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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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감빵생활’과 나의 까치새글들/나의 K오딧세이 2025. 7. 17. 10:32
- 내려놓는 삶에 대하여 중학생 시절 만화가게에서 이현세 화백의 '까치의 제5계절'을 보고는 그의 팬이 됐다. '국경의 갈가마귀', '날아라 까치야', '떠돌이 까치', '까치의 유리턱' 등등 그의 만화가 나올 때마다 만화가게로 달려가 섭렵했는데, 특히 그가 그리는 스포츠 만화에 나는 매료됐다. 그때 그 레전드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 등장했다. 무리한 경기로 어깨를 다쳐 선수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던 까치 오혜성이 지옥훈련을 한 후 돌아와 프로야구 시즌 전 게임 우승을 실제로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난 네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이 대사로 기억되듯 엄지와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가 들어있지만 '공포의 외인구단'이 밑바닥에 깔고 있는 건 성공에 대한 욕망이다. 이제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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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와 서소문 아파트새글들/나의 K오딧세이 2025. 1. 9. 16:00
중년기의 한국사회 “이 건물 밑이 원래 하천이야. 야 봐봐. 물길 따라 지어가지고 이렇게 휘었잖아. 복개천 위에 지어가지고 재건축도 못하고. 그냥 이렇게 있다가 수명 다하면 없어지는 거야. 터를 잘못 잡았어... 그것도 나랑 같아. 나도 터를 잘못 잡았어. 지구에 태어나는 게 아닌데...”- '나의 아저씨' 중에서'나의 아저씨'가 방영될 때 내 나이도 오십을 막 넘기고 있었다. 87학번인 나의 대학시절만 해도 최영미 시인이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할 정도로 서른만 넘으면 인생이 꺾어지는 줄 알았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로 시작하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도 그렇다. 지금은 달라졌다. 서른에 결혼하는 이들은 거의 없어졌고 마흔이 넘어야 이제 중년에 들어선다고 여긴다. 중년과 노년의 나이 개념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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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모가비라는 한국 사회의 위악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3. 15. 11:27
'초한지', 우리가 모가비에 열광한 이유 '샐러리맨 초한지'는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이 모든 걸 덮어줄만한 한 가지를 얻었다. 바로 모가비라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서형이라는 연기자다.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모가비라는 캐릭터는 도대체 뭘까. 악역이면서도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존재감을 차지했던 캐릭터. 이 캐릭터의 무엇이 대중들을 그토록 열광하게 만든 걸까. 유방(이범수)이 "모가지"라고 비아냥대는 이 인물 속에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모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내적인 성취를 하지 못한 채 어떻게든 빠르게 성공하려는 욕망과, 그래서 속 빈 강정처럼 허하기만 한 천민자본주의의 소비적인 성향,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자신의 끝없는 욕망을 위해 타인을 불행하게 하고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