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썸네일형 리스트형 버려졌어도 괜찮아,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위한 헌사 ‘Mr.플랑크톤’, 방황 대신 방랑을 택한 청춘들의 로드무비“이제부터는 네 인생에 그 어떠한 목적지도 두지 마. 목적지를 정해두고 달리다가 길을 잃잖아? 그럼 그건 방황이야. 지금 너처럼. 근데 아무런 목적지 없이 떠돌다가 길을 잃지? 그럼 그건 방황이 아니라 방랑이야, 방랑. 나처럼. 어때? 나랑 같이 방랑자 안 될래?” 넷플릭스 드라마 ‘Mr.플랑크톤’에서 해조(우도환)는 길을 잃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재미(이유미)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준다. 방황이 아닌 방랑. 이건 로드부비 형식을 가진 이 작품이 하고 있는 긴 이야기의 시작이자 끝이다. 이들은 길 바깥으로 뛰쳐나가고 그 곳을 떠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긴 하지만 또 다시 길을 떠난 후 그 길 위에서 마지막을 맞이한다. 그래서 바다와 .. 더보기 밀양 같은 존재 “비밀의 햇볕. 허허 좋네예.” - 이창동 ‘밀양’“아저씨, 밀양이란 이름의 뜻이 뭔지 알아요?” 남편을 잃고 밀양에 정착하려 아들과 함께 내려온 신애(전도연)는 고장난 차를 고쳐준 종찬(송강호)에게 밀양의 뜻을 묻는다. 하지만 종찬에게 밀양은 ‘경기가 엉망이고, 한나라당 도시고, 부산이 가깝고, 인구는 많이 준’ 그런 동네다. 그에게 이름의 뜻 같은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냥 사는 동네일 뿐. 신애가 그 뜻을 종찬에게 알려준다. “한자로 비밀 밀, 볕 양. 비밀의 햇볕. 좋죠?” 그러자 종찬은 그제야 자신이 살던 동네의 이름이 그런 뜻이였다는 걸 알았다는 듯 허허 웃으며 말한다. “비밀의 햇볕. 좋네예.”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 앞부분에 등장하는 이 장면은 앞으로 벌어질 신애의 비극과 그 .. 더보기 ‘나의 해리에게’, 꽁냥꽁냥 멜로와는 차원이 다른 멜로의 탄생 “누구라도 상관없어...” 신혜선의 상처를 치유시킨 강훈의 고백(나의 해리에게)“전 상관없어요. 혜리씨. 왜냐하면 난 그냥 혜리씨가 있어주기만 하면 되거든. 내 옆이 아니어도 살아서 건강하기만 하면 난 그걸로 충분해요. 날 사랑하지 않아도 되고 다시 숲으로 들어간대도 난 괜찮아. 원하면 내가 거기 같이 가줄 수도 있어요. 나 진짜 다 버리고 같이 가줄 수 있어요. 그딴 건 조금도 무섭지 않아요. 혜리씨. 왜냐하면 전요 혜리씨. 처음부터 혜리씨가 그 누구라서 좋아했던 게 아니거든. 그저 이런 내게 와준 사람이라… 내가 혜리씨를 그래서 좋아했던 거고 그래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에서 강주연(강훈)은 갑자기 사라져 너무나 보고 싶었던 주은호(신혜선)를 보고는 그렇게 외친다. 물론 강주연.. 더보기 ‘인간실격’, 실격인 인간이 어디 있겠나, 세상이 무례한 거지 ‘인간실격’, 시청률로 함부로 실격이라 부를 수 없는 드라마 “산에요. 산에 갔다가 바다에 갔다가... 음 집에 갔죠.” 한밤중 아무도 없는 기차역에서 철길을 하릴없이 걸으며 마지막으로 타본 기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부정(전도연)이 그 때 “기차를 타고 어딜 갔냐?”고 묻자 강재(류준열)는 그렇게 말한다. 산에 갔다가 바다에 갔다가... 집에 갔다고. “산에 갔다가 바다에 갔다가...” 라고 강재가 말하곤 잠시 뜸을 들일 때 부정은 살짝 긴장했다. 그 마지막으로 기차를 타본 게 아버지 장례 치르고 화장한 날 엄마와 함께 그 곳에 왔을 때였다는 강재의 말 때문이다. 어딘가 쉽지 않았을 상황이었을 테니 그가 갔다는 산과 바다가 마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런 길처럼 느껴지진 않았을까 걱정해서다. 하지만.. 더보기 피그말리온 한효주가 꿈꾼 'W'의 놀라운 신세계 와 포켓몬 고, 이미 가상 깊숙이 들어온 우리들 오연주(한효주)는 현대판 피그말리온인가. MBC 수목드라마 가 보여주는 웹툰 속 신세계는 자신이 만든 여인상을 사랑하게 된 피그말리온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오연주는 웹툰 속 가상인물인 강철(이종석)을 애초에 꿈꾸고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어느 날 웹툰 속으로 쑥 빨려들어 간 그녀가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러자 의 가상과 현실이 혼재된 신세계가 펼쳐진다. 의 웹툰 속 가상 세계가 흥미로운 건 그것이 단지 현실을 모사했지만 허상이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다. 그 세계는 현실과는 다른 그 자체의 세계관과 동력이 작동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콘텐츠라 부르는 세계의 작동법이다. 캐릭터는 응당 어떤 목적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 목적이 다하는 어느 ..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