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
'1박2일'의 다큐, 김C의 존재감옛글들/명랑TV 2009. 6. 29. 07:10
혹한기의 알몸, 혹서기의 잠바, 김C가 만드는 계절감 '1박2일'에서 계절은 실로 중요하다. 계절이 주는 자연적인 도전 자체가 '1박2일'의 미션으로 제시되기 때문이다. 한겨울의 차가운 날씨는 야외냐 실내냐를 정하는 잠자리 복불복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갑작스런 기상악화는 목적지 자체를 바꾸게도 만들고, 예상했던 일정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한여름에 바다에 빠지거나, 한겨울에 얼음장 같은 계곡물에 입수하는 것 역시 모두 계절이 주는 묘미와 한계를 이용한 것이다. 혹한기 대비 캠프와 혹서기 대비 캠프는 이러한 계절을 활용한 '1박2일'만의 아이템. 그런데 이 아이템에 유독 어울리는 존재가 있으니 그가 바로 김C다. 그는 종종 '고통의 달인'으로 불린다. 복불복이 제공하는 고통스러움을 꽤 잘 버텨내기 때문이..
-
악녀의 새로운 진화, 미소가 살벌한 그녀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6. 29. 00:14
‘찬란한 유산’의 백성희, ‘선덕여왕’의 미실, ‘시티홀’의 고고해 ‘아내의 유혹’에서 악녀 신애리(김서형)의 트레이드마크는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며 눈을 치켜뜨는 것이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 드라마는 거친 목소리만 들어도 뭔가 사건이 벌어진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바로 이 연기로 시청자들을 바들바들 떨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등장한 악녀들은 신애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차분해졌고, 감정적이기보다는 오히려 논리적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눈을 치켜뜨기는커녕 잔잔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녀들이 더 살벌한 것은. ‘찬란한 유산’에서 백성희(김미숙)는 미소 짓는 악녀의 절정을 보여준다. 남편의 사고소식을 듣고는 보험금을 혼자 챙기려 배다른 딸인 은성(한효주)과 그 동..
-
'무한도전'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옛글들/명랑TV 2009. 6. 28. 02:10
메시지를 뉘앙스로 전하는 방식이 가진 힘 '무한도전-여드름 브레이크'라는 추격전의 시작은 박명수의 등에 그려진 7개의 그림에서부터 시작된다. 거기에는 남대문-산삼-시계-민들레-아령-파리-트럭이 차례로 그려져 있었다. 그 그림이 뜻하는 것은 그 첫 글자를 따서 '남산시민아파트'로 가라는 것. 이 첫 장면은 '무한도전-여드름 브레이크'를 읽는 하나의 독법을 제시한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연결시키면 의미를 형성하는 단어들처럼, 앞으로 벌어질 일련의 사건들이 주는 키워드가 하나의 의미망을 형성할 거라는 것이다. '무한도전-여드름 브레이크'의 배경이 된 시민아파트, 연예인아파트, 오쇠동 철거지는 모두 철거 혹은 재개발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게 한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서울의 공간들이..
-
'트랜스포머'에 대처하는 우리영화의 자세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9. 6. 27. 18:00
우주로 가는 '트랜스포머', 시골로 가는 우리영화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의 바람몰이가 심상치 않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개봉 첫날 '트랜스포머2'는 53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한다. 실제로 영화를 접해보면 그 이유를 실감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빠져보았을 변신로봇에 대한 로망은, 주인공의 말 잘 듣는 오토봇들의 휘리릭 뚝딱 변신 CG가 주는 짜릿함으로 우리의 시선을 압도해버린다. 게다가 1탄에 비해 2탄은 그 시공간의 스케일이 더 커졌다. 원시시대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시간과, 미국의 한 동네에서 전지구로 확장되고 거기서 또 우주까지 펼쳐지는 공간은 마치 지구라는 별을 하나의 장난감 놀이하는 공간처럼 여겨지게 만든다. 영화의 압도적인 스케일이 가져온 결과다. 특히 주목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