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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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잔잔한 인연과 사랑은 어째서 이토록 큰 울림을 줄까이 영화는 봐야해 2024. 3. 11. 10:45
‘패스트 라이브즈’, 인연으로 풀어낸 사랑에 담긴 이민자의 시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셀린 송 감독의 영화 는 어느 바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세 사람을 비춰주며 그들이 과연 무슨 관계일까를 추측하는 누군가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그 세 사람은 해성(유태오)과 나영(그레타 리) 그리고 아서(존 마가로)다. 동양인 남녀와 서양인 남자. 이들은 어떤 관계로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있는 걸까. 갖가지 상상들이 펼쳐진다. 이 오프닝은 이 영화가 어떤 모티브를 통해 만들어지게 됐는가를 가늠하게 한다. 실제 셀린 송 감독이 밝혔듯이 이 영화는 감독이 남편과 함께 어린 시절 친구를 뉴욕의 한 바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에서 비롯된 작품이라고 한다. 그 기묘했던 한 순간의 기억은 셀린 송 감독으로 하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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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희·서지혜 아니면 '흑기사' 판타지 캐릭터 납득됐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2. 16. 10:51
‘흑기사’, 장미희와 서지혜가 바로 숨은 흑기사사실 판타지 장르에서 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테면 의 ‘도깨비’나 ‘저승사자’ 캐릭터는 실제적이지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기가 쉽지 않다. 결국 두 역할을 소화해낸 공유와 이동욱이 그 캐릭터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면 그 작품은 애초 성립 자체가 되지 않았을 거라는 것. 그런 점에서 보면 KBS 수목드라마 라는 판타지 드라마를 성립시키는 건, 다름 아닌 샤론과 백희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서지혜와 장미희가 아닐 수 없다. 이 드라마가 가진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 200년 넘게 불멸하는 존재가 갖는 남다른 시간관념, 그래서 전생과 후생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관점 등이 모두 가능해진 건 다름 아닌 샤론과 백희라는 두 신비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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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높은 완성도와 유아인·임수정·고경표 아우라 남겼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6. 5. 09:01
‘시카고’, 시청률 아쉬웠어도 더할 나위 없는 수작인 이유tvN 금토드라마 가 종영했다. 물론 시청률은 만족스러울만한 수치가 아니다. 는 한때 1%대 시청률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평균적으로 2% 시청률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히 시청률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작품의 완성도를 두고 볼 때 는 최근 방영된 어떤 작품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타자기에 깃든 유령 유진오(고경표), 그리고 그 유령이 작가 한세주(유아인)와 함께 써나가는 소설, ‘시카고 타자기’. 그리고 그들 사이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지와 사랑으로서 운명처럼 들어와 있는 전설(임수정). 일제강점기라는 전생의 이야기가 2017년 현생의 이야기와 교차되며 어떻게 역사와 기억이 조응하는가를 ‘소설’이라는 틀로 보여준 진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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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유아인·임수정 사랑, 이 비장한 무게감의 실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5. 21. 10:16
‘시카고 타자기’에는 먼저 간 청춘들의 넋이 어른거린다“니가 틀렸어. 너 때문에 내가 죽을 뻔 한 게 아니라 내가 죽을 뻔 한 위기의 순간마다 니가 날 살려줬던 거야. 니가 없었으면 나는 사제 총에 맞아죽고, 차 사고로 죽고, 오토바이에 치어서 죽었을 지도 몰라. 당연히 작가로서의 생명도 끝났을 지도 모르고. 우리가 만난 건 우연이 아닐 거라고 했잖아. 내가. 그 이유 이제 알 것 같아. 전생에 못 지켰으니까. 이번 생에 지키라고. 그리고 또 아마도 전생에 내가 너를 사랑했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닫았던 것 같은데 내가. 해방된 조국에서 만나 마음껏 연애하라고. 죗값이 아냐. 면죄야. 그래서 내가 오늘 조국을 위해 뭔 짓 좀 해보려구.”tvN 금토드라마 에서 한세주(유아인)가 전설(임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