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도 즐거워지는 토크쇼,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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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사진출처:tvN)

막돼먹은 영애 김현숙씨의 폭탄발언(?). "저 채식을 더 많이 해요. 사람들이 안 믿어줘서 그렇지." '육(肉), 욕(欲), 역(疫)'이라는 독특한 제목으로 고기에 대한 불편한 진실에서부터 그 욕망과 나아가 그것이 만들어내는 구제역 같은 대재앙까지를 다루는 '열광'이라는 시사토크쇼의 첫 멘트는 여타의 시사 대담프로그램과는 이토록 다르다. 믿지 못하겠다는 다른 패널들의 반응에 이어지는 영애씨의 발언이 좌중을 쓰러지게 한다. "육식공룡보다 초식공룡이 더 커요."

그러자 잡학박사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이 특유의 엉뚱한 입담을 시작한다. "전에 절에 갔더니 스님들이 엄청 뚱뚱하시더라구요. 풀만 드셔도 살이 찌나 봐요." 문화평론가 탁현민이 불쑥 끼어든다. "풀만 먹는다는 것도 편견일 수 있어요.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원문화(?)를 그렇게 좋아하잖아요. 여기저기 가든이 그렇게 많은 걸 보면." 그러자 이 엉뚱발랄한 시사토크쇼의 중심을 잡아주는 김정운 교수가 촌철살인의 화룡점정을 한다. "우리는 가든에서 먹고 파크에서 자죠."

개인적인 잡담처럼 시작되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대중들이 보다 쉽게 시사에 접근하기 위해 밑밥을 던지는 것이다. 차츰 토크쇼가 진행될수록 어떤 진지한 얘기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국내 사육시설이 점점 대형화되고 있고 돼지 한 마리당 면적이 한 평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김정운 교수가 화두처럼 꺼내면 호란은 대부분의 돼지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꺼낸다.

하지만 토크쇼는 그렇게 진지하게 깊이를 향해 달려가지는 않는다. 불쑥 탁현민이 자신과 김태훈을 소에 비유해 얘기를 꺼내면서 분위기는 시사의 무거움을 털어낸다. "집단사육이 계속되는 이유는 입맛하고도 상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김태훈씨가 소라면 저 같이 운동 안하고 회사라는 틀에서 사육되는 소의 육질이 김태훈씨 육질보다 훨씬 맛이 있을 겁니다." 분명 시사적인 이슈를 던졌지만 웃음이 빵빵 터지는 이 순간. 이것이 바로 시사랭크쇼 '열광'만이 가진 독특한 토크의 결이다.

왜 토크쇼 하면 늘 연예인들만 나와서 하는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를 들어야만 할까. 시사 대담프로그램은 왜 그렇게 늘 딱딱할까. 상대방 얘기는 듣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하는 그런 대담 프로그램을 왜 보고 있어야 할까. '열광'은 분명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바로 이런 기존 예능 토크쇼와 시사 대담프로그램에 대한 도전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시사를 좀더 쉽게 접근시키고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그래서 신변잡기 같은 각자의 고기 경험이 먼저 얘기되고 그러면서 차츰 차츰 욕망에 대한 이야기, 사회적인 문제들, 그래서 구제역 같은 재앙까지 이야기가 넓혀져 나간다.

'열광'에 열광하게 되는 포인트가 분명히 있다. 먼저 이 시사토크쇼는 시사를 다루면서도 뭔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이론을 얘기하기 보다는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통해 시사에 접근하기 때문에 주장은 설득이 아니라 공감이 된다. 그래 그래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어 하고 수긍하는 순간, 이미 우리는 시사가 그리 먼 세계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양념처럼 유머가 곁들여진다. 시사를 다루기 때문에 이 유머 역시 기존 예능의 웃음과는 사뭇 다르다. 한번 생각해보면 웃음이 터지는 지적 유머는 '열광'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찾기가 쉽지 않다.

시사랭크쇼 '열광'은 물론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어떤 결론을 향해 달려가지 않는다. 김일중 작가는 "그것은 우리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야기가 깊어질 때면 다시 예능의 표면으로 되돌리려 노력한다. "웃음을 주어야죠. 물론 그 웃음의 결은 확실히 다르겠지만." 즉 예능과 시사 사이에 어떤 균형점을 잡아주는 것이 이 시사토크쇼의 관건이 된다. 너무 예능쪽으로 가면 알맹이가 사라지고, 너무 시사쪽으로 가면 재미가 반감된다. 그 중간 지점에 방점을 찍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엉뚱발랄 시사토크쇼만의 색깔이 나온다.

지적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을까. 아마도 기존 시사 대담 프로그램에 익숙한 분들에게 이런 질문은 부정적으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한번 '열광'을 보게 된다면 다른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그저 재밌게 웃으며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그 지적 유희에 열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

월요예능의 새 강자, '밤이면 밤마다'의 재미요소는?

'야심만만'이 시즌2를 시작하면서 SBS의 월요 예능은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결국 '야심만만'이 폐지되고 '긴급출동 SOS24'가 편성됐고, 그 후로 월요 예능은 MBC '놀러와'의 독주 체제로 이어졌다. 이 독주를 막은 건 SBS에서 신설된 '밤이면 밤마다'. 청문회 형식을 들고 온 이 토크쇼는 이제 2회 만에 11.2%(AGB닐슨)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놀러와(11.5%)'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해피버스데이'가 폐지되고 신설된 KBS의 월요예능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가 4% 대의 시청률로 추락한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 '놀러와'의 대항마로 자리한 '밤이면 밤마다'의 재미 포인트는 무엇일까.

먼저 '놀러와'와 차별화되는 것은 청문회라는 형식이다. '놀러와'는 말 그대로 게스트 지상주의를 내세우는 토크쇼. 따라서 게스트들을 최대한 편안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어내는 게 포인트다. 하지만 이 형식은 자칫 토크쇼 분위기 자체가 느슨하게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나치게 게스트 띄워주기 논란이 종종 등장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반면 '밤이면 밤마다'는 청문회라는 형식을 도입함으로써 MC들과 게스트 사이에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게스트는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을 해야 하는 입장이고, MC들은 '위원'으로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렇지만 만일 이런 구도만으로 이 토크쇼가 이어졌다면 지나친 사생활 캐내기 토크쇼로 전락했을 지도 모른다. '밤이면 밤마다'는 다행스럽게도 여기에 안전장치를 집어넣었다. 즉 게스트를 두 명 세우고 질문을 하는 위원들도 두 편으로 나누어 대결구도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렇게 되자 자기 편에 있는 게스트에 상대편이 민감한 질문을 던졌을 때 청문회 위원은 이를 방어해주는 역할이 가능해진다. 게스트로 출연한 조영남에게 탁재훈이 "얘기하기 곤란하신 게 있으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세요"라고 말하는 식이다.

청문회 형식에 대결구도를 집어넣음으로써 토크쇼는 팽팽한 긴장감과 동시에 어떤 균형감각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여기서 질문을 던지는 MC들은 게스트에게 궁금한 것을 묻는 것만큼 자기 자신의 예능감을 선보이려 노력한다. 전성기 때의 토크감을 살려내고 있는 탁재훈은 그다지 중요하다싶지 않은 질문들을 엉뚱하게 던짐으로써 의외의 웃음을 선사하고, 박명수는 특유의 호통과 어눌함을 넘나드는 면모로 웃음을 준다. 대성과 정용화는 같은 아이돌이지만 서로 다른 이미지로 묘한 대결구도의 재미를 주고, 유이는 분위기를 젊고 부드럽게 만들어낸다. 김제동이 가진 어록 토크의 진수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즉 MC들의 목적 속에는 자신들의 기량을 뽐내는 것이 우선적으로 들어있기 때문에 자칫 게스트에게서만 사적인 이야기를 빼먹는 자극적인 접근을 피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자세히 뜯어보면 알아차릴 수 있듯이, '밤이면 밤마다'는 여러모로 원조 '야심만만'을 닮았다. 형식이 설문에서 청문회로 바뀐 것뿐이다. 즉 게스트와 MC간의 대결구도는 청문회 형식 속으로 들어가면서 상황극이 주는 편안함을 제공하고, 그 속에서 게스트의 개인사들이 줄줄이 뽑아져 나온다. 타인의 설문 속에 게스트가 자신의 경험담을 끄집어내던 방식처럼, 이 청문회 형식 역시 좀 더 자연스럽게 개인사를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야심만만'을 연출했던 최영인PD의 성향으로 보인다. 게스트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한 뾰족한 면이 있지만 그것을 최대한 부드럽게 해주는 형식을 도입하는 것. 이것이 '밤이면 밤마다'가 독주하던 '놀러와'를 긴장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강한 토크쇼의 시대, 착한 토크쇼의 힘

유재석 토크쇼의 저력은 어디까지일까. 혹자들은 강한 토크만이 살아남을 것 같은 작금의 자극적인 토크 예능의 봇물 속에서 이 유하디 유해 보이는 토크쇼는 금세 묻혀버릴 것이라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웬걸? 2004년도에 시작된 '놀러와'는 어언 300회를 맞이했고, 2003년 말부터 신동엽의 바톤을 이어받은 유재석의 '해피투게더'는 지금껏 시즌을 거듭하면서도 여전히 목요일 밤의 최강 예능으로 자리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 토크쇼들을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대표 예능의 자리에 있게 했을까.

무엇보다 먼저 지목돼야 할 존재는 유재석이다. 이 두 프로그램은 어찌 보면 유재석이라는 탁월한 MC의 진행 스타일을 모태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토크쇼들은 모두 게스트들을 초대해 그들로부터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끌어내는 방식이 유재석의 방식이다. 유재석은 억지로 이야기를 끌어내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게 만들고, 그렇게 나온 이야기들에 순발력 있는 토씨를 달음으로써 웃음을 이끌어낸다. 때론 게스트에 어떤 캐릭터를 부여하기도 하고, 특정한 특징을 포착해 증폭시키기 때문에 게스트들은 유재석과의 대화를 통해서 의외의 결과를 얻어가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미선이다. 박미선은 한동안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하지 않았지만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때론 후배들 앞에서 굴욕을 당하고, 때론 아줌마로서의 진솔한 매력을 선보이게 됨으로써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해피투게더'의 고정이면서 '세바퀴'를 이끌어가는 메인 MC로 자리한 것은 분명 유재석 식의 토크쇼로서 '해피투게더'가 부여한 캐릭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하다. 한편 '놀러와'에 고정으로 자리한 이른바 '골방 브라더스' 이하늘과 길 역시 유재석의 리드가 확고한 캐릭터 구축에 영향을 준 경우다. 이밖에도 유재석은 '놀러와'에 출연한 타이거JK 같은 강한 인상의 캐릭터에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여해 좀 더 대중적인 위치를 갖게 해주기도 했다.

물론 이것은 유재석 혼자 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유재석이 갖고 있는 이런 토크 방식을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형식으로 끌어들이면서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놀러와'와 '해피투게더'는 물론 그 안에 각기 다른 코너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전체적인 분위기는 유사한 점이 많다. 게스트의 카테고리화는 물론이고, 목욕탕이나 골방 같은 좀더 게스트들을 편안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속내를 끌어내는 공간의 활용, 각각의 캐릭터를 가진 고정 MC들이 저마다 자신을 한껏 낮춰 게스트들을 돋보이게 하는 자세 등등. 이렇게 두 토크쇼가 유사한 분위기를 내는 것은 그 중심에 유재석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유의 편안함은 게스트의 폭을 넓히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300회 특집으로 MC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송해, 이상용, 이상벽이 출연한 것은 단적인 예. 이들은 누구나 편안해지는 이 멍석 위에서 젊은 게스트 못지않은 입담으로 남다른 재미를 주면서도, 또한 삶이 묻어나는 멘트로 전설다운 의미도 전해주었다. 송해 같은 원로 코미디언이 젊은 MC들과 더불어 노래를 부르고, 뽀빠이 이상용이 특유의 근성이 묻어나는 이야기로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하며, 이상벽이 성대모사를 자연스럽게 해내며 부드럽게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그 장면들은 '놀러와'라는 유재석 방식의 토크쇼가 가진 저력을 잘 보여준다.

지금은 바야흐로 강한 토크쇼의 시대다. 하지만 강한 토크쇼의 자극이 늘 강한 것은 아니다. 자극으로 유지되는 토크쇼는 결국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한다. 이것은 단지 해당 토크쇼는 물론이고 전체 토크쇼에 영향을 미친다. 선정성에 연일 시달리는 작금의 토크쇼들 속에서 '놀러와'나 '해피투게더' 같은 '착한 토크쇼'가 오히려 더 대중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아마도 자극에 지친 시청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재석이라는 MC의 존재감은 그래서 더더욱 빛난다.

'승승장구', 아주 특별한 시청자 참여 토크쇼

'승승장구'의 시작과 끝은 MC가 아니라 방청객이 열고 닫는다. 이것은 어찌 보면 그저 간단한 오프닝과 클로징의 변형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토크쇼의 주인이 호스트나 게스트가 아니라 바로 시청자라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지금껏 토크쇼들은 게스트의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내려 독한 질문도 불사하는 호스트와, 그 질문을 피해가며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얘기하려 하는 게스트의 전쟁터와 같았다. 문제는 이 양자가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호스트의 리드가 강하면 자칫 독설과 막말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았고, 게스트에 대한 배려가 강하면 자칫 홍보쇼로 전락하곤 했다. 결과는 시청자의 소외로 이어진다. 보고 싶지 않은 폭로성 이야기나 홍보성 이야기들을 억지로 듣고 있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승승장구'가 들고 온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은 호스트와 게스트 사이에 어떤 균형점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 빨리 물어' 같은 코너는 먼저 출연자에 대해 알고 싶은 질문을 직접 시청자들에게 받아 정해진 시간 내에 질문을 대신 빨리 읽어주는 형식을 갖고 있다. 이른바 '승승돌'로 불리는 태연과 우영이 김소연이 출연했을 때, "아이리스 촬영 시 이병헌의 사탕키스를 본인도 해보고 싶은 적 있냐"는 질문이나 "솔직히 김태희보다 이쁘다고 생각해본 적 있냐" 같은 질문을 빠른 속도로 읽는 것. 물론 질문에 대해 하나하나 대답을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시청자가 출연자에 대해 어떤 점을 궁금해 하는 지를 알게 해주는 형식이다.

'승승장구'의 MC진들이 다양한 세대와 성별, 출신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점은 이러한 다양한 질문들을 소화해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윤현준 PD는 "한두 명으로 국한된 MC가 다양한 수위의 질문을 하는 것은 부담을 준다"고 말한다. '승승장구'에는 질문에도 그 성격에 따라 각각 MC들이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화정은 연륜에 맞게 조금 수위가 높은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때론 깊은 공감을 표해 출연자의 마음을 편안하게도 해준다. 김신영은 개그맨으로서 상황을 복기하거나 증폭시켜 웃음을 만들어내고, 우영과 태연은 소년 소녀 같은 풋풋함을 유지하며 그 세대의 궁금증을 대변해준다.

김승우는 메인 MC로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자신을 한껏 낮추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우영과 툭탁대면서 만들어진 '꽁승우'라는 별명은 토크쇼를 부드럽게 해주면서 세대를 넘어서는 토크 콤비의 탄생마저 예감케 한다. 이처럼 다양한 세대와 성별, 출신으로 진용을 갖춘 이유는 결국 시청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수위의 질문을 대변해주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MC들이 라디오 같은 매체를 통해서 편안하면서도 할 말은 다하는 '토크의 구력'을 갈고 닦아왔다는 점은 '승승장구'라는 토크쇼 특유의 편안함을 만들어낸다.

'승승장구'의 토크 중간에 갑자기 게스트의 지인을 출연시키는 '몰래온 손님'이란 코너 역시 게스트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또 다른 장치다. 호스트와 게스트만의 주고받는 대화가 갖는 차원에서 한 걸음 옆으로 나가, 지인을 통해 게스트의 이야기를 듣는다. 김소연의 '몰래온 손님'으로 바다가 출연해 김소연이 갖고 있는 숨겨진 엉뚱한 매력을 경험담으로 말하는 식이다. 이 '몰래온 손님'의 장점은 굳이 연예인이 아닌 코디나 매니저 같은 주변인물들도 출연해 식상함을 탈피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승승장구'의 특별한 코너인 '아주 특별한 약속-우리 지금 만나' 역시 시청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이는 코너다. '스타가 ○○하면 나는 △△한다'는 이 형식은 스타의 미션을 제안하고 거기서 채택된 미션에 시청자도 참여미션을 제시해 특정 장소에서 만나 그 미션을 수행하는 코너다. 광화문 한 복판에서 김소연이 태권도를 하고, 그 옆에서 시청자 중 채택된 몇 명이 까나리 액젓에 시리얼을 말아 먹거나, '아이리스'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식이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의외의 해프닝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그것을 모두 시청자와 함께 한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승승장구'가 특별한 이유는 이처럼 시청자와의 참여를 위해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그것이 완전히 새로운 장치들은 아니다. 이미 '상상플러스'가 초기 버전에서는 이른바 댓글을 통해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한 적이 있었고, '반갑다 친구야'가 의외의 지인을 토크쇼에 초대하는 형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승승장구'는 이런 기존 장치들을 가져와 자기들만의 색깔로 녹여내고 있다. 이것은 '승승장구'라는 밥상이 가진 특징이다. 어떤 토크쇼는 원하지 않는 밥숟갈을 억지로 시청자의 입에 들이밀기도 하고, 어떤 토크쇼는 강하기만 한 맛으로 시청자를 중독시키려 한다. 반면 '승승장구'는 시청자들의 입맛을 향해 다양한 상차림을 내는 것으로 오래 먹어도 물리지 않는 밥상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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