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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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의 부활? 옛사랑에 빠져드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7. 22. 08:18
'제빵왕 김탁구'의 탁구, '자이언트'의 강모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80년대를 풍미한 이현세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에 등장하는 까치의 이 대사는 당대의 대중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회의 소외된 인물들이 지옥훈련을 통해 강자로 재탄생하지만, 결국 엄지에 대한 절대적 사랑 앞에 승리마저 포기하는 까치. 그 사랑에는 당대 사회분위기가 잘 녹아있다. 사회적인 문제와 직접적으로 부딪치기보다는 개인적인 차원으로 회귀하는 깊은 감상주의가 바탕에 깔려있지만, 거기에는 사랑을 위해서는 뭐든 해내는 강한 남성에 대한 열망이 담겨져 있다. 30년이 지났지만 지금 안방극장에는 이 까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가진 것 없는 이들은 모든 것을 가진 이 시대의 마동탁들과 대결을 벌이며 그 지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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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역전성시대, 그 눈빛이 달라졌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7. 21. 08:25
최근 드라마에서 아역들이 각광받는 이유 정말 저게 아역의 연기일까? 달라진 눈빛을 보면 영락없는 역할에 빙의된 성인연기자의 그것. 최근 들어 드라마를 볼 때마다 드는 놀라움이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의 김유정. 사실 그녀가 맡은 역할은 쉬운 게 아니다. 반인반수인데다, 사람을 사랑하는 상황은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내야 한다. 성인들도 힘들다는 구미호 역할과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연이라는 캐릭터의 역할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오히려 '구미호 여우누이뎐'에서는 구미호보다도 연이라는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느낌마저 든다. 아무리 드라마라도 지나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연이와 정규(이민호) 도령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들은 구미호(한은정)와 윤두수(장현성)의 멜로와 거의 병렬적인 힘을 만들어냈다. 초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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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의 급상승, 그 이유와 과제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7. 20. 08:13
'자이언트' 일으킨 가족애, 그 가능성과 한계 '자이언트'의 시청률은 최근 몇 회 동안 갑자기 올랐다. 10% 언저리에 머물던 시청률은 18%대까지 올랐고, 현재는 16%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대작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자이언트'의 초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유는? 국책성 드라마라는 오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이런 오해는 눈 녹듯 풀렸다. 복마전을 방불케 하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사건들의 연속은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하게 흘러갔다. 강남땅을 두고 벌이는 치열한 각축전은 사극의 전투를 연상케 할 정도. 하지만 국책성 드라마라는 오해가 풀리고, 숨 가쁘게 돌아가는 사건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정체상태였다. 이런 멈춰선 '자이언트'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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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서 전쟁까지... 이게 다 가족 때문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7. 13. 07:12
드라마 속 가족애, 집착인가, 보편적 정서인가 "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너희들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내 맘이나 니들 맘이나 다 같을 테니까. 근데 저 산을 넘어야 고향으로 돌아갈 수가 있다. 너희들도 알잖아. 여기서 목숨이나 부지하면서 벌벌 떨고 있어야 보고 싶은 가족, 만나고 싶은 사람 못 만난다는 거. 난 만나고 싶다. 보고 싶다. 그래서 가는 거다." '로드 넘버 원'에서 이장우(소지섭)가 고지 점령을 위한 자원 특공대를 조직하는 이유는 적을 섬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는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그 곳으로 돌아가야 보고 싶은 가족,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60년 전 한국전쟁이라는 소재가 2010년 시청자를 만나는 지점이다. 거기에는 그 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