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보다 SNS에 더 최적화된 ‘이타카로 가는 길’

tvN 주말예능 <이타카로 가는 길>은 시작 전부터 JTBC <비긴어게인>과 비교됐다. 가수가 등장하고 여행을 떠나며 그 현지의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점을 두고 보면 두 프로그램의 차이는 거의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이타카로 가는 길>은 그 프로그램의 색깔이 확연히 달랐다. 그것은 음악 자체보다는 SNS에 더 최적화된 방송이라는 점이었다. 

<비긴어게인>이 끝나고 나면 거기 등장했던 노래가 화제가 되는 게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타카로 가는 길>은 그들이 어떤 상황에서 무슨 노래를 어떻게 부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SNS에 올린 영상의 조회수를 1건 당 1원으로 쳐서 경비를 지급한다는 콘셉트는 의외의 웃음의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해외로 떠나기 전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기타를 치고 갈매기가 나는 배경을 찍기 위해 과자를 던지는 장면은 그들이 부른 음악 자체보다 그 상황이 주는 웃음에 더 포인트가 맞춰졌다. 이제 시작도 안했는데 이런 생고생을 한다는 걸 상기하며 험난할 앞으로의 길들을 걱정하는 하현우의 모습과, 형이지만 열심히 하려는 모습만으로도 웃음이 나는 윤도현의 케미는 이들의 여정이 줄 유쾌함을 일찌감치 감지하게 했다. 

물론 그 날의 상황에 따라 자못 진지해지고 숙연해지는 순간들도 빠지지 않는다. 마침 여행 중 맞은 날이 세월호 4주기가 되는 날이었던지라 윤도현이 터키의 앙카라성 위에서 하현우와 함께 부른 ‘너를 보내고’가 그렇다. 416 합창단 분들이 부르기도 했던 그 곡은 세월호 4주기의 의미를 더해 그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타카로 가는 길>은 두 록커가 모여 있어서인지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였다. 첫 번째 영상으로 고작 10만원도 되지 않는 경비를 받은 두 사람은 식비와 호텔비가 걱정이었지만, 그래서 록커 특유의 낙관적인 모습이었다. 아무 것도 없어도 기타 하나만 들면 포만감이 느껴지는 것처럼 보이는 그 모습들은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부지불식간에 위로 같은 걸 주기도 한다. 뭘 고민하고 걱정 하냐는 듯, 신나게 노래 한 자락으로 고민과 걱정을 날려 보내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SNS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여행 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영상 역시 SNS적인 연출이 엿보였다. 그건 어쩌면 실제로 경비가 많지 않기 때문인 것처럼 보이는데, 이를 테면 앙카라성 같은 계단이 많은 곳의 꼭대기까지 악기들을 짊어지고 출연자들이 오르는 모습이 그렇고, 그 위에서 별다른 음향시설을 고려하지 않고 말 그대로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그렇다. 그 없어 보이는 모습들과 그래도 노래 한 곡으로 오늘은 풍족하게 살 수도 있을 거라 믿는 무모하지만 막연한 낙관들이 SNS가 가진 정서들을 잘 잡아내고 있다. 

<이타카로 가는 길>은 록 음악을 하는 두 록커가 함께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고 또 중간 중간 노래를 영상에 담아 SNS에 올리지만, 그 노래 자체보다 그 여정이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이다. 물론 그 여정이 담겨져 있어 노래도 달리 들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오디세우스의 고향이라는 이타카는 하현우가 말한 대로 실상 별게 없는 곳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여행은 목적지가 아닌 그 여정에서 겪는 경험들이 더 중요한 여행이다. 그 과정에서 이들이 만나게 될 놀라운 풍광과 사람들과 어우러지며 그 속에서 부르는 노래 또한 흥미로워지지 않을까.(사진:tvN)

‘미스터 션샤인’, 인물들의 사적 복수는 공적 투쟁으로 이어질까

“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 어쩌면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관통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이 내레이션 속에 들어 있지 않았을까. 의병들의 항일투쟁사를 다루는 이 드라마는 그래서 많은 인물들이 어떻게 그 뜨겁고 의롭지만 외로운 의병의 길을 걷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노비의 아들이었고, 누군가는 노비보다 못한 백정의 아들이었으며, 누군가는 차별받던 아녀자의 몸이었고, 누군가는 아비에게 일본인에게 팔려갔던 여인이었다. 어찌 보면 조선이라면 이를 갈만큼 원한이 깊은 인물들이지만, 그들은 어떻게 의병의 길을 걷게 되는 걸까. 반면 양반으로 태어나 호의호식하고 백성들의 고혈을 빨던 고관대작들은 어째서 조선을 팔아먹을 생각만 하고 있는 걸까. 

<미스터 션샤인>은 그 제목만 두고 보면 이 많은 인물들 중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유진 초이(이병헌)라는 걸 알 수 있다. 노비의 아들로 그의 아비는 맞아죽었고 어미는 우물에 몸을 던졌다. 부모의 희생으로 가까스로 목숨만 부지했던 이 인물은 도공 황은산(김갑수)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가는 배로 밀항한다. 미국인이 되기 위해 군인이 되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다. 

부모를 죽인 이들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지만 유진은 선뜻 그들을 찾아가려 하지 않는다. 찾아가게 되면 반드시 죽일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복수심을 누르며 자신과 부모를 그렇게 만든 조선이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이라 치부하며 살아가던 그는 우연히 저잣거리에서 자신의 부모를 죽인 김판서(김응수)의 아들 김안평(김동균)을 보고는 냉정을 잃게 된다. 그는 결국 그를 찾아가 총을 겨눈다. 자신의 죽은 부모들을 묻어주기나 했냐고 질책하며.

<미스터 션샤인>의 인물들은 대부분 이런 아픈 사연들을 갖고 있다. 일본 낭인이 되어 돌아온 구동매(유연석)는 부모가 백정이라는 이유로 갖은 핍박을 받았고 결국 부모가 그를 버렸다. 백정의 자식으로 키우는 것조차 힘겨웠기 때문이다. 쿠도 히나(김민정)는 팔 수 있는 거라면 나라도 팔아치우는 친일파 아버지에 의해 일본인에 팔려 결혼을 했다. 늙은 남편이 죽고 호텔 글로리를 유산 받았다. 구동매도 쿠도 히나도 조선에 아무런 애착이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고애신(김태리)은 달랐다. 그는 부모가 모두 의병 활동을 하다 죽음을 맞이했다. 그 후 조부 고사홍(이호재)에게 맡겨져 자랐지만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말에 “차라리 죽겠다”고 맞섰다. 결국 애신의 신념을 본 조부는 포수인 장승구(최무성)를 불러 고애신에게 총포술을 가르치라고 부탁한다. 애신은 그래서 사대부가 ‘아기씨’로 불리며 존경받지만, 밤이면 조선을 농락하는 이들에게 총알을 먹이는 저격수가 된다. 

유진과 구동매 그리고 쿠도 히나 같은 조선에 대해 애착은커녕 한만 가득한 이들이 가진 복수심은 그 누구보다 강렬하고 뜨거울 수 있지만, 그들이 하려는 건 그저 사적 복수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그런데 이들에게 애신은 의병이라는 새로운 길을 가게 해주는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사적인 원한들이 존재하지만 거기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비뚤어진 조선의 부조리들과 그런 조선을 침탈하려는 열강들을 향해 그 총과 칼을 들게 되는 그 길에 애신이라는 인물이 중심에 서 있는 것. 그 사적 복수를 공적 투쟁의 장으로 이끌고 가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실질적인 중심은 애신에 맞춰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역할을 연기하는 김태리가 유독 돋보이는 건 그래서다. 이제 몇 작품을 했을 뿐인 신인급 여배우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김태리는 이 무거울 수 있는 캐릭터를 든든하게 감당해내고 있다. 이병헌이라는 이름 석 자가 가진 배우의 존재감 앞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을 정도. 그가 연기하는 애신이 향후 이 사적 복수에 불타는 인물들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는가가 이 드라마의 중요한 지점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대의를 향한 의병들의 항일투쟁사와 함께 이들이 서로 얽히며 대의와 사적 관계 사이에 만들어질 긴장감도 이 드라마의 중요한 포인트다. 이건 주로 멜로에 집중되었던 김은숙 작가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확실히 확장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멜로가 등장하긴 하지만 그건 사적인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대의와 부딪치거나 결합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 모든 중심에 애신이라는 인물이 서 있다.(사진:tvN)

방송만 타면 망가지는 일상, 무엇이 문제일까

이른바 ‘투어리즘 포비아’가 <효리네 민박>에도 닥쳤다.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살던 제주도 집에 관광객들이 몰려와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일으켜 어쩔 수 없이 그 집을 JTBC가 매입했다는 것이다. 

JTBC의 이런 조치는 이효리 이상순 부부를 위해서도 또 방송 콘텐츠를 위해서도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보인다. 제아무리 연예인이라고 해도 사생활은 보호받아 마땅하다. 그러니 이제 사적인 공간으로 살 수 없는 그 곳을 떠날 수 있게 해주는 것 또한 당연하다. 게다가 JTBC 측이 밝힌 것처럼 제3자의 부지 매입은 자칫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효리네 민박>이라는 콘텐츠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 

방송이 일상으로 들어오게 된 이른바 ‘관찰 카메라’ 시대에 이제 일상은 방송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금은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생각해보면 이건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과거 현장이란 방송의 중요한 소재이자 원천이었다. 어떤 현장을 잡느냐가 방송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리 주목되지 않았던 곳도 방송이 포착해 놓으면 이른바 ‘관광명소’가 되어버리는 형국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효리네 민박>을 찍었던 그들의 제주도 집을 떠나게 된 상황은 일상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방송의 힘이 어느 정도까지인가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처럼 보인다. 물론 <효리네 민박>의 경우에는 도가 지나친 면이 있다.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은 그 곳이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걸 거의 망각한 채 문을 두드리고 심지어 무단 침입까지 했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고 해도 방송의 영향력은 이미 일상을 바꾸고 있다. 최근 북촌 한옥마을과 혜화동 이화 벽화마을에 벌어지고 있는 주민과 관광객 사이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본래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이 곳에 이토록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잇게 된 건 방송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1박2일>을 포함한 무수한 여행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 곳을 다녀간 후 국내는 물론 해외의 관광객들까지 그 곳을 찾고 있다. 심지어 관광버스가 관광객들을 단체로 내려놓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이러니 주민들의 일상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 문을 열어 놓고 이웃과 교류하며 살던 주민들은 이제 마구 집안 마당으로 들어오는 관광객들 때문에 문을 꼭꼭 닫아 걸고 있다. 그 곳에서 장사를 하는 이들과 주민 간에도 갈등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다. 혜화동 이화 벽화마을은 주민들에 의해 벽화가 지워지고 있어 더 이상 벽화마을이라 불리기 어렵게 됐다. 역시 몰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에 심지어 공황장애를 겪는다는 주민들이니 그런 극단적인 선택이 당연히 이해가 된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제주도 집을 떠나게 된 상황은 너무나 아이러니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 집이 주목된 건 <효리네 민박>이 그만큼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효리네 민박>이 보여준 건 도시를 떠나 조용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이 아니었던가.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큰 위로와 힐링이 되어주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이유로 화제가 된 그 집이 이제는 그들의 편안했던 일상을 파괴하게 되었다는 게 아닌가. 

사실 이런 일은 이미 방송가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던 일들이다. 이를테면 <삼시세끼> 같은 프로그램이 정선의 그 집을 유명하게 만들고 나서 관광객들이 줄을 이어 나중에는 방송에도 적지 않은 지장이 생긴 사례 같은 것이다. 방송이 특정한 유적지나 관광지를 찾아가기보다는 누군가의 일상으로 들어가 그 내밀한 묘미들을 관찰하게 된 건, 이제 대중들도 그런 시끌벅적한 관광지보다 그 곳 사람들이 사는 모습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일상을 보여주고 나면 그 곳은 다시 관광지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관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해도, 관광객들이 그 곳이 관광지가 아닌 일상의 삶의 공간이라는 걸 안다면 조심하고 주의해야 하는 게 예의다. 특히 효리네처럼 그 일상이 소중하게 다가왔다면 그 일상을 지켜줄 수 있는 마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타인의 일상을 찾아가기보다는 그런 삶을 내 일상 속에서도 작게나마 시도해보는 게 더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사진:JTBC)

'전참시', 냄새를 보는 소녀 이영자의 군침 가득 도는 먹방

실제로 먹은 건 두부와 고구마 한 개뿐이다. 그런데 이영자가 나오는 그 방송 분량을 보는 내내 입에 침이 고인다. 도대체 이건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우리가 늘 봐왔던 먹방은 도무지 입에 넣지 못할 만큼 음식을 담아 입안 가득 밀어 넣고 맛있게 먹는 장면이다. 물론 이영자도 그런 먹방을 보여주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이영자의 먹방은 확실히 무언가가 특별했다. 그 특별한 점은 실제 먹는 장면을 쏙 빼놓자 드디어 확연히 드러난다. 그건 이영자만이 가진 상상력과 표현력이었다.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이영자와 매니저의 광고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다이어트가 주요 소재가 되었다. 붓기를 뺀다며 한강둔치에서 운동까지 한 이영자는 그 곳을 찾은 연인들이 먹는 라면 한 그릇에도 참을 수 없는 유혹을 느꼈다. 하지만 꾹꾹 유혹을 눌러가던 이영자는 이러다간 밤늦게 뭔가를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살짝 공복만 달래기로(?) 했다. 

그런데 소고기를 먹자고 했던 이영자가 찾아간 곳은 두부집. 두부 한 모를 그냥 잘라서 양념을 찍어 먹는 곳이었다. 하루 종일 공복 상태였던지라 두부 한 모의 맛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또 순두부는 종이컵에 세 숟가락을 담고 양념을 살짝 얹어 마치 커피를 마시듯 먹었다. 지나는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 해요”라고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며.

그렇게 하루 다이어트가 성공한 줄 알았지만 진짜 복병은 맛집들이 늘어선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이었다.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냄새가 이영자의 발목을 잡아끌었던 것. 이영자는 이미 먹어봤던 그 맛집들의 음식들을 상상하며 그 맛이 어땠는가를 매니저에게 설명했다. 또 그 맛집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들과 눈이 마주치자 먹어보라며 그 맛을 그렇게 대신 느껴보려 했다. 

먹방을 흔히 ‘푸드 포르노’라고 말하게 되는 건 그 자극성 때문이다. 그 먹방이 자극하는 건 주로 시각이다. 눈앞 가득히 음식과 그 음식을 먹는 입을 클로즈업해 보여준다. 하지만 이영자의 먹방이 자극하는 건 시각보다는 후각과 청각이다. ‘냄새를 보는 이영자’라는 자막 표현이 그저 하는 이야기가 아닌 건, 이영자가 음식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언어들을 곱씹어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는 냄새에 유독 민감해 스스로도 말했듯, 음식점의 냄새 안에서 얼마나 청결한가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란다. 

또 맛 표현에서 “지글지글”, “호로록” 같은 청각적인 단어들이 자주 쓰이는 것도 특이점이다. 음식 그 자체를 이야기하기보다는 식재료가 어떻게 자라나고 그것을 어떻게 가져와 조리하느냐까지의 그 과정들을 설명하며 그는 청각을 자극하는 단어들로 표현을 한다. 후각과 청각을 동원한 표현들은 시각보다 훨씬 더 상상력을 자극한다. 즉물적인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치가 더해진 맛 상상이기 때문에 이영자의 먹방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는 것. 

그런데 이영자의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양재웅 원장의 질문에 들려주는 답변이 소름 돋게 만든다.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 어쩌면 이영자는 그래서 그 때의 그 행복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공감하기를 바라는 지도 모르겠다. 탁월한 감수성에 개그우먼으로 잔뼈가 굵은 이만이 가질 수 있는 남다른 표현력이 더해지고 거기에 진심까지 얹어져 있으니 이영자의 먹방이 특별하게 느껴질 밖에.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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