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게 없는 수목극에서 드러난 지상파 드라마의 고질적 문제들

볼게 없다. 제 아무리 퐁당퐁당 연휴라고는 하지만 현 지상파의 수목드라마들에 대한 관심은 바닥이다. 시청률부터가 그렇다.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KBS <추리의 여왕>은 조금씩 추락하며 9%에 머물렀고, 같은 날 종영한 SBS <사임당, 빛의 일기>와 MBC <자체발광 오피스>는 각각 8.2% 그리고 7%로 고만고만한 수치로 끝을 맺었다. 사실 이 정도 수치면 순위를 말하기가 무색해진다. 두 자릿수 시청률도 못 내고 있고, 화제성도 뚝 떨어졌으니.

'사임당, 빛의 일기(사진출처:SBS)'

시청자들은 제발 tvN이나 OCN 같은 채널의 드라마들에서 배우라고 말한다. 지상파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현재의 수목극에서 누구 할 것 없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그나마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추리의 여왕>은 물론 일상 소재의 추리극이라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건은 등장하지 않고 너무 서설이 긴데다 인물들의 장황한 신변잡기들만 늘어놓고 있어 심지어 드라마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그 의도가 흐려질 정도다. 

9회는 팬티 도둑이 강도로 돌변하여 살인을 저지르는 마지막 장면이 갑자기 튀어나오기 전까지는 사실 설옥(최강희)과 완승(권상우)의 이야기는 굳이 드라마에서 다뤄져야할까 싶을 정도로 소소한 것들이었다. 물론 그런 일상의 이야기와 거기서 드러나는 아줌마 셜록, 설옥의 면면들이 초반만 해도 재미를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설명은 어느 정도가 아닐까. 이제 10회를 넘어선 상황이면 본격적으로 사건전개를 해나가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여야 하는 게 정상이다. 이 작품은 16부작으로 이제 겨우 6부를 남기고 있을 뿐이 아닌가. 시청자들이 OCN의 <터널> 같은 밀도 있는 작품과 이 드라마를 비교하는 이유다.

종영한 <사임당, 빛의 일기>는 역시 기획 단계부터 현재와 과거를 엮는 그 구성이 만들어낸 한계점을 마지막까지 지우기 힘들었다. 결국 현재 이야기를 상당부분 덜어내고 과거의 사임당 이야기를 중심으로 재편집하면서 후반에는 내보낼 분량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애초 30부작에서 28부작으로 축소했지만 28회의 분량을 보면 전반부는 사실상 과거 영상들을 짜깁기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결말도 갑작스럽게 개과천선한 갤러리선의 관장(김미경)이 기자회견으로 진실을 밝히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점도 너무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결국 이영애의 복귀작이었지만 실패작으로 남았다. 200억이 넘는 투자가 된 작품이고, 100% 사전 제작되었지만 완성도도 담보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도대체 사임당이라는 인물을 왜 주인공으로 세웠는가가 무색한 이야기 전개는, 역사왜곡의 차원을 차치하고라도 문제를 남겼다. 결국 양류지소라는 고려지를 만드는 과정이 드라마의 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그것이 사임당이라는 실존인물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도 알 수 없었고, 애초 워킹맘으로서 혁신적인 여성상을 그리겠다던 포부는 현모양처의 보수적 이미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날 종영한 <자체발광 오피스> 역시 지상파 드라마에서 항상 문제로 제기되던 용두사미로 끝을 맺었다. 이 드라마가 애초의 흐름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고 그저그런 드라마로 전락하게 된 시발점은 서현(김동욱)이라는 회장 아들의 갑작스런 흑화에서부터였다. 서현이 본부장으로 하우라인에 들어와 인사권을 쥐고 ‘농단’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뻔해졌다. 서현으로 인해 고질적인 회사의 라인문화가 전면에 등장하고, 이러한 악역을 통해 은호원(고아성)과 서우진(하석진) 캐릭터를 세우려 한 것.

결국 은호원과 서우진은 이러한 핍박에 맞서 싸우는 인물로 서게 되고 또 두 사람은 멜로관계로 얽히는 연인이 되었지만 서현이라는 캐릭터가 그렇게 갑자기 변화한 것에 대해서 드라마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억지로 악을 세워 선을 구축하려는 드라마의 방식은 너무 단선적이라 그다지 감흥을 주기가 쉽지 않았다. 애초 여성판 <미생>이라던 이 드라마는 그래서 오히려 <미생>을 통해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수목극은 사실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이나 다를 바 없다. 다른 시간대보다 이 시간대의 드라마가 가장 트렌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의 수목극들을 보면 지상파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들만 가득 채워진 느낌이다. 이러니 케이블 드라마로부터 배우라는 이야기가 나올 밖에.

'사임당', 교훈적 대사들 듣기 불편한 까닭

KBS <김과장>이 떠난 자리 수목드라마들 성적표는 고만고만해졌다. 새로 들어선 KBS <추리의 여왕>이 첫 회 11.2%(닐슨 코리아)로 좋은 시작을 알리는 듯 했으나 2회에 9.5%로 추락하면서 9.6%를 기록한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계속해서 2위 자리에 머물러 있던 <사임당>이 겨우 1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그리 좋지 못하다. 

'사임당, 빛의 일기(사진출처:SBS)'

이런 반응이 나오게 된 건 <사임당>의 1위 탈환이 자체적인 성취라기보다는 타 방송사 드라마들의 부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청률이라는 지표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얘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사임당>은 방송 이래 끊임없이 완성도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왔고, 그것은 타당한 문제제기들이었다. 

이것은 사임당이라는 인물을 이 드라마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물론 제작발표회에서는 조선시대의 워킹맘으로서 예술인 사임당의 면면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이야기했지만 실제 드라마 속 사임당(이영애)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현모양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난 게 없다. 예술인으로서의 사임당 이야기는 20부를 넘어서면서 비로소 조금씩 보여졌을 뿐이다. 전체 30부작에서 전반 20부의 내용은 엉뚱하게도 사임당이 고려지를 재현해내는 그 과정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니 좀 더 시대를 앞서간 여성으로서의 사임당의 이야기는 잘 보이지 않았다. 대신 율곡을 키워내는 ‘현모’이자, 심지어 외도로 딴 살림을 차린 남편에게조차 그 마음을 헤아리려 하는 ‘양처’로서의 보수적인 여성상의 이미지를 반복했을 뿐이다. 물론 고려지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유민들을 모아 만든 양류지소라는 공간의 이야기는 혁신적인 소재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안에서 사임당은 여전히 아씨 마님의 우아한 이미지에 박제되어 있다는 걸 부정하긴 어렵다. 

<사임당>이 보수적인 드라마라는 걸 가장 잘 드러내는 건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사임당의 캐릭터가 가진 교조적인 모습이다. 사임당의 대사들은 “-하느니라”라는 식의 교훈조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녀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남편을 가르치고 무지한 백성들을 가르친다. 물론 그것은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를 위한 노력이지만 그 태도 속에는 지극히 어르신의 목소리가 담겨져 있는 느낌이다. 현재의 시청자들에게 이런 교조적인 캐릭터의 교훈조 대사는 거북하게 들리는 게 사실이다. 이런 태도들은 사임당이 어진화사가 된다는 파격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혁신적 인물로 바라보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다.

지금까지 방영된 드라마의 내용들을 보면 사임당은 애초부터 어떤 새로운 여성상을 제안할 수 있는 그런 혁신성을 담지 못했던 캐릭터였다. 그나마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설정을 본래 갖고 있었지만, <사임당>은 일찌감치 현대극을 버리고 대신 사극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선택은 이 드라마가 그나마 9%에서 10% 사이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었다. 충성도 높은 보수적 시청층을 확보함으로써 <김과장>이 펄펄 날 때도, 또 새롭게 <자체발광 오피스>와 <추리의 여왕>이 들어설 때도 변함없이 그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극을 상당 부분 들어내고 사극으로 나머지 부분을 채워 넣는 편집과정에서 드라마는 너무나 평이하고 단조로워졌다. 그 평이함이 편안함으로 느껴지는 시청층도 있겠지만, 보수적 시청층이 아니라면 그 평이함은 지루함이 되지 않았을까. 어쩌다 상황 논리에 의해 시청률 1위를 기록했지만 <사임당>에 대한 평가는 영 좋지 않은 이유는 드라마가 애초에 추구한다고 했던 새로운 여성상으로서의 사임당이 좀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 여주인공을 보는 관점, 무엇이 달라졌나

<대장금> 시절 이영애는 단연 당대 최고의 여배우의 위치를 구가했다. 동남아는 물론이고 중동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펼친 <대장금>으로 인해 확고한 스타덤을 구축한 이영애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연기력으로도 우뚝 섰으며 ‘산소 같은 여자’라는 문구로 기억될 정도로 광고 모델로서도 최고의 위치를 구가했다. 

'자체발광 오피스(사진출처:MBC)'

하지만 SBS <사임당, 빛의 일기>로 돌아온 이영애는 여러모로 옛 영광의 흔적들을 발견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드라마가 가진 완성도 미숙과 사임당이라는 역사적 인물이 현재적 관점에서 그만큼 매력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점 등은 이를 연기하는 이영애에게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영애는 안정적인 연기를 보이고는 있지만 그만한 과거의 명성에 비추어 두각을 나타낼 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역시 오랜 만에 드라마 KBS <완벽한 아내>로 복귀한 고소영에게서도 똑같이 느껴진다. <완벽한 아내>는 꽤 완성도가 높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인 심재복을 연기하는 고소영보다 오히려 그 대립구도를 이루는 이은희 역할의 조여정이 더 눈에 띈다. 그건 아무래도 이 작품의 힘이 이은희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에게서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심재복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캐릭터의 문제가 크지만 역시 연기의 문제도 피해가기는 어렵다. 

이영애는 1990년부터 활동해 현재 27년째 연기자 생활을 하고 있고, 고소영 역시 1992년부터 시작했으니 25년차 연기자다. 사실 이 정도의 연배라면 주연급보다는 주연의 존재감을 살려주는 주변인물을 연기하는 게 어울릴 법 하지만 시간을 거꾸로 돌린 듯한 여전한 외모는 이들이 지금도 주연을 맡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주연 여배우에게 외모의 중요성이 강조되던 시대에서 우리는 이제 꽤 멀리 와 있다. 출중한 외모보다 중요한 것이 드라마 배역에 시청자들을 몰입시키는 연기라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일이 되었다. 

이영애와 고소영 시절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이 하나 같이 현실감 없는 외모를 보여줬던 것과 달리 지금의 여주인공들은 훨씬 더 공감 갈 만한 외모의 소유자들로 바뀌었다. 평범해 보이지만 친근한 이미지가 훨씬 대중들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 나란히 수목드라마에 들어와 있는 MBC <자체발광 오피스>의 고아성과 KBS <추리의 여왕>의 최강희 같은 여배우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굉장한 외모로 주목을 끌기 보다는 친근한 외모가 오히려 만들어내는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자체발광 오피스>의 고아성을 보면 실로 이 작고 어린 여배우가 가진 잠재력에 놀라게 된다. 그녀는 이 드라마가 가진 코미디적 설정을 통한 웃음은 물론이고, 그 이면에 깔린 청춘들의 아픈 정서를 동시에 풀어내고 있다. 게다가 직장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오피스물의 엉뚱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면서도 동시에 판타지를 자극하는 멜로에도 능수능란하다. 고아성이라는 배우가 향후 얼마나 대성할지 기대할 수밖에 없는 자질이 아닐 수 없다. 

<추리의 여왕>의 최강희는 이미 독특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한 여배우로 자리하고 있다. 그녀는 발랄함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현실적 정서까지 끌어내는 배우다. 어찌 보면 평범한 얼굴이지만 그녀가 가진 독특한 매력은 멜로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외모 그 자체가 아니라 그녀 자신이 가진 개성을 연기의 영역으로 잘 살려낸 배우가 바로 최강희다. 

확실히 드라마의 여주인공에 대한 관점이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물론 여전히 이영애와 고소영에 대한 향수를 가진 시청자들이 있지만, 그보다는 고아성이나 최강희 같은 지금의 세대에 소구하는 여주인공들이 더 주목받고 있다. 이것은 또한 연기자를 훨씬 더 직능적으로 바라보게 된 지금의 시청자들의 시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인다.

‘자체발광 오피스’, 당신은 어떤 회사를 원합니까

“회사란 게 꼭 자식 같습디다. 작은 것을 키울 땐 내 것 같지만 크고 나면 내게 아니에요. 직원들 거고 우리 제품 찾는 소비자 거고.”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허구동 과장(김병춘)이 주선해 서우진(하석진)이 만난 하우라인의 회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회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건 이 드라마가 진짜로 하려던 이야기일 것이다. 

'자체발광 오피스(사진출처:MBC)'

사실 <자체발광 오피스>가 지금껏 포커스를 맞춰 온 건 은호원(고아성)을 중심으로 한 인턴들의 이야기였다. 당연히 청년 실업에 대한 갈증들이 첨예하게 담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어쨌든 하우라인이라는 회사에 들어와 한 솥밥을 먹기 시작한 이들이 처한 새로운 문제는 회사 자체의 시스템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결국 그것이 청년 실업의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저는 뭐 누구 라인 이런 거 되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저한테 하우라인은 사주의 전횡 없는 좋은 회사란 이미지가 있고 제가 일한 만큼 인정받고 제 동료직원들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상식적인 직장이길 바랄 뿐입니다.” 회장이 회사를 “자식 같다”고 표현하자 서우진은 “상식적인 직장”을 이야기한다. 그렇다. 언제 직원들이 회사에 대단한 것을 바랐던가. 적어도 상식이 지켜지는 회사를 바랐던 것이 아니었던가. 

회장을 만나고 온 서우진에게 허구동 과장은 자신이 그를 회장과 만나게 한 이유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허구동 과장은 옛날 직장생활의 이야기를 꺼낸다. “부장님은 모르시죠? 월급날 누런 봉투에 월급 받아 이번 달에는 얼만지 침 묻혀가며 세고 속 주머니에 월급봉투 들어앉은 그 뿌듯하고 든든한 기분.” 계좌로 직접 입금되는 요즘과는 달리 어딘지 정이나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그 때의 회사.

“월급날 그 봉투 생각이 많이 납니다. 저한텐 그 때가 회사는 내 집 같았고 동료들은 내 식구 같았고 그런 회사로 다시 되돌리고 싶습니다.” 허구동 과장이 말하는 회사는 지금은 너무 멀리 와 기억에서도 가물해진 그런 과거의 회사다. IMF 이후 칼바람에 사라져버린 ‘사람 냄새 나는 회사’. <자체발광 오피스>가 은근슬쩍 꺼내놓는 새로운 판타지. 

“부장님 지금까지 비겁하게 도망만 치지 않았습니까. 맘에 안 들면 사표내고 더러운 꼴 피하시고 그래서 우리 회사로 오신 것 아닙니까. 이젠 바꿔보시죠. 맘에 안 들면 고치고 더러운 건 잘라내고 좋은 직장 자랑스러운 회사 만들어서 열심히 일해요. 여기서 왜 사장까지 못합니까. 집이 더러우면 자기가 치우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우라인 우리가 그렇게 한번 만들어 보십시다.” 

허구동 과장의 이 말과 그 말을 음미하며 어떤 각성을 하는 서우진. <자체발광 오피스>는 이제 은호원을 중심으로 하던 청년 실업 문제에서 나아가 서우진을 중심으로 펼쳐나가는 좋은 회사 만들기라는 새로운 직장인들의 판타지를 건드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젊은 세대의 공감은 분명했지만 중년층의 공감대가 애매했던 이 드라마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고 보면 <자체발광 오피스>라는 제목은 애초에 그 이중적인 의미로 좋은 회사에 대한 비전을 담고 있었다고 보인다. 즉 발광할 정도의 미쳐 돌아가는 비상식적인 회사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회사로의 변신. 서우진의 각성은 그런 의미에서 이 드라마가 하려는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