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힙합 (14)
주간 정덕현
‘쇼미더머니777’, 돈과 성공 판타지로 만들어진 힙합씬이번 Mnet 에는 이전 시즌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들이 보인다. 그 첫 번째는 갈수록 점점 지원자가 늘고 있는 1차 예선전의 장관을 모두 삭제해버렸다는 점이다. 별거 아니라고 여겨질 수 있겠지만 사실 방송 제작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선택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껏 에서 항상 처음 시선을 끌었던 건 바로 이 1차 예선전이 연출하는 장관과, 거기서 늘 존재하기 마련인 특이한 출연자들을 통한 이슈들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슈들 중에는 힙합에서 늘 논쟁이 되던 이른바 ‘힙합 아이돌’과 언더그라운드 사이에서 가중되던 ‘진정성 논란’ 같은 뜨거운 것들도 있었다. 게다가 1차 예선전에 몰리는 참가자들이 만들어내는 장관은 가 명실공히 국내 힙합의 전 분야를 아..
"잘 사는 게 복수여".. '변산' 이준익 감독이 던진 메시지이준익 감독의 신작 영화 은 ‘청춘 3부작’으로 불린다. 최근 이준익 감독이 만든 , 에 이은 청춘의 초상을 담은 작품이란 의미에서다. 실로 에서 ‘심뻑’으로 불리는 래퍼 학수(박정민)의 낮게 읊조리다 점점 고조되고 나중에는 폭발하는 랩을 듣다보면 그 청춘의 단상이 녹아난 가사에 ‘마음으로부터 뻑이 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저 자신의 일상을 일기를 쓰듯 꾹꾹 눌러써서 만들어낸 가사지만, 그 안에는 이들이 겪는 상처와 그럼에도 넘어지기보다는 한바탕 욕이라도 해대는 그 마음의 절절함 같은 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 작품을 두고 ‘청춘 3부작’이라고 지칭하는 말에 이의가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은 이준익 감독 영화 중 또 다른 특징으로 보이는 ‘음..
‘건반 위의 하이에나’, 음악 이젠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싱어 송 라이터들은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어낼까. 어쩌면 KBS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 는 이런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 질문이 가진 효용가치는 생각보다 크다. 그건 제작과정을 들여다봄으로써 그런 과정을 거쳐 나온 음악에 대한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늘 결과물로만 접했던 음악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다. 그런데 제작과정이 싱어 송 라이터들마다 다 다르다. 특히 양분되는 건 이른바 20세기 소년들이었던 윤종신과 정재형의 제작방식과 21세기 소년들인 그레이와 후이의 제작방식이다. 윤종신과 정재형은 물론 디지털 피아노를 활용하긴 하지만 그래도 창작에 있어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반면, 그레이와 후이는 신디사이저..
역사와 힙합의 콜라보, 의 역대급 도전 역시 고수는 고수다. 이 어려운 시국에 이런 도전을 기획으로 내놓는다는 건 역시 이 아니면 그 누가 할 수 있을까. 역사와 힙합의 콜라보는 그 의미와 재미에 있어서 역대급이었다. 역사 교육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한 현재가 아닌가. 그러니 역사를 다시 배운다는 의미만으로도 이 도전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여기에 힙합이 일종의 교육적 도구로서 활용된 건 신의 한 수였다. 힙합 장르의 특성상 가사를 통한 메시지 전달이 용이하고, 또 무엇보다 올바른 역사 교육과 인식이 상대적으로 더 요구되는 젊은 세대들을 자연스럽게 끌어안을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그리고 무엇보다 힙합이 또한 갖고 있는 저항정신은 역사를 통한 현실 인식을 가능하게 하리라는 점이 주효했다. 개코와 ..
세종부터 윤동주까지, 역사로 현재를 경고하다 세종대왕, 위안부, 성웅 이순신, 유관순 열사, 윤동주 시인... 이 힙합과의 콜라보를 위해 꺼내든 역사는 그 하나하나가 현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사실들이었다. 그것은 굳이 현재의 시국 상황을 꺼내놓고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단지 그 역사를 끄집어내는 것만으로도 그 어떤 비판보다 준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역사의 평가’가 현재의 국정농단 사태에 내리는 철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곡 작업에 들어가기 전 출연자들이 모여 들은 설민석 강사의 강의는 그 메시지가 명확했다. 설민석 스스로 말했듯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지킨 건 백성”이라는 게 이 강의의 ‘중심주제’였다. 본래 역사란 현재에서 선택되는 순간 그 자체로 현재적 의..
역사와 힙합, 이 현 시국을 꼬집는 방식 역시 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현 시국을 이만큼 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역사와 힙합의 만남. 그 기획 자체가 그렇다. 이 날 방송에 나온 설민석 강사의 첫 마디로 E.H 카의 말을 빌어 얘기한 것처럼, 역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 그러니 하필 이 시국에 이 역사를 소재로 들고 나온 건 그 자체가 현재에 대한 문제제기이자 그 해법을 들여다보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힙합’이라는 장르를 빌어 하겠다는 건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사안을 이해할 수 있게 했듯이 누구나 지금의 역사적 문제를 ‘힙합’을 통해 익숙하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힙합’이라는 장르..
'힙합의 민족', 할매들의 힙합 도전 그 누가 비웃었나 힙합과 평균 나이 65세의 할매들(?). 이 낯선 조합이 어떻게 생겨났을까를 떠올려 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흔히 유명한 음식점에서 만나곤 하는 ‘욕쟁이 할머니’를 떠올려 보면 단박에 이해가 갈 수 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힙합이 ‘욕’과 가깝다는 얘기는 아니다. 물론 가끔 욕이 가사에 등장하긴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표현일 뿐이다. 게다가 할미넴을 탄생시킬 은 오히려 이런 편견을 깨는 프로그램에 가깝다. 다만 막연히 떠올리는 ‘욕 잘 하는 센 할머니들’의 이미지가 없었다면 이 기획 자체가 생겨나기 어려웠을 거라는 거다. 가장 나이 많은 맏언니 김영옥은 원조 할미넴으로 이미 유명했고, 배우 이용녀는 외모만 봐도 으스스할 정도로 센 분위기로 이미 정..
정준하의 도전, “웃지마!” Mnet 예선에 나간 정준하가 랩을 선보이기 전 먼저 그렇게 외친 한 마디는 왜 그토록 뭉클하게 다가왔을까. “아프지마 도토 도토 잠보”로 작년 시선을 끌었던 그의 랩은 웃음을 더 많이 주었던 게 사실이다. 아마도 하하가 ‘행운의 편지’ 미션으로 정준하의 도전을 적어 넣었던 것 역시 그 자체가 우습기 때문이었을 게다. 하하는 말했다. “아마 줄 서 있는 것만으로 웃기는 사람은 형이 유일할 것”이라고. ‘MC 민지’라는 닉네임을 붙인 것도 그래서다. 덩치가 산만한 그에게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닉네임이 아닌가. 게다가 그의 나이는 40대 중반이다. 예선전에 나온 청춘들의 아버지뻘 되는 나이. 그러니 제 아무리 예능인으로서 잔뼈가 굵은 정준하라도 MC 민지라는 닉네임에 걸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