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의 배우는 삶, '나 혼자 산다'의 의미 되살려

 

"혼자 산다는 건 굉장히 많은 걸 배우게 되는 과정인 거 같아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 그 때는 사실 세상이 그냥 저절로 돌아가는 줄 알았잖아요. 근데 저절로 돌아가지가 않거든요. 혼자 살아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많고 세상과 부딪치며 배우는 게 많아지는 거죠. 혼자 살면서 이렇게 남는 시간에 배움의 시간을 갖는 것도 정말 중요한 것 같고... 논어의 시작구절이 그거거든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정말 죽을 때까지 배움의 자세를 가지고 살아야겠습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나온 배우 김지훈은 그의 하루를 보여주고 난 정리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다. 그것은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한 김지훈 나름의 생각을 담은 것이었다. 혼자 많은 것들을 마주해야 하고 경험해야 하는 삶. 김지훈은 그래서 배우는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혼자 사는 삶에 중요하다는 걸 전하고 있었다.

 

이날 <나 혼자 산다>에서 김지훈이 보여준 하루는 늘상 그래왔듯이 평범하게 시작했지만, 집밖으로 나서면서부터 색다른 모습이 이어졌다. 올빼미족이라고 스스로를 말한 대로 늦게 일어나 뒹굴 대며 새롭게 읽기 시작했다는 만화 논어를 가요프로그램 걸그룹의 노래와 번갈아가며 보던 그는 천천히 시작했지만 꽉 찬 일과를 보여줬다.

 

'사교육'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다양한 것들을 배우는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의 일정. 스트레칭 학원에서는 몸의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온 몸을 부들부들 떨어가며 또 괴성을 질러대며 고통을 마주했고, 5년간이나 동호회 활동을 했지만 '구멍 취급' 당해온 농구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농구학원에서 기술들을 연습했다. '간헐적 단식'으로 몸을 유지하고 있다는 그는 뒤늦게 8시가 되어서야 그 날의 첫 끼인 저녁을 대단히 공격적으로(?) 먹었지만 그게 그 날 일정의 끝은 아니었다.

 

이미 1년 전부터 하고 있다는 보컬 연습을 하기 위해 학원을 찾은 김지훈은 도전 금지곡에 해당하는 박효신의 '좋은 사람'을 얼굴의 핏줄이 다 드러날 정도로 열창했다. 보컬 트레이너가 당황하며 "진정해"라고 말할 정도였지만, 김지훈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힘을 빼고 불러야 하는데 너무 높은 고음 부분에서 힘을 뺀다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스트레칭과 농구 그리고 보컬 연습까지 김지훈이 배우는 모습에서 능숙한 면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스트레칭을 할 때는 고통스런 신음을 쏟아냈고, 농구를 할 때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에 힘겨워했으며 노래를 부를 때는 안되는 고음을 부르기 위해 '볼 빨간' 김지훈이 될 정도로 목에 핏대가 세워지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언니 같은 미모(?)와는 사뭇 상반되게 무수히 많은 망가지는 모습들이 등장했고, 스튜디오에서 이를 보는 출연자들은 이 방송을 통해 김지훈의 '짤'이 엄청 많이 나왔다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그런 웃음과 더불어 힘겨워도 노력하며 배우려는 김지훈의 하루가 특별하게 다가온 건 그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이기도 한 '혼자 사는 삶'의 의미를 되새겨줬기 때문이다. 배우는 삶이 바로 배우의 삶이라는 것 역시 의미심장했지만.

 

<나 혼자 산다>는 어느 순간부터 고정 출연자들끼리의 일상들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졌다.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고정 출연자들은 확실히 그들 간의 케미를 통해 더 강력한 웃음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조금씩 희석된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할 수 있는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의미다. 그런 점에서 김지훈이 보여준 배우는 삶과 그것이 어째서 혼자 사는 삶에서 중요한가 하는 이야기는 재미와 더불어 이 프로그램의 의미를 충분히 되새겨 줬다 여겨진다.(사진:MBC)

'나는 살아있다'의 생존 군대예능과 차별된 이유

 

사실 tvN <나는 살아있다>가 방영될 거라는 예고가 나왔을 때부터 기대만큼 컸던 게 우려다. 그것은 유튜브에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가짜사나이>가 끄집어낸 군대예능의 여성 버전은 아닐까 하는 예감 때문이었다. 안타깝게도 <가짜사나이>는 화제만큼 논란도 크게 만들며 끝내 시즌2가 끝까지 방영되지 못하는 결과를 냈다. 군대예능이라는 틀은 이제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커진 상황이 된 것.

 

하지만 <나는 살아있다>의 첫 방은 이런 우려를 다시 기대로 만들어낸 면이 있다. 물론 특전사 707출신 교관 박은하가 또 다른 두 명의 교관들과 함께 출연하고, 여기 출연한 김성령, 김민경, 이시영, 오정연, 김지연, 우기가 '훈련생'으로 불리며 때때로 엎드려뻗쳐 같은 다소 가벼운 얼차려를 하는 광경이 등장하지만, 그렇다고 군대 예능 같은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살아있다>는 제목에 담겨 있는 것처럼, 프로그램의 목적성이 분명하다. 그것은 바로 '생존'이다.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재난들이 생겨나고 있는 현재, <나는 살아있다>는 어디서 갑자기 맞닥뜨릴지 알 수 없는 위험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실제로 경험하게 해준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그래서 프로그램은 군대예능이 갖는 혹독한 상황을 먼저 보여주기 보다는 그들이 왜 이 훈련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공감대를 먼저 만들어낸다. 생존 상황에 꼭 필요한 것이 물과 불 그리고 은신처라는 걸 알려준 박은하 교관은 먼저 버려진 쓰레기 같은 것들을 이용해 불을 만드는 법을 보여준다. 담배꽁초 하나도 불을 피우는데 유용하다는 걸 알려주고, 플래시나 껌 종이를 이용해 불을 피우는 신기한 상황을 보여준다.

 

또 불을 피하기 위해 고층 건물에서 완강기를 이용하는 법을 알려주면서 그 훈련을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고소공포증이 있어 눈물을 뚝뚝 흘리는 펜싱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에게 박은하 교관은 으름장이 아닌 다독이고 칭찬함으로써 용기를 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금메달리스트 멋있다"는 말로 그가 이런 생존 상황에서 트라우마도 이겨낼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려준 것. 결국 힘겨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욕을 해대기는 했지만 김지연은 끝내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뛰어내릴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로프가 자신을 지켜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운동뚱' 김민경 역시 꽤 오랫동안 기다려줌으로써 스스로 뛰어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 강압적으로 밀어냈다면 오히려 부작용으로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걸 박은하 교관은 인지시켜 줬다. 만일 이 프로그램이 군대식의 훈련을 보여주는 예능이었다면 결코 나오기 어려운 장면이 아니었을까.

 

물론 <나는 살아있다>는 예고편을 통해 보여지듯이 갈수록 생존 상황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생존 상황에 대한 공감대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야만 하는 것들을 인지시키고, 거기에 실제 도전하는 모습을 담는 것. 그것이 <나는 살아있다>가 여타의 군대예능과는 사뭇 다른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사진:tvN)

'골목식당'의 새로운 스토리가 된 상도동 닭떡볶이집

 

사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가진 음식에 관한 스토리텔링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면이 있다. 즉 생각보다 맛이 평범하거나 별로인 메뉴가 등장하고, 그 문제점을 파악해내는 백종원 대표의 조언에 따라 사장님이 연구해 맛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과정이 나온다. 그리고 결국 모두가 만족해하는 맛을 찾아냄으로써 솔루션이 끝을 맺고 손님들의 호평이 이어진다.

 

이런 스토리텔링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상도동의 닭떡볶이집은 그 일반적인 이야기 흐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 그것은 '닭떡볶이'라는 특이한 메뉴 자체에 담긴 서사이기도 했다. 닭볶음탕에 떡이 들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떡볶이에 닭고기가 들어가 있는 것인지가 모호한 메뉴는 어떤 선입견을 갖고 접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결과를 만들었다.

 

뭐라 시식평을 내놓지 않고 "이게 뭐여"하며 웃음을 지어 보이는 백종원은 그럼에도 "자꾸 당기는 중독성 있는 맛"이라는 애매모호한 평가를 내놨다. 결국 백종원이 판정하기 어려워 '서당개클럽' 김성주와 정인선이 시식을 했지만 여기서도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렸다. 김성주는 너무 맛있다고 했지만 정인선은 고개를 갸웃했던 것.

 

떡볶이맛에 가까운 닭떡볶이는 떡볶이 가격으로 보면 조금 비싼 편이라 닭볶음탕을 생각하게 만들지만, 그래서 그걸 기대하고 먹어본 이들은 조금 실망하게 됐던 거였다. 그래서 마늘을 넣어 닭볶음탕에 가까운 닭떡볶이를 내놓자 백종원은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며 예전의 떡볶이맛에 가까운 닭떡볶이를 고수하는 게 가게에는 유리하다는 조언을 해줬다.

 

결국 본래의 닭떡볶이를 좀 더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게 만들고, 맛도 보편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완전한 '호'가 아니더라도 '불호'를 줄여나갈 수 있는 선택을 했고 그것은 실제로 주효했다. 여기에 닭떡볶이를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3단계 시식법을 제안한 것 역시 손님의 입맛대로 선택해서 먹을 수 있게 해줌으로써 보편적인 맛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됐다.

 

처음에는 그냥 나온 대로 시식하다가 2단계로 김가루와 참기름을 뿌려 시식하고 3단계로 밥을 비벼 먹는 방식이었다. 이 와중에도 밥을 비벼먹는가 아니면 볶아먹는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것은 음식을 먹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고, 저마다의 입맛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선택이 가능하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보여준 닭떡볶이집의 스토리텔링이 신선하게 다가온 건 모두가 다 좋아하는 맛을 결과로 제시한 게 아니라, 저마다 입맛에 따라 음식의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한 후, 그걸 저마다의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는 선택지들을 제안했다는 점이다.

 

사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다보면 일종의 '보편적인 맛'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물론 다양한 맛을 더 많이 경험하고 축적해온 백종원의 평이 좀 더 보편적일 수 있는 점은 있지만, 백종원이 엄지를 치켜세우면 맛이 있고 인상을 찌푸리면 맛이 없다는 단순한 스토리 안에서 프로그램이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닭떡볶이집의 '호불호가 갈려도 궁금해지는 맛'이라는 색다른 스토리텔링은 신박한 면이 있다. 거기에는 다양할 수 있는 입맛을 인정하면서 누군가에게는 불호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호가 될 수 있다는 게 담겨있고, 그럼에도 그 맛이 궁금해 찾아가고픈 욕망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색다른 스토리에 대한 고민들은 향후에도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계속 힘을 유지할 수 있는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사진:SBS)

'유퀴즈' 15년차 퇴직수당이 1900만원, 그래도 가슴이 뜨거운 건

 

국과수의 미세증거 전문가 이동계씨는 얼굴 가득 장난기가 넘쳤고 던지는 말 하나하나에 유머가 담겨 있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국과수 특집을 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어딘지 조금 무거운 느낌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사건, 사고 현장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진실을 찾아내는 직업이 아닌가. 매일 같이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죽음을 바라보는 직업. 그런데 이동계씨의 얼굴은 아이처럼 천진난만했고, 한때는 화학 전공을 살려 만든 약으로 큰돈을 벌겠다는 포부가 있었지만, 지금은 매달 10만원씩 저축해 괜찮은 차를 끌고 싶은 소망을 솔직하게 얘기함으로써 유재석과 조세호를 웃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장난기 많아 보이던 이동계씨는 유재석이 '어려운 점'을 묻자 자못 진지해졌다. "분석할 때는 어려움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하는 거니까요 늘상. 결론을 내려서 줘야 되지 않습니까? 경찰분들이나 법원에도 갈 수 있는데 그 결론이라는 게 한 사람의 인생과 굉장히 직결되는 문제거든요. 그래서 이게 맞는지 안맞는지 굉장히 확신이 차야 되고, 정말 중요한 사건인데 답이 없는 경우가 있죠. 그럴 경우가 가장 힘들죠."

 

그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답을 찾으려 하지만 결국 못 찾으면 '알 수 없음'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럴 때 가장 미안하다고 했다. 심각한 사건의 경우 감정서가 나갈 때까지 3,4일을 두통약을 먹으면서 일을 하기도 한다는 그는 "일이 쉽고 어렵고 장소가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고 그 자체가 그 순간에 어떤 사람의 인생과 관련 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 거죠. 그 사람뿐만이 아니고 알고 보면 그 사람의 가족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갑자기 수당 이야기를 하면서 15년 간 근무한 거로 퇴직 수당이 1900만원 정도 밖에 안된다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웃던 이동계씨는 국과수를 꿈꾸는 분들에게 해주고픈 말을 묻자, "본인이 공무원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간기업하고 달라서 봉급 오는 곳이 다르잖아요. 이건 이익이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한 푼 한 푼 모아서 낸 세금에서 내 봉급이 오는 거거든요. 그걸 생각하면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거든요." 그의 말에서 문득 가슴이 뜨거워졌다. 박봉이라도 이런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분들이 있어 그래도 사회가 살만해지는 게 아닐까.

 

이곳에서 일하는 법치의학자 김의주씨는 치아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거나 사인을 찾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에게서도 이 일을 선택한 이유는 남달랐다. 사실 치과를 전공한 친구들의 갈 길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는 그는 돈은 적게 벌겠지만 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이 일을 선택했다고 한다. 전국에 단 7명만이 있다는 법치의학자의 길을.

 

사실 매일 같은 사체를 부검하는 일을 한다는 그는 그 일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의외의 현답을 내놨다. "산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 결국 그 곳에 온 분들은 피해자들이고 그 피해자들이 온몸으로 전하는 마지막 진짜 목소리를 듣는 것이 그의 일이라는 거였다. 함께 나온 법의조사관 곽유진씨 역시 남들이 하지 않는 여성 법의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들은 매일 죽음을 접하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했다. 굉장히 거창한 것으로 생각했던 죽음이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로 많이 죽는다는 걸 알게 되면서 허무하게 느꼈다는 것. 그래서 죽음을 늘 들여다보는 김의주씨의 말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죽음은 누구나 생각하지만 그것이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 이유가 나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거든요. 나는 그 죽음에서 멀리 있을 거야. 근데 사람이 되게 쉽게 죽거든요. 여기서 보고 있으면. 그 죽음이 나한테 가까이 와 있을 수도 있거든요. 그거를 조금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좀 더 삶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누구보다 죽음 가까이서 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그들은 그래서 그 누구보다 진실을 찾으려 애쓰고 있었고, 그 일이 가진 무게를 알기에 박봉이어도 사명감으로 기꺼이 일을 감당해내고 있었다. 바로 그 점이 이번 국과수 특집을 보며 살풍경한 사건들 속에서도 가슴이 뜨거워진 이유였다. 그처럼 누군가가 끝까지 그 진짜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억해준다는 사실은 어쩌면 생각보다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우리의 삶 속에서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아닐까.

 

그래서일까. <유 퀴즈 온 더 블럭> 국과수 특집의 말미에 담긴 고 박지선씨의 영상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잊지 않고 이 프로그램에 나왔던 박지선씨의 그 밝고 맑았던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기억해주고 있다는 것. 그 사실이 주는 먹먹함이 국과수 특집이 전한 가슴 뜨거워지는 이야기들과 더해져 깊은 여운을 만들어내고 있었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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