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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다 갖춘 이승기, 이젠 아우라를 가져야 밝은 이승기, 어둠까지 품는다면 이승기에게 는 그가 연기에 도전했던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첫 연기 경험이었던 의 황태자 역이나, 그에게 트리플 크라운의 영광을 안겨준 의 선우환 역, 그리고 코믹 연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에서의 차대웅 역에서 모두 이승기는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아니 무난하다기보다는 호평이었다. 거기에는 당시 이승기가 갖고 있는 독특한 위치가 한 몫을 차지했다. 즉 이승기는 본격적인(?) 배우는 아니었다. 가수가 본업이었고 을 통해 가수 이외에 예능인으로서의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는 중이었으며, 여기에 배우라는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다는 것이 호평으로 이어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의 이재하 역할을 연기하는 이승기는 상황이 이때와는 다르다. 이승기는 사.. 더보기
<스탠바이>가 <하이킥>보다 나은 점 시트콤, 굳이 심각해질 필요 있을까 는 확실히 만큼 화제가 되고 있지는 않다. 시청률에 있어서도 5% 정도에 머물러 있다. 역시 시트콤에 있어서는 김병욱 PD가 갖는 존재감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시리즈가 시트콤들 중에서 가장 도드라진 지점을 차지하는 이유는 그것이 좀 더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은 그 자체가 낮은 자들이 높은 자들에게 날리는 것이니까. 그래서 시리즈를 볼 때 우리는 조금 진지해진다. 캐릭터가 표상하는 현실 반영적인 지점을 찾아내려 하고, 그들 사이의 권력 관계와 그 변화를 예민하게 바라본다. 또 이야기 소재에 있어서도 그 스토리가 갖는 풍자적 의미 같은 것을 찾아내려 한다. 당연히 이런 지점들은 이라는 시트콤에 화제성을 높이는 요소다. 하지만 때로는 과도한 의미화가 시.. 더보기
하지원|남북을 한 몸에 담는 특별함 남측대표 하지원 vs 북측대표 하지원 하지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녀는 현재 남북이 등장하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각각 북측 대표와 남측 대표를 맡아 연기하고 있다. 모두 남북의 화합과 평화를 다루는 이 두 콘텐츠에서 그녀는 또 공교롭게도 남북단일팀을 이끄는 존재다. 에서는 북측대표 장교들의 팀장이고, 영화 에서는 남측 탁구팀 대표선수 현정화다. 도대체 하지원의 어떤 매력이 그녀를 통해 남북을 이어보게 하는 걸까. 에서 하지원이 연기하는 북한특수부대 여자1호 교관 김항아라는 캐릭터에는 독특한 지점이 있다. 북한특수부대 출신답게 군인으로서 풍겨 나오는 절도와 때론 살벌할 정도로 팽팽해지는 긴장을 보여주면서도, 드라마 설정 상 왕인 이재하(이승기) 앞에서는 한 여성으로서의 사랑스러움을 동시에 보여줘야 .. 더보기
<적도>, 엄태웅은 결국 오이디푸스가 될까 , 오이디푸스와 근현대사가 만날 때 는 남자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에 대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는 그 흔한 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아버지들은 넘쳐난다. 주요 대결구도를 이루고 있는 선우(엄태웅)와 장일(이준혁)은 둘 다 여러 의미의 아버지들을 갖고 있다. 선우는 진짜 아버지(그게 누군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키워준 아버지 김경필(이대연), 그리고 그를 절망의 늪에서 구원해준 아버지 같은 존재 문태주(정호빈)가 있다. 한편 장일은 진짜 아버지지만 대면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이용배(이원종)가 있고, 그가 검사가 될 때까지 후원을 해준 마치 대부 같은 진노식 회장이 있다. 선우와 장일은 어린 시절 둘도 없는 친구로서 그 본질은 선한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아버지들에 의해.. 더보기
<패션왕>, 그들은 왜 편히 사랑할 수 없을까 그럼에도 에 빠지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불안한 청춘들의 끝없는 방황이 못내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가영(신세경)을 사랑하면서도 끝내 그녀를 밀어내고 최안나(유리)의 접근을 허용하는 강영걸(유아인)을 이해할 수 없다가도, 그 성공에 대한 뜨거운 욕망과 사랑하면서도 버려질 것을 두려워하는 강영걸의 트라우마는 이 모든 걸 이해하기 해준다. "무서웠어. 누가 날 사랑한다는 게 무서웠어. 너한테 상처주고 너한테 상처받을까봐." 뉴욕출장에서 만나 뜨거운 키스로 마음을 확인한 이가영이 왜 자신을 돌아오지 말라고 했냐고 묻자 강영걸은 그렇게 답한다. 어린 시절 바람난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고 여동생도 죽게 된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그는 마음을 열지 못하고 사랑을 하지 못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