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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싸인', 무엇이 이 드라마에 빠져들게 하나 '싸인'의 그 많은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것들 '싸인'의 시청률이 드디어 20%를 넘어섰다. 초반 승승장구했지만 차츰 고개를 숙인 '마이 프린세스'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 일련의 용두사미 드라마들, 즉 초반에 기선을 잡았다가 중반부터 힘이 달려 시청률이 떨어지던 드라마들 속에서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싸인'의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빠져들게 하는 걸까. 무엇보다 '싸인'의 풍부한 스토리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싸인'은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이어져 있지만, 에피소드가 병렬적으로 소개되는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다. 어느 스타의 죽음을 다룬 후, 연쇄살인범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어느 기업에서 벌어지는 연쇄 의문사 사건이 이어지는 식이다. 연속극에 익숙한 우리나라 드라마.. 더보기
'파스타', 성별을 넘어 공감 받는 이유 '파스타'는 불평등을 다루는 멜로드라마다 요리하는 남자에 대한 편견이 있다. 그 남자가 꽤 감성적이고 여성들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행동할 것 같은 자상함을 가졌을 것이라는 거다. 하지만 틀렸다. 요리하는 남자라고 꼭 그런 건 아니다. 특히 요리사라는 직업의 세계로 들어가면 그 요리는 어쩌면 전쟁과 같은 것이 될 지도 모른다. 파스타라는 요리를 소재로 삼는 드라마 '파스타'는 이런 편견을 트릭으로 사용했다. 게다가 그 트릭에 동원된 배우는 부드러운 남자의 대명사격인 이선균이다. 그러니 횡단보도 한 가운데서 터져버린 비닐봉지에서 떨어진 금붕어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서유경(공효진)의 두 손을 모아 그 위에 금붕어로 놓고 물을 부어주는 센스를 발휘하는 최현욱(이선균)은, 바로 그런 요리하는 남자가 가졌을 것.. 더보기
‘온에어’, 착한 드라마를 꿈꾼 트렌디 ‘온에어’와 ‘티켓투더문’ 사이의 거리 드라마 작가 서영은(송윤아)이 보조작가 다정(강주형)에게 시청률을 묻는다. 아무리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쓰겠다고 했지만 그도 역시 어쩔 수 없는 모양. 다정은 시청률이 소폭 올랐다며 “착한 드라마래요. 은영이가 웃으면 같이 웃고 울면 같이 운대요.”하고 시청자 반응을 말하고, 서영은은 감동한 듯, “나 미쳤나봐. 55.5%도 넘겨봤는데 15.5%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하고 말한다. ‘온에어’ 속에 등장하는 착한 드라마, ‘티켓투더문’이 15.5%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방송이 나가던 날, ‘온에어’의 시청률은 21.9%(AGB닐슨)였다. 최근 사극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드라마 시청률이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다. ‘티켓투더문’, ‘온에어’.. 더보기
‘온에어’, 전문직과 멜로가 만났을 때 ‘온에어’, 동그라미 치는 그들의 사랑법 이경민 PD(박용하)는 늘 서영은 작가(송윤아)의 대본을 읽으면서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친다. 그것은 ‘재미있다’는 표현이다. 처음에 서영은은 그것이 무슨 숙제검사 하듯 대본 검사하는 것처럼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차츰 이경민의 동그라미가 점점 간절해진다. 동그라미의 의미는 점점 진화한다. 대사에 동그라미가 하나도 없는 걸 확인하고 실망하던 차에, 서영은은 대본 첫 장에 쓰여진 자기 이름 위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걸 발견하고는 아이처럼 즐거워한다. 동그라미가 단 한 개만 있는 대본을 주며 이경민이 그 한 신만 빼고는 다 좋다고 할 때,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이 움직인다. 직업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가 차츰 엮이고 부딪치는 부분이다. ‘온에어’가 가진 멜로의 장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