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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박지성의 팀플레이 정신과 공감의 힘 도대체 이게 뭘까. 달랑 공 하나가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것일 뿐인데 전 세계가 들썩거린다. 공을 중심으로 생각해보면, 이 그림은 실로 놀랍다. 공 한 개가 있고, 그 공을 차는 선수가 있으며, 그 선수를 둘러싼 팀과 팀이 있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그 공을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선수들을 예의주시하는 수천 명의 관중이 있고, 카메라라는 시각의 확장을 매개해주는 매체가 전 세계인의 눈을 그 공 하나에 집중시킨다. 도대체 공 하나에 모두가 집중하게 되는 그 집단적인 힘은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아무리 보고 또 봐도, 한국과 그리스전에서 박지성이 두 명의 그리스 선수를 제치고 골을 집어넣는 장면은 질리지가 않는다. 그 순간에 제 아무리 다른 환경에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
월드컵 열기가 뜨겁다.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2:0으로 그리스를 완파한 우리 팀은 강호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도 일을 낼 작정이다. 월드컵 열기는 점점 더 뜨거워질 전망이지만, 한편으론 SBS 월드컵 단독중계로 인해 발생하는 논란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단독중계로 인해 다채로운 해설을 들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스포츠 중계는 기본적으로 해설의 맛이라고 볼 수 있는데, SBS 단독중계로 인해 그 다양한 묘미를 느낄 수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단독으로 이루어지는 SBS 중계 자체가 시청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개막전 등을 통해 해설자들의 미숙한 진행이나 정보 부족에 대해 시청자들은 불만을 토로했고, 그리스전에서도 오디오 문제 등 방송이 ..
서점에 나가보면 썰렁한 분위기에도 유독 활활 타는 코너가 있다. 이른바 '자기 계발 서적' 코너다. 성공에 관한 저마다의 방법들이 실용적으로 담겨진 그 책들은 언제 갑자기 도태될 지 모르는 경쟁 부추기는 사회 속에서 불안한 현대인들을 유혹한다.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그 '자기 계발을 해준다'는 책들의 주장들은 정말 달콤하다. 아침에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고, 사회생활 속에서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며 전술적으로 행동하는 그런 것이 성공을 보장해줄 것이란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이라는 말은 그 뉘앙스만 보면 우리 속에 있는 가능성을 성장시켜주는 어떤 것으로 여겨진다. 아마도 그 책 코너 속에 몇몇 책들은 실제로 이런 기능을 할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자기 계발..
우리에게 개그맨이자 틴틴파이브의 멤버로 기억되어 있는 이동우. 그는 망막색소변성증이란 희귀병으로 이제 5%의 시력만이 남았다. 사랑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다섯 살 박이 딸 지우의 얼굴도 잘 확인 안 되는 시력. 특히 어린 딸에게는 혹 상처가 될까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애쓴다. 혹 식탁에 부딪치거나 할 때면 짐짓 웃기려 그랬다는 듯, 딸 앞에서 개그맨 행세를 하는 그. 다시 돌아온 '휴먼다큐 사랑-내게 남은 5%' 편은 점점 시력을 잃어 이제 5%의 시력만이 남은 개그맨 이동우와 그 가족의 남다른 사랑을 전했다. 어찌 잃은 게 시력뿐일까. 한 때는 잘 나가던 톱스타였던 그는 "눈이 안보이자 점점 자신도 사라져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출연료에 급급해하고 개편 시기를 두려워..
MBC 파업과 ‘무한도전’ 결방, 왜 지지받을까 토요일 저녁, 우리는 ‘무한도전’이라는 세상에서 웃고 울었다. 그 세상에서는 어딘지 평균 이하인 인물들이,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낮은 위치를 확보하자, 그 눈높이는 서민들에 맞춰졌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모습은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위무해주기도 했고, 때론 공감의 눈물을 흘리게 했고, 때론 희망을 갖게도 만들었다. TV 속 오락 프로그램은 그렇게 현실 바깥으로까지 손을 뻗었다. 그들의 세상은 언제부턴가 리얼이 되었고, 따라서 그 ‘무한도전’에서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은 세상을 바꾸어가는 작은 힘이 되었다. 그 도전들을, 그 작은 힘을, 희망의 작은 상징을, 벌써 6주째 못보고 있다. 파업 때문이다. 하지만 무슨 일일까...
5주년 맞은 '휴먼다큐 사랑'의 끝나지 않은 사랑이야기 아이를 낳고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소윤이 엄마. 곧 떠날 몸이지만 소윤이의 돌잔치를 위해 버티고 또 버틴다. 의학적으로는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는 그 몸으로 소윤의 첫 생일날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힘겹게 '곰 세 마리'를 불러주고 "생일 축하해"라고 말해준다. 그것이 소봉씨가 소윤이에게 해준 처음이자 마지막 생일 축하가 되었다. '휴먼다큐 사랑 - 엄마의 약속'편을 통해 엄마라는 존재의 위대한 사랑을 보여주었던 소봉씨. 그렇게 엄마가 떠나고 이제 5살이 된 소봉씨를 빼닮은 소윤이는 '곰 세 마리'를 불러주면 싫어할 정도로 그 어린 시절 엄마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다. 소봉씨를 보내고 소봉씨가 쓰던 두건을 쓴 채 유방암 투병을 하고 있는 소봉씨의 ..
기부 프로그램의 새로운 실험, '올리브' "비둘기는 저녁 때가 되어 되돌아왔는데 부리에 금방 딴 올리브 잎사귀를 물고 있었다. 그제야 노아는 물이 줄었다는 것을 알았다."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의 한 구절이다. 아마도 홍수로 배 위에서 절망적인 나날을 버텨내던 그들은 비둘기가 물고 온 올리브 잎사귀에서 희망을 보았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올리브는 평화와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인 기부 프로그램 '올리브'에는 그 비둘기와 그 올리브가 모두 존재한다. 비둘기가 기부자라면 올리브는 그가 프로그램을 통해 전하는 희망이다. 그 희망이 닿는 곳은 지금 이 땅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다. 그들은 저마다 사연 하나씩을 들고 스튜디오로 들어온다. 출연자들이 직접 필요한..
'스펀지', '자체발광', '사이펀', '미지수' '~는 □다'라는 형태로 KBS의 '스펀지'는 정보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이 그 □속에 채워질 때, 카메라는 놀라는 표정의 출연진들을 담아낸다. '이제 놀랄만한 사실을 알게 될 테니 준비하시라'는 예고편인 셈. 그렇게 밝혀진 정보에 출연진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을 때, 카메라는 친절하게도 그 정보의 진위를 파악해준다. 그걸 위해서 카메라는 현장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직접 황당한 실험을 하기도 한다. 때론 고속카메라 같은 영상장비가 우리의 시선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을 통해 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것은 그 무겁고 가벼움에 상관없이 정보가 가치가 된 시대에 '스펀지'라는 프로그램이 그 호기심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