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보다 최대리, <투명인간>의 가능성

 

대중들은 특히 강호동에게 인색하다. 한 때 국민 예능이라고도 불렸던 <12>로 무려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그 기억이 여전히 그에게는 꼬리표처럼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새로운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첫 회 4%를 기록한 강호동의 <투명인간>은 낯설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성급한 이들은 강호동이 출연한 프로그램의 낮은 시청률을 그대로 실패로 단정하곤 한다.

 

'투명인간(사진출처:KBS)'

이것이 강호동의 딜레마다. 다른 출연자가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첫 회에 4%를 기록하면 요즘 같은 지상파 상황에서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평가될 수 있지만 강호동은 다르다. 이것은 그와 쌍두마차를 이뤄 한 시대를 구가해온 유재석도 마찬가지다. 한때 최고의 시청률로 기억되던 그들을 시청자들은 좀체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한때 이들을 섭외하려고 줄을 섰던 방송가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물론 여전히 이들에 대한 매력은 분명하지만 또한 부담감도 그만큼 크다는 걸 일선의 제작진들이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명인간>은 올해 강호동이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으로서 주목됐다. 하지만 첫 회에 4%, 2회에 3.5%(닐슨 코리아)로 떨어지면서 벌써부터 실패를 단정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렇지만 프로그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첫 회와는 조금 달라진 2회의 변화를 통해서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첫 회가 문제가 됐던 것은 웃음과 재미의 포인트가 약했다는 점이다. 웃음을 잃은 직장인들에게 웃음을 되찾아준다는 그 취지와 의도는 대중들이 공감할만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찾아간 회사에서 억지로 웃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보니 진짜 웃음의 포인트들이 별로 보이지 않게 된 것은 문제로 지목되었다. 웃음은 상당부분 리액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웃지 않으려 작정한 직장인들을 웃긴다는 건 전문 예능인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제였다.

 

2회는 첫 회와 달리 그냥 무작정 웃기는 게 아니라 어떤 미션을 부여함으로써 약간의 준비를 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강호동에게 김우빈의 극중 대사를 하게 하고, 강남에게 노래를 통해 반응을 이끌어내게 하며 또 게스트로 출연한 이유리에게 국민 악역 연민정의 연기를 하게 하는 설정은 확실히 준비 없이 웃기는 맨땅의 헤딩식의 첫 회보다는 더 많은 웃음의 포인트를 찾게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성공이냐 실패냐의 결과를 떠나서 그 과정 자체가 훨씬 나아졌다는 점이다. 웃기려는 투명인간과 웃음을 참으려는 직장인의 대결 그 자체를 통해 보는 이들이 웃을 수 있다면 성패는 사실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빛난 건 로션 최승진 대리가 하하와 정태호의 로션 공격을 막아내면서 준 큰 웃음이다.

 

소개에서부터 학창시절 부처라 불렸다는 최승진 대리는 삼둥이를 닮은 외모에 어딘지 초탈한 듯한 평정심을 보이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최대리의 얼굴부터 머리까지 로션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드는 하하와 정태호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콩트 코미디를 구성하는 힘을 발휘한다. 여기서 웃음은 하하나 정태호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래 그 와중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는 최대리에게서 나온다.

 

이것이 <투명인간>이 발견해낸 새로운 웃음의 포인트다. ‘부처 핸섬이 된 최대리의 모습은 <투명인간>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만들어낸다. 우스운 상황에서 웃지 않는다는 것은 얼마나 웃긴 일인가. 그 사실을 묵묵히 버텨내는 직장인들을 통해 찾아낼 수 있다면 이 프로그램의 취지도 재미도 거기서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4%에서 3.5%로 떨어진 시청률의 수치가 모든 걸 말해주는 건 아니다. 또 지나친 강호동에 대한 의지는 강호동 본인에게도 또 프로그램에도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연예인과 직장인이 유리되는 것이 아니라 대결과정 속에서도 하나의 팀이 되어 웃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강호동보다 더 최대리가 <투명인간>의 가능성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놀라운 <무도>의 역발상

 

대담한 기획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보통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불미스런 일로 하차를 하거나 하면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그 사실을 되도록 빨리 잊게 하고픈 게 인지상정이다. 그것이 자칫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져와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노홍철의 음주운전 하차를 오히려 하나의 기회요소로 바꿔놓은 것.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녹화 전날 술자리로 불려나온 출연자들은 과연 술을 마실 것인가.’ 사실 이 몰래카메라의 주제는 그 자체만으로 보면 아무런 아이템이 될 수가 없다. 사실 녹화 전날이라고 해도 맥주 한 잔 정도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박명수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게 뭐 이상한가하는 반응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무한도전> 입장에서 이 아이템은 굉장히 흥미로운 몰래카메라 소재가 되었다. 그것 자체가 술에 대한 경각심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노홍철이라는 맥거핀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단순한 몰래카메라는 보는 이들에게 양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하나는 술을 마시는 출연자를 몰래카메라로 당황하게 만들고 싶은 욕구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몰래카메라를 실패로 만드는 출연자를 기대하는 욕구다.

 

즉 이 몰래카메라는 실패해야 성공이고 성공하면 또한 실패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그래서 유혹의 거인으로 나선 서장훈이 무려 3주 간이나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몰래카메라를 장기 프로젝트로 만들었다는 사실은 거꾸로 말하면 <무한도전> 출연자들이 상당한 자기 관리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니 3주째에 결국 몰래카메라에 걸려든 박명수, 정형돈, 하하는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기본은 한 셈이다.

 

중요한 것은 이 몰래카메라가 가져오는 효과다. 그것은 노홍철의 음주운전 물의를 오히려 꺼내 공론화하고 심지어 거기에 불편한 정서를 가진 시청자들까지 이 몰래카메라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힘을 발휘하게 했다는 점이다. 몰래카메라라는 어찌 보면 악취미 같은 이 기획은 그래서 대중들이 길에 이어 또 터진 노홍철의 음주운전 사건으로 <무한도전>에 갖는 불편한 욕구마저 끌어들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 몰래카메라가 출연자들에게도 괜찮은 경각심을 주었다는 점이다. “이제 애가 아프다고 해도 의심 해야겠다고 말한 박명수처럼 이 몰래카메라를 통해 출연자들은 평소의 자기관리에 대해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 그게 몰래카메라가 되어 찾아올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즉 이 <무한도전>의 몰래카메라 역발상은 어찌 보면 이 위기상황을 회피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직시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란 점에서 놀라움을 준다. 사실 사건이 터지면 기억하기보다는 잊으려는 게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특히 특권층들이 어떤 불미스런 사건을 터트렸을 때 서둘러 덮어오기만 했던 건 어쩌면 이런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계속 발생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의 역발상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잊기보다는 기억하라는 것.

 

<무도>, 노홍철 빠진 5인 체제 기회로 만들려면

 

음주운전 사실이 밝혀진 노홍철이 자진 하차함으로서 <무한도전>은 당분간 5인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또 위기설이 솔솔 피어난다. 사실 <무한도전> 위기설은 하도 많이 터져 나와 이제는 그다지 실감이 별로 나지 않는다. 시청률이 조금 빠져도 위기,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불거진 논란으로도 위기, 멤버 중 이탈이 생겨도 위기. 뭐든 나오기만 하면 위기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물론 위기설이 나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려 10년 가까이 장수한 프로그램이지만 <무한도전>은 그 10년을 그저 근근이 버티면서 살아낸 프로그램이 아니다. <무한도전>은 프로그램명처럼 매 회가 예능의 프론티어이자 실험실이었다. 그러니 위기설이 나오는 건 실제의 위기라기보다는 그런 위기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바가 크다.

 

1,2년도 아니고 무려 10년 가까운 세월의 실험이다. 거의 기적 같은 이런 시도는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제 실험의 곳간이 빈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러니 조금만 느슨해지거나, 조금만 빈틈을 보여도 바로 위기설이 등장한다. 다시 말하지만 <무한도전>의 위기설이 빈번한 건,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잘 해 와서 생겨나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의 위기는 급이 다르다고 한다. 7인 체제에서 길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하고 6인 체제로 넘어올 때까지만 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 노홍철이 빠지고 난 5인 체제는 어딘지 불안해 보인다. 항간에는 5라는 숫자가 무언가 미션을 할 때 둘로 나누기도 어렵고 셋으로 나누기도 어려운 조합을 만든다고 말한다. 그간 해왔던 <무한도전>의 미션 수행이 이 조합으로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또한 노홍철이 가진 <무한도전>의 지분 역시 커다란 공백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게 위기설 대두의 또 다른 요인이다. ‘긍정 아이콘에 무엇보다 <무한도전>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왔던 그다. 전체적으로 나이 들어가는 <무한도전> 출연자들 속에서 노홍철은 정력적인 청춘(심지어 돌+아이 캐릭터로까지 불리는)의 힘을 만들어내곤 했다. 그런 그가 빠졌으니 <무한도전>은 동력 하나를 잃은 셈이다.

 

이처럼 <무한도전> 위기설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이번 노홍철 하차로 인한 위기설이 그 어느 때보다 큰 데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간 <무한도전>이 위기설이 불거질 때마다 그것을 하나하나 뛰어넘어온 시간들을 떠올려보면 이 또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노홍철의 하차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기정사실이다. 남은 건 5인 체제를 어떻게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받아들이느냐는 점이다.

 

그렇다면 5인 체제는 과연 <무한도전>의 위기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러한 변화는 어쩌면 <무한도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5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그 5인이라는 숫자에 걸맞는 새로운 도전과제들을 찾아내는 건 어쩌면 프로그램이 새로워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출연자의 숫자는 단지 양적인 변화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식으로든 프로그램 전체 양상의 변화도 만들어낸다.

 

만일 6인이 필요하다면 매번 한 자리를 외부에 열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일종의 게스트처럼 보이겠지만 <무한도전>이라는 어찌 보면 출연자들에게만 폐쇄적인 구조를 열어두는 자리로 한 자리를 마련해둔다면 이것은 프로그램에 괜찮은 변수로 활용될 수 있다. 상수들만의 이야기는 자칫 고인 물이 될 위험성도 있다. 이럴 때 새로운 물로서 변수를 활용한다면 상수들의 변화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사실 최근 들어 예능 프로그램들에 늘 새로운 이야기를 요구하게 되면서, 과거 리얼 버라이어티 체제가 갖고 있던 패밀리 구조(한 번 팀원이 결정되면 왠만해선 바뀌지 않고 유지되는)’는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요즘은 <나 혼자 산다><슈퍼맨이 돌아왔다>처럼 새로운 인물이 언제든 들락날락할 수 있는 열린 구조여야 프로그램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 같은 프로그램들의 발목을 잡는 건 바로 이 패밀리 구조.

 

<무한도전>은 그나마 김태호 PD라는 프로그램에 변주를 만들어내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패밀리 구조가 유지되지만, 이 또한 10년을 거쳐 오면서 서서히 적응된 면이 있다. 즉 이런 상황에서 5인 체제는 기존 패밀리 구조에는 위기처럼 보이지만 지금의 달라지고 있는 예능 환경에서는 하나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무한도전>은 관심이 집중된 만큼 위기설도 더 많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몇몇 출연진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서 위기가 생겨날 정도로 유약하지 않다. 만일 김태호 PD에게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모르겠지만(만일 이런 상황이라면 진짜 위기가 올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런 위기는 또 하나의 역발상을 통해 넘어서야할 도전과제가 될 뿐이다. 지금껏 <무한도전>이 그래왔던 것처럼.

 


'1박2일'이 강호동의 공백을 느껴야 하는 이유

'1박2일'(사진출처:KBS)

그는 떠났어도 우리는 그를 보내지 않았다? '1박2일'이 강호동을 보낸 마음이 그렇다. 강호동 없이 5인 체제로 꾸려지는 '1박2일'로서는 그 커다란 공백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된 이상, 뒤만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 남은 5인들이 어떻게 '1박2일'을 꾸려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다. 어쩌면 이 위기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르니까.

위기를 기회로 볼 수 있는 이유는 강호동이라는 큰 산이 '1박2일'에 미친 영향만큼 그 산의 그림자에 가려서 못한 것들도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즉 강호동이 있기 때문에 제작진과 멤버들 사이에 팽팽한 대결구도가 만들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 대결구도는 물론 '1박2일'을 재밌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스텝들과 멤버들이 야외취침이나 전원 입수를 놓고 경기를 벌이는 장관은 이 대결에서 나온 것이니까.

하지만 이야기가 제작진과 멤버들 간의 대결에서만 나오는 건 아니다. 이것은 여전히 매력적인 구도지만 반복되다 보면 이것도 언젠가는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강호동이 없는 상황은 이 흐름을 자연스럽게 바꿔줄 수 있다. 즉 호랑이 없는 굴에 토끼가 왕 노릇 한다고 제작진이 멤버들을 압박할 수도 있다. 나영석 PD는 이미 '1박2일'의 한 멤버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권력의 이동(?)은 의외의 재미로 만들어질 수 있다.

사실 더 기대되는 부분은 강호동 없는 팀에 누가 리더가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나이 순으로 보면 엄태웅이 가장 연장자지만, 어디 사회생활(?)의 위아래가 나이 순으로 정해질까. 군대도 짬밥(?) 순이라지 않은가. '1박2일'의 야전경험이 많은 은지원이나 이수근, 이승기 그 누구도 이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 이는 없다. 따라서 강호동이 빠지고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1박2일'에서 멤버들 간의 미묘한 헤게모니 싸움은 그 자체로 예능의 웃음 코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서열 싸움만큼 예능에서 재미있는 건 없다.

어쩌면 서로 리더가 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리더 자리의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 그 리더라는 것이 제 맘대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가야하는 부담 있는 자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피하려는 모습이나 서로 가지려는 모습 그 어느 것이든 강호동의 공백으로 자칫 가라앉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 모든 것은 의도되고 기획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1박2일'은 억지로 캐릭터를 만들어내서 이야기를 만드는 그런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이다(이수근이 제 캐릭터를 찾기까지 1년이 걸렸던 사실을 상기해보라). 그저 자연스럽게 흐름에 맡기다 보면 당연히 이런 그림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어쩌면 강호동이 작별인사조차 없이 떠나가며 '1박2일'에 남겨놓은 선물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빈자리마저 또 하나의 재미로 전화될 수 있게 한 그 묵직했던 존재감 말이다.

또 이것은 '1박2일'이 강호동을 떠나보내고도 강호동과 함께 하는 법이기도 하다. 빈 자리를 놓고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거나 혹은 그 자리의 무게감을 책임으로 느끼는 모습들을 통해 우리는 강호동을 계속 추억해낼 수 있을 테니까. 그는 떠났어도 우리는 그를 보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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