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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가대표>의 강호동, 완벽한 조합에 빠진 한 조각

 

JTBC <쿡가대표><냉장고를 부탁해>의 글로벌 버전 같은 느낌이다. JTBC<비정상회담>의 성공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확장시켰던 것처럼, <쿡가대표><냉장고를 부탁해>를 국가 대항전으로 확장시켰다. 그간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15분 요리 대결을 선보이며 대결했던 셰프들은 이제 국가 대항전 속에서 한 팀이 되어 타국의 요리사들과 일전을 벌여야 한다.

 


'쿡가대표(사진출처:JTBC)'

우리 팀의 장점은 15분 요리 대결을 여러 차례 하면서 갖게 된 경험일 것이지만 타국의 요리사들은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있다. 홍콩에서 벌어진 첫 대결에서 주방이 낯선 최현석 셰프는 당황하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크레페의 농도를 맞추지 못해 다시 반죽을 하기도 했고, 자신이 놓은 밀가루가 어딨는지 찾지 못해 당황해하기도 했다. 반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로 살린 홍콩 요리사는 여유롭게 두 가지 요리를 선보이며 첫 대결에서의 승리를 가져갔다.

 

흥미로운 건 <쿡가대표>가 가진 출연진들의 조화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부터 확장해 나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여기 참여한 이연복, 최현석, 샘킴, 이원일의 조합은 완벽하다. 요리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을 잘 알고 있어 프로그램이 어디서 흥미로워지는지 그 포인트를 정확히 살려낸다. 연장자이자 우리 팀의 대표인 이연복 셰프는 상대팀 대표와 악수를 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최현석 셰프는 그 와중에도 허세를 보이다가 또 긴장한 표정을 숨기지 않으면서 프로그램을 쥐락펴락한다. 샘킴의 온화한 미소는 프로그램에 부드러움을 더해주고 이원일은 자신이 막내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

 

국가대항전에 맞게 톤이 한층 올라간 김성주의 해설은 역시 명불허전이다. 여기에 그와 오래도록 호흡을 맞춰온 안정환과의 조합이 빛을 발한다. 김성주가 해설로 토스하면 안정환은 역시 스트라이커답게 그것을 웃음의 골로 연결시킬 줄 안다. 딸기 소스로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는 홍콩측 요리사에게 딸기 아가씨라고 슬쩍 건드리기도 하고, 최현석이 크레페를 만들다 실수하는 장면에서는 공을 받았는데 밟고 넘어진 격이라고 해설을 단다.

 

국가대항전이니 생길 수밖에 없는 언어장벽을 해결해주기 위해 투입된 헨리의 역할도 명확하다. 미모의 홍콩 레스토랑 대표에게 다가가 관심을 표하기도 하고, 마지막에 판정단들이 선택을 하는 순간에도 적절한 멘트와 농담으로 긴장감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헨리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의 출연자가 통역으로 자리해 있다는 건 통역사가 들어와 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강호동의 위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애초에 <쿡가대표>라는 프로그램이 소개될 때만 해도 마치 강호동의 프로그램처럼 얘기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쿡가대표> 첫 회에서 강호동이 한 역할이란 처음 출연자로 소개될 때 이연복 셰프의 식당에서 안정환과 요리 대결을 벌이는 장면뿐이었다. 홍콩에 가서는 아예 분량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아마도 다른 출연자들이 모두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다져진 팀워크가 있고 그래서 자신들이 해야 할 역할이 분명한 반면, 강호동은 상대적으로 그 역할이 무엇인지 애매모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먹는 역할도 아니고 요리를 하는 역할도 아니며 그렇다고 중계를 해야 될 역할도 아니다. 그러니 마치 게스트가 된 것처럼 간간히 몇 마디 던져 넣는 것이 고작일 수밖에.

 

어째서 강호동 같은 괜찮은 예능 선수를 데려다놓고도 그 역할이 불분명하게 되어버린 걸까. 과연 강호동은 이 탄탄한 조합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낼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제작진이 강호동의 어떤 특별한 위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빠져 있는 이 마지막 한 조각을 잘 맞춰 넣는 것은 어쩌면 <쿡가대표>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더키앙

<강남1970>은 왜 이민호를 캐스팅했을까

 

<강남1970>은 제목에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그대로 집어넣었다. 1970년대의 강남. 그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이것은 지금의 강남이라는 공간이 막연히 표징하는 의미와 맞닿아있다.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도열한 빌딩들과 회사들은 우리네 상류층의 막강한 자본을 상징하고, 도곡동에서 대치동, 압구정동에 들어찬 천정부지의 집값을 자랑하는 아파트들은 부동산 버블을 타고 커버린 개발시대의 경제에 맞닿아 있다. <강남1970>은 현재의 강남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그 시원을 따라가는 영화다.

 

사진출처: 영화 <강남1970>

어찌 보면 자못 탐구적이고 탐사적일 수 있는 이 영화를 유하 감독은 누아르로 풀어낸다. 마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우울함에 <영웅본색>의 핏빛 액션이 그 겉모습이고, 그 이면에는 강남이라는 공간으로 표징되는 부동산 경제가 어떻게 경제와 정치 그리고 폭력의 야합으로 만들어졌는가가 다뤄진다.

 

그러니 이 영화는 종대(이민호)와 용기(김래원)가 밑바닥에서부터 성공을 위해 안간힘을 쓰며 올라가는 그 액션 누아르에 초점을 맞춰 즐기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게 연출되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이어지는 형제애와 욕망의 줄다리기는 전성기 시절의 홍콩 영화처럼 때론 속 시원하고 때론 긴장과 이완을 덧붙이는 연출로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민호라는 꽃미남으로 이미지화된 배우를 캐스팅한 것은 그래서 다분히 모험적이지만 결과적으로 잘된 의도라고 판단된다. 이민호는 자칫 의미 과잉이 될 수 있는 영화를 멋진 액션 영화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 배우가 조폭들 사이에서 화려한 액션을 보일 때는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해준다.

 

그러면서 영화는 결코 1970년대의 강남이라는 우리네 현대사에 대한 의미화를 버리지 않는다. 어찌 보면 말끔해 보이는 그 강남이라는 공간은 마치 이민호가 멋진 슈트를 차려입고는 있지만 그 자리에까지 오기 위해 무수한 피들이 그의 손에 묻혀졌던 것과 같은 의미로 다가온다. <강남1970>은 그렇게 피로 세워진 이 도시의 한 시절을 그려낸다.

 

물론 그 이면에는 개발시대의 군부독재와 그 정권을 유지하려는 정치인들, 그들과 손대려는 자본가들 그리고 몸뚱어리 하나가 부서져도 욕망을 쟁취하려는 조폭들의 커넥션이 있다. 그 단단한 커넥션은 결국 맨 꼭대기의 권력자들만을 남긴 채 그 밑은 끊임없이 희생되고 대치되는 시스템의 세계다. 시스템을 운용하는 이들을 제외하고, 모두가 제 손에 쥐었다고 생각하는 욕망을 그들은 끝내 쥐고 있지 못한다. 그것이 게임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유하 감독이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에 이은 <강남1970>으로 이른바 폭력 3부작을 통해 일관되게 다룬 것은 권력 시스템과 부딪쳐 깨지는 개인의 문제였다. 그들은 모두 시스템에 저항하거나, 적응하거나 혹은 그 시스템을 장악하려다 실패한다. 그리고 그렇게 몸뚱어리 하나를 갖고 부딪친 개인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시스템의 주인들이 권력을 장악한다.

 

<강남1970>의 마지막 장면은 이 70년대의 이야기가 현재와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과거 70년대 손에 피를 묻혔던 그들은 지금 현재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그 말끔한 양복 아래 숨겨진 잔인함은 강남이라는 공간의 말끔함을 다시금 바라보게 만든다. 유하에게 강남은 그런 공간이었을 것이다. <강남1970>은 그래서 1970년대를 향수하는 영화가 아니다. 대신 그것은 지금의 문제가 1970년대의 한 지점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Posted by 더키앙

<트랜스포머4>의 중국, <어벤져스2>의 한국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이하 트렌스포머4)>에는 홍콩에서 시드를 갖고 도주하던 조슈아 박사(스탠리 투치)가 엘리베이터에서 괴한들의 습격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이를 막는 인물이 중화권 배우인 리빙빙이다. 리빙빙의 격투실력을 본 조슈아 박사는 갑자기 그녀에게 빠진 듯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기도 한다.

 

'사진출처:영화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

그런데 여기에 흥미로운 장면이 하나 더 나온다. 그것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한 중국인 청년이 괴한이 리빙빙을 가격하는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쿵푸 실력으로 괴한을 물리치는 장면이다. 어찌 보면 이 장면은 사족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국인들이라면 느낌이 다를 것이다. 즉 이 장면은 누가 봐도 중국인 관객을 염두에 둔 서비스 장면이라는 점이다.

 

<트랜스포머4>의 주요 배경은 중국 상하이와 홍콩이다. 트랜스포머의 재료가 되는 트랜스포뮴을 생산하기 위해 시드를 투하시키려는 곳이 중국의 사막이고, 선사시대에 공룡을 모델로 트랜스포머가 된 다이노봇이 깨어나는 곳도 홍콩이다. 다이노봇을 타고 싸우는 옵티머스 프라임의 모습은 기묘하게도 중세 유럽의 용을 탄 기사 같기도 하면서 동시에 동양의 용을 탄 전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중국 상하이와 홍콩은 트랜스포머들의 전장이 되어 초토화된다. 좁은 공간에 밀집된 고층 건물들을 마구 부숴버리며 싸우는 오토봇과 디셉티콘 그리고 그 사이를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다이노봇은 압도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것은 아마도 중국인들에게는 새로운 감회를 만들어낼 것이다. 거기 배경이 자신들이 사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중국을 다분히 염두에 둔 이러한 로케이션 덕분인지 <트랜스포머4>는 중국에서만 단 3일 만에 910억 원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이 수치는 전체 수입인 2천여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액수다. <트랜스포머3>가 중국에서 약 18백억 원의 수입을 올린 걸 생각해보면 이번 <트랜스포머4>가 그 수입을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중국 로케이션이 가진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트랜스포머4>가 상기시키는 건 우리나라에서 촬영된 <어벤져스2>. 당시 2주간 교통을 통제하면서까지 진행된 이 로케이션으로 국내에서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이 <어벤져스2>의 서울 촬영으로 4천억 원의 홍보효과와 2조 원의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회의적인 시선들이 많았던 것. 즉 파괴되는 공간으로서 활용되는 서울시의 장면들이 해외 관광객을 끌어 들일만큼의 유인이 될 수 있겠냐는 의문이 일었다.

 

<트랜스포머4>의 중국 로케이션을 두고 보면 이 영화를 보고 난 관객이 중국에 매력을 느끼고 관광을 하러 찾아올 가능성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트랜스포머4>의 중국 흥행을 통해 드러나듯이 오히려 관심을 끄는 쪽은 중국인들이다. 자신들이 사는 공간이 <트랜스포머> 같은 블록버스터 공간으로 어떻게 그려질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마도 <어벤져스2>의 서울 로케이션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내용보다는 압도적인 볼거리가 중심이 되는 <트랜스포머4>가 그러하듯이, <어벤져스2> 역시 그 볼거리 속에 들어가 있는 서울의 모습이 우리네 관객들의 호기심을 잡아끌 것이라는 점. 결국 <어벤져스2>의 서울 로케이션은 관광공사의 국가브랜드 이미지 제고보다는 할리우드의 마케팅 차원이 훨씬 강력할 거라는 점이다. 중국 로케이션이 만들어낸 <트랜스포머4>의 중국 열풍은 <어벤져스2> 서울 로케이션의 진면목을 새삼 바라보게 해준다.

Posted by 더키앙

<아빠 어디가> 배낭여행, 뉴질랜드와는 다른 까닭

 

상하이의 한 시장에서 중국소녀 쩡쯔린은 왜 빈이를 따라왔을까. 그리고 쩡쯔린과 빈이가 같이 손을 잡고 친해진 것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물론 아이들 특유의 친화력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어른들이라면 그렇게 다가오는 누군가를 의심부터하고 봤을 테니 말이다.

 

'아빠 어디가(사진출처:MBC)'

하지만 여기에는 또한 <아빠 어디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장면들이 있다. 성동일과 빈이는 중국에서도 낯선 얼굴이 아닐 것이다. 이미 중국판 <아빠 어디가>가 중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우리의 <아빠 어디가> 역시 인터넷 등을 통해 중국에 충분히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성동일은 시즌1에서부터 계속 출연했기 때문에 더더욱 중국인들에게 익숙하다. 아이의 손을 잡고 여행하는 아빠의 모습이 흔하지 않은데다 그것을 카메라로 찍고 있으니 중국인들의 시선에도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방송은 그 부분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었지만, 카메라에 포착된 중국인들은 이들 부녀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여지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성동일과 빈이가 함께 공항에서 시내까지 지하철을 타고 오는 장면이 우리에게는 그저 재미로 다가왔을지 모르지만 중국인들이 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졸린 빈이가 옆자리에 앉은 할아버지에게 기대서 조는 장면은 우습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사랑스럽게 다가갈 것이다. 거기에는 국가 간의 언어적 문화적 장벽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아이의 순수함이 묻어난다.

 

홍콩에 간 김성주와 민율이가 규정을 잘 몰라 지하철에서 빵을 사서 먹으려다가 경찰에 의해 제지당한 장면도 홍콩인들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거기에는 문화적 차이가 가져오는 웃음이 자연스럽게 묻어있고 또한 아빠와 아이가 낯선 해외에 뚝 떨어졌을 때 느낄 수 있는 국가를 초월한 공감대가 들어 있다.

 

한편 자신이 예약한 호텔 직원들에게 환대를 받는 모습도 <아빠 어디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하던 직원들에게 영어로 더듬더듬 <아빠 어디가>를 찍고 있다고 알려주자 팬이라며 반색하는 모습이 그렇다. 규정상 어린 아이가 여러 명이 함께 자는 도미토리에서 잘 수 없다며 같은 가격으로 2인실을 제공해주는 호텔 직원들의 모습에서는 팬심이 느껴졌다.

 

뒤늦게 홍콩행에 합류한 윤민수와 윤후가 공항으로 가며 서로 중국어를 뽐내는 모습은 아마도 중국에 이 프로그램이 방영된다면 꽤 흥미로운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발음하기가 쉽지 않은 중국어를 곧잘 발음하는 윤후가 비행기에서 스튜어디스에게 중국말을 해보는 장면은 중국인들에게 윤후의 매력을 십분 보여줄 것이다.

 

홍콩에서도 김성주와 달리 척척 일사천리로 유쾌한 여행을 하는 윤민수의 모습 역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윤민수 부자와 김성주 부자의 홍콩에서의 만남과 그렇게 이어질 함께하는 홍콩 여행은 그 서로 다른 두 부자의 모습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여러모로 <아빠 어디가>의 이번 배낭여행은 지난 뉴질랜드 여행과는 사뭇 다른 목적과 느낌을 갖고 있다. 뉴질랜드 여행이 그간 수고한 출연자들에 대한 방송사 차원에서의 포상에 가까운 것이었다면, 배낭여행은 이미 <아빠 어디가>의 인기로 실감하고 있는 아시아권 예능 한류에 대한 교감의 차원이 더 크다는 점이다.

 

사실 아이들만큼 국가를 초월해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존재들도 없을 게다. 상하이에서 빈이가 우연히 만난 중국소녀 쩡쯔린의 그 짧은 출연에도 우리네 시청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컸다. 물론 <아빠 어디가>가 갖는 특유의 소박함을 잃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그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닫아버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의 행복이고, 그것이 방송에 담겨졌을 때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다. <아빠 어디가> 배낭여행은 그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Posted by 더키앙

<런닝맨>의 진화, 시청자 참여로 가능해지나

 

본래 게임이라는 게 그렇다.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게 더 재밌고, 하다가 조금씩 새로운 룰 같은 걸 만들어 변형시켜나갈 때 더 재밌다. <런닝맨>의 가장 큰 고충은 끊임없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작진이 제 아무리 대단한 게임 매니아이고 아이디어 뱅크라 하더라도 수년을 반복하다보면 어떤 한계점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럴 때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그 아이디어를 시청자들로부터 받는 것이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보다 수백 수천 명의 아이디어가 더 좋을 수 있다는 것. <런닝맨> ‘홍콩에서 온 편지편은 그 훌륭한 사례다.

 

'런닝맨(사진출처:SBS)'

홍콩의 팬 아이린양이 제안한 게임은 장기를 응용한 게임이었다. 동양권에서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기라는 게임에서 초와 한의 왕과 차, , , 졸을 가져와 <런닝맨>의 이름표 떼기 게임과 접목시킨 것. 초와 한으로 나뉘어져 각자 가진 기물을 이용해 상대편 낮은 서열의 기물을 없애는 방식은 마치 현실 밖으로 나온 장기 게임을 연상케 함으로써 더욱 흥미로워질 수 있었다.

 

<런닝맨>은 그간 여타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도하곤 했던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구상해 왔다. 하지만 게임 버라이어티라는 특성 상 시청자 참여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아이린양이 보여준 시청자 참여 형식은 <런닝맨>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 아니었나 싶다. 시청자도 참여하고, 아이디어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이 끝나고 숨어 있었던 아이린양이 직접 나와 상을 수여하는 장면은 그래서 여러 가지 의미를 남겼다. <런닝맨>의 팬들이라면 아이린양이 그런 것처럼 누구나 이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픈 욕구를 가질 것이다. 직접 자신이 만든 게임판 위에서 <런닝맨> 출연자들이 게임을 하고 그 우승자에게 자신이 상을 준다고 생각해보라. 그 얼마나 흥분되는 일이겠는가.

 

이것은 한때 침체의 길을 걷다가 다시 부활한 레고가 시도했던 방식이기도 하다. 전 세계 레고 동호인들의 대회를 통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끌어 모으고 그것을 상품화함으로써 팬들을 제작에 참여시켰던 것. 프로슈머의 시대에 소비자(시청자)의 참여는 상품(콘텐츠)의 진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게임 버라이어티라는 한 가지 길로 달려온 <런닝맨>은 실로 다양한 놀이와 게임의 룰을 개발해냈다. 이름표 떼기, 물총 쏘기, 스파이 미션, 공포의 방울 레이스, 보물 찾기 등등 우리가 게임이나 놀이 등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것들은 물론이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만한 추리극 형식이나 판타지 같은 장르까지 게임화 하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주말 예능이라는 지점에 있어 너무 복잡한 게임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위험성이 있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도전과 편안함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으려 노력해왔던 흔적도 역력하다. 이제는 <런닝맨>이라는 문호를 시청자들에게 개방해야 할 때다. 시청자들이 생각해낸 게임을 마치 테스트하듯이 실현해 보이는 일은 시청자와 함께 뛰는 <런닝맨>이라는 새로운 모토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제안된 게임들 중 어떤 것이 견고하고 훌륭했는가를 품평하는 시간도 가능할 수 있다. 시청자 참여로 <런닝맨>은 과연 새로운 진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실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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