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옛글들/드라마 곱씹기

'함무라비' 김명수·고아라가 잘 버무린 이상과 현실 딜레마 ‘함무라비’ 김명수와 고아라, 그 냉정과 온정 사이판사라면 어떠해야 할까. 모든 사건들을 냉정하게 다루고, 오로지 법의 틀 안에서만 바라봐야 할까. 아니면 그 사건들 이면에 존재하는 사람의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야 할까. JTBC 새 월화드라마 첫 회는 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판사 임바른(김명수)과 박차오름(고아라)이 한 사무실에서 부딪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임바른은 이름에서 드러나듯 판사로서의 바른 길을 고집하는 인물. 하지만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암울하다. 고야의 그림을 좋아하는 그에게 사람이란 믿을 수 없는 존재다. 그래서 판사라는 직업이 좋은 세상을 꿈꾸기보다는 세상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여긴다. 그는 월급을 기다리는 샐러리맨과 판사라는 직업이 .. 더보기
'나저씨'가 던진 화두 편안함과 괜찮음 ‘나저씨가’ 던진 화두, 당신은 편안한가 괜찮은 사람인가“편안함에 이르렀는가?” tvN 수목드라마 에서 오랜 만에 서울에서 다시 이지안(이지은)을 만난 박동훈(이선균)은 그렇게 물었다. 그건 마치 선문선답 같았고, 이 드라마가 질문하려 했던 화두 같았다. 많은 드라마들이 그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해피엔딩을 그려내듯, 도 그 절절함이 늘 어두운 밤거리와 골목길로 그려질 만큼 어두웠지만 그 끝은 ‘편안함’에 이르렀다. 박동훈은 회사를 차려 대표가 됐고, 이지안은 장회장(신구)의 소개로 부산에서 취업한 회사에서 인정받아 다시 서울 본사로 오게 됐다. 박상훈(박호산)은 이지안의 할머니 봉애(손숙)의 장례식을 통해 자신이 하려던 ‘기똥찬’ 계획들을 실행할 수 있었고 별거했던 아내 조애련(정영주)과 다시 합치려 하.. 더보기
'나저씨' 정희네로 온 이지은, 어째서 이리도 안심될까 ‘나저씨’, 공간에 담긴 이 드라마의 진심tvN 수목드라마 에서 이지안(이지은)의 캐릭터는 몇 가지 특징으로 제시된 바 있다. 집으로 돌아와 배고픔과 정신적 허기를 자위하듯 마시는 두 봉의 믹스커피, 한 겨울인데도 추워 보이는 옷차림에 유독 시려 보이는 발목이 드러나는 단화, 그리고 이력서에 특기로 적어 놓은 ‘달리기’ 같은 것이 그것이다. 믹스커피와 단화 그리고 ‘달리기’. 언뜻 보면 별 상관이 없는 요소들처럼 보이지만 거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이지안이라는 캐릭터는 혹독한 겨울 같은 현실에 내몰려 몸도 마음도 춥다는 것이다. 그래서 잠시나마 몸을 데우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발이 시려도 신을 수밖에 없는 그 단화를 신고 그래도 살아남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뛴다. 그렇게 ‘추운’ 이지안을 .. 더보기
'검법남녀'의 심상찮은 상승세, MBC 드라마 저주 깨나 ‘검법남녀’, 정재영과 정유미의 쿨&핫 케미가 만든 매력MBC 월화드라마 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첫 회는 시청률 4.5%로 지상파 3사 드라마 중 꼴찌로 시작했지만 4회 만에 6.5%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2위인 SBS 의 6.8% 시청률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SBS 역시 5%대에서 6%대로 올라섰고,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KBS 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10%대로 떨어진 만큼 지상파 3사의 월화드라마 판도는 향후 어떤 변화가 생겨날지 예측하기가 어렵게 됐다.하지만 이 변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다. 최근 들어 MBC 드라마가 월화수목을 통틀어 3%대를 넘지 못했고 심지어 월화에 편성됐던 같은 경우 1%대를 전전했던 걸 떠올려보면 가 이틀 만에 6%대를 회복한 건 놀라운 반전이다. 지난 10.. 더보기
'기름진 멜로', 뭐지? 이 짜장면 같은 중독적인 맛은 ‘기름진 멜로’의 병맛, 재야고수들의 복수전은 성공할까마치 주성치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톤 앤 매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게 뭐지?’ 하다가 조금씩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톤 앤 매너의 핵심은 희비극을 중국풍으로 버무려 놓았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은 저마다 비극적인 일들을 겪고 밑바닥으로 떨어지지만 ‘배고픈 프라이팬’이라는 폐업 직전의 중국집에서 모여 자신들을 그렇게 밀어낸 세상에 대해 복수를 꾀한다. SBS 월화드라마 는 그래서 마치 짜장면을 닮았다. 중국인들이 인천으로 들어와 터전을 잡으며 개발해낸 음식. 중국요리의 재료와 방식들을 가져왔지만 우리 입맛에 맞게 만들어져 외식에 있어 국민요리라고 부를 수 있는 음식. 중국요리지만 우리나라에서나 먹을 수 있는 짜장면처럼 여러 이색적인 재료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