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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가는 드라마, 복고인가 보수화인가 1970년대 인기를 끌었던 ‘전우’의 2010년판 리메이크는 화려한 스펙터클로 무장했다. 레드원 카메라로 찍어 선보인 첫 전투신은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폭격기가 쏟아 붓는 폭탄과 기관포 세례에 튀는 흙가루가 그 미세한 입자까지 드러내며 허공에 흩어지고 빗줄기처럼 날아드는 총알 속으로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병사들의 모습은 과거 ‘배달의 기수’ 같았던 ‘전우’의 전투신을 더 실감나게 재현해냈다. 첫 방 시청률은 16% 남짓(AGB 닐슨). 반공드라마가 아니냐는 논란 속에서도 성공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제빵왕 김탁구’의 시대적 배경은 1970년대 경제 개발 시대. 김탁구(윤시윤)라는 인물이 갖은 고난을 이겨내고 제빵업계의 1인자로 서는 과정을 그린다. 배고픔의 시절, 빵이 심지어 어떤 판타지로 다가왔.. 더보기
'포화 속으로', 반공도 반전도 아니다 탑의 눈빛으로 기억되는 영화, '포화 속으로' '포화 속으로'의 전쟁 스펙터클은 한 편의 액션영화를 보는 것처럼 숨 가쁘고 정신없을 정도로 현란하며 심지어 때론 아름답게까지 느껴진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으면 그 화려한 영상의 박진감 속에 빠져들 정도다. 하지만 그 스펙터클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조금 답답해진다. 많은 이들이 영화 개봉 전부터 불거져 나왔던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던 문제나, 특정 집단의 자본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로 인해 이 영화가 반공영화일 거라는 우려를 하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이 영화는 반공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가 반공영화가 아닌 이유는 당연하다. 상업영화이기 때문이다. 70년대도 아니고 2010년도에 반공영화는 대중들이 공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품성이 없다... 더보기
'런닝 구', 페이스메이커가 된 드라마의 꿈 짧은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준 '런닝 구' 길면 되고 짧으면 안되는 것. 바로 드라마다. 심지어 50회를 훌쩍 넘기는 장편 드라마들은 50%의 시청률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단 한 편으로 끝나는 단편 드라마의 경우, 5%에서 10% 사이의 시청률을 향해 달린다. 장편 드라마가 풀코스 마라톤이라면 단편 드라마는 단거리 혹은 중장거리 달리기에 해당한다. '런닝 구'는 4부작이다. 그러니 이 사이에 낀 하프 마라톤 코스 정도는 될까? 한편에선 같은 집에서 내놓고 불륜을 저지르고, 욕망을 위해 폭력이 자행되는 지독스런 막장이, 다른 한편에선 전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월드컵이 서 있는 스타트 라인 위에 선 지독해도 착한 드라마 '런닝 구'는 극중 주인공인 구대구(백성현)를 빼닮았다. 이 드라마는 다음에 이어.. 더보기
공감으로 보는 월드컵, 누가 강팀인가 박지성의 팀플레이 정신과 공감의 힘 도대체 이게 뭘까. 달랑 공 하나가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것일 뿐인데 전 세계가 들썩거린다. 공을 중심으로 생각해보면, 이 그림은 실로 놀랍다. 공 한 개가 있고, 그 공을 차는 선수가 있으며, 그 선수를 둘러싼 팀과 팀이 있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그 공을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선수들을 예의주시하는 수천 명의 관중이 있고, 카메라라는 시각의 확장을 매개해주는 매체가 전 세계인의 눈을 그 공 하나에 집중시킨다. 도대체 공 하나에 모두가 집중하게 되는 그 집단적인 힘은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아무리 보고 또 봐도, 한국과 그리스전에서 박지성이 두 명의 그리스 선수를 제치고 골을 집어넣는 장면은 질리지가 않는다. 그 순간에 제 아무리 다른 환경에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 더보기
'김탁구'와 '자이언트', 막장의 시대를 추억하다 막장의 시대를 그린 '김탁구'와 '자이언트', 막장이 아닌 이유 눈물 젖은 빵을 먹지 않은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라? 가난과 비뚤어진 욕망들이 꿈틀대던 막장의 시대는 오히려 극적인 상황을 요하는 드라마로서는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거기에는 빵 한 조각을 놓고 가족을 생각하는 눈물겨운 가족애가 있고, 살기 위해 길바닥에서 뭐든 해야 했던 그 처절함이 있다.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자본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 벌어지는 여전한 신분의 차이가 주는 강력한 계급의식이 있다. '자이언트'와 '제빵왕 김탁구'는 그 막장의 시대를 추억하는 드라마다. 막장의 시대를 추억한다고 해서 드라마가 막장인 것은 아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초반 '하녀' 컨셉트의 치정극처럼 시작했다. 거성가의 회장인 구일중(전광렬)이 보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