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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미만 출입금지', 관찰카메라란 이런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이 2회 분량으로 담아낸 <60세 미만 출입금지>는 60대의 독거여성 세 명의 셰어하우스 한 달 살기를 담았다. 사는 곳도 다르고 살아온 방식도 다른 세 사람. 62세 사공경희씨는 결혼을 하지 않은 미스로 지금껏 홀로 살아왔고, 65세 김영자씨는 함께 가족과 살아오다 이제 혼자 산지 두 달째를 맞이했다고 한다. 반면 영자씨와 나이가 같은 이수아씨는 13년째 혼자 살아오며 어딘지 삶이 '엉망진창'이 됐다고 토로한다. 가족도 친구도 점점 사라졌다고.

 

첫 날 셰어하우스에서 만난 세 사람은 어색하기가 이를 데 없다. 너무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이들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한 달을 지내고 나서는 거의 친자매이자 평생 친구 같은 정을 느끼는 사이가 된다. 이들은 60세 이상, 여성, 독거라는 공유지점을 갖고 있어 금세 친해진다.

 

사실 관찰카메라 형식을 하고 있지만 <60세 미만 출입금지>는 너무나 편안하게 흘러가는 일상들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세 사람이 함께 와인을 마시는 장면에서 제대로 코르크를 따지 못해 안으로 밀어 넣으며 깔깔 웃는 모습은 여느 관찰카메라 프로그램에서라면 뭐 그리 대단할까 싶지만, 이 프로그램에 보는 이들이 미소 지을 정도의 감흥을 준다. 그것은 60세 이상, 여성, 독거라는 공유지점이 그 웃음 하나에도 남다른 느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어딘지 대장역할을 하는 영자씨와 그 관계 자체가 너무나 소중해 잘 받아주는 수아씨 그리고 똑 부러져 보이는 모습에 동생으로서 언니들을 잘 챙겨주는 경희씨. 소소한 셰어하우스의 일상들 속에서 이들이 왜 이런 성격을 갖게 됐는가도 조금씩 드러난다. 점점 가까워지면서 혼자만 갖고 있었던(어쩌면 가족들에게도 하지 않았던) 속내 이야기들을 이들을 풀어놓는다.

 

큰 아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아이들을 위해 이혼은 안했지만 사실상 남편과 따로 살며 혼자 아이들을 키웠다는 영자씨는 그래서 엄마처럼 나서서 리더역할을 하고 있었고, 어려서부터 가족들도 다 서울로 가고 혼자 남아 아버지와 전학까지 가면서 친구도 없어져 점점 말을 못하게 된 것이 자아로 형성되었다는 수아씨는 혼자 사는 게 익숙하지만 그게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밤이면 TV를 켜놓고 잔다고. 물에 들어가는 것도 또 병원에 혼자 가는 것도 무서워하는 경희씨는 언니들이 있어 든든해한다.

 

<60세 미만 출입금지>가 관찰카메라 치고는 너무나 담담하지만 그러면서도 남다른 삶의 의미와 진한 감동을 주는 건, 나이 들어 혼자 사는 삶이 함께 하게 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긍정적인 변화야 영향을 극적으로 담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자씨는 이 경험을 통해 '말 없이 기다려주는 것'을 이 새 친구들을 통해 확실히 배웠다고 했고, 수아씨는 엉망진창이라 여겼던 삶 속에서 자신이 점점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경희씨는 언니들과 함께여서 수영도 하고 병원에서 검진도 받을 수 있었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서 그 길을 가게 됐다.

 

이 관찰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에서 가장 압권인 순간은, 함께 지내기로 한 한 달이 훌쩍 지나버리고 그 마지막 날 평상에 세 사람이 누워 별을 보는 장면이다. 영자씨와 수아씨는 서로 얼굴을 보고 손을 매만지며 소녀들 같은 우정을 드러냈고, 경희씨는 그 언니들과 어우러져 든든해하는 동생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른바 관찰카메라 전성시대다. 방송을 틀면 어디서나 관찰카메라가 누군가의 일상을 비춘다. 그런데 관찰 예능들을 보면 점점 그 수위는 높아지고 자극은 강해진다. 아마도 자극은 더 큰 자극을 이끌어낼 것이 분명하다. 이런 시대에 들어와 있어서인지 <60세 미만 출입금지>가 보여주는 관찰카메라는 이 어지러운 자극 속에서 담담하게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느낌마저 제공한다. 이런 것이 본래 관찰카메라가 아니었던가. 그저 엿보는 게 아니라 그걸 통해 우리가 삶을 공감하고 어떤 가치들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지금의 관찰예능들이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지점이 아닐 수 없다.(사진: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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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을 다뤄도 '나의 가해자에게' 같은 진지함이 있어야

 

학교폭력은 이렇게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하지 않을까. KBS 드라마스페셜 2020에서 마련한 단편 <나의 가해자에게>가 학교폭력을 다루는 방식은 매우 조심스럽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한다고 해서 단순히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를 가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걸 이 드라마는 알고 있다.

 

이 단편 드라마가 학교폭력에 접근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여겨지는 건 그 이야기 구도 자체에서부터 느껴진다. 학생시절 집단 괴롭힘을 당했던 기간제 교사 송진우(김대건)가 바로 그의 가해자였던 유성필(문유강)을 동료 기간제 교사로 맞게 되는 것에서 시작하고 있으니 말이다. 과거에는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뉘어 있지만 지금은 그런 학교폭력이 벌어졌을 때 이를 올바르게 바로잡아줘야 할 똑같은 선생님이라는 점이 문제의식을 입체적으로 만들어낸다.

 

즉 유성필에 대한 복수심을 느끼는 송진우는 동료 교사가 온다는 소식에 밤을 새워 학교 전반적인 업무 내용이 담긴 OJT 자료를 만들었지만, 그가 과거 자신을 괴롭혔던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자료를 찢어버리고 원본 파일까지 삭제해 버린 것. 자신이 과거 당했던 그 일을 학생들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학교'라는 문구를 모니터에 붙여 놓고 다짐하던 송진우는 유성필을 마주하며 과거 그에게 당하며 복수를 꿈꿨던 학생시절의 자신이 다시 떠오른다.

 

그렇게 소신이 흔들리는 그에게 학교 이사장의 손녀인 박희진(우다비)은 그의 끓어오르는 복수심에 불을 붙인다. SNS에 떠돌던 과거 송진우가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영상을 찾아내고 그가 유성필에게 복수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게 된 박희진은 이 약점을 쥐고 송진우에게 복수를 하게 해주는 대가로 "1년 간 담임으로서 최선을 다해 달라"는 요구를 한다. 그런데 그 요구는 알고 보니 박희진의 '놀이(짝을 괴롭히는 것)'를 묵과해달라는 것이었다.

 

즉 <나의 가해자에게>는 송진우라는 인물이 이제는 교사가 되었지만(그것도 남다른 소신을 갖게 된) 자신이 과거 당했던 학교폭력이 현재에도 계속 반복되게 되는 이유를 묻는다. 이사장의 손녀라는 권력은 그가 가해자가 되어도 교사들이 그걸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심지어 피해자가 학교를 전학가거나 그만둬야 하는 엉뚱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 게다가 피해자가 학교를 그만둔다고 해도 학교폭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해자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여전히 거기 남아 있어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나의 가해자>는 학교폭력이 권력과 함께 어떤 시스템으로 만들어지고 반복되는가를 다루고 있고, 그 상처가 피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고 평생 피해자를 따라다니는 고통을 안긴다는 걸 보여주며, 나아가 그것을 근절하기 위해 진정한 어른들(교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말해준다. 각성한 송진우가 자신이 과거 당했던 폭력 영상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자신이 자기 반에 벌어지는 피해자를 외면하려 했다는 것에 사죄를 하며 지금이라도 자신을 믿고 이를 바로잡자고 말함으로서 학생들과의 연대로 이 문제에 맞서는 장면은 그래서 감동적이다. 또한 그 장면은 학교폭력이 단순히 복수 같은 방식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시청률 1.5%(닐슨 코리아)의 단편 드라마지만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떠오르는 건 무려 14.5%의 시청률을 내고 있는 SBS <펜트하우스>다. <펜트하우스>에도 학교폭력이 일상화된 아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학교폭력을 자극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그 복수를 당장의 사이다를 주는 카타르시스 정도로 담는다. 학교폭력이라는 결코 간단하지도 가볍지도 않은 소재를 시청자들을 자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식 정도로 활용하는 것. 그런 점에서 이 1.5% 시청률의 드라마가 갖는 가치는 저 14.5% 시청률의 드라마보다 훨씬 크지 않을까.(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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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가 담아낸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위한 헌사

 

어쩌다 보니 유명해졌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마련한 '어쩌다' 특집은 어느 날 갑자기 화제의 인물이 된 이들을 초대했다. '운명'과 '우연' 사이에서 어떤 걸 더 믿느냐는 이날의 공식 질문에서 여기 출연한 인물들은 '우연'을 더 믿을 수밖에 없는 '어쩌다' 유명해진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 유명해진 결과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가를 만나서 찬찬히 들어보니 그걸 우연이라 말하긴 어려웠다. 이들은 이미 충분히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첫 인물로 등장한 자기님은 독특한 졸업사진으로 SNS에서 화제가 된 정상훈 교사였다. 마치 아기처럼 학생에게 안겨 찍고, 고목나무에 매미 붙어 있듯이 학생에게 착 달라붙어 찍고, 심지어 신부 여장을 하고 찍은 졸업사진들. 보기만 해도 빵 터질 수밖에 없는 사진들 속에 정상훈 교사가 있었다. 또 수학여행이나 축제 장기자랑에서 춤을 춰 학생들의 환호성을 받는 선생님이기도 했다.

 

학교에서 처음부터 그런 선생님을 좋게만 보지는 않았지만(물론 나중에는 달라졌다고 한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고3 학생들을 오래 맡다보니 학생들이 가장 즐거울 수 있는 졸업사진 찍는 시간에 좀 더 기억에 남는 사진을 찍게 해주고 싶었다는 것. 축제를 위해 춤을 연습하기도 한다는 선생님은 학생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미 준비된 분이었다. 졸업생들이 찾아올 때 가장 행복을 느낀다는 선생님은 언제든 연락하라며 졸업한 학생들이 자신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SS501 'U R MAN', 바다 'MAD', 제국의 아이들 'Mazeltov' 등 다수의 수능금지곡을 작곡한 한상원 작곡가 역시 그 결과가 모든 작곡가들의 바람이기도 하겠지만 누군가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기고픈 곡을 써온 것이 그런 결과를 만들었다. 어쩌다 그렇게 되었지만, 최근에는 수능금지곡이 아닌 공부에 도움이 되는 곡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촬영장을 흥으로 가득 채워버린 이른바 'BTS 여고생'으로 불리는 조회 수 700만의 주인공 김정현양은 그가 그렇게 유명해진 것이 마침 그 때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틀어주신 선생님과 거기 맞춰 춤을 추게 된 자신을 찍어 올려준 친구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통해 느껴지는 건 김정현양이 늘 긍정적이고 열정 넘치게 모든 일들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되어 1학년 1,2학기를 모두 4.5만점으로 과톱을 하고 있다는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인싸가 된 건 바로 그 열정적인 삶의 태도 때문이 아니었을까.

 

마지막으로 출연한 조규태, 조민기 부자의 사연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안중근 의사 공판 속기록을 일본 경매에서 낙찰 받았다는 조규태씨는 그 투자가치를 보고 아들에게 물려 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버지도 아들도 이런 중요한 사료가 자신의 집 금고에 들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생각에 국가에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 기증 방법을 몰라 청와대에 택배로 보냈는데 그게 계기가 되어 청와대 초청을 받기도 했었다고 했다.

 

남다른 아들 사랑이 느껴지는 아버지는 소장 중인 문화재 20여 점을 추가 기증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따끔한 한 마디도 잊지 않았다. "제가 뭐 애국자도 아니고 그냥 국민의 한 사람인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 친일파 후손들이 있잖아요. 왜 그 사람들이 지금까지 그런 권력을 누려야 되고 호의호식을 해야되는지 저는 이해를 못하는 사람인데 우리나라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안 그렇잖아요. 다 어려우시잖아요." 유재석은 아버지의 이런 일이 돈으로는 매길 수 없는 일들을 아들에게 유산으로 주는 것이라고 했다.

 

어쩌다 유명해진 사람들을 주제로 삼아 마련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었지만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저 '어쩌다'는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들은 먼 미래를 계획하려 한 건 아니지만 대신 늘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다. 그것이 결실이 되어 어느 날 툭 그들 앞에 떨어졌을 뿐. 그래서 이 날 방송은 묵묵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마다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모든 분들을 위한 헌사처럼 보였다. 그런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가에 대한.(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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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만 빌리지', 일하는 사람 따로 누리는 사람 따로 라는 건

 

"그래. 나는 어차피 그런 걸로 너한테 큰 도움이 못돼. 한 달 뒤에 한 번 와볼 테니까 그럼 알아서 사람을 쓰든가 해가지고 해봐." KBS <땅만 빌리지>에서 김구라는 김병만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갔다. 땅만 빌려 놓고 아직 아무 것도 없는 양양의 바닷가가 보이는 곳. 그 곳에 김병만이 꿈꾸고 있는 건 입주자들(연예인들)의 로망이 담긴 세컨드 하우스를 짓고 마을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집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트렌드에 발맞춰, 집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원하는 집을 짓겠다는 콘셉트는 참신하다.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집을 직접 짓고픈 욕망들도 커진 요즘이다. 시청자들로서는 김병만 소장(?)을 필두로 이들이 땅만 있던 곳에 집을 짓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로망을 건드리는 대리만족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3회까지 방영된 분량을 보면 집을 짓고 있는 건 김병만과 그 후배이고 먼저 온 김구라, 유인영, 윤두준과 후에 합류한 이기우, 효정, 그리는 그걸 그저 누리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애초 이들은 자신들이 꿈꾸는 세컨드하우스의 콘셉트를 대충 스케치로 그려준 바 있다. 거기에 맞게 김병만이 후배와 함께(물론 다른 전문인력들도 투입되었다) 하나하나 집을 지어가고 있었던 것.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한창 집을 짓고 있는 와중에 태풍이 강타해 침수피해를 겪은 것. 물이 차버린 마을은 자재들까지 모두 침수되는 난감한 상황을 맞이했다. 결국 그 물 속에 뛰어들어 자재들을 꺼내오고 양수기를 동원해 물을 빼낸 후 다시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거쳐 조금씩 마을에 애초 입주자들이 꿈꿨던 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방문한 입주자들은 반색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한 집들이 지어지고 있어서였다.

 

물론 향후에는 어느 정도 지어진 집에 입주자들이 저마다 제 손으로 무언가를 짓고 채워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처음부터 집 짓는 과정 자체를 함께 입주자들이 하지 않는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땅만 빌리지>의 콘셉트는 세컨 하우스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그런 꿈꿨던 집을 손수 짓는다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하는 사람은 일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걸 누리기만 하는 모습은 방송으로서는 그리 보기 좋은 장면들은 아니었다. 특히 김병만의 후배 개그맨으로 실제 집을 짓는데 옆에서 함께 노력해온 김정훈을 방송이 전혀 비춰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마치 '그림자 노동'을 보는 듯한 불편함을 줬다.

 

중간에 김구라가 나서서 누구냐고 묻고 그래서 KBS 26기 개그맨으로 서태훈과 동기라는 정도가 나왔을 뿐, 그가 김병만과 함께 어떤 일들을 거기서 했는지는 3회 분량 동안 단 몇 초도 나오지 않았다. 김병만이 뚝딱 즉석에서 만들어낸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송용 피크닉 테이블'에서도 김정훈은 앞에 앉아서 뒷사람을 가리는가 아닌가를 판별하는 그런 역할을 했다. 공식적인 출연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집을 짓는 과정에서 그 노동을 함께 한 이를 이렇게 배제할 수 있을까.

 

<땅만 빌리지>는 꿈꾸던 세컨 하우스를 짓고 마을 공동체를 만든다는 현 대중들의 로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기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 들어가는 노동을 제대로 비춰주고 있는가는 아쉬운 점이다. 자신의 노동이 들어간 집의 가치를 더욱 끌어냈어야 했고, 누군가의 노동이 들어갔다면 그걸 감추기보다는 드러내줬어야 했다.(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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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2.01 21:56 김희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피디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왜 그 개그맨은 말한마디 안시키는거죠? 다 보기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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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의 비혼 출산,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용감한 도전

 

"2020년 11월 4일 한 아들의 엄마가 됐다.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위주로 살아왔던 제가 앞으로 아들을 위해서 살겠다." 사유리는 자신의 SNS에 그렇게 자발적 비혼모가 된 자신을 당당히 밝혔다. 쉽지 않은 선택이고 결단이다. 비혼모에 대한 편견이 여전한데다 그는 대중들 앞에 서게 되는 연예인이 아닌가.

 

주변 지인들은 만류했다고 한다. 정자기증을 받았다는 걸 숨기라고도 했다. 그걸 밝히는 순간 차별받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거짓말 하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게 사유리가 사실을 밝힌 이유였다. 그는 '낙태 인정' 요구만큼 '비혼모 인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외의 반응들이 쏟아졌다. 사유리 스스로도 욕먹을 걸 각오했던 일이지만 응원의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동료 연예인들은 물론이고 학계, 정치인들까지도 그의 용기를 응원했다. 특히 비혼모로서 사회의 차별적 시선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엄마들은 사유리의 당당한 선언에 큰 용기와 위안을 얻었다고 했다.

 

사유리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우리 사회의 이른바 '정상 가족'이라는 공고한 편견의 틀을 흔들었다. 결혼을 해야 시험관 수술도 할 수 있는 우리 사회는 비혼모의 선택은 그 자체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한 산부인과에서 난소 나이 48세라는 진단을 받고 더 어려워지기 전에 시험관 수술을 받고 싶었다는 것. 그래서 그는 시험관 수술을 받고 엄마가 됐다.

 

최근 몇 년 동안 비혼모에 대한 대중들의 정서와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건 관련 소재의 콘텐츠들이 대중문화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또 달리 다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올해 방영됐던 tvN 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는 결혼은 싫지만 아이를 갖고 싶어 당당하게 비혼모를 선택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바 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tvN <산후조리원>에도 비혼을 주장하는 인물이 주목받고 있다. 극중 이루다(최리)라는 신세대 엄마는 자신이 비혼모라며 아이가 있다 해도 결혼을 원치 않는다는 소신을 밝힌다. 아이의 아빠가 산후조리원을 찾아와 프러포즈를 하자 그는 아이가 생겼다고 자신이 달라지는 건 아니라며 결혼을 거부한다. 물론 이루다는 그 남자를 사랑하고 그래서 아이도 갖게 됐지만 그것과 결혼은 또 다른 문제라고 그는 말한다.

 

결혼과 출산. 우리는 지금껏 이것이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몸으로 여겨온 면이 있다. 하지만 가족도 개인의 행복이 우선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사회 속에서 여전히 '정상가족'이라는 틀에 개인의 선택을 가둬버리는 건 점점 시대착오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다. 사유리의 당당한 선택에 응원의 목소리가 쏟아진 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을 이제는 인정하라는 목소리이기도 하다.

 

결코 쉽지 않았을 선택과 그 선택을 당당하게 밝힌 사유리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의 이런 행보가 우리네 사회의 보다 다양한 가족 구성을 개인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한다.(사진:사유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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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이 꼬집는 결혼, 임신, 출산에 대한 편견들

 

결혼을 하고 나면 아내가 되고 아이를 낳고 나면 엄마가 된다? 그래서 출산을 하고나면 더 이상 여자로서의 매력은 사라지게 된다? 이런 사회적 편견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tvN <산후조리원>은 출산 후 남편과의 관계가 달라질까 불안해하는 오현진(엄지원)의 상황을 통해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결혼, 임신, 출산에 대한 편견들을 꼬집었다.

 

아름답게 쏟아지던 별똥별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오현진의 가슴으로 그 별똥별이 날아와 꽂히는 꿈을 꾼 오현진은 출산보다 더 고통스럽다는 '젖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산후조리원 원장 최혜숙(장혜진)의 마사지로 뭉친 젖을 풀어주는 다소 '동물적인 모습'을 남편 김도윤(윤박)이 보게 되는 상황. 출산 후 자꾸만 "가장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장면을 들키게 되는 오현진은 과거의 자신과 현재가 달라졌다는 데 불안감을 느꼈다. "수치심을 잃어버린 채 제3의 성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

 

세레니티 산후조리원에서 모범 엄마의 표상처럼 행동하는 조은정(박하선)은 이 시기가 부부사이의 터닝 포인트라며 그 시기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서로를 계속 사랑하는 부부로 사느냐 그냥 엄마 아빠 역할에 충실한 부모로 사느냐가 결정된다고 말한다. 조은정은 그래서 부부사이에도 긴장을 놓치면 안 된다며 "애 낳고 이 시기에 여자들 모양새가 참 별로"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최대한 안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이루다(최리)라는 신세대 엄마가 마치 작가의 목소리가 빙의된 듯한 말로 꼬집는다. "에휴 결혼 진짜 피곤하네요. 아니 애 낳은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남편 바람 날까봐 걱정해야 되잖아요. 바람피우는 남자가 예방이 되긴 되는 거예요? 그리고 이 시기에 바람피우는 남자가 더 나쁜 거 아니에요? 왜 그 이유를 여자한테서 찾아요? 아니 이상해서요. 남편이 바람을 펴도 긴장을 놓친 여자 잘못이라 생각하는 게." 그러자 말문이 막힌 조은정이 아이를 낳아도 서로를 위해 노력하면서 사는 게 현명하다는 이야기였다고 하자 이루다가 마지막 일격을 가한다. "그럼 언니 남편은 무슨 노력을 하시는데요?"

 

이루다는 결혼에 대한 생각도 남달랐다. 아이를 낳았지만 결혼은 하지 않은 미혼모라고 했던 이루다는 아이 아빠인 세레니티의 원장 아들이 프러포즈를 했지만 이를 거절했다. 이루다는 결혼같은 건 안한다고 예전부터 말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뜻을 전했다. 원장 아들은 그 때는 아이가 없었고 지금은 아이가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고 했지만 이루다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근데 우석아 요미가 생겼다고 내가 달라지는 건 아니잖아." 물론 이루다의 이런 이야기는 평범하다 보긴 어려웠지만 거기 담긴 의미는 분명했다. 결혼을 하거나 출산을 한다고 해도 자신이 달라지는 건 아니라는 것.

 

오현진이 스스로 자신이 달라지고 있다고 걱정하고 괴로워함으로써 남편까지 의심하게 되는 상황은 어째서 만들어지는 걸까. 그것은 여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된다는 그 사회적 통념이 야기하는 것이다. 그런 통념에 의해 달라진 역할이 정해지고 그걸 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처럼 부여된다는 것. 괴로워도 마치 당연히 감당해야 할 일로써.

 

드라마는 남편 김도윤에 대한 오현진의 의심이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걸 통해 달라지는 건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라는 걸 에둘러 말해준다. 그런 변화는 나이 들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자신이나 관계가 바뀌는 건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한다. 아내에게 숨기고 싶었던 치질 수술 사실을 들킨 김도윤 또한 오현진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지만, 그들은 그 경험의 공유를 통해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서로에게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줄 수 있었던 시절은 끝났다. 하지만 달라진 우리의 관계도 제법 괜찮았다."

 

결혼, 임신, 출산으로 인해 우리들은 새로운 지칭을 갖게 된다. 여성들은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며 남성들은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된다. 그래서 부여되는 새로운 역할들이 생겨난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일게다. 하지만 그런 역할들이 늘어난다고 해도 거기 매몰되거나 그 역할들만 강요받는 삶은 결코 행복한 삶일 수 없다. <산후조리원>은 특히 여성들에게 결혼, 임신, 출산을 통해 더더욱 강요되는 역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비판하고 있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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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 이름을 찾아가는 무명가수들의 오디션이라니

 

얼굴도 이름도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노래를 들으면 아는 노래다. 노래는 너무나 유명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 이들 무명가수들에게 이름을 찾아주는 색다른 오디션이 등장했다. JTBC <싱어게인>이 그것이다. 제목에 담겨 있듯이 이들은 다시 노래를 부른다. 그 노래를 부르는 이가 바로 자신이라는 걸 알리기 위해.

 

'재야의 고수', '찐 무명', '홀로서기', '오디션 최강자', 'OST', '슈가맨'으로 나뉜 구역에 본선을 통과한 71명의 참가자들은 이름 대신 번호를 가슴에 달고 섰다. 그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구역의 참가자들과 1차 경연을 벌이게 됐다. 구역의 이름들은 그래서 이름 대신 번호를 달고 무대에 오르는 참가자들이 누구인가를 유추해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하지만 얼굴과 단서만 갖고 아리송하던 참가자들도 일단 노래가 흘러나오고 부르기 시작하면 대충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차리게 된다. 첫 무대에 오른 17년차 경력의 49호 가수는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실제모델이라는 소개로 그 정체가 알려지고, 유희열이 아는 친구가 나와 눈을 못 마주치겠다고 했던 70호 가수는 나지막이 노래를 부르는 타입이라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안 어울린다고 자신을 설명했지만 첫 소절의 목소리만으로 그가 재주소년 박경환이라는 걸 알아차리게 만든다.

 

'슈가맨'조는 워낙 유명했던 가수들(하지만 이름이 잊혀진)이 나온지라 노래 전주만 듣고도 반색하게 만들었다. 러브홀릭 지선으로 밝혀진 2호 가수는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Loveholic'을 불렀고. 19호 가수는 크레용팝의 초아로 당시 전 국민을 들썩이게 했던 '빠빠빠'를 춤과 더불어 홀로 소화해내는 놀라운 기량을 보여줬다. '여자 양준일'로 자신을 소개한 50호 가수 윤영아는 자신의 히트곡 '미니데이트'를 50세를 앞두고 있는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소화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디션 최강자' 조의 23호 가수는 <K팝스타>에서 주목받았던 최예근으로 아이유의 '삐삐'를 독특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다음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팬텀싱어3>에 나왔던 연어장인 이정권은 20호 가수로 등장해 최백호의 '바다 끝'을 특유의 감정표현으로 불러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흥미로운 건 '무명가수전'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이름 대신 번호를 달고 나와 노래를 불렀지만 이미 인터넷은 그들의 이름이 회자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릴수록 더 정체가 궁금해지고 그래서 오히려 그 이름이 도드라지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이것은 <싱어게인>이 '다시 부른다'는 그 의미를 담아 무명가수들을 오디션 무대에 모은 취지가 아닐 수 없다.

 

<슈가맨> 제작진이 만든 만큼 <싱어게인>은 적절한 뉴트로적 요소들과 그 주인공이 누군가 하는 추리적 요소가 더해졌다. 하지만 차별점은 이제는 무명가수처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 무대를 통해 조금씩 자신의 이름을 알려나가는 과정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다양한 참가자들만큼 다양한 음악들이 한 무대에 올라온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장르도 색깔도 다르지만 '무명'이라는 그 공통분모를 통해 한 무대에 선 이들의 콜라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매주 월요일 밤이 기다려지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했다.(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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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치', 비무장지대 좀비 시도 참신했지만 남는 아쉬움들

 

비무장지대라는 전 세계 유일한 공간을 가져와 그 속에서 탄생한 괴생명체와의 사투를 다룬 OCN 드라마틱 시네마 <써치>는 이제 마지막 10회만을 남겨 놓고 있다. 좀비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장르의 특징들을 가져온 '유사 좀비'로서 괴생명체는 그 탄생 자체가 남북한의 분단 상황이 빚어낸 것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남측으로 귀순하려는 북한의 핵 전문가가 갖고 내려오던 물질에 의해 탄생한 괴생명체가 군부대는 물론이고 민간인 마을까지 공격해 들어오는 상황은 여러모로 우리네 분단의 비극을 은유하는 면이 있어서다.

 

결국 괴생명체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고, 그 중 하나는 1997년에 있었던 비무장지대에서의 총격사건 이후 월북한 것으로 되어 있던 용동진(장동윤) 병장의 아버지 조민국(연우진)이었다. 조민국이 월북으로 처리되면서 용동진의 어머니 용희라(김호정)는 아들을 동생의 자녀로 입적했다. 성장한 용동진이 군대에서 말년 병장이 됐을 때 비무장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특임대에 들어가게 됐고 그 곳에서 그는 드디어 괴생명체가 되어 있는 아버지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1997년에 있었던 총격사건이 사실은 이혁(유성주) 국방위원장이자 대권을 꿈꾸는 국회의원에 의해 자행된 것이었고 당시 조민국을 쏜 이도 바로 이혁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발견된 당시를 찍은 영상에 의해 밝혀졌다. 궁지에 몰린 이혁은 그것이 정치적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비무장지대로 들어와 괴생명체를 탄생하게 만든 그 '물질'을 찾아내 악용하려 한다.

 

아직 엔딩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이러한 특이한 물질의 존재와 이로써 또 다른 괴생명체가 탄생할 수도 있고 이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써치>가 시즌2를 만들어도 충분히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걸 드러낸다. 또한 남북한 분단상황의 비극을 그 저변에 깔아 놓고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이 단순한 유사 좀비 장르의 틀을 넘어설 수 있는 좋은 소재라는 걸 말해준다. 무엇보다 비무장지대라는 공간에서 군인들과 괴생명체가 벌이는 대결은 그 자체로도 시청자들을 몰입시키는 이 드라마만의 강점이 아닌가.

 

하지만 시즌2로 돌아오게 된다면 시즌1에 남는 아쉬운 점들을 보완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먼저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되는 건 작위적인 설정이다. 즉 이 드라마는 특임대에 들어오게 된 용동진, 손예림(정수정) 그리고 이준성(이현욱)에 이들이 마주하게 된 괴생명체가 된 조민국까지 모두 1997년의 총격사건과 연결되어 있다. 용동진은 당시 사망한 조민국의 아들이고, 손예림은 당시 남측으로 귀순하려 내려오다 사망하게 된 여인이 안고 있던 아기이며, 이준성은 당시 사건을 일으킨 이혁의 아들이다. 현실적으로 이런 우연이 가능할 수 있을까.

 

또한 군대를 소재로 가져왔기 때문에 좀 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해 보인다. 물론 다큐가 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상명하복의 군대체계나 비무장지대에 대한 리얼리티 정도는 살려줄 필요가 있다. 특히 삼엄한 군병력들이 통제하고 있는 비무장지대를 너무 쉽게 일반인도 들락날락하는 상황들은 이야기를 위한 설정이라고 해도 그만한 개연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약점들이 보였지만 <써치>는 그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유사 좀비 장르를 비무장지대라는 특수한 우리네 상황으로 재해석한 것만으로도 그렇다. 그래서 좀 더 다양하게 변주되는 시즌제 드라마가 될 수 있다. 약점들을 충분히 보완해낼 수 있다면, 더 흥미로운 시즌2가 가능할 수 있다 여겨지는 그런 드라마가.(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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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김태호 PD가 환불원정대에 환불해준 관객의 함성

 

이건 아마도 환불원정대다운 마지막 마무리 무대가 아니었을까. 텅 빈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어둠 속에 떨어지는 조명 한 가운데서 포즈를 취한 채 'Don't touch me'를 부르던 환불원정대는 중간부터 더 이상 노래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 아무도 없다 여겼던 그 곳을 가득 메운 관객의 떼창 때문이었다. 비어 있는 객석은 이내 그 떼창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만옥(엄정화)도 천옥(이효리)도 또 은비(제시)도 실비(화사)도 깊은 감동에 빠져들었다. 그 관객의 함성은 바로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환불원정대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싹쓰리 프로젝트와는 또 다른 깊은 감동과 웃음을 줬던 환불원정대. 도대체 그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 할까는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다. 갑상샘암 수술 후 더 이상 노래를 할 수 없을 것만 같았지만 보란 듯이 해내버린 만옥, 무심코 던진 마음속에 있던 말 한 마디로 이 프로젝트를 사실상 시동시킨 천옥,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어 보였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함을 보여준 은비, 그리고 막내로서 언니들 옆에서 든든하게 자기의 역할을 해낸 실비. 이들을 떠나보내는 건 프로그램으로서도 환불원정대로서도 그리고 시청자들도 못내 아쉬운 일이니 말이다.

 

그런데 김태호 PD가 환불원정대의 마지막 일정으로 선물처럼 준비해 놓은 건 다름 아닌 관객이었다.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열린 '명랑운동회'에 깜짝 등장해 환불원정대가 무대를 선보인 건 물론 코로나19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그들을 응원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환불원정대에게도 커다란 응원으로 남았다. 코로나로 인해 마주할 수 없게 된 관객과 들을 수 없게 된 관객의 함성. 그것을 그 곳에서 다시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찾아간 야구장에서의 공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코로나로 인해 텅 비었던 야구장에 거리두기를 하며 응원하는 관객과 선수들을 위해 선 보인 무대도 그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헤어지며 그걸로 환불원정대의 일정을 끝내기에는 어딘지 아쉬움이 남았다. 지미 유(유재석)는 떠났지만 환불원정대는 제작진이 마련했다는 마지막 무대를 위해 올림픽 체조경기장으로 향했다.

 

마지막 무대에서 1절까지 부르던 환불원정대는 갑자기 들려오는 관객들의 "환불!"이라는 떼창에 처음에는 놀랐다가, "만옥짱 보여줘버려!"라는 함성에 은비는 랩을 이어가지 못하고 눈물 흘렸다. 그래도 천옥이 침착하게 끝까지 노래를 부르라고 리드했지만 더 이상 이을 수 없는 노래를 채워주는 건 떼창이었다. "만옥짱, 천옥짱, 실비짱, 은비짱, 우리 사랑 환불불가 영원히 즐거워 환불원정대-"

 

김태호 PD가 환불원정대에게 환불해준 건 '관객의 함성'이었다. 어쩌면 지금껏 환불원정대가 환불하고팠던 건 바로 그 관객이 아니었을까. 그건 또한 시청자들이 환불원정대를 통해 환불받은 것이기도 했다. 환불원정대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진 무대. 진정 무대를 완성시키는 건 아티스트만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그 소통이 아니던가. 김태호 PD의 남다른 배려와 생각 그리고 센스가 돋보인 마지막 무대가 아닐 수 없었다. 코로나로 인해 빼앗긴 시간들을 잠시나마 환불받는 느낌이랄까.(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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