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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파친코2’로 돌아온 김민하, 더 단단해졌다“너는 정말 강한 사람인 것 같아.”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에서 젊은 선자 역할을 연기하는 김민하는 무려 4개월 동안 8차례에 걸쳐 이뤄진 오디션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정작 본인은 내성적인 성격이고 어려서는 누가 말을 걸어도 땀이 날 정도로 소심한 아이였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자신에게도 그런 면이 있구나 하고 새삼 생각했다고 한다. 이건 무얼 말해주는 걸까. 자신이 가진 진가는 어느 순간 누군가 혹은 어떤 계기에 의해 드디어 꺼내져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김민하는 그런 점에서 보면 ‘파친코’의 선자라는 인물을 통해 그 숨겨져 왔던 매력이 드디어 꺼내진 배우가 아닐까 싶다. 일제강..
‘연인’, 존버 시대 안은진이라는 독보적 캐릭터의 탄생 “내가 살고 싶다는데 부모님이 무슨 상관이야? 종종아 일전에 강화도 때 다 뛰어내리는데도 우린 살았어. 난 살아서 좋았어.” 노예 사냥꾼들에게 쫓기다 벼랑 끝에 몰린 조선인 여성들은 그 곳에서 치마로 얼굴을 감싼 채 뛰어내린다. 더럽혀진 몸으로 돌아가면 부모님께 죄를 짓는 거라며. 그러자 길채(안은진)는 그렇게 말한다. 살고 싶은데 부모님은 상관없다고. 사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MBC 금토드라마 은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사극이다. 병자호란이라는 극단적인 전쟁 상황을 가져와 그 곳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민초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담았다. 파트1이 병자호란 상황 속에서의 살아남기라면, 파트2는 전쟁은 끝났지만 그 배경을 중국 심양으로 옮..
‘작은 아씨들’, 역대급 캐릭터 만난 엄지원, 자본이 캐릭터화한 듯 역대급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N 토일드라마 에서 엄지원이 연기하는 원상아라는 인물 이야기다. 물론 이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캐릭터들이 파격적이고, 선명하며, 그 자체로 은유적인 깊이를 갖고 있다. 등장과 함께 사망한 진화영(추자현)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것 없이 태어나 무언가를 갖기 위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고 또 다른 부캐로 살아가다 결국 불나방처럼 타버리는 강렬한 인상과 여운을 남긴 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첫 회에 사망했지만 그의 잔상과 아우라는 그 후 몇 회 동안 계속 드라마 속 공기에 떠다니는 여운으로 남았다. 역시 등장한 후 한 회도 지나지 않아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신현민 이사(오정세)라는 캐릭터..
‘유미의 세포들’, 김고은과 안보현에 더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 ‘윰며들다’라는 표현이 생길만큼 tvN 금토드라마 이 유발하는 ‘과몰입’은 기분 좋게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어딘가 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만, 은 더 다양하게 캐릭터화된 세포들이 등장하고, 남녀 관계에서 벌어지는 감정들에 따라 세포마을에서 벌어지는 판타지급 사건들이 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전개된다. 그래서 일단 이 ‘세포들’과 공존하는 유미(김고은)의 세계에 발을 디디면 마치 그 세계의 세포 일부분이 된 것처럼 그 감정을 공유하며 ‘시간순삭’을 경험하게 된다. 에서 평범한 재무부 대리인 유미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사실 여타의 멜로드라마들과 비교해보면 그다지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어려서부터 이어진 인연의 운명적인 재회도 아니고, 그렇..
'구미호뎐', 전설의 재해석은 좋지만 매력적인 캐릭터가 우선 돼야 "안녕. 구미호는 처음이지?" tvN 수목드라마 에서 구미호 이연(이동욱)은 남지아(조보아)가 그의 동료인 김새롬(정이서)과 표재환(김강민)에게 그를 소개하자 그런 대사로 등장한다. 현대적 어투에 농담까지 더하며 소개되는 구미호. 이것이 이 취한 전설을 현재에 재해석하는 방식이다. 구미호는 더 이상 산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도심을 활보하고 다니고 환생할 그녀를 기다리며 천형처럼 내려진 속세에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인간을 해코지하기도 하는 속세에는 있지 않아야할 존재들을 잡아 저승으로 보내는 게 그의 임무. 구미호가 그들과 싸우는 방식도 현대적이다. 슈퍼히어로물의 액션을 보는 듯한 그런 방식. 구미호의 이야기도 현재적으로 재해석했다. 남자..
'놀면'이 찾아 극대화시킨 제시와 김종민의 매력 '환장 케미', '저 세상 텐션'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조합이다. MBC 예능 가 추석 특집으로 마련한 건 거창할 것 없이 다소 조악해 보이는 세트 하나에 명절 음식을 몇 개 놔두고 '환불원정대'와 매니저 그리고 지미 유(유재석)를 한 자리에 모아 놓은 것뿐이다. 하지만 마치 어린이들처럼 티격태격 유치한 말싸움을 하고, 롤링페이퍼와 퀴즈대결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빵빵 터지는 추석 특집이 이 조합만으로 가능했으니.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 톡톡 튀는 개성으로 한 마디 던질 때마다 빵빵 터지는 웃음을 주었지만, 그 중에서도 케미와 텐션의 중심에 선 건 김지섭(김종민)과 은비(제시)다. '말 귀를 잘 못 알아듣는' 캐릭터로 "예?"하는 리액션과 다소 당..
'보건교사 안은영', 안전한 행복? 이상해도 괜찮아 안은영(정유미)에게만 보이는 또 한 겹의 세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의 세계는 이상하고 기이하다. 그 세계에는 욕망의 기운들이 젤리의 형태로 흔적을 남긴다. 그 기운들은 때로는 너무나 커져서 거대한 괴물이 되어 모두를 집어삼키려 하기도 하고, 때로는 옴처럼 여기저기 돋아나 온 학교를 뒤덮기도 한다. 목련고등학교 보건교사인 안은영은 자신에게만 보이는 이 젤리들을 퇴치함으로써 학교를 보호하는 숨은 히어로다. 그의 무기는 남다른 기운이 담긴 장난감 칼과 플라스틱 총. 그래서 학교를 집어삼킬 듯 거대한 아가리를 벌린 채 학생들을 빨아들이는 괴물을 향해 칼을 휘두르고 총을 쏘는 안은영의 모습은 이상하고 기이해 보인다. 또 그렇게 퇴치한 괴물이 산산이 조각나..
'놀면'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캐릭터, 아이템의 비결 "앨범 낼 거 같은데? 트로트 앨범." "그러니까 저쪽이 가수 아니야?" "너무 잘 어울린다." MBC 예능 에서 환불원정대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 은비(제시) 그리고 실비(화사)의 프로필 및 단체사진을 찍는 와중에, 지미 유(유재석)와 매니저로 뽑힌 김지섭(김종민)과 정봉원(정재형)의 신박기획이 단체 사진을 찍자 그런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환불원정대의 그 말대로 신박기획 3인방은 그대로 트로트 그룹을 짜서 활동해도 될 만큼 캐릭터가 확실하다. '동물의 왕국'을 연상시키는 호랑이 무늬 셔츠를 통일해 입은 세 사람이 나란히 서서 갖가지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 때 붙는 자막이 그래서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신입 트로트 그룹 신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