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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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와 서소문 아파트나의 K오딧세이 2025. 1. 9. 16:00
중년기의 한국사회 “이 건물 밑이 원래 하천이야. 야 봐봐. 물길 따라 지어가지고 이렇게 휘었잖아. 복개천 위에 지어가지고 재건축도 못하고. 그냥 이렇게 있다가 수명 다하면 없어지는 거야. 터를 잘못 잡았어... 그것도 나랑 같아. 나도 터를 잘못 잡았어. 지구에 태어나는 게 아닌데...”- '나의 아저씨' 중에서'나의 아저씨'가 방영될 때 내 나이도 오십을 막 넘기고 있었다. 87학번인 나의 대학시절만 해도 최영미 시인이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할 정도로 서른만 넘으면 인생이 꺾어지는 줄 알았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로 시작하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도 그렇다. 지금은 달라졌다. 서른에 결혼하는 이들은 거의 없어졌고 마흔이 넘어야 이제 중년에 들어선다고 여긴다. 중년과 노년의 나이 개념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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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괜찮아대중문화 비평 2024. 7. 20. 11:32
불안사회와 러브 유어셀프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의 누적관객수가 745만명(13일 기준)을 넘어섰다. 국내 개봉 픽사 애니메이션 최다 관객을 동원했던(724만 명) ‘엘리멘탈’의 기록을 깬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흥행이 끝이 아니라고 예상한다. 800만 혹은 900만 관객 기록도 충분히 낼 수 있는 장기 흥행의 예감을 보이고 있어서다. 사실 ‘인사이드 아웃2’는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시즌1에 비해 아쉽다는 평단의 평가들이 나왔다. 라일리라는 인물의 내면에 존재하는 감정 캐릭터들의 모험을 다룬다는 기막힌 아이디어가 워낙 돋보였던 작품인데다, 기쁨이, 슬픔이는 물론이고 빙봉이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품이었다. 그러니 워낙 신선했던 첫 충격의 잔상이 그만큼 커서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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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모가비라는 한국 사회의 위악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3. 15. 11:27
'초한지', 우리가 모가비에 열광한 이유 '샐러리맨 초한지'는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이 모든 걸 덮어줄만한 한 가지를 얻었다. 바로 모가비라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서형이라는 연기자다.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모가비라는 캐릭터는 도대체 뭘까. 악역이면서도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존재감을 차지했던 캐릭터. 이 캐릭터의 무엇이 대중들을 그토록 열광하게 만든 걸까. 유방(이범수)이 "모가지"라고 비아냥대는 이 인물 속에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모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내적인 성취를 하지 못한 채 어떻게든 빠르게 성공하려는 욕망과, 그래서 속 빈 강정처럼 허하기만 한 천민자본주의의 소비적인 성향,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자신의 끝없는 욕망을 위해 타인을 불행하게 하고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