흐름인데...”라며 오히려 “그건 내 복이에요. 내 복”이라고 말씀하셨다. 그것 때문에 “섭섭하거나 서운해 한 적 없다”며 “어려서부터 일을 해서 살아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했다.

 

휴일도 없이 일한다는 미용실 원장님은 13년 전에 큰 수술을 받았고 그 때 이웃분들이 많이 도움을 주셨다고 했다. 수술 이후로 단 한 번도 휴가를 못 갔다는 원장님은 아들이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어 일을 해야 한다며,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꺼내놓았다. 수술 당시 챙겨주지 못해 돌아왔을 때보니 초등학생 아들의 얼굴이 제대로 못 챙겨먹어 버짐이 막 폈었다며 그게 잊히지 않는다고 하셨다.

 

엄마가 쉬지도 않고 일하는 걸 안쓰럽게 여기는 아들도 아르바이트를 하려 한다고 했지만 엄마는 그것도 가슴이 아리다고 했다. 대신 아들이 밖에 나가서 즐겁게 지내고 왔다고 할 때가 가장 좋다고 했다. 아들을 자신의 심장이라고까지 표현한 원장님에게 아들은 진짜 ‘보물’이었다. 유재석과 조세호는 그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그 어떤 토크쇼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몰입감. 이러니 퀴즈를 맞춰 100만원을 탄 원장님에게 내 일처럼 즐거워질 수밖에.

 

퇴근길에 유재석과 조세호를 만나게 되어 자리를 하게 된 류근오씨는 대표로 있다가 은퇴해 지금은 가끔 자문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대표 시절에는 주로 사무실에서 일하고 현장에 나가도 차로 이동을 했었지만 이제 시장조사를 위해 직접 돌아다닌다는 류근오씨는 더운 날씨에 땀을 너무 흘려 쉰내가 난다는 이야기가 남이야기가 아니라고 했다.

 

올라갔으면 내려오기 마련이라며 퇴근 후 휴가 나온 아들과 시원한 소맥 한 잔을 할 거라며 환하게 웃는 류근오씨는 하지만 지금도 체력이 되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털어놨다. 어찌 보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고, 그 일상 또한 소중하다는 걸 체감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아직도 일할 수 있다는 마음 또한 공감 가는 부분이었다. 그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할 때 은퇴를 맞게 돼서 다행”이라고 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보다보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분들 한 분 한 분에게서 배울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공부를 많이 해서가 아니라, 지식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 분들이 선택해서 살아온 삶의 무게감이 그대로 느껴져서다. 게다가 이 분들이 그렇게 걸어온 길이 대단한 걸 원해서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싶었을 뿐이라는 이야기는 우리를 먹먹하게 만든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그 평범함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길에서 우연히 만난 분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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