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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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래? 김희선이 연기를 못한다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5. 9. 14:43
김희선은 어떻게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나 은 종영했어도 연기자 김희선은 남았다? 너무 호들갑을 떨건 없다. 그것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그녀가 연기자의 길로 전향했음에도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 겨우 이 작품을 통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고, 그렇다고 그녀의 연기가 아직까지는 중견의 모양새를 갖추었다고 말하기는 애매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김희선의 태도다. 그녀는 확실히 연기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과거 톱스타로서 그녀가 하는 말투나 그녀가 입은 옷과 그녀의 스타일이 모두 화제가 되던 시절의 김희선은 확실히 아니라는 점이다. 그녀는 진지해졌다. 과거 그저 그런 신데렐라 이야기의 트렌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이 연기라기보다는 김희선이라는 당대의 아이콘을 그대로 보여주는 선에 머물렀다면 최근 그녀의 행보는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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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보는 소녀', 남궁민 아니었음 어쩔 뻔 했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5. 9. 14:41
가 남궁민을 활용하는 방식 압도적인 존재감이다. SBS 수목드라마 에서 연쇄살인마 권재희(남궁민)라는 캐릭터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이 드라마는 지리멸렬해졌을 지도 모른다. 멜로와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와 형사물이 공존하는 이 드라마는 그 긴장과 이완이 적절하게 균형을 맞출 때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냄새를 보는 능력을 가진 소녀 오초림(신세경)과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최무각(박유천)의 알콩달콩한 멜로에 자칫 긴장감은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일찌감치 권재희가 연쇄살인마라는 것을 밝혀놓은 이 드라마는 이 인물의 주도면밀함을 알리바이를 꾸미는 과정을 세세히 보여줌으로써 그의 존재감을 세웠다. 철두철미하고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으며 대단히 영리한 두뇌를 가진 연쇄살인마. 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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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맘'도 꺼낸 재난, 왜 현실은 그대로인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5. 2. 09:12
의 무너진 학교가 더 가슴 아픈 건 MBC 은 학교의 붕괴를 예고했던 드라마다. 썩어버린 재단과 제왕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이사장, 가진 자들은 대를 이어 잘못을 저지르고도 죗값을 받지 않는 행태,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벼운 아이들을 이용하기 위해 학교 폭력에까지 손이 닿아 있는 조폭들, 심지어 학생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교사까지. 이것이 학교가 맞나 싶을 정도의 참담함을 그려내는 드라마다. 그러니 이 학교의 붕괴가 실제로 건물이 무너지는 이야기로 전개되는 것이 하나도 급작스럽게 다가오지 않는다. 거기에는 명성재단의 비리가 연루되어 있다. 정부 지원을 받아 별관을 신축하면서 지원금을 빼돌린 것. 결국 부실공사가 이뤄지고 건물은 무너지고 말았다. 무너진 건물이 상기시키는 건 그러나 무너진 학교의 현실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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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의 선조, 세상에 뭐 이런 통치자가 다 있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4. 28. 10:25
, 선조에 실망할수록 광해를 희망하게 되는 까닭 세상에 이런 통치자가 있을까. KBS 의 선조(김태우)는 임진왜란의 전란 통에 도성을 버리고 개성으로, 또 개성을 버리고 평양으로, 심지어는 평양마저 버리고 의주로 도주했다. 그것도 모자라 명나라로의 망명을 시도하려는 선조는 명나라 황제가 관전보(여진족과의 국경지대)의 빈 관아를 빌려주겠다는 굴욕적인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 자기 안위만을 위해 도망치며 ‘절치부심’ 운운 변명만 늘어놓는 선조에게 가까운 신하들조차 등을 돌렸다. 명나라 망명에 극렬하게 신하들이 반대하자 선조는 급기야 광해군(노영학)에게 조정을 맡기고 떠나는 분조(조정을 둘로 나눔)를 단행한다. 이런 선조에게 류성룡(김상중)은 “필부처럼 행동 한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선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