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빛과 그림자', 딴따라가 권력을 이기는 방식 '빛과 그림자', 이토록 유쾌해도 되는 걸까 '빛과 그림자'가 그리는 시대는 우리가 흔히 '어두웠던 시절'이라 부르는 독재시절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 어두움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이렇게 유쾌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이 특유의 유쾌함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빛과 그림자가 대결하던 시대를 살아온 우리는 빛과 그림자의 싸움을 머릿속에 늘 그려왔지만, 사실 빛이 그림자를 내모는 방식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림자는 빛이 더 빛나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빛과 그림자'의 유쾌함은 마치 시대의 어둠을 유쾌함으로 이겨내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정치의 암울함에 맞서 딴따라라 불렸던 발랄한 쇼가 대결하는 드라마, 바로 '빛과 그림자'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기 마련. '빛과.. 더보기 '뿌리', '지랄'로 풀어낸 소통의 사극 소통에 더 갈급한 세상, '뿌리'의 선택 "지랄하고 자빠졌네." '뿌리 깊은 나무'에서 '지랄'이라는 대사는 극 전개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화두다. 어린 세종 이도(송중기)가 죽은 아버지 앞에 오열하며 "지랄하지 말라고 그래!"하고 소리칠 때, 그 '지랄'은 이도의 뒤통수를 때렸다. 복잡한 말 장난 같은 이념과 철학의 대결구도 속에서 고뇌하고 힘들어할 때, 이 어린 백성의 한 마디 '지랄'은 오히려 이도에게 속 시원함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뭐가 그리 복잡한가. 저리 힘들어하는 백성이 있는데. '지랄'. '마구 어수선하게 떠들거나 함부로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뜻한다. 하지만 이 사극의 대사 속에서 사용되는 '지랄'은 이런 사전적 의미보다는 그럴 듯한 논리가 아닌 직관적으로 사태를 사.. 더보기 '브레인', '천일'보다 더 슬픈 이유 '천일'의 긍정론, '브레인'의 부정론 공교롭게도 월화극 두 편이 모두 뇌 질환을 다뤘다. 종영한 '천일의 약속'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서연(수애)과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지형(김래원), 그리고 그녀를 이해하고 같이 아파하는 주변인물들을 통한 인간애를 다뤘다. 반면 '브레인'은 어린 시절 뇌수술을 받다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로 뇌수술 전문의가 된 이강훈(신하균)이 역시 뇌종양에 걸린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그 죽음을 바라봐야 하는 과정을 다뤘다. 두 사람 다 죽음을 맞이하거나 목도해야 했지만, 바로 그 죽음을 다루면서 보여주는 세상에 대한 시선을 사뭇 다르다. '천일의 약속'이 서연의 죽음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그래도 인간적인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이.. 더보기 SNS시대, ‘뿌리’가 던지는 화두 ‘뿌리’, 세종은 현재와 어떻게 소통했나 ‘뿌리 깊은 나무’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 오히려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한글’과 ‘세종’의 이야기를 다룬다. 교과서 속에서 시험문제에나 나올 박제화된 세종의 한글창제에 관한 일화들이 21세기인 현재의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실제 역사 그 자체가 아니라, 세종과 한글창제가 갖는 의미를 현재의 시점에서 재해석했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그 몇 백년의 간극을 이어주는 한 단어는 무엇일까. 그것은 ‘소통’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첫 도입에서 글자를 몰라 죽게 되는 한 선량한 백성의 이야기에서 화두를 던지고, 그 일을 계기로 달라지는 세 인물을 끄집어낸다. 강채윤(장혁)과 소이(신세경)와 세종(한석규)이다. .. 더보기 '브레인', 우리는 왜 하균신에 열광할까 '브레인', 이강훈이라는 우리 모두의 트라우마 신하균은 '브레인'에 등장하며 '하균신'이란 별칭을 얻었다. 그가 가진 발군의 연기력이 한 몫을 한 것이지만, 더 큰 것은 그가 연기하는 이강훈이라는 캐릭터의 힘이다. 별로 착해보이지도 않고 성격이 좋아보이지도 않는 이 인물.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간다. 그의 끝없는 추락이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들고 마음 한 구석을 허물어뜨린다. 도대체 무엇일까. 이 캐릭터의 무엇이 이토록 대중들을 들끓게 만들까. 사실 이강훈에서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하얀거탑'의 장준혁(김명민)이다. 불나방처럼 기꺼이 욕망의 불꽃에 몸을 던지는 인물. 그래서 성공을 위한 동아줄이라면 서슴없이 잡고 '충성'을 맹세하는 그런 지극히 속물적인 인간. 하지만 자꾸만 들여다보면 어딘지.. 더보기 이전 1 ··· 356 357 358 359 360 361 362 ··· 4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