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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의 소파·차승원의 요리·손호준의 손이 의미하는 것

 

 tvN 예능 <삼시세끼-어촌편 시즌5>가 종영했다. 코로나19 시국에 작은 숨통을 틔워줬기 때문일까. 그 어느 때보다 드라마틱하고 훈훈했던 <삼시세끼>의 종영이 아쉽다. 죽굴도라는 섬의 봄에서 여름까지 함께 모여 웃고 떠들고 먹을 걸 만들어 나누던 그 장면들이 눈에 선하다. 모두가 떠나간 인적 없는 죽굴도에도 여전히 그들의 잔영들과 수다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유독 훈훈하게 느껴졌던 이번 <삼시세끼>는 코로나19 때문에 만재도가 아닌 무인도 죽굴도에서 촬영됐다. 작은 가게 하나 없는 섬이기에, 모든 걸 자급자족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해 고구마, 감자를 놓고 마치 레스토랑 스테이크를 먹듯 너스레를 떨며 먹어야 했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유머와 농담은 그들의 시간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그건 마치 코로나 시국에도 우리가 이 어려움을 어떻게 웃으며 버텨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한 편의 동화 같았다.

 

이번 시즌이 더욱 드라마틱했던 건 지난 5년 간 상상만 했던 어마어마하게 큰 참돔을 결국 유해진이 잡았기 때문이다. 큰 참돔으로 몇 끼를 나누고 제작진들과도 음식을 나눠 먹는 그 풍경은 결국 버티다 보면 좋은 날도 온다는 어떤 희망의 메시지 같았다.

 

그런데 이번 편이 특히 훈훈했던 진짜 이유는 서울에서 촬영된 마지막 회에 공개된 미방영분내용들과 그들이 마지막 인터뷰를 통해 전한 메시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걸 키워드로 말한다면 유해진의 소파(So far), 차승원의 배려 넘치는 요리, 손호준의 말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듣고 챙겨주는 손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편에서는 낚시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지만 유해진이 이 프로그램에 주는 진짜 재미는 특유의 유머가 아닐 수 없다. 그의 유머가 아재개그에 가까우면서도 남다른 느낌을 주는 건, 거기에 담긴 따뜻한 마음 같은 게 있어서다. 미방영분에서 유해진이 섬으로 밀려들어온 스티로폼 부표들을 안타까워 이를 수거한 후 조각내 커다란 자루에 넣어 소파를 만든 대목은 그의 유머와 남다른 의식과 따뜻함이 모두 담겨진 장면이었다.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모아 마치 빈백 같은 형태의 소파를 만들어낼 줄이야. 나중에 그 형태 그대로 버릴 수 있어 폐기하는데도 용이한 소파를 만들어내고 그 이름을 소파(So far: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다는 뜻)로 지었다.

 

차승원은 수다를 떨 때 툴툴대고 면박을 주기도 하지만, 배려 넘치는 요리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그의 진면목이다.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해 먹을 게 마땅찮은 상황에서 공효진이 손님으로 왔을 때 그가 만들어 내놓은 무조림 같은 요리는 그저 입의 즐거움과 허기를 달래주는 포만감 그 이상의 훈훈함을 만든다. 미방영분에서 제작진들까지 챙기고, 구워낸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그 모습에서도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들의 든든한 막내인 손호준의 손을 빼놓을 수 없다. 차승원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원하는 걸 척척 갖다 주고 챙겨주는 손호준의 손에서도 그가 얼마나 이들과 하나로 묶여져 있는가를 느끼게 만든다. 이젠 제대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원하는 걸 챙겨주는 손호준이 있어 <삼시세끼>는 완벽한 조합이 이뤄졌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건 나영석 PD를 위시한 제작진의 남다른 책임감이었다. 마지막 방송에서 나영석 PD는 지난 4월 2일 죽굴도에서 난 화재에 대해 언급했다. 촬영 준비를 위해 계약한 폐기물 처리업체가 섬 내부에서 무단으로 쓰레기를 태우다 낸 불이었다. 나영석 PD는 "관리 감독의 책임"을 통감하며 주민분들이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자연을 복원해드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처리업체의 잘못이지만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것.

 

마지막으로 죽굴도를 떠나며 차승원과 손호준 그리고 유해진이 남긴 메시지도 훈훈했다. 손호준은 코로나19 시국에 잠시라도 웃으셨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했고, 차승원은 빨리 이 시국이 끝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했다. 유해진은 가랜드에 메시지를 이렇게 적어 놓았다. "모두들 건강하세요!"(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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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친구들'은 과연 중년들의 공감 얻을 수 있을까

 

JTBC 드라마, 금요일 밤 그리고 19금. 새로 시작한 <우아한 친구들>에 달린 이런 수식어들이 떠올리게 하는 건 당연히 <부부의 세계>다. 19금으로 최고 시청률 28%(닐슨 코리아)를 넘기며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드라마.

 

아마도 <우아한 친구들>이 19금을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은 건 전작이었던 <부부의 세계>의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 보인다. 과거 19금 설정은 보편적 시청자를 확보할 수 없던 지상파 시절의 영향에서 다소 금기시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부부의 세계>의 성공은 이제 드라마에 있어 성인 시청자들의 저변이 확실히 두터워졌다는 걸 증명해 보여줬다.

 

그렇다면 <우아한 친구들>은 과연 그 계보를 잇는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첫 방송만으로 예측하긴 어렵다. 총 17부작으로 첫 회가 일종의 프롤로그 성격을 띤다는 걸 염두에 두면 더더욱 판단은 쉽지 않다. 다만 첫 회에서 보여지는 건 이 작품이 <부부의 세계>와는 다른 어딘지 중년 남성들에 더 포인트가 맞춰진 듯한 느낌이다.

 

물론 2회부터 남정해(송윤아), 강경자(김혜은), 유은실(이인혜) 그리고 지명숙(김지영)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면에 나올 수는 있겠지만, 첫 회는 온전히 안궁철(유준상), 정재훈(배수빈), 조형우(김성오), 박춘복(정석용) 그리고 천만식(김원해)으로 이뤄진 대학 연극 동아리 불사조 5인방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이들이 보여주는 건 중년의 위기다. 다섯 명이 술집에서 모여 술을 마시며 나누는 대화들은 낯 뜨거운 농담들로 채워져 있지만 사실은 각자 가진 어떤 중년의 위기를 애써 술기운에 숨기는 모습으로 보인다. 안궁철은 의사 아내에 자신도 본부장으로 잘 나가고 있지만, 비뇨기과 원장으로 일하는 정재훈은 무언가 사연을 가진 채 혼자 살아가고 있고, 성인영화 감독 조형우는 경제력 좋은 아내와 살고 있지만 상업영화를 찍고픈 꿈에 대한 갈증이 있어 보인다.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박춘복은 젊은 고객에게 갑질을 당해도 불평하나 없이 살아가는 인물로 삶에도 어딘지 발기부전 상태인 것처럼 보이고, 무엇보다 세무 공무원에 우울증 초기 증상을 가진 아내와 유학 간 딸을 둔 천만식은 직장과 가정 양측에서 느끼는 책임감과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버스에서 갑작스레 돌연사 해버리는 인물이다. 중년의 위기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인물.

 

그래서 <우아한 친구들>이라는 제목에 담긴 우아함을 이들에게서 찾아보기는 어렵다. 첫 회가 그 프롤로그로서 중년이라는 나이가 갖는 무게감을 슬쩍 보여준 거라면, 시작부터 보여준 살인사건과 거기에 용의자로 몰린 안궁철의 이야기는 향후 이 중년의 위기가 더욱 극으로 치달을 거라는 걸 예감케 한다.

 

19금 설정의 성인드라마로서 표현에 있어서 훨씬 거침없고 과감함을 보여주지만, 아마도 이 드라마의 관건은 그런 자극보다는 여기 등장하는 중년들의 상황에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그 관점에서 보면 첫 회는 아직 고개가 갸웃해지는 정도다. 특히 여성들보다 남성들을 전면에 세우고 있는 점은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쉽게 공감하기가 어려운 지점이기도 하다. 과연 <우아한 친구들>은 이런 난점들을 넘어 또 한 번의 JTBC 19금 금토드라마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2회가 궁금하다.(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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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했을까', 사랑이 사치가 된 시대의 '맘마미아' 혹은 '응답하라'

 

JTBC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는 어딘지 <맘마미아> 혹은 <응답하라>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홀로 아이를 키우다 어느덧 서른일곱 살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름처럼 사랑은 없다며 일 생계를 위한 노동전선에서 뛰던 노애정(송지효)이 어느 날 나타난 네 명의 남자와 멜로로 얽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가를 궁금하게 만들었던 <맘마미아>처럼 이 네 명의 남자들 중 누가 아이 아빠인가가 궁금해진다. 게다가 현재 만난 네 남자와의 과거 풋풋했던 시절 관계들이 병치된다는 점에서 <응답하라> 시리즈가 떠오른다.

 

노애정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인물에게 '사랑은 사치'에 불과하다. 한국대 연영과를 다니던 시절 그래도 영화인이 되겠다는 꿈이 있었지만 덜컥 아이를 가지는 바람에 학교도 마치지 못했던 그는 대학중퇴로 취업전선에서 번번이 무너진다. 그러다 영화사 엄지필름에 계약직 경리로 들어가지만, 덜컥 정직원이 되게 해주겠다며 내민 보증서에 사인을 한 일로 도망친 회사대표의 10억5천이나 되는 빚을 덜컥 뒤집어쓰게 된다. 잘못하면 가족까지 길바닥에 나앉게 될 형편에 사랑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그는 네 남자에게 얽히게 된다. 회사대표가 사채를 빌려 쓴 나인 캐피탈 사장 구파도(김민준)와 빚이 매개가 되어 얽히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베스트셀러 작가 '사랑은 없다'를 쓴 천억만 작가를 찾았다가 그가 대학시절 헤어졌던 오대오(손호준)라는 걸 알게 된다. 또 그 작품에 캐스팅하려 할리우드 진출을 앞둔 선배 류진(송종호)을 만나려 하고, 딸 하늬(엄채영)가 전학한 학교의 담임선생님으로 예전 인연이 있던 오연우(구자성)를 다시 만난다.

 

어찌 보면 <꽃보다 남자>의 F4를 중년 버전으로 바꿔 놓은 듯한 인물 구성이지만, 여기서 시청자들에게 몰입감을 주는 대목은 노애정이라는 인물이 주는 현실 공감이다. 홀로 아이를 키우며 사랑 따위는 사치로 여기며 살아가는 이 짠내 풀풀 캐릭터는, 한때 풋풋했지만 육아와 현실 살이에 꿈꾸는 일조차 사치로 느껴지는 중년여성들에게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판타지가 아닐 수 없다.

 

전반적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따르는 이 작품은 그래서 노애정이라는 캐릭터가 다소 과장되어 있다. 그래서 그 캐릭터를 입은 송지효의 연기 역시 과잉된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 속에서도 홀로 키운 딸 하늬와 엄마 최향자(김미경)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뒤로 갈수록 어떤 감정적 진폭이 커질 거라는 예감하게 만든다. 특히 하늬의 친 아빠가 누구냐는 사실은 네 명의 남자들 중 진짜 아빠가 되는 그 인물에게는 크나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리, 사랑했을까>는 굉장한 주제의식이나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는 아니다. 그저 사랑하는 것조차 점점 잊고 살 정도로 각박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는 정도의 드라마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럼에도 노애정이라는 인물이 드디어 사랑받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마음이 더해져 4대1의 멜로는 누구와 연결되는 것을 떠나서 그 자체로 위로를 주는 면이 있다.(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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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집', 모든 게 낯선 김희원이 힐링이라 느낄 때

 

처음 김희원이 tvN 예능 <바퀴 달린 집>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저 성동일과의 친한 케미 정도를 기대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보면 김희원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의 신의 한 수였다 여겨진다. 보기에는 아무 길바닥에서나 눕기만 해도 잘 것 같고, 대충 아무 거나 온기만 있으면 먹을 것 같지만, 의외로 모든 게 낯선 차도남의 모습을 그가 보여주고 있어서다.

 

"나 솔직히 태어나서 텐트에서 한 번도 안 자 봤어." 김희원이 그런 이야기를 하자 성동일이 다정하게 묻는다. 텐트 치고 밖에서 자자고. 오히려 공효진이 "되게 아늑하고 좋다"고 말하자 솔깃한 김희원이 그러자고 하고, 하룻밤을 텐트에서 지내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여기가 너무 좋다"고 말한다.

 

만일 김희원이 아니라 캠핑에 익숙한 사람이었다면, 텐트에서의 하룻밤이 주는 묘미가 이만큼 실감나게 다가오기가 어렵다. 하지만 "가문에서 처음일 지도 모른다"며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일어나 "여름에는 모기장만 해놓고 양쪽 열고 자면 시원하겠어"라고 말하는 김희원의 이야기에서는 진심이 묻어난다.

 

일어나 아침으로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전날 전통시장에서 사온 떡을 떠올리고는 혹여나 쉬지나 않았을까 걱정하는 게스트로 온 공효진에게 김희원이 한 마디를 툭 던진다. "내가 장이 약해서 조금만 쉬어도 바로 알거든?" 쇠도 씹어먹을 것 같은 김희원이 그렇게 말하자 공효진의 웃음이 터진다.

 

이런 김희원이 머체왓숲의 편백나무 숲길을 걸어가는 느낌 또한 달리 느껴진다. 입구에서부터 환호성을 터트리는 김희원은 숲길을 걸으며 <전설의 고향>에서 들었을 법한 제주 휘바람새소리에 귀를 정화시키는 그 산책의 느낌이 이 뜻밖의 차도남에 아웃도어 초보자에게는 어떻게 느껴졌을 리 궁금해진다.

 

담양으로 떠난 세 번째 여정에서 처음에는 낯설었던 바퀴 달린 집을 끌고 하는 운전이 이제 김희원은 익숙해져 보인다. 성동일도 다시 시험을 봐 트레일러 면허를 땄지만 그걸 알려주면 자신이 운전할 것 같아 숨기고 있을 때 김희원이 먼저 "면허 따도 운전은 무조건 내가 한다"고 말한다. 형 생각해서 하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김희원이 말하는 이유가 엉뚱하다. "제가 운전하는 게 더 편해요. 제 안전을 위해서." 험하게 막 살 것 같은 그가 안전을 이야기하니 또 웃음이 터진다.

 

텐트 하나 치는 것도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평상 하나 치는 데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김희원은 형 성동일의 이야기를 투덜대며 잘도 따른다. 땀에 선크림이 흘러내려 눈도 못 뜨겠다며 더운 날씨에 수박 타령만 계속하는 김희원이 가까이 있는 시장에 가서 국수를 사먹으며 드디어 "힐링"을 느낀다는 대목도 그렇다. 이렇게 굳이 멋진 대나무숲까지 와서 캠핑을 하면서 사먹을 때 더 힐링을 느낀다니.

 

그런데 또 이런 인물이 막상 캠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해먹으며 감동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는 더욱 큰 실감으로 다가온다. 도시에서 TV를 통해 그 멋진 공간을 대리체험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김희원 같은 초보자의 실감이 더 리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어색함이 주는 웃음과 더해 똑같은 경험도 더 실감나게 해주는 인물. <바퀴 달린 집>에 김희원이 있어 재미가 두 배인 이유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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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유재석, '개콘' 폐지에 "여러분 잘못이 아니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옆에는 <개그콘서트> 특집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tvN 예능 프로그램이 KBS 프로그램을 주제로 삼는다는 건 어딘지 이색적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충분히 공감되는 이유가 있었다. <개그콘서트>가 21년 만에 폐지됐다는 소식이 주는 안타까움만큼 이 프로그램과 동고동락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키웠던 개그맨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거기 담겼기 때문이었다.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개그맨'을 강조했다. 유재석이 등장해 1991년도에 데뷔했다며 한 말은 "29년 차 개그맨 유재석"이었다. 조세호는 "개그맨 20년 차 조세호"라고 했고, 이용진 역시 "공개코미디 16년 차 개그맨 이용진"이라고 했다. 이들을 포함해 이 날 출연했던 출연자들인 이진호, 김민경, 손민수, 임라라, 이재율, 전수희 모두 자신을 개그맨, 코미디언으로 소개했다.

 

이렇게 된 데는 이날 출연한 개그맨들이 이구동성으로 혹여나 개그맨이나 코미디언이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였을 게다. 그만큼 지상파에서 끝까지 버텨내다 결국 종영을 선언한 <개그콘서트>는 개그맨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 대해서 원로 개그맨인 임하룡은 "선배로서 미안한 감정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집이 무너졌단 생각이 들지만 새로운 집을 지을 터전이 생긴 거니까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해야죠." 이제 공채개그맨도 뽑지 않는 상황에 개그맨이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유재석의 우려 섞인 질문에 임하룡은 의미심장한 답변을 내놨다.

 

"코미디가 없어지는 건 아니고 각 분야로 녹아 들어갔다. 우리가 개그맨이지만 원래는 코미디언이기 때문에 원래 뜻은 희극배우 아냐. 웃기는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그러니까 없어졌다 생각지 말고 각 분야에 가서 또 그냥 일을 하고 언제 또 콩트 코미디가 부활할 수도 있잖아." 그는 과거 <유머일번지>나 <쇼 비디오자키>가 큰 인기를 끌다 사라진 후 <개그콘서트>가 생겼듯이 또 다른 스타일의 코미디가 등장할 거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걸 이 날 출연자들과의 토크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최근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개그우먼 김민경은 한때 같이 했던 신봉선 같은 친구가 잘 될 때 너무나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 과정을 거쳐 지금은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운동뚱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면서 누군가의 희망이 되기도 한다는 것.

 

신인 개그맨으로 <개그콘서트>에 들어왔지만 종영을 맞게 된 이재율과 전수희는 그간 개그맨이 되기 위해 갖가지 알바를 하는 등 고생을 했지만 그럼에도 즐거웠던 '시간들이었다고 털어놨다. 프로그램 종영이라는 아쉬움이 그 무엇보다 클 상황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밝은 얼굴이었다. 유재석은 이 신인개그맨들은 물론이고 그간 함께 고생해온 <개그콘서트> 개그맨들 그리고 제작진들에게 "수고했고 감사했다"며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꼭 드리고 싶었다고도 했다.

 

지금도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용진과 이진호 역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제 공개 코미디가 모두 사라진 마당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코미디 빅리그>가 언제까지 계속 될 수 있을까가 걱정이라는 거였다. 하지만 프로그램 말미에 나온 손민수, 임라라 커플 크리에이터는 임하룡이 말했던 것처럼 코미디가 여러 분야로 들어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본래 공개코미디 방송에서 개그맨 활동을 했지만 쉽지 않은 현실에 부딪쳐 공황장애까지 겪었던 손민수는 임라라를 만나 '사랑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유튜버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했다. 그것 역시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서로를 생각하고 챙겨주는 커플의 모습은 힘겨워도 다독이며 버텨낸 것이 지금의 그들을 만들었다는 걸 확인시켜줬다.

 

<유퀴즈 온 더 블럭>이 마련한 <개그콘서트> 특집은 그 프로그램만이 아닌 개그맨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웃음을 주려 노력하는 이들을 위한 헌사였다. 이제 개그맨이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는 그들에게, 코미디는 그래도 영원하다는 걸 이 프로그램은 여러 분야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개그맨들을 통해 보여줬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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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경기도 안 좋은데 코로나까지.. 생존 내몰린 식당들

 

경기도 바닥인데 코로나19까지 겹친 식당들의 현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찾아간 포항 꿈틀로 골목은 안타까운 요식업계의 현실을 보여줬다.

 

사실 지난 2월 찾아갔던 곳이지만 코로나19가 갑작스레 확산되면서 촬영이 중단됐던 곳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애초 포항을 찾았던 건 그 곳의 지역경제가 전체적으로 침체되었기 때문이었다. 포항제철이 있어 IMF 때도 큰 타격이 없었던 곳이지만 2017년 발생한 지진 이후 관광객이 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그러니 상권이 살아날 리가 없었다.

 

특히 포항의 구도심은 새로운 신도시들이 들어서면서 월세는 낮아졌지만 유동인구 자체가 없는 곳이 되었다. 싼 월세 때문에 덜컥 초심자들이 가게를 내기도 하는 곳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곤경을 겪게 되는 곳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 곳 첫 방송에 소개된 두 식당은 경력 초보자라는 티가 역력했다. 해초칼국수집은 그 지역 밤업소에서 20년차 가수를 했던 분이 낸 가게로, 나이트, 숙박업소 그리고 특산품 가게를 거쳐 음식 장사를 하게 됐다고 했다. 물론 늘 웃으며 활달해 보이는 성격인지라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 경력만으로도 사장님이 겪어온 어려움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손님들 요청으로 메뉴가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주력이어야 할 해초칼국수는 생각보다 매력이 없었다. 해초가 그대로 들어간 걸 기대했던 백종원은 해초를 갈아 넣은 시제품으로 나온 국수를 냉동 해물을 넣어 끓여낸 해초칼국수가 별로일 수밖에 없었다. 또 사장님이 개발했다는 황태비빔국수 역시 너무 딱딱한 황태와 그다지 특색이 없는 비빔장으로 맛이 없다는 백종원의 평가를 받았다.

 

그래도 조리실 관리를 잘 해서 위생 상태가 좋은 것이나, 찾는 손님들마다 소통하려 애쓰며 살갑게 대하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잘 알 수 있었다. 다만 요식업 자체를 처음 해보다 보니 아무런 지식 자체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두 번째 찾아간 수제냉동돈가스집은 사정이 더 딱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처음 젊은 친구들이 찾는 퓨전주점을 동생들이 냈지만 한 달만에 접었다는 것. 사장님은 자신이 자리를 잘못 구해줬다는 죄책감으로 그 자리에 브런치 카페를 열었고 그것조차 어려워지자 수제냉동돈가스집을 열었다고 했다.

 

본래 학습지 선생님이었다는 사장님이 음식에 대해 알 리가 없었다. 다만 아버지 퇴직금으로 낸 가게인데다 아버지가 갑상선암 투병까지 했던 터라 가게를 접을 수 없다고 했다. 돈가스 레시피는 <강식당>과 <골목식당> 포방터 돈가스집 편을 보고 따라했다고 했지만 그게 그리 쉬울 리가 없었다. 백종원은 사장님이 만든 소스는 괜찮았지만 고기는 냉동된 걸 쓰다 보니 맛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많이 팔리지 않아 열흘 치 돈가스 50개를 만들어 냉동실에 넣고 꺼내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었다. 매출이 하루 많이 팔릴 때는 10만 원, 적게 팔릴 때는 5만 원 정도에 불과했는데 그나마 월세가 40만 원인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백종원은 월세가 그렇게 싸도 그 정도 매출로는 적자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버지에 대한 죄송함과 동생들에 대한 괜한 미안함 같은 것들이 겹쳐진 맏딸로서의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백종원은 사장님이 내준 청귤청에이드가 맛있다며 그쪽이 어떠냐고 물었지만 사장님은 이전에 그걸 2년 가까이 준비하고 해왔기 때문에 냉장고 가득 과일청들이 준비되어 있는 거라며 지금은 돈가스 같은 점심장사를 해보고 싶다 했다. 지식이나 경험은 없지만 한 번 하면 제대로 성실하게 해왔다는 게 그 잘 정돈된 과일청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렇게 절박한 집들이었으니 3개월이나 지체된 미뤄진 솔루션 재개에 그만큼 갈증이 클 수밖에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직격탄까지 맞았으니 말이다. 어찌 보면 이번 편은 그래서 그잖아도 경기가 어려운 판에 코로나까지 겹쳐 생존에 내몰린 요식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과연 이 가게들은 백종원의 솔루션을 통해 어떤 희망을 볼 수 있을까. 시청자들도 더욱 기대하게 된 이유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사장님의 얼굴이 조금은 웃을 수 있기를.(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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