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진정성 (85)
주간 정덕현
갑갑한 현실마저 무화시킨 의 판타지 ‘나는 암환자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음으로 두려운 것도 없다. 후회? 그런 거 할 틈이 어딨어? 흑역사? 만들면 좀 어때? 오늘의 선물꾸러미는 오늘 다 풀어서 누리는 찬란한 지금을 살겠다! 아낌없이 사랑하고 후회 없이 저지르며... 가장 젊고 아름다운 오늘을 충분히 만끽해야지!’ JTBC 금토드라마 의 이소혜(김현주)는 마치 다짐하듯 그런 글을 적는다. 글 제목은 ‘Fantastic’이라 쓰려다 고쳐 쓴 ‘FantastiCancer’다. 그녀는 왜 ‘Fantastic’에 ‘cancer’를 붙여 ‘FantastiCancer’라 제목을 붙였을까. 글 내용 속에 들어가 있듯 ‘cancer’가 그녀의 현실이라면 그걸 받아들이는 그녀의 자세는 ‘Fantastic’이다. 내일을..
, 허술해도 시청자들 사로잡은 건 캐릭터 우리는 어째서 이 조금은 허술한 드라마에 빠져들었던 걸까. SBS 는 스토리만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결코 후한 점수를 주기가 쉽지 않다. 이야기는 산만하고, 개연성도 그리 탄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안단태(남궁민)와 공심(민아)이 서로 사랑해가는 그 알콩달콩한 이야기와 안단테가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고 그 사건을 해결해가는 이야기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메시지로 뭉쳐지기보다는, 그저 병렬적으로 놓여져 드라마의 긴장과 이완을 만들어내는 기능적인 면에 머문 면이 있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안단태와 공심의 로맨틱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자칫 멜로가 반복되면 생겨날 수 있는 느슨함을 과거를 추적하는 안단태의 이야기를 통해 조이려고 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
, 이수근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만일 JTBC 에 이수근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그 이외에도 만만찮은 출연자들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심심한 예능이 되었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원탑’으로 불리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이수근이다. 그는 학교 콘셉트로 유지되고 있는 현재의 에서 독보적인 드립을 연속으로 날리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상황극을 하거나 개인기를 선보인다. 애초에 강호동을 중심으로 그 존재감이 느껴졌던 은 점차 그 무게중심이 이수근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물론 이수근은 강호동과 오랜 콤비를 맞춰오며 그가 어떻게 하면 돋보이는가를 몸에 익혀왔고, 그래서인지 에서도 톰과 제리 같은 치고 박는 코미디언 콤비를 선보이곤 했다. 때려서 웃기는 강호동이 있다면 그걸 맞아서 웃기게 만들어내는 이수근이 ..
예술혼과 진심이 느껴지는 나홍진 감독의 집념 나홍진 감독의 영화 이 500만 관객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 수치는 여기서 머물 것 같지 않다. 영화의 특성 상 재관람이 이어지고 있고, 칸느에서의 호평 덕분에 영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처럼 쉽지도 않고 또 보기 편하지도 않은 영화가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도대체 무엇이 관객들의 발길을 으로 향하게 했던 걸까. 그 첫 번째는 “절대로 현혹되지 말라”는 포스터 문구가 역설적으로 보여준 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나홍진 감독의 신작이라는 데 대중적 관심은 분명 있었고, 시사회를 통해 드러난 평들은 이 작품이 ‘문제작’이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게 만들었다. 나홍진 감독은 ..
와 , 웃음에 대한 진정성 ‘근본 없는’ 예능. ‘언리미티드’. 최근 강호동이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에 덧붙여져 있는 수식어들이다. ‘근본 없는’ 예능은 JTBC 이 주창하고 있는 것이고, ‘언리미티드’는 에 붙어 있는 부제다. 이 ‘근본 없는’ 예능이라고 지칭하는 건, 어떤 정해진 포맷이 없이 오로지 웃기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한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대본이 있을 리 없고 그저 상황만 주어지며 그 안에서 출연자들의 드립이 난무한다. 상황극이건 콩트건 아니면 개인기건 아무 상관이 없는 이 ‘근본 없는’ 예능은 그래서 웃음이라는 지향점 하나로 빵빵 터트린다. 전학생 콘셉트로 게스트를 초대해 주고받는 대화들은 지금까지 해왔던 토크쇼의 완전히 다른 버전이다. 마치 가 점집을 공간..
서현진, 로맨틱 코미디가 어울리는 배우 서현진이 이렇게 존재감 있는 배우였던가. tvN 월화드라마 의 캐스팅만 두고 봤을 때 단연 주목되는 배우는 에릭이다. 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에릭 때문에 그가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에 시선을 주었을 게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한 에서 시청자들은 의외의 로맨틱 코미디가 잘 어울리는 보물을 발견했다. 바로 오해영 역할의 서현진이다. 사실 서현진의 가능성은 에서 보인 바 있다. 먹방이 기본인 에서 그녀는 정말 ‘잘 먹는’ 연기와 코믹하면서도 달달한 멜로 연기를 그녀만의 색깔로 보여주었다. 이란 작품은 그녀의 이 가능성을 온전한 확증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온전히 자신을 내려놓은 듯 때론 과장된 느낌으로 때로는 진정성이 묻어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서현진의 연..
쿡방은 끝물? 은 다르다 쿡방은 끝물인가? 사실 너무 많은 쿡방, 먹방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이제 식상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tvN 을 보는 시선은 약간 다르다. 그저 방송으로서의 재미만이 아니라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요리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요리무식자들이 주방 문턱을 넘는 것을 수월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물론 있다. 때로는 과해 보이는 양념이나 편법처럼 보이는 간단한 레시피. 그것이 ‘집밥’이라는 의미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선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집밥’은 당연히 ‘엄마의 밥상’이라는 그 고정관념에서 비롯되는 일일 수 있다. 집밥을 그저 집에서 누구나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밥 정도로 내려놓고 보면 요리에 대해 느..
, 김수현 작가의 가족드라마 비기닝 과연 김수현 작가의 가족드라마는 통할 것인가. 사실 가족드라마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구시대의 유물처럼 여겨져 왔던 게 사실이다. 지금의 드라마판을 보라. 지상파 드라마들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드라마는 이제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물론 가족드라마의 전형이랄 수 있는 KBS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가 여전히 시청률이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관습적 시청을 빼놓고 보면 가족드라마가 화제가 되는 일은 거의 사라진 지 오래다. 그래서인지 지상파는 가족드라마의 자리에 자극을 잔뜩 집어넣은 막장드라마를 세워 놓았다. MBC는 그 첨병 역할을 했다. 막장의 대모 임성한 작가가 일일드라마를 두 차례에 걸쳐 150회 가까이 이끌며 갖가지 논란을 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