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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마저 초월한 '개과천선', 문제작인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6. 7. 09:30
김명민의 딜레마가 담는 예사롭지 않은 질문들 의 이야기 전개는 생각보다 예사롭지 않다. 어느 날 겪은 기억상실로 인해 윤리적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김석주(김명민) 변호사라는 인물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같은 사람이지만 김석주는 과거와 현재가 분리되어 있는 것. 현재의 김석주는 과거의 김석주가가 저지른 잘못들을 스스로 고쳐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한 사람의 정체성이란 과거와 현재가 단절되지 않고 일관되게 흘러온 사적인 역사에 다름없다. 그런데 김석주 변호사는 기억 상실로 인해 이 정체성이 단절되어 버린 것이다. 현재가 과거를 부정할 때 과연 그 사람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 최근 개봉한 가 보여주듯 과거를 바꾸려는 현재의 노력은 현재의 자신을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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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경제효과, '상속자들'보다 컸던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6. 6. 09:19
전지현 효과, 박신혜 효과보다 컸다 노믹스. 의 경제효과를 지칭하는 말이다. 전문가들이 의 경제효과를 추산하는 건 무려 3조원. 이 드라마 한 편으로 중국인들은 김수현과 전지현의 일거수일투족을 구매하게 되었다. 이들이 입는 의류와 화장품은 물론이고, 전지현이 드라마 속에서 했던 치맥(치킨과 맥주) 문화에 빠져든다. 성지가 되어버린 촬영지는 중국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물론 중국에 진출했거나 관련 사업을 하는 이들도 특수를 누리기 마련이다. 도대체 무엇이 다른 드라마와 달리 의 경제효과를 이토록 크게 만들어냈던 걸까. 지난 23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는 이색적인 컨퍼런스가 열렸다. ‘ 열풍으로 본 중국사회의 이해.’ 이 거창한 제목의 컨퍼런스에는 중국 전매대학 연극영상학부의 리셩리 교수, 북경방송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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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현실 + 트렌드, 이러니 '개콘'이지옛글들/명랑TV 2014. 6. 3. 14:48
트렌디한 , 현실부터 유행까지 섭렵 개그맨 김준호는 필자에게 “개그의 방식은 늘 반복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실상 개그의 웃기는 방식이라는 것이 한정적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다. 는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 해답은 개그 소재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소재를 어떻게 현실과 녹여내고 또 당대의 트렌드와 함께 호흡해내느냐에 있다. 이번 가 새로 들고 온 ‘미안해요 형’, ‘렛잇비’, ‘쉰 밀회’, ‘연애능력평가’는 그 장수의 비결을 제대로 보여준 코너들이다. ‘미안해요 형’은 이상구와 곽범이 1+1으로 아는 형의 사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엉뚱한 상황들을 담고 있다. 잔뜩 긴장해 있는 곽범이 계속해서 과도한 군대식 리액션으로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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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20%가 '왕가네' 40%보다 낫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6. 3. 14:45
의 결코 작지 않은 막장과의 도전 KBS 주말드라마 은 20%에서 30% 사이를 오간다. 이전 드라마 이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물론 낮은 수치다. 하지만 이 단순한 시청률 수치의 비교만으로 이라는 드라마의 도전을 평가절하 하긴 어렵다. 이 드라마는 지금껏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어온 막장의 코드들과 일대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출생의 비밀. 불륜. 이런 막장에서 흔히 보던 소재들은 그 소재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미 그리스 비극에서부터 지금까지 고전적인 드라마들 속에서 이 소재들은 끊임없이 사용되어 왔으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소재들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막장이 이들 소재를 쓰는 방식은 자극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전형화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출생의 비밀 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