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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극은 <육룡이 나르샤> 전과 후로 나뉜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3. 23. 09:15
사극의 새 역사 쓴 SBS 월화 사극 가 이제 종영한다. 50부작에 이르는 긴 여정의 드라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듯한 느낌이다. 어느 정도 흐르고 나면 늘어지기 마련인 장편 드라마들 속에서 는 확실히 다른 밀도를 보여줬다. 마치 한 회 한 회가 잘 짜여진 완성도 높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긴장감이라니. 이 사극이 50부작이었다는 게 실로 믿기지 않는 건 그래서일 게다. 정통사극, 퓨전사극, 판타지사극, 장르사극 등등. 사극은 역사와 상상력이라는 두 날개를 갖고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해 왔다. 정통사극이 역사에 방점을 찍었다면 퓨전사극부터 장르사극까지는 서서히 상상력쪽으로 그 무게중심이 이동해왔다. 하지만 상상력의 끝단이 만들어낸 결과는 역사라는 사실의 진중함이 결여된 허구라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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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캅2', 김성령 캐릭터에서 보이는 지상파의 고심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3. 22. 08:52
형사물에는 PPL이 어려워? 의 묘수 “못해요. 아니 안 해요. 내가 옷을 훔쳐 입었어? 아님 화장하고 나와서 술이라도 팔았대? 구두소리 듣기 싫으면 카펫이라도 깔면 될 거 아냐. 아니 내가 내 돈 주고 산 걸 왜 못 신어야 되는데요? 그리고 범인 잡았으니까 약속하신대로 나한테 사과하시고 비싼 백이나 사줘요.” SBS 주말드라마 에서 강력1팀 팀장인 고윤정(김성령)은 박종호 과장(김민종)이 그녀에게 진한 향수에 과한 화장 그리고 하이힐을 신고 다니지 말라고 하자 이렇게 쏘아댄다. 사실 형사물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그런 캐릭터는 아니다. 화장이야 그렇다 치고 용의자를 추격하기도 해야 하는 형사에게 하이힐이라니. 게다가 범인을 잡았다고 이 여형사는 과장에게 포상으로 백을 요구한다. 그만큼 허물없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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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1박2일'이 하얼빈에서 찾은 우리 역사옛글들/명랑TV 2016. 3. 22. 08:49
어째서 나 이 찾는 역사가 더 감동적일까 역시 이다. 하얼빈까지 날아간 데는 우리가 누구나 예상했던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발자취를 찾아가기 위함이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대놓고 감동과 눈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꺼려졌었던 모양이다. 이 특집이 시작하기 전 유호진 PD는 3.1절 특집의 성격이 아니라고 말했고, 실제로 방송의 앞부분은 하얼빈에서 벌이는 ‘혹한기 체험’을 통한 웃음이 채워졌다. 하지만 하얼빈까지 가서 어찌 안중근 의사의 역사적 순간들을 놓칠 수 있었으랴. 이 1909년으로 시간을 되돌려 당시 안중근 의사의 흔적을 되짚자, 교과서에 그저 짧은 문장 몇 줄로 나와 있던 그 역사가 생생히 우리 눈앞에 되살아났다. 당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사건이 당시 뉴욕 타임즈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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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씨남정기', 갑질 하는 세상 이요원 같은 사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3. 21. 09:54
의 세태풍자, 웃기지만 눈물 난다 는 아마도 조선후기에 김만중이 쓴 ‘사씨남정기’에서 따온 제목일 것이다. 내용적으로 유사성은 없으나 두 작품이 모두 당대의 세태를 풍자했다는 것만은 같다. ‘사씨남정기’가 인현왕후를 내몬 장희빈의 패악을 풍자했던 고전소설이라면 는 ‘개저씨’들이 수시로 갑질 하는 현실을 풍자하는 드라마다. 남정기(윤상현)는 중소기업 러블리 코스메틱 마케팅 본부 과장. 그에게 황금화학은 자신은 물론이고 회사 동료들의 밥줄을 쥐고 있는 절대 갑이다. 황금화학의 김환규(손종학) 상무는 전형적인 갑질 하는 ‘개저씨’의 모습을 보여준다. 러블리 코스메틱 사장 조동규(유재명)는 그의 밥인 절대 을이다. 어떻게든 김환규 상무의 줄을 잡고 신제품 납품을 하려는 조동규에게 김 상무는 그 제품의 라이센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