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라디오, <무한도전>과 찰떡궁합인 이유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의 남태정 PD<무한도전> 라디오스타 특집으로 1DJ를 맡게 된 노홍철의 장점으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예측불허를 들었다. 한때 <두시의 데이트>를 한 적이 있는 박명수도 라디오 방송의 묘미를 방송사고가 날 것 같은 불안감과 긴장감에 오히려 있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본 방송 전 미리 찾은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에서 추석을 맞아 뜬금없는 달 타령을 틀게 해 청취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노홍철과 박명수, 유재석이 보여주는 것처럼 라디오의 매력이란 실시간으로 흘러가는 라이브의 묘미에 있다. 물론 어떤 기본적인 얼개를 갖고 방송을 하지만 그 안을 채우는 것은 전적으로 거기 앉아 있는 DJ와 그를 둘러싼 그 날의 공기와 그와 함께 호흡하는 청취자들에 의해서다. 그 돌발적인 우연의 조합들은 결과를 목적으로 삼을 수 없게 한다. 다만 그 순간의 과정들을 함께 하고 있다는 그 느낌이 더 중요할 뿐이다.

 

이처럼 라디오 방송은 그 자체가 무정형의 형식을 추구하는 <무한도전>을 그대로 닮았다. 매 회가 그 자체로 도전이고 그 도전 속에서 그 시간들이 어떤 이야기로 채워질 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따라서 만일 그 라디오 방송이 예전만큼의 팽팽한 맛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 먼저 방송이 패턴화되어 있지 않은가를 들여다봐야 한다. 예측 불가능이고 때로는 방송사고가 날 정도로 긴장감을 유발하며 때로는 뜬금없이 흘러가는 것이 그 본질이지만, 너무 안전한 틀 안에 갇혀버리는 순간 라디오는 그 본질적인 재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무한도전>MBC FM4U1DJ로 출격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무한도전>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라디오 청취자들이 동시에 반색한 것은 그 조합이 기획만으로도 양자에게 모두 괜찮은 효과를 가져올 거라는 걸 예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획은 <무한도전>에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 되는 셈인데다 우리가 주로 방송을 통해 귀로만 접해왔던 라디오 방송을 방송 이외의 시간을 포착하고 또 눈으로 직접 보여줌으로써 라디오를 좀 더 다양한 감각 체험으로 만들어준다. 이것은 <무한도전>으로서도 라디오 방송으로서도 모두 의미 있는 시도가 아닐 수 없다.

 

<무한도전>은 그래서 라디오스타 특집의 첫 방송으로 사전 미팅을 통한 라디오 방송의 이면을 보여주었다. 방송을 하는 DJ만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작가와 PD들을 만나고 그들과 교감하는 이야기는 그저 흘러나오는 라디오가 아니라 거기 방송 뒤에서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라디오를 느끼게 해주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배철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김경옥 작가도 있고 배순탁 작가도 있으며 정찬형 PD도 있다는 걸 <무한도전>은 정형돈을 일일 DJ로 투입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드러내 주었다.

 

어찌 보면 이 기획은 상암동 시대를 맞은 MBC FM4U의 홍보 프로젝트라고도 볼 수 있다. 하루를 온전히 <무한도전> 출연자들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는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무한도전> 팬들에게는 반색할만한 일이다. 또한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MBC FM4U에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있고 DJ들이 있으며 또 각 프로그램들 속에는 어떤 코너들이 있는가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라디오 방송의 홍보 프로젝트에 머물지 않는다는 건 거꾸로 <무한도전> 역시 이 기획을 통해 본인들이 하고 싶었던 라디오라는 영역에 도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태호 PD는 언젠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무한도전>TV’ 같은 걸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루를 채워넣은 라디오 방송은 그래서 마치 ‘<무한도전> 라디오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것은 라디오 홍보만이 아니라 <무한도전>에게도 엄청난 홍보효과를 준다.

 

실로 <무한도전>과 라디오의 만남이 찰떡궁합이라는 건 이를 통해 우리가 라디오를 듣는 맛을 새롭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집이나 직장에서 일을 하며 또 자동차에서 이동 중에 귀가하는 버스 안에서 우리는 일상적으로 라디오를 듣지만 그러다보니 마치 오래된 부부처럼 익숙해져버린 것도 사실이다. <무한도전>의 일일 DJ는 그래서 배철수가 정형돈에게 말했던 것처럼 라디오 방송 자체에 큰 자극이 되어주었다. 그 자극을 통해 라디오가 새롭게 들린다면 그것은 <무한도전>이 해낸 또 하나의 마법이 될 것이다. <무한도전>은 잊고 있던 라디오의 맛을 되살려주었다.

 

한식이 죽어간다? 도대체 어떤 한식을 말하는 건지

 

올리브 채널 <한식대첩2> 기자간담회에서 한식연구가인 심영순씨는 기자들을 향해 호통을 쳤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한식을 다루는 프로그램의 기자간담회에서 진행자나 잘생긴 사람한테만 질문을 하고정작 한식을 연구하는자신에게는 질문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개탄이었다. 즉 한식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퓨전이나 외국음식을 하는 사람한테 더 관심이 많고 질문을 하는기자회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

 

'한식대첩2(사진출처:올리브TV)'

그리고 그녀는 두 번째 개탄의 이유로 우리 한식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거론했다. 그리고 그 책임이 여러분들에게 있다고 했다. 여기서 여러분들은 아마도 젊은 사람들과 이런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기자들을 통칭한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이 우리 음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여러분들 외국에 가서 한식 안하고 외국 음식 하면 망한다고 말한 내용을 보면 그녀의 발언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그녀는 한국 사람은 한식을 잘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곰탕 한 가지만 가지고 전 세계 어디로 가도 성공할 수 있다”, “비빔밥 하나만 가지고도 돈을 끌어 모을 수 있다”, 콜라나 햄버거, 닭 하나 튀겨가지고도 돈을 끌어가는 데 왜 우리 음식은 그렇게 소외당하는지...”라는 얘기를 덧붙였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 한식을 잘 해야 한다는 건 상식적이고 수긍이 가는 이야기지만 그것을 꼭 성공과 연결지어 돈 얘기’, ‘사업이야기로 끌고 가는 건 쉽게 공감이 되지 않는다. 결국 한식이 죽어간다는 말이 한식 사업이 죽어간다는 얘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식을 연구하는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함인가.

 

곰탕과 비빔밥을 콜라나 햄버거 닭 튀김과 비교하는 것도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심영순씨의 이야기는 그것이 전통 한식을 지키자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사업화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지 맥락이 이해되지 않는다. 사업화를 한다면 우리네 음식 역시 일정부분의 퓨전이나 패스트푸드화는 아니더라도 간소화하는 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죽어가는한식을 지키자는 이야기와 사업화가 만나면 결국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한식 사업을 살리자는 결론뿐이다.

 

그렇다면 왜 심영순씨는 한식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퓨전이나 외국음식을 하는 사람한테 더 관심이 많은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호통을 쳤을까. 한식 사업을 살리자는 취지라면 퓨전이나 외국음식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쁠 게 없을 것이다. 한식 이야기? 프로그램 자체가 <한식대첩>이다. 앞으로 할 얘기의 거의 전부가 한식에 대한 것이니 그 때 해도 늦지 않는다. 여러모로 한식이 죽어가고 있다는 논리에 얹어져 나온 그녀의 울분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우리가 매일 같이 집에서 된장찌개에 김치로 밥을 챙겨먹는 한 한식은 살아있다. 그러니 한식이 죽어가고 있다는 얘기는 사업적으로 그것을 바라볼 때에나 나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한식 사업화는 한식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논쟁적인 부분이다. 퓨전을 통해 한식의 세계화를 부르짖는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전통한식을 고집함으로써 한식의 명맥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식을 오래도록 연구해온 사람이라면 그 한식을 버리지 않고 오래도록 식탁 위에 올리며 매일 매일을 살아온 우리네 보통 사람들 앞에 겸손해야 한다. 한식 사업화의 실패? 그것은 그렇게 오래 연구해온 사람들이나 그것을 통해 한식 사업화를 하려 했던 몇몇 사람들의 실패이지, 여전히 우리 입맛을 고수하고 있는 보통 서민들의 실패는 아니다. 젊은 사람들이 외국입맛에 길들여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도 젊은 사람들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것도 결국 큰 틀에서 보면 한식 사업화의 실패에서 비롯되는 일이 아닌가.

 

<꽃청춘>에서 느껴지는 이우정 작가의 진가

 

<꽃보다 청춘>을 보니 <응답하라 1994>의 캐릭터들이 새롭게 보인다. <응답하라 1994>의 해태 손호준의 순수하다 못해 순진할 정도의 촌놈 기질이나, 칠봉이 유연석의 바보스러울 정도의 착한 모습, 그리고 빙그레 바로의 나이는 어려도 의젓한 모습은 <꽃보다 청춘>이 보여주는 그들의 진짜 모습에서도 묻어나왔다.

 

'꽃보다 청춘(사진출처:tvN)'

해외여행이 처음이고 비행기 기내식조차 신기하게 생각하는 토종 손호준은 이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에서 얼떨떨한 표정이 역력했다. 먹는 것조차 토종 한국식만을 고집해온 탓에 라오스에 도착해서도 입맛에 맞지 않아 아무 것도 챙겨먹지 못하는 손호준은 <응답하라 1994>에서 보여줬던 촌놈 캐릭터 그대로였다.

 

반면 유연석은 손호준과는 정반대로 뭐든 잘 먹고 어떤 상황에서든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무 것도 못 먹는 절친 손호준을 챙기기 위해 과일을 챙겨 먹이는 유연석에게서는 무심한 듯 보이지만 속 깊은 자상함이 느껴졌다. 그 모습 역시 <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이가 보여주던 그대로다. 능력자지만 타인을 바보처럼 묵묵히 챙기는 그런 캐릭터.

 

이렇게 드라마 속 캐릭터와 실제의 모습이 같은 건 바로도 마찬가지. 가장 나이 어린 막내지만 툭하면 말다툼을 벌이는 유연석과 손호준에게 싸우지 마세요라며 중재를 하고, 때로는 서먹해지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실없는 농담을 던지기도 하는 의젓한 막내. <응답하라 1994>에서 남다른 고민을 통해 성숙해져가는 빙그레의 모습이 그 진짜 모습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아마도 <응답하라 1994>의 팬이라면 손호준, 유연석, 바로가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에 출연한다는 소식만으로도 반색했을 것이다. 그것은 <응답하라 1994>에서 그들이 연기한 캐릭터들의 면면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캐릭터와 진짜 실제 모습이 늘 같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꽃보다 청춘>3인방의 경우에는 그 드라마 속 캐릭터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마치 <응답하라 1994>에서 막 밖으로 나온 것 같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것이 가능해진 건 <응답하라 1994> 이우정 작가의 남다른 드라마 캐릭터 작법 덕분이다. 사실 예능작가 출신 드라마 작가들의 가장 큰 장점이 캐릭터라는 옷을 배우들에게 그저 입히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가진 실제 모습에서 캐릭터를 찾아낸다는 점이다. 예능작가 출신 드라마작가들의 작품 속 배우들의 연기가 더욱 자연스럽고 또 그 매력이 드러나는 건 바로 이런 작가의 세심함 덕분이다.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이 더욱 흥미로워진 건 그래서 상당부분 <응답하라 1994>를 쓴 이우정 작가의 공이 크다. 이 특별한 여행에서 우리는 손호준과 유연석, 바로의 드라마 속에서 봤던 모습을 실제 리얼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였던 그 캐릭터들이 그저 연기가 아니라 진심이 담겨진 모습들이었다는 것을 발견하는 시간이 가능해진 것이다.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면서 출연자를 살펴 그 실제 모습을 캐릭터화 하는 이우정 작가가 가진 고유의 영역. 그것이 아니었다면 <꽃보다 청춘>의 완결편이 이토록 유쾌하게 그려지긴 어려웠을 것이다. 벌써부터 막 입고 막 먹어도 막 멋있는 이들의 여행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아이언맨>, 사적인 분노가 아닌 사회적 분노이길

 

KBS의 새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은 그 제목에서부터 설정 자체가 파격적이다. 분노하면 등줄기에서 칼날이 솟아나는 캐릭터라니. 마블의 슈퍼히어로물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세운 것 자체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아이언맨(사진출처:KBS)'

물론 드라마가 가진 한계인지는 모르나, <아이언맨>은 아직까지 그 캐릭터의 탄생을 설명하지도 않았고, 또 그 변화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영상으로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았다. 다만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등에 칼날이 나오는 것을 잠깐 보여줬을 뿐이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 싹뚝 잘려버린 나무둥치를 보여줬을 뿐이다.

 

드라마는 이런 비주얼 대신 엉뚱하게도 아이언맨 주홍빈(이동욱)이 가진 남다른 후각에 더 집중시킨다. 그의 후각은 군중들 속에서도 사람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예민하다. 첫 회가 다소 밋밋하게 시청자들에게 느껴진 건 <아이언맨>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비주얼적인 기대감을 채워주지 않고 대신 후각이라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특징으로 주홍빈을 설명했기 때문이다.

 

후각이 예민해지고 등줄기에 칼날이 솟아나는 그 모습은 그래서 주홍빈이라는 캐릭터를 야수처럼 보이게 만든다. 김규완 작가가 다른 작품들을 통해 늘 보여왔던 잔혹동화의 특징을 그래서 이 작품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마치 미녀와 야수의 새로운 해석이랄까.

 

하지만 CG를 통해 그 캐릭터가 얼마나 잘 구현됐을까 하는 그런 비주얼적인 관심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이 주홍빈이라는 인물이 분노를 캐릭터화 하고 있다는 점이다. 헐크를 연상시키는 설정이지만 분노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현재 우리 사회에 내포된 억압된 감정이다. 사회적 불평등이나 상대적 박탈감, 갑을정서, 무수한 논란들 속에서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 감정. 분노는 실로 지금 우리 현실이 갖고 있는 감정상태가 아니던가.

 

드라마가 사회적 현실을 외면할 리가 없다. 하다못해 미녀와 야수를 그려도 거기에는 사회적 편견과 선입견을 깨버리는 현실적 모티브가 발견되기 마련이다. 다만 어떤 식으로 그것을 표현해내는가가 중요한 문제다. <아이언맨>은 그 CG 작업이 얼마나 치밀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캐릭터 설정만으로는 나쁘지 않은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분노가 어디서 비롯된 것이고 그것이 어디를 향하는가 하는 점일 게다.

 

<아이언맨>은 아직까지 그 이유를 속 시원히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저 주홍빈이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를 잃었다는 것이고 그 여자가 낳은 자신의 아이가 다시 자신 앞에 나타났다는 점이며, 그 여자를 연상시키는 냄새의 손세동(신세경)이 눈앞에 어른거린다는 것이다. 또 이 모든 그의 분노의 근원에는 도무지 소통이 될 것 같지 않은 아버지가 있다는 점 정도다.

 

사실 등줄기에 칼날이 나오는 비현실적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또 거기에 대한 그럴듯한 나름대로의 과학적 근거를 설명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하나의 상징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가 그렇게 변하게 되는 이유는 분명해야 한다. 만일 그것이 지극히 사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이 상징적인 캐릭터와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싱징이라면 적어도 그 사회가 갖고 있는 집단적인 감정 상태를 끌어안을 만큼의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아이언맨>에서 기대되는 것은 그 캐릭터가 얼마나 멋진 이미지로 구현되는가 하는 그런 점이 아니다. 그것은 그의 분노가 사적인 것을 넘어 사회적인 것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만일 그것이 가능하다면 이 작품은 의외로 꽤 흥미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에서 슈퍼 히어로물이 시도된 것은 처음은 아니다. 이미 <별에서 온 그대>가 도민준을 창조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랑이 아닌 분노를 캐릭터화 했다는 건 <아이언맨>의 특별한 점이다. 그 분노의 칼날이 어디를 향할 지는 두고 봐야 될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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