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토크쇼도 이제 일반인 출연 트렌드?

'안녕하세요'(사진출처:KBS)

'안녕하세요'에는 '대국민 토크쇼'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어있다. 이 토크쇼는 물론 연예인들이 MC로 앉아있고, 연예인 게스트도 있지만 그들이 주인공은 아니다. '대국민 토크쇼'라는 수식에 걸맞게 이 토크쇼의 주인공은 일반인들이다. '전국고민자랑'이라는 코너는 특별한 사연들을 가진 일반인들이 자신들의 고민을 토로하는 장이다. 연예인들은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웃고 공감해주는 것으로 그들의 소임을 다한다.

일반인들이 주인공인 만큼, 그들에게 낯설 수 있는 스튜디오에는 그들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려는 배려가 묻어난다. 일단 일반인들이 보내준 고민에 대한 사연을 MC가 맛깔나게 읽어주고 나서 기대감을 갖게 한 후, 출연자는 마치 놀이터에 들어오는 것처럼 미끄럼틀을 타고 무대로 내려온다. 무대를 올라가는 부담감을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방식으로 없애주려는 의도다. 객석들 아래로 놓여진 무대에 마치 사랑방처럼 좌식으로 앉아있는 것도 그 편안함을 유지하려는 프로그램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일반인들의 고민을 자랑(?)하는 마당을 깔아 놓은 이유는 그들이 갖고 오는 사연이 재미있는데다가 무궁무진한 다양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의 수발을 들어주느라 거의 노예처럼 산다는 남편, 아빠가 하도 어리광을 부려 마치 동생이 하나 있는 것 같다는 아들, 목소리가 특이해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사람에서부터 특정 연예인을 너무 좋아해서 가정을 등한시한다는 사람까지, 별별 사연들이 다 올라온다.

눈치 빠른 시청자라면 이것이 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전매특허의 히트코너인 시청자 사연 코너를 방송 버전으로 끄집어낸 것이라는 걸 알아차릴 것이다. 그 자리에 이런 방송에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컬투와 이영자가 앉아 있는 건 그런 이유다. 또한 여기에 특히 일반인 출연자들과의 밀고 당기는 토크가 장기인 신동엽이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안녕하세요'가 '화성인' 같은 여타의 일반인 게스트 프로그램과 달리, 특유의 훈훈한 느낌을 주는 것은 역시 아날로그 느낌이 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청자 사연 코너를 정확히 벤치마킹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토크쇼는 최근까지도 연예인들 혹은 유명인들만이 출연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것은 토크쇼만이 아니라 TV라는 공간 자체가 그랬다. 하지만 최근 이 벽은 허물어지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일반인 출연자들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었다면, 최근 '안녕하세요'나 '화성인' 같은 토크쇼들은 이 경향이 토크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도대체 일반인이 출연했을 때 어떤 강점이 있는걸까.

물론 일반인은 연예인보다 그 주목도가 낮다. 따라서 프로그램 인지도가 높아지지 않는 이상 높은 시청률을 끌어내기가 불리하다. 하지만 일단 프로그램 형식에 대한 호감도가 생기고 나면 오히려 연예인 게스트보다 유리한 점도 많다. 즉 연예인 게스트들의 홍보성 출연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 그렇기 때문에 토크의 소재가 무한정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물론 '안녕하세요' 같은 일반인 게스트 토크쇼는 여전히 실험중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시청자들이 방송에서 원하는 풍경은 분명 그려내고 있다. 거기에는 연예인과 일반인이 똑같은 눈높이로 앉아 고민을 얘기하고 공감한다. 이것은 어쩌면 영상과 방송이 일상화된 시대로 진입해가는 TV에게 대중들이 바라는 새로운 얼굴인지도 모른다.


1인 게스트 토크쇼, 왜 대세가 됐을까

'무릎팍도사'(사진출처:MBC)

'놀러와'는 '인물열전' 2탄으로 심수봉을 초대했다. 1탄은 전유성이었다. 본래 게스트에 대한 배려와 집중도가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1인 게스트를 중심에 세워놓은 건 '놀러와'의 새로운 시도다. 물론 심수봉을 받쳐주는 게스트로 임백천과 이상우가 출연했지만 그건 말 그대로 받쳐주는 역할일 뿐 이 '인물열전'의 초점은 심수봉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그 토크쇼의 흐름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보인다. 여러 군데서 '무릎팍 도사'의 그림자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미리 조사한 게스트가 살아온 프로필을 읽어나가는 것이나 그러면서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그리고 중간 중간 이어지는 작은 코너들로 만들어내는 변화 등등. 이것은 '무릎팍 도사'가 1인 게스트를 고집하며 지금껏 뚝심 있게 해온 방식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물론 이것은 '놀러와'의 한 특집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무릎팍 도사'의 영향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은 '놀러와'뿐만이 아니다. '승승장구' 역시 1인 게스트를 모셔놓고 네 명의 MC가 얘기하기보다는 귀를 열어놓는 프로그램으로 그 방식도 '무릎팍 도사'와 유사하다. '당신의 사전'은 키워드를 통해 게스트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코너로, '무릎팍 도사'가 '건방진 프로필' 등으로 게스트의 프로필을 흥미롭게 전하는 방식의 변화된 형태다. 여기에 '승승장구'만의 특별한 형식인 '몰래온 손님' 같은 코너는 이 토크쇼를 좀 더 차별화된 방식으로 만들어준다.

초반 집단 게스트를 통해 좀 더 버라이어티한 맛을 보여주었던 '강심장'에게 한참 밀리던 '승승장구'는 최근 들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물론 여전히 1인 게스트 토크쇼가 갖는 한계인 게스트 의존도가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평균적인 흐름을 보면 '강심장'이 과거 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반면, '승승장구'는 어느 정도 고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들의 유동률이 많은 '강심장'과 비교해 '승승장구'가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 밤에 SBS가 '밤이면 밤마다' 대신 '힐링 캠프'를 런칭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일이다. 어딘지 시끌벅적하던 '밤이면 밤마다'와는 완전히 다른 '힐링 캠프'는 1인 게스트를 모셔놓고 말 그대로 '힐링'의 느낌을 주는 편안함을 선사하는 토크쇼다. '승승장구'의 캠프 버전처럼 읽히기도 하는 이 토크쇼는 역시 그 연원을 찾아가보면 '무릎팍 도사'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함께 웃고 울면서 총정리하는 듯한 그 토크쇼의 흐름은 분명 '무릎팍 도사'가 만들어낸 것이다.

토크쇼는 당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영향을 받는다. 한 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했던 이른바 '집단 토크쇼'는 여러모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영향이 짙다. 1대1로 주고받는 전화 같은 과거의 소통방식은 인터넷으로 오면서 여러 개의 창이 화면 위에 열려진 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낯설지 않게 했다. 물론 집단 토크쇼는 또한 뭔가 1대1로 주고받는 방식이 갖는 홍보적인 성향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을 상쇄시키기도 했다. 어느 한 사람에게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은 그만큼 과도한 집중이라 여겨졌던 것.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시간을 할애 받아 각자의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집단 토크쇼는 그래서 심지어 민주적(?)인 방식이라고까지 여겨지게 됐다.

하지만 이 집단 토크쇼의 트렌드는 이제 조금씩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제 아무리 인터넷 시대라고 해도 TV는 여전히 TV인 셈이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이야기들은 오히려 배틀로 변질되고, 민주적인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한 사람의 이야기도 제대로 들어주지 못하는 예의 없는 방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정신없음은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피곤함을 재현한다. 디지털이 고도화될수록 거꾸로 아날로그를 찾듯 사람들은 다시 좀 더 편안한 토크쇼를 찾게 됐다.

모두가 집단화되고 배틀화되던 토크쇼의 경향 속에서도 꿋꿋이 1인 토크쇼를 고집한 '무릎팍 도사'가 새삼 주목되는 건 최근의 이런 새로운 경향이 그 뒤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1인 토크쇼는 그 이전에도 있었지만 '무릎팍 도사'는 과거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진화를 보여준 게 사실이다. 1인 토크쇼가 갖는 홍보적인 성향을 넘어서기 위해 적절한 긴장과 대결구도를 무릎팍 도사라는 캐릭터를 통해 장착해내고, 그 속에서 한 사람의 인생을 낱낱이 그려내는 토크쇼. '무릎팍 도사'는 그래서 지금 점점 트렌드가 되고 있는 1인 게스트 토크쇼 시대를 새롭게 열었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강심장'의 리액션, 그 분산과 집중

'강심장'(사진출처:SBS)

예능 프로그램에서 리액션은 중요하다. MC나 게스트가 뭔가 말했을 때, 그걸 듣는 입장에서 아무런 리액션이 없다면 얼마나 밋밋해질까.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은 방청객을 초대해 그 즉각적인 반응을 포착하기도 하고, 때로는 웃음소리를 인위적으로 집어넣기도 한다. 물론 요즘은 이런 식의 인위적인 리액션은 잘 쓰지 않는다. 그만큼 리얼리티와 진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뭔가 억지로 만들어진 느낌이 들면 그 리액션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강심장'처럼 게스트가 많은 집단 토크쇼의 경우에, 자연스러운 리액션을 잡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토크란 기본적으로 주고받는 것인데, 한쪽에서 이야기를 했을 때 그것을 듣는 청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잡아내는 데 있어서 이 집단 게스트는 여러모로 장애가 된다.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 바로 옆자리의 리액션을 투샷으로 잡아넣는 것이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도 많다.

스무 명 정도의 게스트가 앉아 있기 때문에 옆자리에 있는 이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그러면 진짜 얘기를 듣는 사람을 함께 카메라에 담아야 하는데 이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화자와 청자 사이에 거리가 있는 경우라면 거의 전체를 잡아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집중도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실제 녹화 때는 변수가 상당히 많다고 한다. 박상혁 PD에 의하면 "심지어 자는 분도 있고 화장실 가는 분도 있고 또 중간에 녹화가 있으면 녹화하고 돌아오는 분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실제 녹화에서는 빈 자리가 있어도 녹화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전체를 보여주거나 투샷으로 리액션을 보여주기가 어렵게 된다.

'강심장'이 리액션을 잡아내는 방식은 그래서 병렬적인 편집일 때가 많다. 즉 화자를 잡다가 잠깐씩 청자의 반응을 인서트로 넣는 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부자연스럽게 보일 때가 많다. 그래서 화면을 분할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같은 화면에서 화자와 청자가 즉각적으로 보이는 반응들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 방식이 훨씬 자연스러운 편이다.

여러모로 집단 게스트를 초대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지만 '강심장'만의 장점 또한 적지 않다. 정통적인 토크쇼의 리액션은 마치 탁구 게임 하듯 치고받는 단조로움이 있는 반면, '강심장'의 리액션은 훨씬 많은 게스트들로 인해 종잡을 수 없는 다이내믹함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화자의 이야기에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이고 거기에 다른 사람이 참견하는 식으로 발전하면서 '강심장'의 이야기는 다채로워진다.

'강심장'은 분명 투샷이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것은 거꾸로 보면 '강심장'이 게스트와 호스트가 대면하며 얘기를 나누는 정통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훨씬 새로운 방식의 소통체계를 실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로 '강심장'의 조금은 정신없어 보이는 이야기의 폭풍을 경험하다 보면 이것이 다매체 시대에 다양한 매체로 접속되어 있는 우리네 소통체계의 일면을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도 한 게스트가 얘기할 때만큼은 집중력을 발휘하는 '강심장'은 어쩌면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소통체계로 자리한 이 분산과 집중을 토크쇼화한 프로그램이 아닐까.

'강심장'은 귀가 없고 '승승장구'는 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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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사진출처:SBS)

'강심장'은 화려하다. 일단 MC가 강호동과 이승기다. 누가 뭐래도 현재 대세임에는 틀림없다. 여기에 매번 달라지는 게스트들이 10여 명에 달하고, 이른바 바람잡이처럼 게스트 속에 앉아 추임새를 넣거나 이야기를 들춰내는 역할을 하는 고정 출연자도 이특, 신동, 김영철, 김효진, 정주리 등 다수다. 게다가 집단으로 출연해 이른바 토크 배틀을 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수위도 상당히 높다. 또 중간 중간에는 출연진들이 보여주는 춤과 끼의 경연도 곁들여진다.

반면 '승승장구'는 '강심장'과 비교하면 밋밋하다. 최근 제목에서 김승우라는 이름을 떼고 형식에도 변화를 주었지만 이 변화된 형식은 과거의 것들, 예를 들면 '우리 빨리 물어'나 '우리 지금 만나'와 비교해보면 오히려 밋밋한 것들이다. 스타의 특별한 인생을 담은 단어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당신의 사전'이나 궁금증에 대한 네티즌들의 댓글을 읽는 '당신은 왜' 같은 코너는 굳이 형식이라고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미미한 것들이다.

사실 겉으로만 보면 단연 화려한 '강심장'이 주목된다. 실제로 시청률에 있어서도 '강심장'이 늘 '승승장구'를 앞서있다. 물론 최근 들어 그 격차는 많이 줄었다. 2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던 '강심장'이 10%대 초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승승장구'는 게스트에 따라 진폭은 있지만 거의 10% 시청률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률은 '강심장'이 앞서 있지만 호감도 측면에서 보면 '승승장구'의 선전이 눈에 띈다. '강심장'이 정체된 느낌을 주는 반면, '승승장구'는 조용하지만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왜 시청률과 호감도가 비례하지 않고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강심장'의 매력은 그 '말하는 입'에 있다. 그것은 바로 방송 후 쏟아지는 기사들 같은 화제성으로 가늠할 수 있다.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다더라'는 기사들은 실제로도 꽤 희소성 있는 토크들인 경우가 많다. 토크 경쟁이 과열되는 경우도 있지만, 바로 이런 장치 덕분에 평상시에는 듣기 힘들었던 연예인들의 뒷얘기가 술술 풀어져 나오게 되는 건 '강심장'의 강점이다. 여기에 강호동은 특유의 순발력으로 토크 밀당을 하며 게스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말 그대로 쏙쏙 뽑아 먹는다.

하지만 바로 이런 출연진들의 입담이 마치 경연장처럼 펼쳐지는 형식은 프로그램을 피로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저마다 무기가 될 수 있는 강한 이야기 하나쯤은 속에 품고 있기 마련인 그들은 뭔가 주목받기 위해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의 사생활까지 드러낼 수 있는 쇼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있다. 대개의 집단 토크쇼들이 그러하듯이 여러 명이 앉아있어 마치 진열대 위의 상품처럼 보여지는 게스트들의 모습은 토크쇼가 이른바 '대화'의 목적을 갖고 있다고 볼 때, 어딘지 부자연스럽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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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사진출처:KBS)

'강심장'의 토크가 인공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 것은 이 형식의 부자연스러움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은 모두 진열대 같은 스튜디오 공간에 앉아 앞을 보고 있고 저마다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보여지는 리액션은 한 프레임에 들어오기보다는 편집된 형태로 보여진다. 편집된 리액션 영상의 인위적인 개입은 물론 짧은 순간이지만 대화로서는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게 된다. 이것은 사실 대부분의 집단 토크쇼들이 갖는 특징이기도 하다. 집단 토크쇼는 토크쇼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버라이어티쇼에 가깝다. 토크보다는 쇼에 더 집중한다는 얘기다.

'강심장'이 입이라면, '승승장구'는 귀다. '승승장구'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는 거기 앉아 있는 MC들의 경청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경규가 출연해 MC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각자의 단점들을 지적했던 것처럼, 이들은 뭔가 특별한 끼나 순발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하지만 '승승장구'의 MC들은 이경규의 지적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정도로 게스트의 이야기를 들어줄 줄 안다. 무언가 제동을 걸지 않고 마음껏 얘기하게 만드는 그 분위기만큼은 '강심장'에 없는 '승승장구'만의 미덕인 셈이다. 심지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앉아있는 듯한 MC들은 그러나 그 충실히 귀가 되는 자세를 통해 게스트의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이것은 사실 토크쇼의 본질에 가까운 모습이다.

'승승장구'의 형식이 밋밋하고 시청률도 떨어지지만 호감을 갖게 만드는 이유가 바로 이 '들어주는 귀'에 있다. 한편 '강심장'이 어딘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면서도 자꾸 보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그 '말하는 입'에 있다. 이것을 거꾸로 말하면 '승승장구'는 입이 없고(?), '강심장'은 귀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같은 시간대의 토크쇼지만 너무나 다른 성향을 보이는 '강심장'과 '승승장구'. 그것이 그 프로그램만의 특성이 되겠지만, 어떤 면으로 보면 상대방의 장점을 눈여겨볼 필요도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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