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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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의 따뜻함이 다친 마음들을 토닥여줄 때(‘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동그란 세상 2023. 11. 19. 11:40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아침 햇살 같은 박보영이 전하는 위로 “포도 싫다고 몇 번을 말했어? 엄마 도대체 왜 그래? 왜 이렇게 사람 숨 막히게 해? 난 나를 잃어버렸어. 아니 한 번도 나를 가진 적이 없어. 내가 누구야? 나 평생 엄마가 하라는 대로 다했어요. 옷도 친구도 엄마가 골라주는 대로. 결혼도 엄마가 시키는 대로. 이만큼 살게 된 것도 엄마 덕분이라고 생각하면서 참았어. 엄마 말대로 하면 남들도 다 부러워하고 행복해질 거라고. 근데 엄마 나 왜 이렇게 아파? 응? 나 왜 이렇게 불행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조울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오리나(정운선)의 이야기다. 병원을 찾을 때마다 비싼 샤인머스캣을 사갖고 와 딸에게 건네는데, 딸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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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경계를 넘어 우리의 선택을 묻는 작품동그란 세상 2023. 11. 9. 08:17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하려고 했던 이야기 (글 중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새 작품 는 소년 마히토가 화재로 인해 어머니를 잃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화재가 왜 발생했는지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무렵이라는 시기는 그것이 그냥 발생한 화재라기보다 폭격의 여파라는 걸 상상하게 한다. 마히토는 그 불길을 향해 달려가지만 어머니는 거대한 불기둥 속으로 사라진다. 전쟁 상황과 화재라는 충격, 그리고 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상실감은 그래서 라는 작품이 갖고 있는 판타지의 전제가 된다. 판타지는 결국 현실의 결핍이나 충격에 의해 촉발되어 이세계(異世界)로의 통로를 통과하기 마련이다. 2차 세계대전 중 아이들이 장롱을 통해 나니아라는 곳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