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진정성 (85)
주간 정덕현
논란, 연예인의 연애는 죄인가 점입가경이다. 연초에 터진 오연서 열애설로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 는 꼭 그런 방식으로 해명을 했어야 했을까. 물론 어떤 식으로든 측의 해명은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이 결국은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일 뿐이고 물론 어떤 상황에 돌발적으로 진심이 드러나지만 그것은 마치 연기자가 연기를 할 때 배역에 몰입되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었어야 했다. 그러니 진짜 현실과 가상을 혼동하지는 말아달라는 내용이었어야 맞다. 하지만 내용은 엉뚱하게도 마치 이 진짜이고 파파라치식 보도에 의해 폭로된 열애설은 가짜라는 식의 해명이었다. 물론 열애설이 실제로 진짜인지 아니면 오연서의 말대로 그저 친한 선후배 관계인지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그것은 그들의 사생활..
패러디 소송 논란, 핵심은 진정성 이 에 민사소송을 걸었다. 이유는 의 짝 재소자 특집이 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것. SBS는 짝 재소자 특집이 이 갖고 있는 형식인 ‘-호’, ‘도시락 선택’, ‘데이트권’ 등을 그대로 따라했다고 주장했다. 따라한 것은 맞다. 다만 그것이 모방인지 아니면 패러디인지는 구분해야 할 것이다. SBS의 행보에 많은 네티즌들의 반응이 싸늘한 것은 바로 이 점 때문이다. 만일 이것이 하나의 사례로 남는다면 무수한 패러디들은 모두 소송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 했던 짝 패러디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또 그렇게 생각하면 이 시도했던 미션들 중 하나에서 가지가 나와 생겨난 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오리지널리티를 따지고 들어가면 문제는 굉장히 복잡해진다. 작금의 방송 프로그램들은 엄밀..
, 음악으로 즐길 수 있는 최대치 어쩌면 이렇게 소박하고 단출할 수가 있을까. 현철편에서 소냐가 부른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얘기다. 아마도 이 편곡은 그간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 쏟아져 나온 곡들 중 가장 소박한 곡일 게다. 샘리의 기타가 유일한 반주였고 그 위에 소냐 역시 특별한 기교를 얹지 않은 곡이었으니. 하지만 이 가장 소박하고 단출한 곡은 결국 관객은 물론이고 가수들, 그리고 시청자들까지 감동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진정성의 힘이었다. 현철이 부르던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이 아내 혹은 연인을 떠올리게 하는 고정관념에 묶여있었다면 소냐는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기 전 ‘할머니를 위한 편지’라고 전제함으로써 이 곡에 소냐만의 진심을 담았다. 어머니가 일찍이 암으로 돌아가시고 해외 입양을..
'미스 리플리', 드라마가 거짓이 될 때 드라마는 현실일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거짓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허구의 장치를 가져오더라도 그것이 진실을 전할 때 드라마는 진정성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미스 리플리'의 진정성은 무엇일까. 어린 시절 불우한 삶을 살았다면 거짓말로 살아도 된다는 것? 제 아무리 거짓말을 했어도 사랑한다면 눈 감아 줄 수 있다는 것? 거짓말한 당사자보다 거짓말 하게 만든 부모의 잘못이 더 크다는 것? 그게 아닐 것이다. '미스 리플리'의 기획의도 속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그녀에게 사회는 여전히, 거짓말을 권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세상의 정의를 과연 흔들림 없이 믿고 사는 걸까? 정직과 성실만이 세상의 성공과 출세를 보장한다고 의심 없이 외출 수 있는가? 이 드..
모든 예능이 '무한도전'이 된 까닭 '나는 가수다'는 음악을 소재로 하지만 음악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도전'이다. 가수들은 자신이 지금껏 해왔던 자신의 음악스타일을 넘어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복불복식으로 회전판을 돌려 걸리는 곡이 자신과 전혀 맞지 않는 댄스곡이거나, 심지어 트로트라고 해도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YB가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을 부르고, 김범수가 남진의 '님과 함께'를 부르며 장혜진이 카라의 '미스터'를 부른다. 이 스타일 차이의 간극이 멀면 멀수록 그 도전의 강도는 강해지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걸 넘어서는 무대로 승화시키면 그 감동도 깊어진다. 가수들은 1주일 내내 주어진 곡을 갖고 여러 스타일로 편곡을 하고 자기 곡으로 소화하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심지어 ..
'싸인'이 멜로에 빠지지 않은 까닭 마지막회에 와서야 왜 '싸인'이 많은 시청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멜로를 발전시키지 않았는지를 알 것 같다. '싸인'의 현실 인식은 섬뜩할 정도로 비장하다. '산 자는 거짓말을 하고 망자가 진실을 말한다'는 말은 그저 하나의 수사가 아니라 이 드라마가 가진 비정한 세상에 대한 시각이다. 모든 명확한 심증과 정황을 갖고 있으면서도 권력의 힘을 빌어 증거를 인멸하고 살아남는 범법자들에게, 윤지훈(박신양)이 스스로 '진실을 말하는' 증거로 죽음을 선택한 것은 '싸인'이 전하는 세상에 대한 준엄한 경고다. 이렇게까지 해야 겨우 진실을 드러낼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 멜로에 빠지는 것 자체가 너무나 한가하고 심지어 이 땅의 수많은 억울한 망자들에게는 죄스럽게까지 여겨졌을 일이다..
예능은 이제 더이상 오락프로그램이라는 지칭을 쓰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웃음을 주는 것이 예능이라는 생각에서 이제는 눈물을 주는 것도, 감동을 주는 것도, 때로는 어떤 짜릿한 스릴과 미스테리한 재미를 주는 것도 예능 프로그램의 몫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무한도전'은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서로 다른 삶의 어려움을 새삼 느끼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의사로 분한 박명수와 투병하는 환우 아이 사이에 훈훈한 정을 그려냈고, '1박2일'은 외국인근로자 친구들이 가족들과 상봉하는 장면을 통해 그 무엇보다 우리네 가슴을 울리는 끈끈한 가족애를 그려냈습니다. '런닝맨' 같은 프로그램이 액션 장르의 서스펜스와 멜로를 예능으로 끌어들이고, '남자의 자격'이 아저씨들의 훈훈한 이야기를 전해주며, '뜨거운 형제들'이 역할..
'아마존의 눈물', 김진만PD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예전에 'MBC스페셜'에서 '최민수, 죄민수... 그리고 소문'이라는 다큐를 찍을 때, 인터뷰를 했던 적이 있었죠. 그 때 김PD는 죄없는 최민수가 죄인이 되어버린 이 곡해된 사실을 무척이나 안타까워 하면서 저와 한참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그의 얼굴에서 저는 어떤 열정과 진지함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 진심이 읽혀졌던지 최민수는 이 다큐 프로그램을 통해서 오해를 풀 수가 있었죠. 그 후 다시 김진만PD를 만난 건, '휴먼 다큐 사랑'을 통해서였습니다. MBC스페셜의 윤미현CP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익숙한 얼굴이 인사를 했습니다. 검게 탄 전형적인 야전형 얼굴에 서글서글하게 웃는 미소. 그는 이 코너에서 '로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