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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극에서 배워라 사극만도 못한 정치판, 민생은 어디로 MBC 월화 사극‘이산’의 이산(이서진)은 노론 벽파의 강한 저항 앞에서도 결코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이산이 보는 조선의 정치는 썩었다. 조정대신들은 금난전권이라는 특혜를 시전상인들에게 주는 대신, 그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정치자금으로 활용한다. 금난전권(난전을 금할 권리)을 가진 시전상인들은 생계를 위해 난전을 차릴 수밖에 없는 상인들을 핍박한다. 이러니 양극화 현상이 가중된다. 조정대신들과 시전상인들의 곳간은 넘쳐나고 난전으로 살아가는 백성들은 배를 곯는다. 영조(이순재)에 의해 전권을 위임받은 이산이 그 첫 번째 개혁으로 금난전권을 폐하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시전상인들과 조정대신들의 검은 고리를 끊어 정적들의 돈줄을 죄는 한편, 백성들에게 편하게 장사할.. 더보기
뿌리 자른 김처선, 조치겸마저 자르고 되살이할까 ‘왕과 나’가 보여주는 정치세계 ‘왕과 나’가 본격적인 정치색(?)을 띄면서 캐릭터의 되살이(뿌리를 잘랐으나 다시 살아나는 것)를 시도하고 있다. ‘왕과 나’의 가장 큰 문제는 왕인 성종(고주원)과 나인 김처선(오만석)의 캐릭터가 조치겸(전광렬)이란 권력형 내시의 빛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그러자 드라마는 궁중여인들의 암투극으로 흐르면서 본래 하고자 했던 방향성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왕과 나’는 예종독살설이 불거져 나오면서 판내시부사인 조치겸의 탄핵설이 등장하고, 이러한 원로내시들의 전횡에 맞서는 김처선의 내시부 개혁과 쇄신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잘만 하면 이 정치적 사건들을 통해 그간 살아나지 않았던 왕(성종)과 나(김처선)의 캐릭터가 되살이될 수도 있게 되었다. 그 .. 더보기
청룡영화제, 힘겨운 한 해를 정리하다 꿈 하나로 충분한 그들, 영화인들에게 박수를 꿈이란 단어 하나면 충분했다. 그 단어 하나로 청룡영화제에 모인 영화인들의 눈시울은 뜨거워졌다. ‘개그콘서트’ 뮤지컬 팀이 청룡영화제 2부의 시작과 함께 무대에 올랐을 때만 해도 그저 축하무대 정도로만 생각됐다. 하지만 힘겨운 영화인들의 일상이 겹쳐지면서 인순이의 ‘거위의 꿈’이 뮤지컬 팀에 의해 번갈아 노래되고 안성기가 올 한해 어려웠던 우리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영화인들의 가슴은 뭉클해졌다. 인순이가 피날레를 장식하고 영화인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칠 때 카메라에 잡힌 영화인들의 얼굴은 모두 숙연해졌다.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에서도 ‘어려운 한 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우아한 세계’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는 “상을 받기 위해 영화를 하는 건 아.. 더보기
‘며느리 전성시대’의 재미와 공감, 그 이유 생존과 생활을 아우르는 고부갈등을 포착하다 ‘며느리 전성시대’의 스토리 라인은 양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족발집과 청담동집 양가 사이에 벌어지는 유쾌하고 발랄한 며느리, 조미진(이수경)과 시어머니의 부딪침이다. 물론 그 갈등 속에서 며느리의 고충은 당연하지만, 겹사돈을 향해 달려가는 스토리로 볼 때, 역지사지의 위치에서 양가는 며느리의 손을 들어줄 것이 명백하다. 제목 그대로 ‘며느리 전성시대’인 셈이다. 이 이야기는 코믹터치로 그려지면서 갈등 자체가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가볍고 경쾌한 진행은 고부갈등이라는 해묵은 드라마 소재를 새롭게 만든다. 며느리는 눈물 짜고 시어머니는 구박하는 공식에 익숙했던 분들이라면 이 상큼 발랄한 며느리의 좌충우돌 이야기에서 신선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고부갈등.. 더보기
역사의 갑옷 벗은 사극, 장르와 몸을 섞다 수사물에서 메디컬 에로까지 장르사극의 세계 과거 사극이라면 역사적 사료를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이제 사극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과거로서의 역사적 시점이다. 어느 순간부터 역사라는 무거운 갑옷을 벗어 던진 사극은 점점 상상력을 키워왔고 이제 장르와 몸을 섞기 시작했다. 그 대상은 이제 환타지(태왕사신기)에서부터 수사물(별순검), 미스터리(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메디컬 에로(메디컬 기방 영화관)까지 다양해졌다. 환타지 사극을 주창한 ‘태왕사신기’는 저 광개토대왕이라는 역사적 실존인물을 환타지라는 장르 속으로 끌어들이는 모험을 감행했다. 쥬신의 운명을 타고난 태왕 담덕(배용준)이 사신(네 신물, 네 부족)을 취하는 과정을 그린 이 사극은 환타지라는 장르를 활용하고 있기에 그 자체를 리얼리티로 볼 수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