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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장준혁과 최도영, 당신은 어느 편인가 현실과 이상을 대변하는 캐릭터들 기존 삼각 사각으로 이어지는 멜로의 구조 없이도 병원드라마는 될 것인가.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한 드라마의 리얼리티는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 것인가. 병원드라마에서 정치드라마로 그리고 이제는 법정드라마로 진화해가는 ‘하얀거탑’은 마치 전문직 드라마의 모든 실험을 해 보이려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하얀거탑’의 실험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보여진다. 그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드라마의 캐릭터와 스토리 구조를 엮어 가는 전문직 드라마다운 솜씨이다. 장준혁에 더 방점이 찍힌 ‘하얀거탑’ 우리는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주목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드라마 초기에 등장한 장준혁(김명민 분)을 위시한 인물들과, 여기에 안티테제로 등장한.. 더보기
봉달희와 장준혁, 당신이 원하는 의사는? 봉달희, 장준혁이 보여주는 의사의 모습 ‘병원드라마’의 새 장을 열어 가는 ‘외과의사 봉달희’와 ‘하얀거탑’. 하지만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이 드라마들의 봉요원 분)와 장준혁(김명민 분)으로 대변되는 의사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물론 이 두 드라마에 나타난 의사의 모습은 극화된 것. 실제 의사와는 거리감이 있다. 하지만 이 두 드라마는 모두 의사에 대한 환타지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소망하는 혹은 욕망하는 의사의 모습을 드라마라는 형식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현실적인 전문가 vs 이상적인 풋내기 장준혁이란 캐릭터에 투영된 의사상의 한 단면은 권력이다. 장준혁 스스로 얘기했듯이 “자신은 최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처럼 거기에는 늘 권력이 개입되어 있다. ‘하얀거탑’에서 그려지는 1인 체제의 .. 더보기
‘인간 의사, 봉달희’의 재미 환자에게 의사는 어떤 존재일까. 아주 사소한 병에도 쉽사리 생명을 놓칠 수 있는 연약한 인간에게, 의사란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의사의 말 한 마디에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기도 하고 악화되기도 하는 ‘플라시보 효과’는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특히 외과 같은 몸에 칼을 대는 분야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외과를 다루는 ‘외과의사 봉달희’에는 이 ‘신적인 존재인 의사’가 없다. 거기에는 ‘인간인 의사들’만이 가득하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신적인 존재로 믿어왔던 의사가, 실은 우리와 똑같이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아파하고, 기뻐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것. 이것이 ‘인간 의사, 봉달희’가 주는 재미다.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의사 ‘외과의사 봉달희’가 처.. 더보기
원작 없는 문화, 뼈대 흔들린다 재미있는 드라마는 리메이크 아니면 표절(?) 작년 완성도 높은 ‘웰 메이드 드라마’를 꼽으라면 누구나 ‘연애시대’를 얘기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올 들어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하얀거탑’은 ‘전문직 드라마’로서의 ‘웰 메이드 드라마’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작품은 모두 그 원작을 일본에서 들여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연애시대’는 노자와 히사시의 일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하얀거탑’역시 야마자키 도 요코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일본에서 ‘하얀거탑(원제 白い巨塔)’은 이 소설로 1978년에 드라마화 되었고 2003년 다시 리메이크되었다. 게다가 다시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30여 년에 걸쳐 3번이나 드라마화된 셈이다. 원작의.. 더보기
드라마 성패를 좌우하는 연기자들 주말드라마를 보면 연기자가 보인다 최근 홀연히 나타나 주말 드라마의 판도를 바꿔놓은 연기자가 있다. 바로 사극의 제왕, 유동근. 그는 갖은 비판과 혹 허우적대던 ‘연개소문’을 단박에 기대감으로 채웠다. 그의 출연과 함께 ‘연개소문’이란 사극은 지금부터 새로 시작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심지어는 지금까지의 ‘연개소문’이 걸어온 길은 그저 사족에 지나지 않았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그렇게도 어려웠던 시청률 25%를 손쉽게 넘기면서 수위를 지켜오던 경쟁사극 ‘대조영’을 제쳐버렸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단지 유동근이라는 대배우만의 힘이었을까. 여기에는 물고 물리면서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 연기자들의 부침이 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불리한 시간대를 지킨 ‘대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