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명랑TV
-
'뜨거운 형제들', 박명수식 리얼 상황극의 묘미옛글들/명랑TV 2010. 6. 7. 07:20
'뜨거운 형제들', 그 리얼 상황극의 가능성 '뜨거운 형제들'이 서 있는 지점은 가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지대다. '뜨거운 형제들'이라는 타이틀 아래 형제들(?)은 인위적으로 구성되었다. 그 인위성은 김구라와 박명수 같은 좀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강한 캐릭터가 한 자리에 서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에 노련하고 재기발랄한 탁재훈과 의외로 진지한(?) 박휘순, 의외로 허술한 노유민도 독특하고, 예능 신상으로서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한상진이나 사이먼D, 이기광이라는 조합도 낯설다. 이 어색한 느낌의 구성만으로 보면 이 프로그램은 마치 김구라가 진행했던 '절친노트'의 초반 시절을 연상시킨다. 억지로 구성한 팀은 바로 그 인위성 때문에 오히려 리얼하다.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고, 어색하다는..
-
'뜨거운 형제들', 왜 '일밤'의 가능성일까옛글들/명랑TV 2010. 5. 31. 06:58
'일밤'의 기대주, '뜨거운 형제들'의 가능성 '일밤'이 새 카드로 꺼내든 '뜨거운 형제들'은 독특하다. 일단 그 제목이 특정한 아이템을 지칭하지 않고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기존 '일밤'의 코너들과는 차이가 있다. 사실 '단비'나 '우리 아버지' 같은 코너는 제목이 한정적이다. 따라서 그 코너가 다루는 이야기의 소재는 제목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뜨거운 형제들'은 다르다. 이 제목은 코너의 이야기 소재를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거기 등장하는 인물에 집중한다. 따라서 나이 차가 많이 나는 형제들이 등장한다는 것만 정해져 있을 뿐, 그들이 어떤 소재로 어떤 미션을 할 것인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이 차이는 '뜨거운 형제들'이 무수히 생겨났다 사라져버린 '일밤'의 여타 프로그램과는 달리 자유롭게 진화할..
-
200회, '무한도전'이 바꿔놓은 것들옛글들/명랑TV 2010. 5. 28. 12:39
'무한도전'은 TV를 어떻게 바꿔놓았나 '웃으면 복이 와요'가 무대와 세트에 세워진 카메라가 포착하던 정통 코미디 시대를 상징한다면, '무한도전'은 일상 속으로 들어온 카메라가 잡아내는 리얼 버라이어티쇼라는 새로운 시대를 상징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2005년 3월 부활을 꿈꾸며 새롭게 편제되었다가 6개 월여만에 조용히 사라져간 '웃으면 복이 와요'와, 그 즈음인 2005년 4월에 불쑥 등장한 '무모한 도전'이란 외계인의 등장은 이 변화해가는 시대를 징후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포크레인과 인간의 삽이 대결을 벌이고, 정준하가 '뜨거운 가락국수 빨리 먹기'로 달인의 경지에 오르는 이런 형식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것은 일찍이 정보를 얻기 위해 각종 실험을 감행하는 다큐멘..
-
'1박2일', 그 특별한 여행의 기술옛글들/명랑TV 2010. 5. 10. 09:30
죽은 정보가 아닌 산 경험의 여행, '1박2일' 점심식사를 위한 메뉴판에 봄을 알리는 몇몇 풍경이 적혀져 있고, 그 옆에는 거기에 상응하는 액수가 적혀져 있다. 그 풍경을 찍어오면 그 액수를 점심식사비로 지급하겠다는 거다. 경상남도 어느 길목에서 '1박2일'의 출연진들은 차에서 내려 갑자기 만난 풍경 속에서 봄을 찍어댄다. 무엇보다 압권은 이 메뉴판에 적혀진 'UFO 10억'이라는 문구. 재미로 적어놓은 것이지만 '1박2일'은 이 문구 하나로 재미있는 추억거리를 만들어낸다. 조작사진을 찍고, 거기 우연히 찍혀진 눈곱만한 흔적을 UFO라 우기며 결국 협상을 하는 그 일련의 과정들은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여행에 의외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실 '코리안 루트'라고 거창한 제목을 달고 강원도 속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