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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김수현 작가의 가족드라마 비기닝 과연 김수현 작가의 가족드라마는 통할 것인가. 사실 가족드라마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구시대의 유물처럼 여겨져 왔던 게 사실이다. 지금의 드라마판을 보라. 지상파 드라마들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드라마는 이제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물론 가족드라마의 전형이랄 수 있는 KBS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가 여전히 시청률이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관습적 시청을 빼놓고 보면 가족드라마가 화제가 되는 일은 거의 사라진 지 오래다. 그래서인지 지상파는 가족드라마의 자리에 자극을 잔뜩 집어넣은 막장드라마를 세워 놓았다. MBC는 그 첨병 역할을 했다. 막장의 대모 임성한 작가가 일일드라마를 두 차례에 걸쳐 150회 가까이 이끌며 갖가지 논란을 양산..
중요하지 않다 해도 강력한 힘 발휘하는 멜로 에서 덕선(혜리)의 남편이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이제 최고조에 올랐다. 좁혀진 대상은 택이(박보검)와 정환(류준열). 심지어 네티즌 수사대(?)가 장면 속에 있는 소품들까지 체크해가며 누가 미래의 남편일지에 대한 추론을 내놓을 정도다. 스포일러가 쏟아지는 것 때문에 제작진들이 곤란해진 입장이라고 하지만 이 정도의 호기심과 궁금증이라면 스포일러가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소개팅남에게 바람맞고 가벼운 차림으로 나오다 쌍문동 골목 친구들의 눈에 띠어 그대로 이승환 콘서트장에 가는 길이라고 둘러댄 덕선(혜리)은 추운 날씨에 콘서트장 앞에서 벌벌 떨며 친구 자현(이세영)을 기다렸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안 정환이 콘서트장을 향해 달려가는 장면은 이제 그가 드디..
, 덕선 남편보다 빛나는 택이와 정환의 우정 ‘어남류’인가 ‘혹남택’인가. 이게 무슨 말인가 어리둥절한 분들도 있을 게다. ‘어남류’는 ‘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이란 뜻이고 ‘혹남택’은 ‘혹시 남편은 택’이란 뜻이다. 이 두 신조어는 tvN 의 인기를 말해준다. 오죽 드라마가 인기 있으면 누가 극중 여주인공인 덕선(혜리)의 미래 남편일까를 두고 이토록 열띤 화제가 될 것인가.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에는 단연 택이(박보검)가 돋보였다. 그는 이미 쌍문동 골목에서 천재 바둑기사로 성공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가적인 보물(?)로 추앙받는 인물이고 대회에서의 연전연승으로 상당한 돈과 영향력을 거머쥔 인물이기도 하다. 보통의 멜로드라마라면 이런 판타지적인 캐릭터의 손을 들어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시작되..
'육룡'의 질문, 백성이냐 가족이냐 백성인가 아니면 가족인가. SBS 가 이성계(천호진)의 위화도 회군을 통해 던진 질문이다. 회군을 결정하자 최영(전국환) 장군은 이성계의 식솔들을 인질로 잡고 만일 군사를 이끌고 도성으로 들어올 시 만월대 위에 그들의 목을 내걸 것이라고 위협한다. 5만의 군사들을 구하자니 가족의 생명이 위태롭고, 그렇다고 가족을 구하자니 5만의 군사들이 눈에 밟힌다. 이성계의 선택은 결국 군사들, 아니 영문도 모르고 죽을 전쟁에 차출된 백성들이었다. 백성이냐 가족이냐는 질문은 고스란히 지금 현재로 되돌려진다.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정치인들은 과연 국민들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자신들의 가족적인 당파와 세력을 위한 선택만을 하고 있을까. 물론 정당정치가 그러한 당의 방향성을 어..
의 구탱이를 자처하던 김주혁의 존재감 “토사구탱!” 에서 토사구팽을 잘못 알고 그렇게 외치는 순간 김주혁은 ‘구탱이형’이 되었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김주혁의 적응은 쉽지 않아 보였다. 어느 시골마을에서 즉석에 벌어진 인기투표에서 꼴찌를 당한 그 굴욕 앞에 김주혁은 진심으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 때는 연기자로서의 자존심이 예능이라는 판에서 망가지는 자신을 아직까지는 용납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느 음식점에서 얼굴에 영구 분장을 하고 영구 흉내를 자처하는 김주혁은 노력하고 있었다. 물론 그 영구 흉내도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동생들은 그런 김주혁의 노력에 활짝 웃으며 리액션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런 과한 설정을 통한 웃음도 김주혁의 자리는 아니었다. 그는 차츰 에서 자신의 위치..
엄마로 울리고 웃기고, 의 남다른 저력 애초에 ‘남편 찾기’ 콘셉트가 에서도 계속된다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원호 PD가 밝혔을 때 대중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건 또 비슷한 패턴의 이야기가 시대만 바꿔 반복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은 이전 시리즈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물론 여전히 여주인공 덕선(혜리)의 남편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이 드라마의 주요한 동력 중 하나다. 하지만 그건 하나의 요소일 뿐 의 전부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이 이전 시리즈와 확연히 다른 점은 뭘까. 물론 여전히 염소 BGM이 흘러나오며 웃기는 장면들이 연출되지만, 유독 눈물의 밀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눈물은 다름 아닌 가족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성동일이 모친..
, 무엇이 80년대까지 우리를 되돌렸나 도대체 의 무엇이 우리를 그 시대로 눈 돌리게 했을까. 97년과 94년이라는 시점과 88년이란 시점은 사뭇 다르다. 많은 이들이 1988년이라는 시점에 의구심을 갖게 된 건 그럴만한 일이다. 97년과 94년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할 수 있는 시대다. 97년을 기점으로 디지털문화, 팬 문화가 시작됐고, 무엇보다 IMF 이후의 장기불황이 이어져왔기 때문에 당대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도 그 기점이 흥미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8년은 다르다. 80년대 문화를 이해하는 이른바 386세대들에게는 아련한 향수지만 젊은 세대들과 그것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애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이 단 2회만에..
, 이 소소한 가족의 이야기에 끌리는 까닭 1988년은 역시 88올림픽이 떠오르는 해다. 그러니 의 첫 회 부제인 ‘손에 손잡고’가 떠올리는 것 역시 당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울려 퍼지던 코리아나의 그 노래다. 하지만 이 88올림픽이라는 시대적 이벤트보다 주목하는 건 쌍문동 골목에서 소소하게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물론 덕선(혜리)이 올림픽 피켓걸로 뽑혀 마다가스카르 피켓을 들기로 되어 있었지만 해당국이 불참하는 바람에 빠지는 줄 알았다가 운 좋게도 우간다 피켓을 들게 된 사연은 88올림픽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이야기다. 하지만 그 이야기보다 더 중요한 건 그런 덕선의 사정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한 가족에 대한 그녀의 서운한 마음이다. 그녀는 늘 자기는 별로 챙기지 않는 듯한 가족에 대한 아쉬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