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실화? ‘윤식당2’ 첫 방에 14%를 견인한 것들

시쳇말로 이거 실화냐고 물어봐야 할 듯싶다. tvN 예능 <윤식당2>가 첫 회 무려 14%(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마도 지상파, 종편을 통틀어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는 최고 시청률이 아닐까. 보통 한두 회가 나가고 입소문을 탄 후 시청률이 오르는 그 과정이 일반적이라고 볼 때 첫 회 만에 이런 기록은 이례적이다. 도대체 무엇이 시작부터 <윤식당2>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게 한 걸까.

먼저 가장 큰 건 <윤식당>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가진 힘이다. 이미 시즌1에서 최고시청률 14%를 찍었던 프로그램이다. 그러니 기대감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즌1의 성공이 가져온 이 프로그램의 장점, 이를테면 ‘잘 알려지지 않은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휴양지’나, ‘외국인들의 한식 경험 반응’ 같은 요소들이 정확히 파악된 이상, 시즌2는 그걸 제대로 겨냥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스페인의 섬인 테네리페섬 그리고 그 곳에서도 가라치코는 우리에게 그리 잘 알려진 곳은 아니다. 물론 여행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분들이야 다를 수 있지만, 일반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받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공항에 도착해 차를 타고 가라치코로 가는 그 길 위에서 보이는 이 5천명 남짓의 주민이 산다는 작은 섬의 그림 같은 풍경들을 보며 감탄하는 윤여정과 이서진, 정유미 그리고 박서준의 모습은 마치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는 과정을 보는 듯 했다.

시즌1에서도 드러났듯 <윤식당2>는 되도록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없는 곳이어야 그 특유의 맛을 내는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식당을 여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몰려들게 된다면 이 프로그램이 가진 색깔 자체를 잃게 될 수 있어서다. 그래서 무려 1박2일을 날아가야 하는 그 먼 거리의 외딴 섬까지 간 것이고, 그렇게 멀리 가는 것만큼 시청자들의 마음이 더 깊게 그 판타지 같은 공간에 몰입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단 장소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일 수밖에 없는 <윤식당2>는 그 곳에서 시즌1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윤스키친을 열고 영업을 준비했다. 이번 시즌에 외국인들에게 선보일 음식은 비빔밥. 시즌1을 경험한 이상 음식 선정도 이제는 우리네 음식의 맛을 대표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걸 제작진은 알고 있었을 게다. 지난 시즌에 도움을 받았던 홍석천과 이원일 요리연구가가 제안하고 가르쳐준 건 전채요리로 전을 메인요리로 비빕밥 그리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얹은 호떡이었다. 그 배우는 과정에서도 시청자들은 저 요리가 외국인들에게는 어떤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현지에 도착해 풍광에 매료되는 것도 잠시 출연자들은 미리 음식을 만들어보고 시식회를 해보는 등 준비에 돌입한다. 그 과정에서 출연자들의 캐릭터들이 새록새록 리마인드된다. 윤여정은 걱정이 많지만 일단 시작하면 누구보다 몰입하고 무엇보다 손님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자신의 입맛은 잠시 접어둘 줄 알며, 첫 손님에게 어떻게 비빔밥을 먹는 것인가를 직접 시연해 보여줄 정도로 열정적이다. 이서진은 지난 시즌에서도 보였듯 경영에 있어 남다른 면모를 드러내고, 정유미는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식당 분위기를 명랑하게 해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의 한수는 일정이 겹쳐 출연하지 못하게 된 신구 대신 새로운 알바생으로 들어온 박서준이다. 스페인어가 모두 어려운 상황이지만 착실히 준비해 실제 외국인들에게 척척 사용하는 모습이나, 요리면 요리 서빙이면 서빙 적응을 잘 해내는 센스 있는 인물의 면면을 첫 회만에 그는 각인시켜줬다. 박서준의 출연이 대박이라던 홍석천의 말은 그저 너스레가 아니었던 셈이다. 

게다가 이번 <윤식당2>에는 <신서유기 외전> 형식으로 만들어졌던 <강식당>의 대성공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기대감이 얹어진 면이 있다. <강식당>이 주는 힘겨운 일터의 실감과는 완전히 다른, 보고만 있어도 힐링되는 <윤식당>의 그림들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시즌1이 만들어놓은 브랜드에, 가라치코 같은 환상적인 공간 헌팅 그리고 박서준이라는 매력적인 캐스팅에 <강식당>이 만들어놓은 홍보효과까지 얹어졌다. 이러니 시작 전에 이미 승부가 날 수밖에.(사진:tvN)

‘도시어부’, 가만있어도 재밌는 건 도대체 뭘까

도대체 이게 뭐라고 이렇게 시청자들을 빨아들이는 걸까.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가 새해 첫 출조로 떠난 대마도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김재원은 낚시 그 자체로도 또 방송출연에 있어서도 그리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 마리도 낚지 못했고, 또 방송에서도 별로 말이 없어 거의 ‘묵언수행’ 수준이었던 것.

하지만 김재원의 얼굴은 ‘살인미소’라는 별명 그대로 밝은 미소가 계속 드리워져 있었다. 그는 대마도의 바다낚시 포인트에서 모두가 황금배지를 차지하기 위해 고기에 대한 욕망을 드러낼 때, 한가롭게 바다를 보며 이런 곳에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했다. 마치 평론가처럼 요즘 TV를 켜면 너무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래서인지 별로 대단한 정보랄 것이 없는 <도시어부>는 그냥 쳐다보고만 있어도 좋다는 것. 

김재원이 아마도 있는 그대로 진심을 담아 툭 던진 이 말은, 지금 현재 ‘낚시를 한다’는 그 어찌 보면 방송으로서는 단순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이 가진 진짜 맛이 아닐까. 낚시에 평소 그리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 프로그램은 아무 생각 없이 보게 된다. 1시간 반이 넘는 꽤 긴 방송분량이지만 그 시간이 언제 지났는지 알 수 없게 훅 지나갔다는 걸 뒤늦게 알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이 프로그램에는 있다.

물론 이것은 수면 위에 드러나 있는 것만을 얘기하는 것이다. 즉 낚시도 수면 위에서는 그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것처럼 평온하고 심지어 심심하게까지 보이지만, 실상 수면 밑에서는 잡으려는 자와 잡히지 않으려는 물고기의 치열한 밀당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도시어부>는 그래서 그냥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말 그대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그 이면에 담긴 낚시꾼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감정들을 들여다보면 흥미진진하게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완도에서 힘겨운 부시리 낚시에 한 마리도 낚지 못해 낙심했던 큰 형님 이덕화의 마음을 슬쩍 들여다보면 그가 대마도에서의 새해 첫 날 낚시에 얼마나 절치부심했을까가 드러나고, 과거 이 프로그램에 나와 프로 낚시꾼으로서 굴욕을 당했던 박진철 프로가 척척 벵에돔을 낚아올릴 때 타들어갔을 마음이 보인다. 그 팽팽한 대결구도가 주는 긴장감이 있는 반면, 한 마리도 제대로 낚지 못해 끊임없이 투덜대는 이경규의 푸념을 듣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대마도 출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은 어쩌면 가장 존재감이 약했던 게스트 김재원이 아닐까 싶다. 낚시를 잘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낚시프로이자 방송프로들(?) 사이에 들어가서도 오히려 그 평범함 때문에 일반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게 해줬다. 그러고 보면 이경규가 김재원에게 “여기 딱 맞는 게스트”라며 그 이유가 “낚시를 잘 못하는 것”이라고 한 말은 정확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하루의 고단한 낚시를 끝내고 어느 숙소에서 벌어진 한 판 상차림에서도 김재원은 묵묵히 매운탕을 끓이는 모습만 보여줬다. 하지만 그래도 “잘 못 낚아 사랑받는 것”이라는 이경규의 말 한 마디가 게스트 김재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낚시든 방송이든 더 많이 낚고 뽑으려는 욕망이 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한 동력이라면, 둘 다 못해도 그런 곳에서 도시의 복잡함을 잊고 있는 그 시간이 주는 힐링이 또 하나의 존재가치가 된다. 김재원이 보여준 이 부분은 아마도 낚시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까지 <도시어부>가 끌어들인 가장 큰 힘일 것이다.(사진:채널a)

‘한끼줍쇼’가 품은 ‘강식당’·‘도시어부’·‘정글의 법칙’

퓨전이 창작의 중요한 트렌드가 된 건 오래지만 이만큼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하나로 묶여져 보이는 건 놀랍다. 신년을 맞아 신대방동에서 첫발을 디딘 JTBC <한끼줍쇼> 이야기다. 이 날 이수근과 김병만을 게스트로 꾸려진 <한끼줍쇼>에는 이들의 조합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콜라보의 향연이 펼쳐졌다.

한 건물 옥상에 연 오프닝은 <한끼줍쇼>가 마련한 조촐한 시상식(?) 형식으로 꾸며졌다. 연말 시상식을 하지 않는 JTBC이기 때문에 <한끼줍쇼>가 대신 마련한 시상식을 통해 그간 고생해온 이경규와 강호동의 공적을 상찬하는 시간을 가진 것. 물론 예능적인 상황극을 통한 시상식이었지만, 이 이벤트가 가진 의미는 의외로 컸다. 실제로 연말 시상식에서 무관을 기록한 이경규와 강호동은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비지상파에서 더 열심히 뛴 결과이기 때문이었다. 만일 비지상파들을 포함한 통합 시상식이 있었다면 이 두 사람의 수상은 당연했을 정도로 지난 한 해 이들의 활약은 눈에 띈 바 있다. 

이렇게 오프닝부터 간단하게 연말 지상파 시상식을 품어버린 <한끼줍쇼>는 이수근과 김병만과 함께 하며 본격적인 퓨전의 맛을 보여줬다. 먼저 그 오프닝을 했던 장소가 과거 JTBC가 초창기 <이수근과 김병만의 상류사회>를 촬영했던 옥탑이었다. 사실상 JTBC예능의 효시격인 이 프로그램이 했던 장소에서 <한끼줍쇼>의 새해 오프닝을 한다는 건 그래서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마치 새해에 JTBC예능이 가진 포부와 함께 초심을 다지듯.

이 날 신대방동에서의 한 끼 밥상은 출연자들이 재료를 준비해가 문을 열어준 고마운 동네분들에게 음식을 해주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그래서 준비된 것이 강호동이 <강식당>에서 시도했던 탕수육 라면과, 이경규가 끓이는 굴 라면. 여기서 <한끼줍쇼>는 자연스럽게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강식당>을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였다. 

강호동은 김병만과 한 팀이 되어 문을 열어준 노부부에게 탕수육 라면을 끓여주었고, 이경규와 이수근은 한 자취하는 청년의 집에서 굴 라면을 끓이며 <강식당>의 라면과 비교하기도 했다. 계속 깐죽대며 토를 다는 이수근에게 버럭 화를 내는 이경규의 장면에서는 <강식당>에서 강호동이 화를 낼 때마다 보여지던 ‘화면 조정 시간’의 인서어트가 들어가 패러디의 웃음을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역시 화제가 되고 있는 이경규가 출연하는 채널A <도시어부>의 이야기도 첨가됐다. 이경규가 <한끼줍쇼>는 <강식당>과 다르다며 이수근을 면박주자, 이수근 역시지지 않고 <도시어부>를 언급하며 맞대응했던 것. 그러고 보면 <도시어부>에서도 잡은 물고기를 갖고 요리를 하는 이경규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한끼줍쇼>에서 굴 라면을 만드는 모습과 어우러졌다. 

강호동과 함께 한 김병만은 SBS <정글의 법칙>에서 펄펄 날던 그 모습과 달리 도시 한 가운데서의 적응이 쉽지 않은 모습을 보여 쏠쏠한 웃음을 주었다. <정글의 법칙>과 비교하며 등장하는 ‘한끼의 법칙’이라는 자막은 <한끼줍쇼>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날것이 야생의 정글만큼 쉽지 않다는 걸 드러내줬고, 어렵게 노부부와 한 끼를 하면서 갈치조림을 족장의 포스를 보여주며 먹는 김병만의 모습과 라면을 한 입에 후루룩 마시듯 먹는 <섬총사>에서의 강호동의 모습이 재연되기도 했다. 

이 정도면 놀라운 콜라보의 향연이 아닐 수 없었다. 새해를 시작한 <한끼줍쇼>는 한 프로그램 속에 연말시상식, <이수근과 김병만의 상류사회>, <강식당>, <도시어부>, <정글의 법칙>, <섬총사>까지 푹푹 담아 푸짐한 예능 한 상 차림을 내놨다. 어쩌면 올해 예능의 또 한 가지 트렌드를 이 방송은 보여주는 듯 했다. <강식당>이 <신서유기>와 <윤식당>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성공작인 것처럼, 서로 다른 예능이 하나로 묶여져 시너지를 내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은 이 <한끼줍쇼>를 통해 확실히 높아졌다.(사진:JTBC)

'강식당'의 대성공, 과연 '강세차'로도 이어질까

tvN 예능 프로그램 <강식당>이 최종시청률 8.3%(닐슨 코리아)를 남기며 종영했다. 단 5부작이었지만 꽤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강식당>에 벌써부터 시즌2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애초에 이벤트적인 성격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이벤트로만 끝날 것 같진 않다. 시청자들이 요구하고 있고, 그 성과도 분명하게 나왔으니 시즌2를 못할 게 뭔가. 

출연자들도 그걸 의식한 것인지 새로운 아이템을 프로그램 말미에 떡밥처럼 흘려놓았다. ‘강호동까스’에서 ‘이수근까스’가 나왔던 것처럼 <강식당>에서 <이수근식당>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또 이수근이 의욕적으로 이야기한 것처럼 여름에 맞춰 ‘강세차’ 같은 걸 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흥미로운 건 <강식당>의 탄생과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신서유기>에서 송민호의 이른바 ‘송가락 사건’으로 비롯돼 <신서유기 외전>으로 만들어졌다. 놀라운 균형감각으로 코끼리코를 15바퀴 돌고도 정확히 슈퍼카 2대를 손가락으로 콕콕 찍어내 결국 나영석 PD의 두 손을 들게 만들었던 사건. 그로 인해 나영석 PD는 “<강식당>이든 <꽃청춘>이든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겠다”고 말했던 것이 현실화된 것.

그러고 보면 <신서유기>에서 위너가 출연하는 <꽃보다 청춘>과 <강식당>이라는 두 개의 프로그램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강식당>의 성공은 이러한 ‘외전’예능들이 여기서 머물지 않을 거라는 걸 예감케 한다. 물론 단 며칠간의 식당에 도전하고는 너무 힘들어 “앞으론 <신서유기>나 열심히 할게요”라고 그들은 말하고 있지만 그래서인지 이들이 하는 또 다른 도전들이 궁금해진다.

사실 <신서유기>의 외전예능이라고 얘기했지만 <강식당>은 이들의 ‘실제 식당 도전’이라는 콘셉트를 담았다. 그래서 <강식당>은 독특한 예능의 두 범주가 섞여 있었다. 그것은 <신서유기>가 가진 캐릭터쇼적인 요소가 실제 제주에서 식당을 여는 리얼리티쇼의 요소와 접목된 것이다. 강호동과 이수근을 중심으로 은지원, 안재현, 송민호는 이미 <신서유기>를 통해 자신들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이제는 실제 새로운 현실 영역으로 뛰어드는 도전을 시도한 것. 

여기서 떠오르는 건 MBC <무한도전>이다. 이런 형태의 도전기가 바로 <무한도전>이 지금껏 해왔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때때로 상황극 같은 걸 통해 자신들의 캐릭터를 강화하고 그 캐릭터들은 때로는 현실 영역 속으로 뛰어들어 도전을 감행한다. 이 두 가지 엮어지면서 <무한도전>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같은 과정과 성과를 냈다고 해도, <신서유기>로부터 <꽃보다 청춘> 그리고 <강식당>으로 이어지는 성과들은 더 커 보인다. 그건 하나의 새로운 브랜드들이 ‘외전’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탄생하고 각각의 브랜드도 시즌2라는 이름으로 증식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할 수 있게 된 건 나영석 사단이 해온 ‘시즌제’ 덕분이다. <강식당> 같은 시도를 단 5부작으로 완성도 높게 끝낼 수 있는 ‘시즌제’는 또 다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또한 윤여정의 <윤식당>에서 강호동의 <강식당> 같은 패러디도 가능하다. 시즌제는 레귤러가 갖는 지속성은 떨어지지만 맺고 끝음이 분명하고, 또 지금처럼 나영석 사단이 여러 프로그램의 씨앗을 틔워놓은 상태에서는 접목 또한 가능해 훨씬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tvN이라는 방송사 브랜드를 구축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무한도전>처럼 그토록 다양하게 해왔던 도전들이 저마다의 프로그램으로 브랜드화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테면 ‘무한상사’ 같은 코너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고 볼 수 있고, ‘무한도전 가요제’도 마찬가지다. 또 그 많았던 스포츠 관련 도전들이나 이번에 파퀴아오가 출연했던 해외 스포츠스타들과의 이벤트 역시 또 하나의 브랜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것들이 모두 <무한도전>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묶이는 게 좋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더 많은 프로그램들로 저마다의 브랜드를 구축해 다양한 <무한도전> 왕국을 만들어내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이전부터 김태호 PD가 그토록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시즌제’가 전제되어야 한다. 

시즌제는 휴지기를 갖겠다는 뜻이 아니라 한 아이템들을 보다 완성도 높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템들을 그저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브랜드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걸 <신서유기 외전> 성격으로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둔 <강식당>이 보여주고 있다. MBC는 왜 <무한도전>에 이런 시즌제를 도입하지 않는 걸까.(사진:tvN)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