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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꽃미남 드라마'의 계보화, 왜? '미남이시네요', '꽃보다 남자'일까, '커피 프린스 1호점'일까 선망의 대상이 되는 멋진 꽃미남들. 여성들이 들어갈 수 없는 그 금남의 공간에 남장여자로 들어가는 여성. 새로운 수목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 먼저 떠오르는 건 '커피 프린스 1호점'이다. '커피 프린스 1호점'이 왕자님들이 모여 있는 금남의 커피 전문점으로 성별을 숨긴 채 여자 주인공이 들어갔다면, '미남이시네요'에서는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남성 아이들 그룹 속으로 역시 남장여자인 주인공이 들어간다. 여 주인공인 고미남(박신혜)이 본래 수녀였다는 점은 이 아이들 그룹이라는 금남의 공간에서 앞으로 벌어질 우정과 애정을 넘나드는 로맨스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미남이시네요'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이른바 '꽃미남.. 더보기
아버지를 닮은 드라마, '아버지, 당신의 자리' '아버지, 당신의 자리', 낡은 역을 닮아버린 아버지 우리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일까. 청소(靑所)역. 푸른 곳이라는 뜻이 무색할 정도로 낡은 간이역. 낡은 기차가 들어오는 그 낡은 역에는 그 역과 함께 나이 들어 낡아버린 아버지 이성복(이순재)이 있다. 어느새 자식들에게 짐짝 취급을 받게 된 그는 역 벤치에 앉아 혼잣말로 하소연을 한다. "엄니 지가 잘못 산 걸까유? 그렇쥬? 잘못 살았나봐유. 옴팡 속은 거 같아유. 거짓말 같아유." 이발관을 하는 그의 친구 고덕춘(양택조)이 말하듯, "시간뿐인 노인네들은 허섭스레기" 짐짝 취급을 당한다. 내다버릴 수도 없고 들고 있을 수도 없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해하는 자식에게 이성복은 이렇게 말하며 속내를 숨긴다. "난 네 아버지지 네 짐이 아녀. 무거워 말어.. 더보기
'선덕여왕'의 미실, 악역일까 멘토일까 멘토형 악역 미실이 시사하는 것들 '선덕여왕'에서 덕만(이요원)은 미실(고현정)에게 귀족들이 결국에는 구휼미로 내놓을 것을 왜 손해를 감수하면서 비싼 값에도 곡물을 매점매석하는 이유를 묻는다. 그러자 미실은 덕만에게 농부들에도 자영농과 소작농이 있다면서 그들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재차 질문을 함으로써 덕만에게 그 답의 단서를 제시한다. 그 단서를 얻은 덕만은 궁의 비축미를 시장에 풀어 가격을 낮춤으로써 비싼 값에 곡물을 산 귀족들에게 역공격을 가하고, 백성들은 싼 가격에 곡물을 살 수 있게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과정은 덕만이 그 적이라 할 수 있는 미실이 제공한 정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셈이 된다. 여타의 사극이라면 특이한 상황이겠지만 '선덕여왕'에서 이런 식의 전개는 그다지 이.. 더보기
'선덕여왕', 왜 힘이 빠졌을까, 그 해법은? 고립무원의 덕만, 새로운 국면 절실하다 진정한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는 여성사극으로서, 매번 흥미진진한 미션들이 펼쳐지는 미션사극으로서, 또 무수한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캐릭터 사극으로서 '선덕여왕'에게 50% 시청률은 무난할 듯 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속도가 정체되는 것처럼 보이더니 지금은 40%대 이하에서 멈춰서 있는 상황이다. 드라마는 어딘지 초기보다 힘이 현저히 빠진 모습. 도대체 무엇이 기세등등 달려 나가던 '선덕여왕'의 힘을 뺀 것일까. 제일 먼저 지적될 것은 초반부 덕만(이요원)을 중심으로 흘러가던 극이 현재 비담(김남길)과 춘추(유승호)의 등장, 유신(엄태웅)의 풍월주 등극 등의 에피소드 속에서 조금씩 흐트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이 사극에는 수많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했.. 더보기
'선덕여왕'의 출생의 비밀은 왜 식상하지 않을까 '선덕여왕'이 보여주는 사극의 가능성 '선덕여왕'이 만일 현대극이었다면 어땠을까. 사극이라는 껍질을 벗겨내면 '선덕여왕'에서 우리는 익숙한 코드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 첫 번째는 '출생의 비밀'이다. 이 드라마업계에서는 이미 안정적인 성공 코드로 취급되는 '출생의 비밀'은 이 사극의 전반부를 거의 차지하고 있다. 살기 위해 중국으로 도피했던 덕만(이요원)의 귀환은 그 신호탄이었다. 그녀는 먼저 언니인 천명(박예진)을 우연히 만나고, 또 친부모인 마야부인(윤유선)과 진평왕(조민기)을 차례차례 만난다. 게다가 그녀는 중국에서 그녀를 키워주었던 소화(서영희)를 또 한 명의 부모로 두고 있기 때문에, 소화의 등장과 덕만과의 재회는 또 하나의 '출생의 비밀' 코드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 사극이 가진 '출생의 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