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왜 드라마 속 싱글맘들은 연애중일까옛글들/명랑TV 2008. 4. 5. 23:23
싱글맘, 아줌마 멜로드라마를 위한 차용? MBC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의 박정금(배종옥)은 남편과 사별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맘이다. 드라마 제목에서부터 박정금이란 이름을 쓰는 것처럼 이 드라마는 그녀의 처지, 즉 싱글맘이라는 상황이 드라마가 전하려는 메시지나 다름없다. 혼자 여성으로서 사회생활을 하면서(그것도 강력계 형사로서) 겪게 되는 아픔이나 고통 같은 것들은 그 존재를 부각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가 된다. 게다가 박정금의 상황은 그저 싱글맘 하나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아이마저 잃어버렸고 딴 집 살림을 차린 아버지로 인해 버림받은 어머니와 반쪽짜리 가정을 꾸리고 있다. 이 정도면 그녀는 남자라는 존재가 지긋지긋 해지지 않았을까. 그러니 드라마는 이런 세상..
-
‘이산’이 끌리는 ‘대장금’의 유혹옛글들/명랑TV 2008. 4. 2. 09:50
‘이산’의 갈등, 익숙함의 반복 혹은 새로운 도전 정조의 삶과 정치세계를 조명하겠다던 ‘이산’의 야심 찬 계획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나서는 노론 벽파 세력들로 인해 뭐 하나 제대로 개혁을 진행하지 못하는 이산의 처지처럼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이산’이 노비개혁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선보이는 순간, 반발하는 장태우(이재용)와 노론 세력들처럼 곤두박질치는 시청률이 ‘이산’을 힘겹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산’은 점점 ‘대장금’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 같다. 거기에는 늘 대장금(이영애)이 지켜드리고픈 한 상궁(양미경)마마 같은 중전 효의왕후(박은혜)가 있고, 그녀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다. 성송연(한지민)은 어떻게든 그녀를 도우려고 발을 동동 구른다. 왕은 늘 그렇듯 중립적이면서 판관의 역할을 ..
-
이 시대, 정치사극은 왜 어려운가옛글들/명랑TV 2008. 3. 30. 23:06
‘왕이 되기까지’와 ‘왕이 된 후’ ‘주몽’이 처음 고구려 사극의 포문을 연다고 발표됐을 때, 우리가 기대했던 건 막연하지만 민족의 시조이자 역사적 영웅인 주몽이 갈라져있는 민족들을 규합하고 한나라를 밀어내는 통치의 드라마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주몽’의 모습은 이와는 달랐다. 거기에는 평범한 철부지 주몽이 있었고, 왕이 되기까지 가야할 길은 멀었다. 그러니까 드라마의 방향성도 정해진 셈이었다. ‘주몽’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던 한 사내가 사실은 신탁을 받은 인물이었고, 그로 인해 최정점인 왕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되었다. 왕이 된 이후는? 나라를 세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나라를 통치하는 문제는 ‘주몽’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이 기대에 대한 배반은 ‘주몽’이 성공하는 바탕이 되었다. ‘이..
-
자꾸만 짧아지는 개그, 그 끝은?옛글들/명랑TV 2008. 3. 29. 11:55
‘달인’, 몸 개그와 짧은 개그의 만남 리모콘이 생겨난 이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혹은 ‘서론-본론-결론’ 형태로 이어지는 서사구조는 끊임없이 공격받아왔다. 이제 시청자들은 발단에서부터 뜸을 들이는 것을 기다리지 못한다. 시작이 지루하면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손가락에 의해 여지없이 잘려져 나간다. 그러니 전통적인 서사구조에서 발단-전개나 서론은 점점 축약되고 있다. 그것이 드라마건 방송 프로그램이건 김수현 작가 식으로 표현하면 “베토벤의 ‘운명’처럼 처음부터 짜자자잔 하고” 시작한다. 사실, 너무나 서사구조에 익숙해져버린 시청자들 입장에서 보면 서론은 너무 뻔한 것이다. 우리는 작가가 굳이 설명하지 않고 ‘척’하고 보여주면 ‘착’하고 알아듣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들 속에서도 이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