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의 낯선 인물들, 과연 미드 리메이크 때문일까

 

섹스 스캔들로 인해 남편의 불륜 장면이 만천하에 공개된다면 그 아내는 어떤 감정을 갖게 될까. 만일 우리네 드라마의 상투적인 전개였다면 그 이후의 장면들은 불을 보듯 뻔하다. 남편과의 관계는 끝장을 향해 달려갈 것이고, 만일 내연녀에게 전화라도 온다면 욕지거리 정도는 기본일 게다. 제아무리 좋은 아내라고 해도 이혼을 염두에 두는 건 당연지사일 지도.

 

'굿와이프(사진출처:tvN)'

하지만 tvN <굿와이프>는 다르다.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남편 이태준(유지태)에게 김혜경(전도연)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갖고 있지만 이를 외부에는 전혀 표출하지 않는다. 그 스캔들을 설명하는 공식석상으로 나가는 첫 장면부터 김혜경은 이태준의 손을 꼭 잡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아이들을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 일을 다시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가끔 남편을 면회 가고 감정은 있지만 그래도 대화를 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그녀가 과거 젊었던 시절에 자신에게 호감을 보인 서중원(윤계상)의 키스를 받았을 때, 잠시 흔들렸지만 그녀는 이건 아닌 것 같다며 그를 밀어낸다. 그리고 사무실을 빠져나오다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는지 다시 서중원의 사무실로 올라간다. 그가 자리에 없는 걸 알고 아쉬운 듯 돌아선 그녀는 집으로 오자 갑자기 남편의 품으로 파고든다.

 

그 속내를 대사로 드러낸 부분이 없기 때문에 이 장면은 여러 가지 해석들을 가능하게 한다. 그건 그녀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었다가 서중원에 의해 풀린 욕정일 수도 있고, 그런 욕정 때문에 갖게 된 남편에 대한 죄책감일 수도 있다. 다른 한 편으로는 그것은 남편에 대한 복수일 수도 있다. 너도 하듯이 나도 불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런 행위로 표현했을 수 있다는 것.

 

그러고 보면 남편 역할인 이태준 검사 역시 그 속내를 잘 알 수 없는 이중적인 태도들을 보인다. 한편으로 보면 아내에게 죄책감을 가진 남편처럼 보이지만 그가 심지어 감방에 있을 때조차 인맥을 돌려 일을 뒤에서 꾸미는 걸 보면 아내를 이용해먹는 권력자처럼도 보인다. 그가 자신의 섹스 스캔들을 일으킨 상대 여자를 납치해 와 협박을 하는 모습에는 이 이중적인 면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건 전형적인 권력자들이 하는 행동이지만 그는 그 자리에서도 나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고 말할 정도로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처럼도 보인다.

 

사실 김혜경이나 이태준이라는 캐릭터의 이러한 행동들은 우리네 시청자들을 혼돈스럽게 만든다. <굿와이프>라는 제목처럼 김혜경을 좋은 아내캐릭터로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그녀가 다른 남자와 불륜의 욕망을 드러내는 장면이 낯설게 다가온다. 그건 우리네 정서에서 좋은 아내라는 이미지로 드라마가 그려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태준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한 때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래도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건 맞는 것 같다. 그럼에도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아내를 이용하는 듯한 모습은 우리네 시청자들에게는 낯선 느낌을 준다.

 

이건 과연 미드의 리메이크 때문에 생기는 정서적 간극일까. 아니면 우리네 드라마들이 너무 선악구도로만 나누어 극적 갈등들을 그려낸 데서 생겨난 낯설음일까. 아마도 두 가지가 모두 혼재된 느낌이다. 미드의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확실히 <굿와이프>는 그 관계들이 우리와는 조금 달리 쿨한 면면들이 묻어난다. 하지만 이런 간극을 메워주는 건 다름 아닌 연기자들이다. 전도연과 유지태의 연기는 그 간극마저 이해될 만큼 자연스럽게 우리네 대중을 설득시켜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네 드라마들이 너무나 천편일률적으로 남녀 관계, 부부 관계를 그려온 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도 만드는 면이 있다. 어찌 남녀 관계 부부 관계가 선악 구도로 무 자르듯 나뉠 수 있을까. 거기에는 사람이 어쩔 수 없는 금기를 넘보는 욕망 같은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좋고 나쁨은 한 사람이 선택되는 캐릭터가 아니라 한 사람 속에 혼재된 캐릭터라는 점이다.

 

그런 관점으로 보면 <굿와이프>는 우리네 드라마들에 상당히 괜찮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창작이란 때론 굳어진 틀을 벗어나고 깨는 데서부터 비롯된다. 또 삶의 진면목이란 어떤 틀에 박힌 편견과 선입견을 넘어서는 데서 보이기 마련이다. <굿와이프>가 보여주는 새로운 인물들은 그래서 낯설기도 하지만 그것이 본래는 진짜 우리네 얼굴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때도 있다

<청춘시대>, 전도연 없어도 충분히 가치 있는 까닭

 

JTBC <청춘시대>에는 전도연, 유지태가 없다? 사실이고 현실이다. <청춘시대>에는 이렇게 표현하기 좀 그렇지만 이른바 ‘A급 캐스팅이 없다. 첫 회를 이끌어나간 유은재라는 막내 새내기 대학생 역할의 박혜수는 SBS <용팔이>에 잠깐 출연했을 뿐 이번이 두 번째 작품이다. 드라마보다는 <K팝스타>에 나왔던 이력이 더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다.

 

'청춘시대(사진출처:JTBC)'

하지만 <청춘시대>의 첫 회에서 박혜수는 확실히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다. 대학 새내기가 가질 수 있는 낯설음과 두려움 같은 것들을 때론 귀엽고 때론 안쓰럽게 잘 표현해줬고 후반부에 이르러 누르고 눌렀던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도 꽤 임팩트있게 소화해냈다. 누가 봐도 딱 대학 새내기 같은 이미지를 보여줬고, 그녀의 시선을 통해 이 드라마의 다른 출연자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는 데도 자연스러웠다는 점에서 그 역할 수행이 꽤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강이나라는 자기 주장과 욕망이 강해 겉으로는 섹시 노출증 환자처럼 보일 정도의 능동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연기한 류화영 역시 연기 경험은 일천하다. <태양의 후예>에 잠깐 출연한 바 있고 <돌아와요 아저씨>에도 출연한 바 있지만 그녀가 더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티아라가 몇 년 전 겪은 왕따 논란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그녀는 티아라에서 탈퇴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선택했고 이번 <청춘시대>에서 결코 작지 않은 강언니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류화영 역시 첫 연기치고는 꽤 그 역할을 잘 수행해내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여성들도 반할 만큼 시원시원한 면모를 보여주지만, 그 이면에 깔려 있는 청춘의 고단함과 아픔 또한 갖고 있는 인물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류화영이 겪어왔던 청춘의 힘겨움 같은 것이 극중 캐릭터와 잘 매치되는 느낌이다. 만일 박연선 작가가 이를 염두에 뒀다면 이 캐릭터의 이미지는 확실히 류화영과는 맞춤인 면들이 있다.

 

그래도 이 벨 에포크라는 셰어 하우스에서 함께 사는 나머지 인물들, 윤진명(한예리), 정예은(한승연), 송지원(박은빈)은 그나마 익숙한 인물들이다. 한예리는 <육룡이 나르샤>에서 척사광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지만 <청춘시대>에서는 어딘지 현실에 잔뜩 치여 알바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작금의 청춘의 전형 같은 인물 역시 진짜 그 인물이 된 양 연기해낸다.

 

한승연은 첫 연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의외로 정예은이라는 톡톡 튀고 남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캐릭터를 잘도 소화해내고 있고, 박은빈이야 본래 연기 경력이 꽤 되는 인물이라 첫 회에서도 거의 뒷부분에 슬쩍 등장하지만 그 짧은 등장만으로도 말은 잘하지만 연애는 영 안되는 송지원이란 캐릭터를 쉽게 공감시킨다.

 

<청춘시대>는 이처럼 A급 캐스팅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꽤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는 신인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다. 물론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tvN <굿와이프>의 전도연에 비교될 수는 없을 것이다. 공력의 차이도 차이지만 신인과 누가 봐도 대배우의 비교가 어찌 가당키나 할까.

 

그래서 시청률도 보면 도무지 <굿와이프>에는 대적하질 못한다. <굿와이프>3%에서 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청춘시대>는 첫 회에 간신히 1.3%(닐슨 코리아)를 기록했지만 2회에는 0.4%로 추락했다. 물론 이런 시청률은 휴가철인 작금의 계절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액면으로 보면 <청춘시대><굿와이프>에 대적 불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말하지면 <청춘시대>는 웰메이드 드라마다. <연애시대>를 쓴 박연선 작가의 대본은 확실히 촘촘하고 재밌고 유쾌하면서도 청춘의 현실과 가치와 의미들을 담아낼 줄 안다. <사랑하는 은동아>를 연출한 이태곤 PD의 연출도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A급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향후에는 분명 A급이 될 지도 모를 열정적인 혼신의 연기들을 보여주는 연기자들이 갖고 있는 저마다의 매력은 이 드라마가 가진 굉장한 자산이다.

 

A급 캐스팅도 없고 시청률은 바닥이지만 그래도 <청춘시대>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 시도가 참신하고 그 결과물 역시 꽤 괜찮기 때문이다. 우리네 드라마들이 A급 캐스팅에 목을 메고 일정 부분 그 힘으로 주목받지만, 모두가 그래서야 어디 젊은 신진 연기자들이 설 자리가 있을까. 그들이 설 자리가 없다면 미래의 드라마도 그리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울 게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작금의 청춘들이 겪고 있는 아픈 현실들을 웃음과 눈물을 버무려 잘도 풀어내고 있다. 가진 것 없어도 빛나는 지금의 청춘들을 이 드라마는 꽤나 닮아있다

<W>, 판타지가 섞이니 달라진 멜로 방식

 

갑자기 뺨을 때리더니 그 다음에는 갑자기 키스를 한다. 마치 바바리맨처럼 느닷없이 자신의 벗은 몸을 보여주더니 이제는 총을 겨눈다. 강철(이종석)이 오연주(한효주)의 이런 행동을 맥락 없다고 말하는 건 당연하다. 너무나 뜬금없는 행동들이기 때문이다.

 

'W(사진출처:MBC)'

하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그녀가 왜 그런 이상한 행동을 하는 지 이해한다. 웹툰 속으로 빨려 들어간 그녀는 사실 현실로 나져 나오려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주인공 강철이 어떤 충격적인 감정 변화를 느껴야 웹툰의 한 회가 마무리되고 그래야 현실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MBC 수목드라마 <W>의 멜로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있다. 멜로에서 남녀 관계의 진전이란 그래도 기승전결의 맥락이 중요하다. 어떻게 만나고 그 만남이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으로 이어지며 그것이 다시 사랑으로 발전해 가는가는 멜로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W>의 멜로는 강철이 말하듯 맥락 없이진행된다. 아마도 이토록 빨리 남녀가 키스하는 드라마도 없을 게다. 첫 회에 등장해 두 사람이 만나자마자 키스라니. 그런데 바로 그 맥락 없이 마구 돌진하는 이런 멜로의 속도감은 <W>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이것이 가능해진 건 이 드라마가 가진 판타지 덕분이다.

 

웹툰의 세계와 현실 세계의 만남. <W>의 멜로는 바로 이 독특한 판타지 설정으로 인해 멜로의 전개 양상 또한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오연주라는 캐릭터는 조금은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인물로 시청자들의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어쩔 줄 몰라 하는 귀여운 모습과 현실로 돌아가 강철을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물론 이러한 조금은 다를 수밖에 없는 멜로의 흐름은 그 판타지 설정 때문에 향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실의 여자와 웹툰 속 가상의 남자 사이의 멜로이니 더욱 절절해질 수 있을 테고, 그 가상의 남자를 죽이려는 장본인이 바로 현실의 여자의 아버지이니 그 안에 복잡한 심사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 웹툰 속으로 여자가 들어가듯, 웹툰 속에서 현실로 남자가 튀어나올 수 있을까도 궁금해진다. <W>의 판타지 설정은 뻔할 수 있는 멜로 구도마저 흥미진진하게 바꿔 놓았다.

 

최근 들어 드라마들이 판타지를 부쩍 찾고 있다. tvN <또 오해영>의 멜로를 독특하게 만든 것 역시 미래를 보는 남자 주인공의 특별한 능력이 판타지로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그 남자 주인공이 보게 되는 미래 속에서 여자 주인공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장면들은 시청자들마저 그 긴장하게 만들었으니까.

 

<별에서 온 그대>는 불사의 외계인이라는 설정으로 그 멜로가 독특해졌고, <시그널> 같은 본격 스릴러 장르 속에서도 무전기를 통해 연결과 과거와 현재는 그 속에 등장하는 남녀의 시간을 뛰어넘는 절절한 관계를 만들어냈다. 판타지가 로맨틱 코미디 같은 뻔한 장르와 만나 만들어내는 시너지들이다.

 

<W>맥락 없는멜로 전개는 판타지를 바탕으로 오히려 더 흥미진진한 과정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본래 익숙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일 수밖에 없는 남녀 간의 사랑은 판타지를 덧붙이면서 신선함까지 갖게 되었다. 흔히들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만찢녀라고 표현하지만 그걸 실제 드라마 설정으로 그려내다니. <W>의 로맨틱 코미디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는 이유다.

<집밥 백선생>, 시금치 요리로 보여준 백종원 레시피의 진가

 

대충 대충 하는데 맛있어요.” 김국진의 이 한 마디는 tvN <집밥 백선생>이라는 쿡방의 정체성을 거의 담고 있다. 시금치 요리라고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것이 시금치 무침이나 김밥 속에 들어가는 시금치 혹은 시금치 된장찌개 정도일 게다. 너무 흔하지만 그래서 너무 뻔해보였던 시금치. 하지만 백종원은 이 뻔한 재료를 갖고 세계 음식 기행을 떠난 듯한 다양한 맛을 선사한다.

 

'집밥 백선생(사진출처:tvN)'

항상 시작은 기본부터. 시금치를 데쳐 간장과 간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후 고소한 깨를 얹어 먹는 시금치 무침. 그 간단한 기본을 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듣도 보도 못한 시금치 된장 죽이나 동남아풍 시금치 덮밥에 말도 안되는 이태리풍 시금치 토마토 피자 같은 것이 레시피로 제공된다.

 

오죽하면 아이들이 잘 안 먹어 <뽀빠이> 같은 만화를 통해 시금치가 인기 음식으로 소개됐을까. 그만큼 시금치라는 식재료는 어딘지 선입견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금치 된장 죽 같은 레시피를 보고 나면 해장으로 이만한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시금치 토마토 피자는 백종원이 말하듯 맥주를 부르게 만드는 레시피다.

 

마치 수학 공식을 배워 차츰 응용으로 나가듯 <집밥 백선생>의 음식 레시피들은 처음에는 기본 공식으로 식재료 특유의 맛과 향 그리고 특징을 이해한 후 응용으로 들어간다. 시금치의 경우 살짝 데쳐주면 그 거해 보이던 양이 한 줌으로 줄어드는 특징과 특유의 채소가 주는 건강한 느낌이 특징이다.

 

어려울 것 없어요.” 백종원이 입에 거의 달고 다니는 이 말대로, 또 김국진이 대충대충 하는데 맛있다.”는 말처럼, 그의 레시피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게 강점이다. 요즘처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하루 종일 음식을 갖고 씨름하는 건 여러모로 부엌에 들어가지 못하는 큰 장벽을 만든다. 하지만 백종원은 냉장고에 흔한 기본 재료 몇 개를 갖고 슥슥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요리의 세계를 알려준다.

 

또한 본 재료가 없으면 포기하게 되는 게 일반적인 요리자들의 습성이지만, 백종원은 그 맛을 대치할 수 있는 걸 알려준다. 이를테면 동남아풍의 맛을 내기 위해 피쉬 소스가 없다면 액젓을 사용해도 된다고 알려주고, 새우 패이스트가 없다면 건새우를 잘라 그 맛을 내면 된다고 한다. 하다못해 피자 빵을 직접 만들 필요 없이 만두피만으로 퀘사디아도 만들고 피자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건 요리 무식자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의 차원을 넘어선다. 보다 간편하고 보다 쉬우면서도 그 맛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요리라면 주부들도 눈이 가기 마련이다. 그 뻔하고 흔했던 시금치 한 단이 이토록 그럴싸한 고급진 요리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건 있어빌리티의 세계에서는 흘려보낼 수 없는 귀한 정보일 수밖에 없다. 대충 하는 데 맛있는 요리. 시청자들이 <집밥 백선생>에 빠져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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