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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드라마 '주몽'의 연장 논란에 대하여 50%대 최고의 시청률을 바라보고 있는 MBC 창사특집드라마, ‘주몽’이 방송연장을 놓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MBC측은 일찌감치 연장발표를 해놓고 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을 설득하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최완규 작가의 연장불가 발언이 불거져 나왔고 정형수 작가 단독체제로의 결론이 도출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몽 역을 맡은 송일국이 거부의사를 들고 나왔다. 뉴스에 의하면 MBC 부사장이 송일국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 한다. 이번 상황은 MBC측의 성급한 결정과 발표에 먼저 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잘 되는 드라마의 연장방영에 쉽게 동조를 얻을 수 있으리라 판단한 MBC측은 만만찮은 저항에 직면한 셈이다. 연장방영의 가장 큰 피해..
‘누나’, ‘환상의 커플’, ‘눈의 여왕’의 여성들 요즘 드라마를 보면 여성 캐릭터들의 변신이 눈에 띈다. 그 중 주목을 받는 캐릭터는 이른바 ‘싸가지 귀족녀’들이다. 도대체 돈 걱정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이들은 온갖 명품들을 마치 아바타 놀이하듯 줄줄이 입고 나와, 돈 자랑을 해댄다. 게다가 그녀들은 주변인물들을 하인 다루듯 하며 뭐든 문제가 생기면 돈으로 해결하려는 싸가지를 보인다. 재미있는 건 이 현실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분노마저 일으킬 캐릭터들이 TV속으로 들어오면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다. 나도 그들을 꿈꾼다 MBC 주말연속극 ‘누나’의 승주(송윤아 분)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전형적인 귀족의 삶을 살았다. 온갖 명품들로 치장된 옷을 입고 리조트 사업을 하는 아버지와 함께 공식..
연애시대에 이은 또 다른 사랑의 해석, ‘썸데이’ ‘연애시대’로 명품 드라마 시대를 연 옐로우 필름의 ‘썸데이’는 다시 ‘사랑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들고 시청자를 찾았다. 어찌 보면 이것은 흔하디 흔한 질문, 수많은 드라마에서 다루었던 주제가 아니던가. 만일 그래서 “또 사랑타령인가”하고 넌덜머리를 치는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를 볼 자격이 있다. ‘썸데이’는 자극적이고 관습화된 사랑 이야기로 가득한 드라마들의 먹구름 속에 한 조각 떨어지는 햇살과 같은 드라마다. 사랑 따윈 없어! - 야마구치 하나 드라마는 시작부터 ‘사랑 따윈 없다!’는 화두를 던진다. 사랑은 호르몬의 장난이며 모든 이에게 상처와 배반감만을 안겨준다는 야마구치 하나(배두나 분). ‘멜로의 해부학자’란 별명이 말해주듯 그녀의 사랑에 대한 ..
악마와 프라다 사이에 선 현대여성들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은 뉴욕 자체도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그것은 뉴욕이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세계 경제의 중심이면서, 또한 뉴요커로 대변되는 패션과 문화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중심이 주는 화려함과 귀족적인 분위기의 기저에는 그것에 대한 욕망이 자리한다. 우리는 그런 삶을 욕망한다. 엄청난 고가에 사치일 뿐이라고 욕을 한다 해도 누구나 프라다를 입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사실 프라다를 입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걸 얻기 위해서는 치러야할 대가가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소중한 다른 가치들을 버려야 한다. 그것은 악마와의 거래다. 이것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 앤드리아가 처한 입장이자 커리어 우먼으로서 살아가는 우리네..
여우들은 그래도 마음가는 사랑을 한다 ‘여우야 뭐하니’는 고현정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 함께 음지에 머물던 성을 드라마라는 장으로 끌어냈다는 데서 시작부터 호평과 비판이 잇따랐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를 우리는 요즘 세대의 성 담론을 담은 드라마 정도로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 드라마 종영에 와서 생각해보면 성 담론은 하나의 소재였을 뿐,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는 엉뚱한 곳에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것은 요즘 3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33세 여성들의 고민 ‘여자 서른, 자신있게 사랑하고 당당하게 결혼하라’의 저자이자, ‘노처녀 통신’ 운영자인 최재경씨는 현재 한국의 여성들은 노처녀의 연령대를 대체로 33세로 본다고 한다. 여성들이 결혼보다는 사회생활을 통한 자아성취에..
여성적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황진이 과거에 흔히 카리스마를 말하면 우리는 남성을 떠올리곤 했다. 그런데 이제 그건 편견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KBS 드라마 ‘황진이’가 보여주는 카리스마가 그 어떤 남성들의 그것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칼만 든다고 카리스마가 생기는 건 아니다 ‘황진이’는 전개상 세 단계의 변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것은 첫째, 첫사랑과 그 실패를 겪는 황진이, 둘째 그로 인해 세상에 독을 품는 황진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독이 세월에 녹아 한 커다란 인간으로 거듭나는 황진이가 그것이다. 지금 두 번째 단계를 지나고 있는 황진이에게서 그 카리스마가 물씬 풍겨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단계적인 변화의 원인으로 볼 때, 그녀가 뿜어내는 카리스마의 원천은 바로..
인간의 길을 알고자 했노라 사극 전성시대에 홍일점처럼 빛을 발하는 드라마가 ‘황진이’다. 칼과 화살이 날아다니고 성벽을 오르는 군사들과 그걸 저지하려는 군사들간의 피 바람이 부는 사극의 현장에서, 오색이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 화려한 한복에 나풀나풀 돌아가는 춤사위, 입만 열면 달콤한 향내가 날 것 같은 풋풋한 연인들의 부드러움으로 등장한 ‘황진이’가 눈에 띄지 않을 까닭이 없다. 그런데 단지 그 남성적인 사극과 여성적인 사극이라는 이분법에 의해 ‘황진이’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것일까. 그 속에는 무언가 다른 아름다움의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역사가 발견한 현대여성 혹은 한 인간 이것은 수많은 남정네들을 갈아치운 ‘색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한에 사무쳐 남정네들을 자신의 치맛폭에 쥐락펴락하며 한 시..
원작을 부숴야 리메이크가 산다 최근 들어 대중문화에 국적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 영화계에서 제작되고 있는 컨텐츠들은 국경을 넘어서는 원작들로 가득하다. 먼저 ‘올드 보이’는 일본만화가 원작이지만 칸느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게 심사위원 대상을 안겨주었고 이 영화는 지금 헐리우드 메이저 제작사인 유니버설 픽쳐스가 리메이크 중이다. 우리네 ‘시월애’는 ‘레이크 하우스’란 이름으로 리메이크 되어 역수입되었고, 일본 Y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은 우리나라에서 ‘내 머릿속의 지우개’로 리메이크 되어 다시 일본으로 역수출되었다. 또한 같은 원작으로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나란히 영화화된 ‘플라이 대디’를 기점으로 일본 T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이 국내에서 영화화됐고, 앞으로도 일본의 드라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