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써니', 추억을 조립하는 재미 쏠쏠하네 '써니', 당신의 추억만큼 재밌는 건 없다 익숙한 80년대 풍경. 매캐한 최루탄 냄새와 일렬로 도열해 있는 전경들. 그리고 그들과 대치해 있는 학생들. 일촉즉발의 상황. 그리고 급기야 뒤엉켜버리는 전경들과 학생들, 시민들.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 순간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Joy의 'Touch by touch'. 80년대를 살았던 사람치고 이 잿빛 기억의 시대를 순식간에 발랄한 추억으로 만들어놓은 이 장면에서 빵 터지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써니'가 위치한 유쾌한 지점은 바로 이 장면 속에 압축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유쾌하고, 어떻게 보면 도발적인 '써니'의 이 기묘한 조합은 어떻게 가능한 걸까. 광주 민주화 운동을 초반에 겪은 80년대는 시대적으로만 보면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심지어 어떤 이.. 더보기
'달인', 이 국보급 개그를 어떻게 보존할까 국보급 개그 '달인', 개그의 차원을 넘다 "그만 하려다가도 끝나고 나면 벌써부터 다음 회를 준비하게 된다." '밤이면 밤마다'에 나온 '달인들'의 진술이다. KBS '개그콘서트'의 대표 코너인 '달인'의 김병만, 류담, 노우진이 SBS 토크쇼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물론 심증은 있다. 이제 곧 SBS에서 시작할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에 김병만이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전문 스케이터와 스타들이 짝을 이뤄 피겨스케이팅을 배우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병만에 대한 기대는 크다. '달인'을 통해 이미 보여주었듯이 그의 기예에 가까운 미션적응능력은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기예와 웃음을 동시에 엮는 지점에서도 김병만에 대한 기대감은 높을 수밖.. 더보기
'위탄', 갈수록 맥 빠지는 이상한 오디션 인기투표로 흐르면서 사라진 각본 없는 드라마 '위대한 탄생'의 톱3가 결정됐다. 김태원 3인방 중 미라클맨 손진영이 탈락했고, 이태권, 백청강, 쉐인이 살아남았다. 많은 이들은 이 결과에 대해 그다지 놀라거나 화제에 올리지 않는다. 당연하고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는 눈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톱3가 결정된 것 치고는 그 반응이 너무 미지근하다. 작년 '슈퍼스타K2'에서 톱3로 장재인과 존박, 허각이 남았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본래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 특성상 뒤로 갈수록 긴장감도 높아지고 화제도 커지기 마련이다. 시청률도 당연히 상승곡선을 그린다. 그런데 '위대한 탄생'은 어딘지 생기를 잃은 모습이다. 누가 합격하고 누가 탈락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이 떨어진 상태다. 그러니 시청률도 오.. 더보기
'나가수'는 어떻게 음악을 듣게 만들었을까 '나가수', 음악 듣는 귀를 살려낸 비결 2006년 한 가수가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올랐다. 그녀는 노래를 하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꿈은 이루어진다. 노력하는 자한테만. 여러분, 꿈을 꾸십시오. 꿈을 이루십시오. 그리고 꿈을 지키십시오. 그리고 꿈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시작된 '거위의 꿈'. 바로 인순이가 재발견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음악 자체에 푹 빠진 채 노래를 열창했다. 그러다 "이 무거운 세상도-"에서 자기도 모르게 그만 짧은 순간 음을 놓쳤다. 감정이 북받쳐 올라서였을 것이다. 그 노래를 하는 그 때 그녀는 이 짧은 노래 속에서 수십 년 간 '자신을 묶어두었던 무거운 세상'을 느끼는 듯 했다. 차마 눈물을 보이지 못해 담담히 인사하고 불빛이 쏟아지는 무대 밖으로 나갈 때 언뜻 눈.. 더보기
'1박2일', 엄태웅을 보면 왜 기분이 좋아질까 '1박2일'에 새로운 시점을 던져준 엄태웅 흔히들 '1박2일'의 엄태웅을 말하길,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존재'라고 한다. 이것은 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매력의 문제다. 즉 어떤 기술적인 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엄태웅이 대중들에게 호감을 주는 것이 아니고, 타고난 성정과 행동이 대중들에게 어필한다는 얘기다. 투입된 지 몇 주가 지난 것뿐이지만 이미 이 '기분 좋은 캐릭터'로 자리하고 있는 엄태웅. 도대체 어떤 점이 엄태웅을 이렇게 만드는 걸까. 엄태웅은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그다지 예능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 심지어 '1박2일'에 첫 출연하고 처음으로 낙오 미션을 했을 때, 엄태웅은 우연히 만난 대학생에게 열심히 조언을 듣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못하는 것은 못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