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이 떠난 7년 간, 재능보다 인성을 보는 대중들

결국 복귀다. 복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곧바로 사실무근이라는 발표를 반복하면서 ‘신정환’이라는 이름이 조금씩 흘러나올 때부터 많은 이들은 이것이 어떤 수순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것이 수순인지 아니면 끝없는 복귀 설득과정에서 나온 보도들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이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지난 27일 신정환이 코엔스타즈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신정환(사진출처:MBC)

2010년 두 번째로 터진 원정 도박사건과 댕기열 거짓 해명으로 대중들의 공분을 사고는 연예계를 떠난 그다. 그리고 7년이 흘렀고, 그 중간 중간 그가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곤 했지만 복귀는 어불성설이었다. 대중들의 공분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것은 자숙기간처럼 돌아오기 위한 시간들로 여겨지기보다는 그저 영원히 떠나 잊혀져가는 시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간간히 복귀설이 보도되고 그 보도들에 논란이 이어지면서 그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심증들이 조금씩 피어났다.

코엔스타즈 측은 신정환과 계약 체결을 한 이유로서 “대중과 떨어져 지내던 7년의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단단해진 모습을 보며 또 한 번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그의 진정성과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믿기에 오랜 시간에 걸쳐 신정환을 설득했고 전속 계약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리고 코엔스타즈 안인배 대표는 “많은 연예 관계자들도 신정환이 가지고 있는 예능적인 끼와 재능만은 최고라고 인정하고 있다”며 그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신정환 또한 복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자필 편지에 담아 전했다. “제게 아낌없이 베풀어주셨던 많은 사랑과 응원에 미치기에는 한없이 부족하겠지만 조금씩 갚아나가며 주변에 긍정적인 기운을 나눠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매순간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셨을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 이로써 조만간 신정환은 대중들 앞에 서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었다. 

코엔은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신정환은 그런 콘텐츠들을 통한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과거 장동민의 과거 행적 때문에 논란이 생겼을 때 소속사인 코엔 측이 자사 콘텐츠에 그를 계속 세웠던 사실을 떠올려보면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보통 논란이 나오면 잠시라도 휴지기를 갖는 것이 상식이지만, 당시에도 코엔 측은 그대로 방송에 논란의 주인공을 버젓이 내보내는 정면승부를 보인 바 있다. 물론 결과는 좋지 못했다. 

신정환의 복귀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역시 좋지 않다. 7년이 지났지만 그에 대한 반감은 여전하다. 그리고 이 부분은 사실 신정환에게는 가장 큰 진입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코엔 측은 신정환의 “재능과 끼”를 높이 사고 있지만, 지금의 대중들이 방송을 바라보는 시각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과거 토크쇼나 리얼 버라이어티형 캐릭터쇼가 대세이던 시절만 해도 재능과 끼가 중요했지만, 요즘처럼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시대에서 더 중요한 건 인성과 그 사람이 가진 좋은 이미지다. 

물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거꾸로 이미지 세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카메라에 포착된 장면들은 제 아무리 포장되고 편집된다고 해도 그 느낌이 주는 본질적인 면들은 어떤 뉘앙스적 차원에서 대중들에게 고스란히 판단된다. 결국 신정환 복귀에 있어서 관건이 이 부분이다. 그는 과연 심지어 공분하고 있는 대중들의 마음을 되돌릴 만큼의 진정성을 보일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제 아무리 뛰어난 끼와 재능만으로는 쉽지 않은 길이 되지 않을까.

장동민에 이어 유상무까지, 이 리스크를 왜 감당하나

 

어차피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 영화 <내부자들>에 등장하는 이 한 마디의 대사는 예고편만으로도 대중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강희(백윤식)라는 재벌과 손잡은 언론사 주필은 무슨 짓을 하든 대중들은 쉽게 흥분하지만 쉽게 잊어버린다는 걸 그렇게 자극적인 말로 표현한다. 사실 대중들을 흥분시키는 말이지만, 실제로 대중들을 그렇게 취급하는 듯한 일들이 무시로 벌어진다. 잘못을 저지르고,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사과 몇 마디 던지고는 그만이라는 태도를 볼 때다.

 

'SNL코리아(사진출처:tvN)'

또 다시 옹달샘 이야기다. 이번 구설의 주인공은 유상무다. 그는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은 모텔에서 그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한 여성이 신고를 한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몇 시간 만에 그녀는 신고를 취소했다. 그러자 유상무측은 그녀가 여자 친구이며 술을 마신 후 생긴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 여자가 다시 마음을 바꿔 고발을 하면서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조사가 진행 중이니 유상무가 성폭행을 했는가 아닌가는 알 수 없다. 그러니 그 진위에 대한 것들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될 사안이다. 하지만 해프닝이라고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여자 측에서 신고까지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면 그건 법적인 차원을 떠나 자기 관리에 있어서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유상무는 자신의 동료인 옹달샘 멤버들이 잇따른 구설에 휘말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주지해 더 조심하고 조심해야할 때다. 대중들의 귓전에는 아직도 작년 옹달샘 멤버들이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그 제정신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목소리들이 여전히 쟁쟁하다. 그들은 고개를 숙이고 나와 공개 사과를 했지만 활동을 잠시 접고 자숙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방송을 통해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 자숙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럴 듯 했다. 그래서 그들은 사과를 한 후 각자 방송으로 돌아가 더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것이 그들의 논리로는 자숙이니까. 하지만 그건 엄연히 그들의 논리일 뿐이다. 어떤 대중도 그들이 방송을 통해 자숙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사건 때문에 방송을 통해 보기 힘들다는 대중들의 토로가 이어졌지만 그들은 무시했다.

 

이건 그들을 받아준 프로그램 제작진들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껏 작은 구설에 휘말려도 심지어 통편집을 하던 그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옹달샘에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그 논리는 그들만큼 재밌는 예능인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그들의 생각이고 논리였다. 대중들은 그들이 하는 다소 가학적인 코미디들이 과거의 사건과 연결되며 재미보다는 불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 역시 무시되었다.

 

그리고 결국 사단이 벌어졌다. <코미디 빅리그>에서 장동민이 한 코너에서 했던 모습들로 인해 한 자녀 가정 조롱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장동민은 이 개그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지만 역시 다른 프로그램들은 계속 방송을 강행했다. <오늘부터 대학생>이라는 프로그램은 새로 만들어졌지만 시작부터 장동민 출연으로 시끌시끌했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의 PD 역시 장동민과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가 자숙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하고 있다고.

 

이번에 터진 유상무의 성폭행 의혹은 지금 현재 KBS에서 준비 중인 신규 예능인 <외개인>에도 이미 심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현재 방영되고 있는 tvN <렛츠고 시간탐험대>는 장동민에 겹쳐 유상무까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도대체 방송사와 제작진들이 왜 이토록 옹달샘을 감싸며 그 리스크를 감당하려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째서 이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려 하는 것일까. 이건 상식적인 일도 아니며, 나아가 대중들을 무시하는 일이다. 어차피 대중은 금세 모든 걸 잊어버리는 개 돼지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시간탐험대3>, 조세호, 남창희, 김주호가 아쉬운 까닭

 

조세호씨 왜 <렛츠고 시간탐험대3>에 안 나오셨어요?’ 최근 유행하는 조세호 소환놀이를 빌어 tvN <렛츠고 시간탐험대3>의 게시판에는 이런 글들이 넘쳐난다. 이 프로그램의 초창기 멤버이고 조세호 특유의 억울한 표정이 이만큼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도 없다. 게다가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어 조세호의 부재가 더 크게 느껴지는 탓이기도 하다.

 


'렛츠고 시간탐험대(사진출처:tvN)'

<렛츠고 시간탐험대>는 과거의 한 시절로 시간을 되돌려 역사적 사료에 근거한 역사 체험을 리얼하게 하는 독특한 버라이어티쇼다. 제작진들을 자못 진지하게 역사 체험을 그려내려 하지만 그것을 체험하는 출연자들은 죽을 맛이다. 아직 추운 날씨에 지푸라기 깔아놓은 감옥에서 잠을 청해야 하고, 차가운 물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해내야 하며, 심지어 엉덩이를 까고 곤장을 맞기도 해야 한다.

 

사실 누군가 아파서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은 슬랩스틱적인 웃음을 주지만 그래도 예능 프로그램이 그것을 다 담아낸다는 건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난점을 <렛츠고 시간탐험대>는 역사 체험이라는 고증을 내세워 넘어선다. 고주원이 사극에서는 장을 맞을 때 옷을 입고 맞는다고 주장했을 때, 실제로 하의를 발목까지 내려놓고 곤장 맞는 사진을 보여주기도 한다.

 

죽은 자의 검안을 위해서 엉덩이를 까고 항문을 검사하는 대목도 사실 그저 평범한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다루기 어려운 장면이다. 당시 검안 기록대로 충실히 재연한다는 명분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런 독한 설정과 장면들이 가능해진 것. 이때 사체로 등장한 김주호는 실제로 엉덩이를 내놓은 채 방송을 해야 했고 그것 때문에 주변은 온통 웃음바다가 되었다.

 

어찌 보면 재연이 들어간 다큐멘터리처럼 보이는 <렛츠고 시간탐험대>는 그래서 역사 체험 설정으로 들어갔을 때 그 출연자들의 리액션이 핵심이 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제대로 리액션을 받아줘야 예능이 되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는 다큐가 되어버린다.

 

새로 시작한 <렛츠고 시간탐험대3>에는 초창기 멤버였던 장동민, 유상무, 김동현과 함께 새 멤버로 한상진, 고주원, 장수원이 투입되었다. 한상진은 시작할 때 서슴없이 흙을 입에다 털어 넣는 모습으로 의지를 다졌지만 사실 스스로도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상황에서 강물에 뛰어들 때 했던 말처럼 그다지 큰 역할을 한 게 없어보였다.

 

고주원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하는 머슴 캐릭터로 자리하면서 심지어 방송에서는 처음으로 엉덩이까지 까는 하드캐리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웃음의 리액션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장수원 역시 마찬가지다. 특유의 로봇 리액션이 있지만 그것도 <배우학교>의 출연 때문인지 과거 같은 예능의 느낌과는 조금 달라진 면모가 묻어난다.

 

사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그러니 새로이 들어온 멤버들이 적응하는 데는 그만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조연으로 여기 저기 김주호가 출연하고는 있지만 그의 존재감도 아쉽고 조세호나 남창희 같은 초창기 멤버들이 그리워지는 것은. 사실 장동민과 유상무는 최근 여러 논란들 때문에 프로그램에 짐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그들의 한결같은 리액션들은 이제 조금 식상해진 느낌이다. 왜 기존 멤버를 살리려 했다면 조세호, 남창희, 김주호가 아니라 장동민, 유상무였을까. 이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에 유일하게 아쉬운 대목이다

논란에도 아랑곳없는 제작사의 자신감 혹은 무치함

 

장동민이 다시 KBS <나를 돌아봐>에 정식 복귀했다. 작년 과거 옹달샘의 폭력적인 여성 비하 발언이 문제가 되어 뜨거운 논란이 되었을 때 그는 <나를 돌아봐>에서 하차한 바 있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그는 다시 돌아왔다. 아마도 그 1년 동안 그는 자신의 문제가 지워졌으리라 판단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당시 하차시켰다 다시 복귀시킨 제작진과 제작사는 그런 판단이 있었을 지도.

 


'나를 돌아봐(사진출처:KBS)'

하지만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번 한 자녀 가정 비하 논란을 또다시 일으킨 tvN <코미디 빅리그>를 통해 드러났다. <코미디 빅리그>충청도의 힘이란 코너에서 이혼 가정의 아이 캐릭터로 등장한 양배차에게 장동민이 생일 때 양쪽에서 선물을 받는다며 그건 재테크라고 하는 조롱 섞인 대사들이 흘러나왔다. 논란이 되자 <코미디 빅리그>측은 이것이 제작진의 잘못이지 장동민은 죄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런 입장발표는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게 만들었다.

 

작년 옹달샘 논란이 터져 시끌시끌할 때도 자숙을 선택하지 않은 장동민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일로써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렇다면 제 아무리 대본이라도 그걸 연기하는 개그맨으로서 문제의 소지를 당연히 읽어냈어야 하지 않았을까. 전혀 문제가 없다 여겼다면 그건 어쩌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결국 그는 자숙은커녕 그간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는 걸 드러낸 셈이니 말이다.

 

물론 다시 <나를 돌아봐>에 그가 나비와 함께 정규멤버로 합류한 건 프로그램 제작자가 공식적으로 말했듯 이런 일들이 터지기 이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1년 전 논란이 되어 하차했던 장동민을 아무런 사전 예고나 고지도 없이 슬그머니 방송을 통해 정규 멤버로 합류시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건 마치 <무한도전>에서 문제가 되어 하차한 길이나 노홍철이 아무런 고지도 없이 어느 날 방송에 합류한 후 정규 멤버가 되었다고 밝히는 식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정상적인 방송사의 흐름이라면 이건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를 돌아봐>의 제작사가 코엔미디어이고 장동민이 코엔미디어 소속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두고 보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제작사가 자사 소속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것만 두고 잘못됐다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논란이 있던 연예인을 이렇게 자의적으로 끼워 넣는다는 건 너무 속보이는 일이 아닐까.

 

장동민은 방송을 계속 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자숙의 기간이 끝난 건 아니다. 물론 그 기간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스스로도 말했듯이 일하면서 자숙하는것이 그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드러난 건 그는 자숙의 기간을 가진 적이 없고 달라진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나를 돌아봐>에 버젓이 들어가 있는 모습은 그래서 대중들의 정서는 아랑곳없이 정주행하는 무치를 드러내는 듯 보인다.

 

<나를 돌아봐>에 장동민이 다시 복귀한 건 우연이 아니다. 거기에는 대중정서 따위는 그다지 큰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제작사의 과도한 자신감 혹은 무치함이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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