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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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맘의 무엇이 우리의 버튼을 누르는가(‘라이딩 인생’)이주의 드라마 2025. 3. 9. 11:19
‘라이딩 인생’, 이건 교육인가 학대인가 혹은 육아인가 전쟁인가“자 엄마표 롤러코스터 출발한다! 꽉 잡아 홍서윤.” 운동화로 갈아신은 정은(전혜진)은 딸 서윤이(김사랑)를 안고 달리기 시작한다. 갑자기 라이딩을 해주던 시터가 일이 있어 아이를 학원까지 보내주지 못하게 됐다고 하자 점심도 못먹고 달려온 정은이다. 반 승급이 달린 스피치대회를 앞두고 있어 딸을 영어 수업 시간에 늦지 않게 하기 위해 그녀는 달린다. 평상시라면 혼자서도 못달렸을 거리를 그것도 경사진 계단까지 쉬지 않고 달려 겨우 학원에 도착한다. 그렇게 딸을 데려다주고 차로 돌아가는 정은은 그 경사진 계단 위에서 말한다. “아깐 여길 어떻게 뛴거야?” ENA 월화드라마 은 이른바 ‘대치맘’들의 치열한 자식교육 경쟁, 아니 전쟁을 다룬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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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 이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도 신박하네동그란 세상 2023. 8. 6. 13:13
가족드라마의 모든 클리셰를 뒤집고 있는 이 드라마, ‘남남’ 예사롭지 않게 봤는데 이 드라마는 그 흔한 출생의 비밀도 신박하게 풀어낸다. 지니TV 이야기다. 진희(수영)의 숨겨진 아빠인 진홍(안재욱)이 등장하는 회차는 제목부터가 어딘가 ‘불순(?)’하다. ‘엄마의 남자’라니. 지금껏 그 흔한 가족드라마들에서 엄마의 남자라면 ‘남편’이거나 ‘불륜 상대’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에서 진홍은 진희의 엄마 은미(전혜진)의 남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불륜 상대도 아니다. 고등학생 시절 사랑했지만 어쩌다 헤어진 남자이고, 하룻밤에 덜컥 낳게 된 딸 진희의 유전자적 아빠다. ‘엄마의 남자’라는 불순해 보이는 제목은 그래서 어딘가 신박하게 다가온다. 출생의 비밀을 그토록 활용한 드라마들이 갑자기 나타난 부모가 “내가 네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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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무심한 듯 세심함에 점점 빠져드는 이유(‘남남’)동그란 세상 2023. 7. 28. 08:54
‘남남’, 도대체 누가 진짜 남남이고 누가 가족인가 도대체 누가 진짜 남남이고 누가 가족일까.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의 3화 부제는 ‘가 ‘족’ 같은’이다. 흔히 가족이라고 내세우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을 에둘러 꼬집을 때 쓰는 표현. 이 부제를 가진 3회의 내용은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은미(전혜진)가 물리치료사로 일하는 병원에 찾아온 한 노인의 등에 난 상처. 은미는 그게 누군가에게 맞은 폭력의 흔적이라는 걸 단박에 알아차린다. 또 은미는 그 노인과 함께 온 아이 또한 다가가자 흠칫 놀라는 모습에서 역시 마찬가지로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걸 예감한다. 급기야 은미는 관할경찰서에 이 일을 신고하고, 사건을 접수한 은미의 딸 진희(수영)는 그 집을 방문해 그 집 아들의 상습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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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의 사이다에 전혜진의 위로 한 스푼이 더해지니동그란 세상 2023. 2. 2. 17:25
‘대행사’, 폐허가 된 이보영의 마음, 중요해진 전혜진의 역할 “아니, 사는 것도 쓴데 먹는 것도 맨날 이렇게 쓰면 무슨 힘으로 버티겠어요?” JTBC 토일드라마 에서 조은정(전혜진)이 케이크를 챙겨다주며 하는 그 말에 고아인(이보영)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고아인의 쓰디쓴 삶은 그의 책상 위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다. 쓴 커피가 늘 놓여 있고, 한쪽에는 머리를 쥐어 짤 때 습관적으로 물고 있었던 담배들이 쌓여 있다. 고아인이라는 캐릭터에서 특이했던 점은 바로 이 담배를 피우지도 않으면서 습관처럼 물고 일을 한다는 점이다. 과거에 피웠다 끊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담배를 물고 있는 행위는 여러 가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 업무의 과중함이 느껴지고 건강 따위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끝까지 밀어붙이는 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