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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우결'의 황정음, '하이킥'의 황정음 황정음이 '지붕 뚫고 하이킥'에 처음 캐스팅 되었다고 했을 때 대중들은 그녀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다. 그것은 실제 연인으로서 김용준과 출연하고 있는 '우리 결혼했어요'에서의 그녀의 이미지가 그다지 호감을 느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용준의 철없는 여자친구로, 툭하면 울음부터 터뜨리고, 아이처럼 떼쓰는 모습은 그녀를 민폐형 캐릭터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통장잔고 200원'은 웃음을 주기보다는 이러한 민폐형 캐릭터와 연결되면서, 또 '우리 결혼했어요'가 주창하는 소위 '리얼'과 연결되면서 황정음을 진짜 비호감 캐릭터로 만들었다. 하지만 '지붕 뚫고 하이킥'에 서운대 학생으로 등장한 황정음은 선입견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하이힐에 ..
박찬호는 아직도 우리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는 도대체 얼마나 힘든 길을 홀로 걸어왔던 걸까. 우리나라 최초의 메이저 리거. 코리안 특급. 아예 이름보다는 코리안이라고 불렸던 사나이, 박찬호. IMF로 고개를 떨군 우리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또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인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그 강속구를 던지던 손이 이제 딸 애린이의 앙증맞은 발을 씻긴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최고의 시간들과 최악의 시간들을 거쳐,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하는 그 지점에서 다시 도전을 하고, 그것으로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게 용기를 준 이는 다름 아닌 바로 그들, 잘 웃는 아내와 아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96년 IMF 시절, 박찬호는 메이저 리그의 거구들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우리..
다큐 속의 명사, 예능 속의 명사 다큐멘터리와 예능 프로그램이 명사와 사랑에 빠졌다? 명사(名士).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람이란 뜻이다. 여기에는 스타들은 물론이고 예술가들, 스포츠 스타들 같은 이름난 유명인들이 모두 포함된다. 물론 예술가들 같은 유명인들은 다큐멘터리에 심심찮게 등장했지만 최근 들어 다큐멘터리는 그 명사의 대열에 연예인들과 스포츠 스타들을 포함시키고 있다. 한편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정반대의 경향이 일어나고 있다. 연예인들의 출연보다는 그간 잘 보이지 않던 스포츠 스타나 예술가들의 출연이 대중들의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MBC 스페셜'은 일찍부터 대중적인 스타들의 일상적인 얼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아왔다. 스타 이영애는 물론이고 여자 역도선수 장미란,..
연예인들의 영역파괴, 더 이상 성역은 없다 KBS '생방송 뮤직뱅크'의 한 풍경. '인디언 보이'를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부르는 MC몽과 화려한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몇몇 아이돌들 사이로 이색적인 얼굴이 보인다. 본래부터 가수를 꿈꾸다가 개그맨이 되었고, 그 관성 때문이었는지 유난히 '고음불가'나 '야야야 브라더스' 같은 음악 개그를 선보였던 개그맨. '1박2일'의 앞잡이, 이수근이다. 그는 새로 낸 싱글앨범 '해피송'의 타이틀곡 해피송을 불렀다. 잠시 후, 가요프로그램에서는 보기 어려운 또 한 명의 얼굴이 무대에 올랐다. '주몽', '이산'에서 특유의 굵직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견미리. 그녀는 1집 '행복한 여자'를 내고 가수 데뷔를 했다. 음악 프로그램 속에 들어온 개그맨과 연기자. 그 풍경은 이색적이..
병풍이거나, 민폐거나 어쩌다 아버지들은? 드라마 세상이 바로 현실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실을 어느 정도는 반영한다. 언제부턴가 드라마 속에 아버지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현실에서 자꾸만 좁아져가는 아버지라는 위상을 가늠하게 한다. 아버지는 집 담보까지 집어넣었지만 결국 망한 회사 앞에서 망연자실해 하고, 그 회사를 버리고 야반도주해버린 사장 앞에서 쓰러져버린다(SBS '천만번 사랑해). 이혼하고 다른 남자에게 간 어머니를, 수선집을 하는 아버지는 "자기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보냈다며 그래도 여전히 생각이 난다고 쓸쓸하게 말한다(SBS '스타일'). 이것은 전통적으로 남성 시청자들의 몫이었던 사극에서도 마찬가지다. '선덕여왕'에서 덕만(이요원)과 천명(박예진)의 아버지인 진평왕(조민기)은 ..
'해피선데이-솔약국집 아들들-개그콘서트', 최강의 편성라인 프로그램의 질만큼 중요한 것이 편성이다. 그래서 혹자들은 "편성이 만사"라고까지 말한다. 한 프로그램의 성공은 다음 시간대 프로그램의 성공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각각 하나로 떼어보는 것보다는 한 덩어리, 즉 라인으로 생각하면 거기서 편성의 묘가 보인다. 이것은 한 주간의 시청률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렇다면 현재 최강의 편성라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일요일 밤 초저녁부터 자정까지 이어지는 KBS2의 프로그램 편성라인이다. 5시20분에 시작하는 '해피선데이'에 이어서 '솔약국집 아들들', '개그콘서트', 그리고 '천추태후'가 끝나는 11시30분까지 일련의 프로그램들이 저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AGB..
어른보다 아이를 열광시킨 생존의 콘텐츠, 왜? 생활 속에 산재한 위기와 그 탈출법. 어른들이 꼭 챙겨 봐야 할 것 같은 콘텐츠지만 여기에 매료된 것은 아이들이다. 놀이터, 부엌, 학교, 길거리. 아무 생각 없이 생활하던 자신의 공간이 사실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못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한번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은 위기의 상황을 담은 영상들은, 끝내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손을 잡아끌게 만든다. "저것 좀 봐." 일상에 무뎌져 그 속에 숨겨진 위기에도 무감각해진 어른들은 아이의 손에 이끌려 비로소 거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것은 이제 200회를 맞은 '위기탈출 넘버원'이 서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의 위치를 말해준다. '위기탈출 넘버원'은 프로그램도 프로그램이지만 아이들용 과학학습만화로..
세상을 보는 눈의 확장, 'W' TV라는 매체는 그 본질이 '멀리 있는 것을 지금 여기에서 본다'는 이른바 '원격현전'이다. 텔레비전(Television)이란 용어 자체가 멀리(tele) 있는 것을 본다(vision)는 뜻. 그런데 과연 우리는 TV를 통해 멀리 보고 있을까. 또 멀리 보고 있다고 해도 그 멀리 있는 것을 제대로 자세하게 보고 있을까. TV가 오락적인 기능에 매몰되고 있는 동안, 정보적인 기능은 그 본질에 맞게 제대로 작동되고 있었을까. 'W'는 어쩌면 TV를 트는 순간 당연하게 생각해야할 이 질문들에 답변하는 몇 안 되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일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의 확장, 바로 'W'가 꿈꾸는 프로그램이다. 맥루한이 매체가 우리네 감각을 확장시킴으로써 '지구촌'을 도래하게 할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