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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모든 악역들은 말한다, "네까짓 게 감히!" 사회의 양극화를 잘 드러내는 대사, "네까짓 게" "네가 뭔데. 네까짓 게 뭔데 내 자존심을 건드려!" 이 대사는 '나는 전설이다'에서 차지욱(김승수)이 그 아내 전설희(김정은)에게 던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대사는 화를 못 참아 돌발적으로 나온 그런 것이 아니다. 그는 습관적으로 아내를 이런 식으로 부르곤 한다. 이 상류층 집안사람들도 전설희를 늘 이런 식으로 대한다. 뭐 하나 가진 것 없고 그저 그런 집안에서 태어난 전설희가 언감생심 이 좋은 집안에 시집왔다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식이다. 전설희의 시어머니는 입에 '네까짓 게'를 달고 산다. 결국 이혼을 결심한 전설희는 그런 시어머니에게 말한다. "결혼 내내 어머니께 수도 없이 들었던 네까짓 거라는 말 더 이상 듣기 싫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 더보기
'자이언트'와 '동이', 무엇이 성패를 갈랐나 스토리의 풍부함이 다른 '자이언트'와 '동이' '자이언트'의 급상승, '동이'의 추락. 무엇이 이 희비쌍곡선을 만들었을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스토리의 풍부함이 다르다는 것이다. '자이언트'는 25회 한 회가 다룬 스토리만 보더라도 실로 긴박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꽉 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강모(이범수)는 제임스 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숨긴 채 본격적으로 건설 사업에 뛰어든다. 사채업자인 백파(임혁)를 찾아가 고효율 시멘트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투자를 제안하고, 지방으로 내려가 실험 끝에 흙을 단단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한편 강모가 정식(김정현)과 조민우(주상욱)에 의해 죽게 됐다고 생각하고 복수를 꿈꾸는 정연(박진희)은 만보건설의 후계자를 뽑는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을 설득해 결국 .. 더보기
'글로리아', 이 착한 주말극이 기대되는 이유 주말극의 새로운 도발, 착한 주말극이 반가운 이유 '글로리아'의 첫 장면은 요즘 드라마에서는 보기 드문 달동네 풍경에서 시작한다. 그 불빛이 반짝거리는 동네의 원경에서 안으로 들어가면 새벽부터 일어나기 위해 맞춰놓은 서너 개의 알람시계가 시끄럽게 울어대고, 주인공 나진진(배두나)이 부스스 일어난다. 그녀 옆에서 같이 일어나는 언니 나진주(오현경)는 어딘지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 척 봐도 알 수 있는 나진진의 곤궁함. 하지만 그녀는 씩씩하게 새벽부터 신문배달에 김밥장사, 게다가 세차 알바까지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가끔 진주가 사고를 치지만 진진은 그렇다고 절망하지 않는다. 반면 이 달동네 풍경과 대비되는 또 다른 그림으로 '글로리아'는 시작한다. 그것은 어딘지 절망적인 얼굴로 비행기에 앉아 있는 정윤서(.. 더보기
'나쁜 남자'에 우리가 공감했던 이유 '나쁜 남자', 유리가면 뒤에 숨겨진 자본의 얼굴 '여기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기억에서 조차 사라진 이들은 이렇게 작고 초라한 죽음으로 남아있는데 그들은 죽음으로 몬 사람들은 여전히 평온하다...(중략) 그들에게서 모든 걸 빼앗을 수만 있다면 난 기꺼이 악마이길 선택한다. 신이 그들 편이라면 악마는 나의 편이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나쁜 남자'의 심건욱(김남길)이 살해된 부모의 묘 앞에서 오열하며 하는 이 내레이션은 일종의 선언문 같다. 심건욱은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다른 사람 인생 따위는 벌레보다 더 하찮게 여기는 해신이라는 그 껍데기를 쓴 그 인간들"을 무참히 부숴버릴 것이라 선언한다. 도대체 해신(으로 대변되는 인간들)은 무엇이고, 그들이 심건욱과 그 가족들에게 한 짓.. 더보기
'자이언트'의 대반전, 무엇이 거인을 일으켰나 시대극과 캐릭터, 그리고 보편적 가족애 '자이언트'에서 박소태(이문식)라는 캐릭터는 독특하다. 그는 주인공 이강모(이범수)와 어린 시절 함께 구두닦이를 하며 생존해온 인물. 어찌 보면 가까운 절친이지만, 그 하는 짓은 영락없는 강모의 적이다. 그는 정식(김정현)이 살인을 저지르고 그 혐의를 강모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을 알면서도 돈 몇 푼에 친구를 팔아먹는다. 심지어 강모를 살해하라는 사주를 받고는 감옥까지 일부러 들어오기까지 한다. 그 때마다 강모는 위기를 모면하는데, 그렇다고 강모가 박소태를 처벌하지는 않는다. 박소태는 그런 강모 앞에 참회하는 듯 보이다가도 기회만 잡으면 다시 강모의 적으로 돌아서곤 한다. 결국 노역장에서 다리를 절단하게 될 위기에 처한 그를 구한 강모 앞에 드디어 박소태는 참회의 눈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